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추가 준수사항에 준수기간이 없으면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을까
전자발찌 추가 준수사항에 준수기간이 없으면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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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추가 준수사항에 준수기간이 없으면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을까 

강대현 변호사

전자발찌를 찬 사람에게 법원이 "술을 마시지 말라"는 준수사항을 추가했는데, 결정문 어디에도 그 사항을 언제까지 지켜야 하는지 적혀 있지 않았다면 이를 어겼을 때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은 2025년 8월 선고한 판결에서 준수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준수사항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았고, 그 위법한 준수사항을 근거로 한 음주측정 요구와 그 결과 증거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을 "준수사항은 어겨도 처벌되지 않는다"로 일반화하면 곤란합니다. 이 글에서는 전자장치부착법이 준수기간에 대해 무엇을 요구하는지, 이 판결이 정확히 무엇을 판단했는지, 그리고 준수사항 위반 사건에서 어떤 부분을 점검해야 하는지 차례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전자발찌 준수사항이란 — 부착명령에 따라붙는 별도의 의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장치를 몸에 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법원은 부착명령을 선고하면서 재범을 막기 위해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의2 제1항에 따른 준수사항을 함께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이 열거하는 준수사항은 야간·통학시간 등 특정 시간대의 외출제한, 어린이 보호구역 등 특정지역·장소의 출입금지, 주거지역의 제한, 피해자 등 특정인에의 접근금지, 특정범죄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마약 등 중독성 물질의 사용금지, 그 밖에 재범방지와 성행교정에 필요한 사항입니다.

준수사항은 부착 자체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장치를 훼손하거나 분리하지 않을 의무는 법 제14조 제1항이 모든 피부착자에게 직접 부과하지만, 준수사항은 법원이 사건마다 골라 정해 주는 개별 의무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항을, 어느 기간 동안, 어떤 범위로 지켜야 하는지가 결정문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피부착자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면 위반이라는 평가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부착명령 선고 시 — 판결 주문에서 준수사항과 준수기간을 함께 정한다.

  • 집행 중 — 검사의 청구 등으로 법원이 준수사항을 추가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 법 제14조 제1항의 장치 훼손·분리 금지는 법원 결정과 관계없이 모든 피부착자가 지는 의무다.

  • 준수사항 위반은 호별로 처벌 수위가 다르다(뒤에서 설명).

전자발찌 준수사항은 부착 자체와 별개로 법원이 사건마다 골라 부과하는 개별 의무이므로, 무엇을 언제까지 지켜야 하는지가 결정문에 특정되어 있어야 한다.

준수기간을 정해야 한다 — 제9조의2 제1항의 문언

제9조의2 제1항은 법원이 부착명령을 선고하는 경우 "부착기간의 범위에서 준수기간을 정하여"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문언상 준수기간은 선택이 아니라 준수사항을 부과하는 방식 그 자체입니다. 같은 항 단서는 특정범죄 치료 프로그램 이수(제4호)에 대해서는 500시간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정하도록 별도로 못 박고 있는데, 이는 기간 특정이 이 제도 전반의 전제임을 보여 줍니다.

준수기간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부착기간이 7년이라고 해서 7년 내내 모든 준수사항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야간 외출제한은 처음 1년만, 피해자 접근금지는 부착기간 전체로 정하는 식으로 위험의 크기에 맞춰 기간을 달리 설계하는 것이 법이 예정한 구조입니다. 기간이 빠지면 법원이 어디까지 자유를 제한하려 했는지 알 수 없고, 제한의 범위가 부착기간 전체로 무한정 늘어날 위험이 생깁니다. 기본권을 제한하는 처분의 범위는 처분 단계에서 확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이 때문에 하급심에서도 부착기간 전체에 걸쳐 준수사항을 추가하는 결정이나, 기간을 아예 정하지 않은 결정을 위법하다고 본 사례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문제 되는 쟁점이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법이 요구하는 방식을 갖췄는가"라는 점입니다.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7665 판결 — 사안과 결론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은 2014년 성폭력 범죄로 징역 4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7년을 선고받았고, 집행 중이던 2024년 3월 법원이 음주 금지와 음주측정에 응할 의무를 추가 준수사항으로 결정했는데 그 결정에 준수기간이 없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식당에서 식사한 뒤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었고, 보호관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처음에는 응하지 않다가 뒤에 응해 혈중알코올농도 0.107%가 측정되었습니다. 1심과 원심은 음주운전과 준수사항 위반을 모두 유죄로 보아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7665 판결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법원이 제9조의2 제1항 각 호의 준수사항을 부과하면서 부착기간 범위에서 준수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이는 같은 항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나아가 위법한 준수사항을 근거로 한 음주측정 요구는 적법한 근거가 없고, 그에 따라 얻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는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은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준수기간 없이 부과된 준수사항은 제9조의2 제1항 위반이며, 그에 기초한 음주측정 결과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된다.

"처벌할 수 없다"의 정확한 의미 — 구성요건이 아니라 증거 문제

이 판결을 두고 "준수기간 없는 준수사항은 어겨도 무죄"라고 요약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히는 두 갈래로 나누어 봐야 합니다. 첫째는 준수사항 자체의 효력 문제입니다. 법이 요구하는 준수기간을 빠뜨린 결정은 위법이므로, 그 결정이 부과한 의무를 어겼다는 이유로 제39조의 처벌 규정을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처벌 규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준수사항을 위반한 때"를 요건으로 하는데, 위법한 준수사항에는 의무로서의 전제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증거의 문제입니다. 이 사건에서 검사가 입증하려던 것은 음주 여부였고, 그 입증 수단이 준수사항에 근거한 보호관찰관의 음주측정이었습니다. 측정의 근거가 위법하다면 그 결과는 적법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가 되어 법정에서 쓸 수 없게 됩니다. 증거가 빠지면 준수사항 위반 부분의 입증이 무너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같은 행위가 다른 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은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음주운전은 준수사항과 무관하게 도로교통법으로 처벌되는 독립된 범죄이고, 이 사건에서도 음주운전 부분이 어떻게 판단되는지는 증거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준수기간 하자가 곧 모든 혐의의 소멸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준수사항 위반의 처벌 — 호별로 달라지는 수위

준수사항을 어길 때의 형사책임은 제39조가 호별로 나누어 정하고 있습니다. 위반한 준수사항이 무엇이냐에 따라 법정형이 다르므로, 사건을 검토할 때는 어느 호의 준수사항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제9조의2 제1항 제3호(피해자 등 특정인 접근금지)·제4호(치료 프로그램 이수) 위반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제39조 제1항).

  • 제1호(외출제한)·제2호(출입·접근금지)·제2호의2(주거지역 제한)·제5호(마약 등 사용금지)·제6호(그 밖의 사항) 위반 —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제39조 제3항).

  • 보호관찰법상 준수사항 위반 — 경고를 받은 뒤 다시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제39조 제2항).

  • 장치를 임의로 분리·손상하는 등 효용을 해한 경우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제38조), 미수도 처벌.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제38조는 준수사항이 아니라 장치 훼손에 관한 규정이고, 법 제14조 제1항이 직접 부과하는 의무를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준수기간 하자는 제9조의2 준수사항과 관련된 제39조 계열 사건에서 문제 되며, 장치를 끊거나 분리한 행위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술·마약 사용금지 같은 제5호나 제6호의 추가 준수사항 사건에서 특히 다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위법한 준수사항에 근거한 측정 — 위법수집증거배제의 적용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이 원칙은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한 경우만이 아니라, 처분의 근거 자체가 위법한 경우에도 작동합니다. 보호관찰관의 음주측정은 법원이 부과한 준수사항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데, 그 준수사항이 위법하다면 측정 요구에는 법적 근거가 없게 됩니다.

법원이 이 같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대체로 세 단계로 설명됩니다. 먼저 준수사항 결정이 제9조의2 제1항이 요구하는 준수기간을 갖췄는지 봅니다. 갖추지 못했다면 그 결정에 기초한 측정 요구가 정당한지를 따집니다. 근거가 없다고 판단되면 측정 결과가 적법절차를 위반한 증거인지, 위반했다면 예외적으로 증거로 쓸 만한 사정이 있는지를 살핍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무의 근거가 되는 결정 자체의 하자라는 점이 증거능력 배제로 이어졌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측정치가 곧 핵심 증거인 음주·약물 관련 준수사항 사건에서 이 쟁점의 파급력이 큽니다. 반대로 외출제한이나 접근금지처럼 위치정보 기록이 핵심인 사건은 증거 구조가 다르므로, 준수기간 하자가 위반 사실 입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내 사건에 해당하는지 — 확인해야 할 서류와 기준

준수기간 쟁점이 실제로 사건에 적용되는지는 서류에서 갈립니다. 판결문이나 추가 결정문의 주문을 보고, 준수사항 각 항목에 준수기간이 문언으로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부착기간 동안"이라고 적혀 있다면 기간이 특정된 것이므로 쟁점이 달라지고, 기간 기재가 아예 없다면 이 쟁점을 검토할 여지가 생깁니다. 이때 부착기간 전체를 준수기간으로 정한 경우가 적법한지는 부착기간 범위 안이라는 문언과 별개로 다툼이 있을 수 있어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 확인할 것은 준수사항의 출처입니다. 부착명령을 선고하는 판결에서 정해진 것인지, 집행 중 추가 결정으로 정해진 것인지에 따라 확인할 결정문이 달라집니다. 위반 혐의가 문제 된 시점에 해당 준수사항이 효력을 갖고 있었는지, 기간이 지났거나 변경·삭제된 것은 아닌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반 사실을 어떤 증거로 입증하려는지, 즉 측정 결과인지 위치기록인지 보호관찰관의 진술인지를 정리하면 쟁점이 구조적으로 보입니다.

  • 결정문 주문에 준수사항별 준수기간이 있는가.

  • 그 준수사항이 선고 시 부과된 것인지 집행 중 추가된 것인지.

  • 위반 혐의 시점에 준수사항이 유효했는가.

  • 위반 입증 증거가 준수사항에 기초해 수집된 것인가.

  • 위반한 준수사항이 제9조의2 제1항 몇 호인가(법정형 확인).

"정당한 사유"와 준수기간 쟁점은 다른 방어선이다

제39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늦은 귀가가 불가피했던 사정, 치료 일정으로 접근금지 구역을 지나야 했던 사정처럼 위반을 정당화할 사정이 있었는지가 정당한 사유의 판단 대상입니다. 이는 준수사항이 적법하게 부과되었다는 전제 위에서 위반 행위의 위법성을 다투는 방어선입니다.

이에 비해 준수기간 쟁점은 그 전제 자체를 다투는 방어선입니다. 준수사항이 법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부과되지 않았다는 주장이기 때문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따지기 전에 먼저 제기할 수 있습니다. 두 쟁점은 양립할 수 있으므로 변론에서는 준수사항 부과의 적법성, 증거의 적법성, 위반의 정당한 사유를 순서대로 모두 점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 가지 쟁점만 준비하다가 다른 방어선을 놓치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준수기간이 없는 준수사항은 어겨도 아무 처벌이 없나요?

A.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2025도7665 판결은 준수기간 없는 준수사항이 위법하고 그에 기초한 음주측정 결과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것이지, 모든 위반을 면책한다고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위반 행위가 다른 죄에 해당하거나 다른 증거로 입증될 수 있다면 사건은 별개로 진행됩니다.

Q. 전자장치를 끊거나 분리한 경우에도 준수기간 쟁점이 통하나요?

A. 통하지 않습니다. 장치를 임의로 분리·손상하는 행위는 법 제14조 제1항이 직접 금지하고 제38조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준수기간은 제9조의2의 준수사항에 관한 요건이어서 장치 훼손과는 근거 조항이 다릅니다.

Q. 법원이 준수사항을 정했다면 기간이 없어도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A. 법원 결정이라고 해서 하자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9조의2 제1항이 준수기간을 정하도록 요구하므로, 이를 갖추지 못한 결정은 위법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다만 실제로 위법 여부를 다투려면 결정문 주문을 근거로 법원에 주장해야 합니다.

Q.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이 판결로 다시 다툴 수 있나요?

A. 판결이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길이 다릅니다. 항소·상고가 가능한 단계라면 상소 이유로 주장할 수 있고, 확정된 뒤에는 재심 등 별도 절차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따져야 합니다.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가능한 구제수단이 달라집니다.

Q. 부착기간 전체를 준수기간으로 정하면 문제가 없나요?

A. 문언상 부착기간의 범위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어 기간이 특정된다는 점은 충족합니다. 다만 부착기간 전체에 걸쳐 준수사항을 추가하는 결정이 위법하다고 본 하급심 사례도 보도된 바 있어 개별 사건의 결정 내용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Q. 위반이 문제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위반했다고 지목된 준수사항이 적힌 결정문 주문을 구해 준수기간이 적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어 위반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가 무엇이고 그 수집이 그 준수사항에 기초했는지 정리합니다. 이 두 가지가 정리되어야 방어 방향이 정해집니다.

맺음말

전자발찌 준수사항은 법원이 사건마다 부과하는 개별 의무이고, 제9조의2 제1항은 부착기간의 범위에서 준수기간을 정하도록 요구합니다. 대법원은 준수기간이 없는 준수사항을 위법하다고 보고 그에 기초한 음주측정 결과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이 곧 모든 준수사항 위반의 면책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위반한 호, 증거 구조, 정당한 사유 여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준수사항 위반 혐의가 문제 된다면 결정문의 준수기간 기재, 준수사항의 출처, 위반 입증 증거의 수집 근거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형사 사건에서는 이런 절차적 하자가 결론을 좌우하는 일이 적지 않으므로, 혼자 판단하기보다 서류를 함께 보며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수원지방검찰청이나 수원보호관찰소와 관련된 사건이라면 관할 단계에 맞는 대응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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