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약점이나 비밀을 빌미로 금전을 요구받아 여러 차례에 걸쳐 큰돈을 건넨 뒤에야 상담을 청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내가 준 돈이 얼마인지 합쳐 보니 5억이 넘는다”, “돈을 준 건 내 의사였으니 큰 죄는 안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계셨습니다. 반대로 돈을 받은 쪽에서는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것뿐이다”, “상대가 알아서 준 것이다”라고 항변하다가 막상 수사기관에서 공갈죄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적용 가능성을 듣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수사와 재판 실무는 공갈로 취득한 금액을 하나하나 쪼개 보지 않고, 범행 전체로 취득한 이득액의 합계가 5억원 이상인지를 기준으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제3조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형의 하한 자체가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공갈로 받은 돈이 5억원이 넘을 때 특경법이 어떤 요건으로 적용되는지, 이득액은 어떻게 계산되는지, 그리고 수사가 시작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공갈죄 자체는 형법 제350조로 처벌되고, 특경법은 금액이 클 때 얹히는 가중 규정입니다
5억원이라는 기준은 공갈죄의 성립 요건이 아니라 형량을 올리는 문턱입니다.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형법 제35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공갈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을 협박해 겁을 먹게 하고, 그 하자 있는 의사에 의해 재물이나 이익을 처분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금액은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10만원이라도 요건이 갖춰지면 공갈죄입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47조(사기)·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제350조(공갈)·제350조의2(특수공갈)·제351조(위 죄들의 상습범)·제355조(횡령·배임)·제356조(업무상 횡령·배임)를 범한 사람이 그 범행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 가중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갈이 명문으로 들어 있으므로 “특경법은 사기나 횡령에만 쓰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은 틀린 것입니다.
그래서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공갈로 받은 돈, 즉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됩니다. 다만 ‘받은 돈이 5억이 넘는다’는 사정과 ‘그 돈 전부가 공갈로 취득한 이득액이다’는 사정은 다른 문제이고, 실제 사건의 쟁점은 대부분 후자에서 갈립니다.
특경법 제3조는 공갈죄를 명시하고 있고, 이득액 5억원이 형량을 가르는 문턱입니다.
2.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법정형의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올라갑니다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 50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입니다.
특경법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선고(병과)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50조의 기준으로는 징역 상한이 10년이지만 하한 제한이 없어 집행유예나 벌금형도 폭넓게 열려 있습니다. 반면 특경법이 적용되면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되므로, 작량감경 등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다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5억원 선을 넘느냐는 사건의 결과를 사실상 ‘벌금·집행유예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서 ‘실형 가능성을 심각하게 대비해야 하는 사건’으로 바꿉니다. 그래서 이득액이 4억 9천만원대인지, 5억 1천만원대인지가 수사와 재판에서 치열하게 다투어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법정형 하한이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올라 사건의 성격이 바뀝니다.
3. 여러 번 나눠 받은 돈도 하나의 범행으로 묶이면 합산됩니다
한 번에 1억원씩 다섯 번이어도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이득액은 5억원입니다.
공갈 사건에서 돈은 대개 한 번에 건네지지 않습니다. 약점을 쥔 쪽이 “이번만 주면 끝내겠다”고 하고는 몇 달에 걸쳐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피해자는 그때마다 수천만 원씩 건네게 됩니다. 이처럼 같은 협박 상황 아래 단일한 범의로 반복된 행위는 포괄하여 하나의 죄로 평가될 수 있고, 이 경우 개별 금액이 아니라 합계액이 이득액이 됩니다.
대법원은 특경법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에 관하여, 공갈로 취득하기로 약정된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하고 범죄의 기수시기를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갈폭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이득액은 공갈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하기로 약정된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의 가액이 기준이 되어야 하고, 범죄의 기수시기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할 것이며 그 후의 사정변경을 고려할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815 판결).
이 법리는 두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이후에 일부를 돌려받았더라도 이미 기수에 이른 금액은 이득액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쪽에서는 합산 대상이 되는 금액이 협박에 의해 교부된 돈인지, 정당한 채권의 변제나 별개의 거래 대금인지를 가려 이득액에서 빼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횟수가 여러 번인 사건일수록 어느 거래까지가 같은 협박의 연장선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범행이 하나로 묶이면 나눠 받은 돈도 합산되고, 기수 이후에 일부를 돌려줘도 이득액은 줄지 않습니다.
4. 받은 돈 전체가 이득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한 몫이 섞여 있으면 달라집니다
권리 행사와 공갈을 가르는 지점에서 이득액 5억원 여부가 결정됩니다.
공갈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항변은 “내가 받을 돈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법원은 권리 실행의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협박에 이른 경우에는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때 이득액은 상대방에게서 받은 돈 전체가 아니라 사건의 실제 구조에 따라 따져 보아야 합니다.
예컨대 정당한 대여금 채권 1억원이 있었는데 협박을 곁들여 6억원을 받았다면, 이득액을 6억원으로 볼지 5억원으로 볼지는 해석과 입증의 문제입니다. 이 차이가 곧 특경법 적용 여부입니다. 반대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건넨 금액 전체를 계좌이체 내역·현금 인출 내역·대화 녹취로 입증해야 5억원 문턱을 넘길 수 있습니다.
또한 돈이 아닌 재산상 이익도 이득액에 들어갑니다. 채무 면제, 부동산 명의 이전, 계약 체결 같은 이익도 객관적인 가액으로 환산되어 합산되므로, 현금 수수액만 세어서는 안 됩니다. 같은 조 제1항이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까지 이득액에 포함한다는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다만 초범인지,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반환이 있었는지는 이득액 계산이 아니라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되고 초기 자료가 이득액을 좌우합니다
이득액을 입증하는 거래 자료는 고소 전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공갈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와 계좌추적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으로 의율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피해를 입은 쪽이든 혐의를 받는 쪽이든,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돈이 오간 모든 경로(계좌이체·현금 인출·카드 결제)의 거래내역을 기간 전체로 발급받아 날짜와 금액을 표로 정리합니다.
각 교부 시점마다 협박성 요구가 있었는지, 요구 문자·통화 녹음·메신저 대화 같은 근거가 있는지 대조합니다.
정당한 채권·대여·거래 대금이 섞여 있는지 확인해 이득액에서 제외할 수 있는 부분을 분리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상 부당이득·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하면 이득액 다툼과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동시에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금전 요구에 시달린 사건은 “내가 약점을 잡힌 쪽인데 누가 믿어줄까”, 혹은 “주고받은 돈인데 범죄까지 될까”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건넨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얼마가 어떤 경로로 나갔는지를 날짜별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는지가 상대방의 처벌 수위를 가르기 때문에, 합산 가능한 거래를 빠짐없이 모아야 합니다.
반대로 공갈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도 “상대가 알아서 줬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협박이 있었는지, 정당한 채권이 얼마였는지, 어느 금액까지가 같은 범행인지에 따라 이득액과 적용 법조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금전 갈취·사기·횡령 사건에서 돈을 건넨 쪽과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이득액을 어떻게 계산하고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5억원이라는 선이 눈앞에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갈로 받은 돈이 정확히 5억원이면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적용됩니다. 특경법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 가중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5억원 정확히도 포함됩니다.
Q. 한 번에 받은 돈이 아니라 여러 번 나눠 받았는데도 합산되나요?
A. 같은 협박 상황 아래 단일한 범의로 반복된 것으로 평가되면 하나의 범행으로 묶여 합계가 이득액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별개의 범행으로 나뉘면 각각 따로 계산됩니다.
Q. 받은 돈 중 일부를 나중에 돌려줬는데 이득액에서 빠지나요?
A. 이득액은 범죄가 기수에 이른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하며, 그 후의 사정변경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반환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돈이 아니라 부동산 명의를 넘겨받은 경우도 5억원에 포함되나요?
A. 포함됩니다. 특경법의 이득액은 재물뿐 아니라 재산상 이익의 가액도 포함하며, 부동산이나 채무 면제도 객관적 가액으로 환산됩니다.
Q. 5억원이 넘으면 집행유예는 불가능한가요?
A. 법정형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므로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으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이득액을 5억원 아래로 다투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정리되는 협박 여부와 금액이 이득액 판단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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