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베테랑 대표변호사 윤영석 (법학박사, 대한변협 등록 형사법·민사법 전문변호사)
2026년 10월 2일,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근본부터 달라졌습니다. 형사사법체계가 72년 만에 전격적으로 바뀌어,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고 '수사하는 검사'는 더 이상 없게 되었습니다. 제도가 크게 바뀐 직후일수록 새 기한과 절차를 몰라 불이익을 입는 분들이 생깁니다. 고소를 준비하는 분, 수사를 받고 있는 분 모두 아래 내용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수사는 경찰, 기소는 공소청
검찰청 명칭은 폐지되며 기소권은 공소청이 승계하고, 검사 직책은 유지됩니다. 부패·경제 등 범죄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일반 사건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며, 공수처의 기존 권한은 유지됩니다. 개정법은 검사를 수사의 주체로 규정한 196조를 삭제해 검찰의 직접수사를 금지했습니다. 이제 검사는 공소 제기 여부 결정, 공소유지, 영장 청구에 필요한 업무, 재판 집행 지휘·감독 등을 맡습니다.
2. 고소장은 이제 경찰에 내야 합니다
가장 피부에 와닿는 변화입니다. 고소·고발 대부분은 경찰이 접수하며 공소청에 직접 고소·고발장을 제출해 사건 처리를 요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만 사건 성격에 따라 중수청, 공수처에도 접수되므로, 사건 유형에 맞는 접수처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3. 경찰 단계가 사실상 승부처가 됩니다
검사가 기록을 보다가 의문이 생기면 사건관계인을 불러 면담할 수는 있지만, 이때 나온 진술은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뿐이고,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은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해야 하며, 불가피할 경우 1개월 연장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경찰 수사 단계에서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검찰 단계에서의 보완 구간이 축소됩니다. 고소인이든 피의자든, 경찰 첫 조사 전에 증거와 주장을 정리해 두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4. 불송치 이의신청, '3개월'을 넘기면 안 됩니다
종전에는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에 기한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다릅니다. 개정법은 불송치 취지와 이유를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로 기한을 정했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6개월 범위에서 이의신청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 기한은 10월 2일 이후 개정 규정에 따라 불송치를 통지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기산점이 통지 수령일이므로 우편 봉투나 전자송달 내역 등 수령일을 입증할 자료를 꼼꼼히 보관해 두십시오. 이의신청서는 공소청이 아닌, 사건을 수사한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장에게 제출합니다.
그 대신 권리도 넓어졌습니다. 고소인 등이 필요한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거나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절차가 생겼고, 그간 이의신청권이 없었던 고발인도 무고죄 등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의 경우 제한적으로 이의신청이 가능해졌습니다.
5. 수사가 하염없이 늘어지면 이의제기할 수 있습니다
사법경찰관은 고소·고발장을 접수하면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수사 개시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가 지연된다면 소속 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6. 피고인에게도 새로운 방어수단이 생겼습니다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와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가 신설되었습니다. 수사 과정의 위법을 다투는 변론의 비중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7. 모든 조문이 한꺼번에 바뀐 것은 아닙니다
일부 조항은 공포 후 6개월, 1년,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순차적으로 시행되며, 압수수색 전 과정 영상녹화 등 일부 조항은 공포 후 1년 경과 시점부터 시행됩니다. 이미 진행 중인 사건이라면 절차별로 적용 시점을 따져야 하므로, 내 사건에 어떤 규정이 적용되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맺으며
새 형사소송법의 핵심은 한마디로 "처음부터 제대로, 기한 안에"입니다. 검찰 단계에서 다시 바로잡을 여지가 줄어든 만큼, 고소장을 쓰는 순간부터, 혹은 경찰 출석요구를 받은 순간부터 준비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불송치 통지를 받으셨다면 달력에 3개월 만료일부터 표시해 두시기 바랍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수사기관도 새 절차에 적응하는 중이어서 혼선이 생기기 쉽습니다. 내 사건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판단이 어려우시다면, 형사절차에 밝은 변호사와 상의하시어 기한과 권리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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