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소를 운영하다 보면 손님이 객실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객실이 마약 투약이나 거래 장소로 쓰였다는 이유로 수사가 시작되면,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구청에서 영업정지 처분이 따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업정지가 곧 매출 중단이라 많은 업주가 "과징금을 내고 영업을 이어갈 수 있지 않느냐"고 묻지만, 마약류 위반으로 인한 처분은 법이 과징금 대체 자체를 막아둔 영역입니다. 이 글에서는 왜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없는지, 그렇다면 업주가 처분 단계에서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숙박업소에 영업정지가 내려지는 경로 —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별개 트랙
숙박업은 공중위생관리법상 공중위생영업입니다.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영업자에게 6월 이내의 영업정지나 일부 시설 사용중지, 영업소 폐쇄 등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그 사유 중 제8호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청소년 보호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의료법」 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관계 행정기관의 장으로부터 그 사실을 통보받은 경우입니다. 즉 구청이 직접 마약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확인한 위반 사실을 통보하면 그것이 처분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구조에서 눈여겨볼 점은 처분이 형사재판의 확정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법문은 "통보받은 경우"라고만 적고 있어서, 경찰 수사 단계의 통보만으로도 사전통지와 처분 절차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형사사건은 몇 달에서 1년 이상 걸리기도 하는데, 행정처분은 그보다 훨씬 앞서 나올 수 있고, 그래서 업주 입장에서는 형사 대응과 행정 대응을 동시에 설계해야 합니다.
처분의 상대방은 어디까지나 영업자입니다. 투약한 손님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과, 장소를 제공한 업주에게 영업정지가 내려지는 것은 서로 다른 법적 평가입니다. 손님만 입건되고 업주는 참고인인 상태에서는 제8호가 곧바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이 이후 다툼의 출발점이 됩니다.
숙박업소 영업정지는 형사재판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수사기관의 위반 사실 통보만으로 절차가 시작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장소 제공 — 업주 본인의 위반이 있어야 한다
제8호가 말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의 대표 유형이 제3조 제11호입니다. 이 조항은 마약 투약·소지·매매 등 같은 조 각 호와 제4조 제1항에서 금지한 행위를 하기 위한 장소·시설·장비·자금 또는 운반 수단을 타인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객실은 전형적인 '장소'에 해당하므로, 업주가 마약 사용을 알면서 객실을 내주었다면 이 조항 위반이 됩니다.
처벌 수위는 제공 대상 마약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60조 제1항 제1호는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중 제2조 제3호 가목에 해당하는 것과 관련해 장소를 제공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미수범도 처벌합니다(제60조 제3항). 상습적으로 범한 경우에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제60조 제2항). 형사 단계에서 형이 정해지는 구조가 이렇다 보니, 같은 사실관계가 행정처분에서는 영업정지 또는 영업소 폐쇄라는 별도의 불이익으로 이어집니다.
핵심은 제공의 고의입니다. 손님이 몰래 객실에서 투약하고 나간 경우와, 업주나 직원이 투약을 알면서 객실을 계속 내준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다투는 쟁점은 대체로 아래와 같습니다.
마약 사용·거래 사실을 업주가 미리 알았는지 — 인식 여부는 CCTV, 체크인 기록, 직원 진술로 가려집니다.
객실 대여 방식이 통상 영업과 다른지 — 장기 투숙, 반복 방문, 시간 연장 요청 등 이상 징후를 방치했는지가 문제됩니다.
업주 본인의 행위인지, 직원의 행위인지 — 관리·감독 책임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수사기관이 제8호의 통보 근거로 삼은 위반 사실이 실제로 인정되는지 — 불송치나 무혐의 가능성을 따져 봅니다.
과징금 대체가 막히는 이유 — 제11조의2 제1항 단서
영업정지가 갑자기 닥치면 이용자 불편이나 공익을 이유로 과징금으로 바꾸는 제도가 있습니다. 제11조의2 제1항은 제11조 제1항에 따른 영업정지가 이용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그 밖에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영업정지에 갈음하여 1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환자가 많은 의원이나 대체 시설이 없는 영업장처럼 영업을 멈추면 오히려 주민 불편이 큰 곳을 염두에 둔 제도입니다.
그러나 같은 항에는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제5조(카메라 등 설치 금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각 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또는 이에 상응하는 위반행위로 인하여 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것입니다. 마약류 위반은 명문으로 과징금 대체 대상에서 빠져 있으므로, 업주가 "손님 불편이 크다", "직원 생계가 걸려 있다"는 사정을 아무리 소명해도 과징금으로 갈음해 달라는 요구는 법문상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이 단서의 취지는 사회적 해악이 큰 위반에서까지 돈으로 제재를 대체할 수 있게 하면 제재의 실효성이 무너진다는 데 있습니다. 숙박업소가 마약 거래·투약 공간으로 쓰이는 것은 지역 치안과 공중위생 모두에 직접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입법자가 처음부터 감경 여지를 좁혀 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것은 재량의 문제가 아니라 법이 정한 제외 사유이므로, 실무에서 과징금 전환을 목표로 대응 전략을 세우면 시간만 쓰게 됩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인한 영업정지는 이용자 불편이 아무리 커도 과징금으로 바꿀 수 없다 — 제11조의2 제1항 단서가 처음부터 제외했기 때문이다.
성매매·풍속영업 위반과의 비교 — 같은 단서에 묶이는 유형
제11조의2 제1항 단서에 함께 열거된 유형을 보면 입법 의도가 더 분명해집니다. 성매매알선,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풍속영업법 제3조 각 호 위반(성매매알선등행위, 음란행위 제공, 음란물 반포·관람, 도박 등 사행행위), 카메라 설치처럼 모두 영업장이 범죄에 이용되는 유형입니다. 마약류 위반도 이 열에 들어 있습니다.
반면 같은 제11조 제1항 안에서도 신고 누락, 시설·설비기준 위반, 개선명령 불이행 같은 사유는 영업정지의 '행정적 위반'에 가깝고, 과징금으로 갈음될 여지가 있습니다. 같은 영업정지라도 사유에 따라 길이 갈리는 것이어서, 구청에서 받은 사전통지서가 어느 호에 근거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마약류 위반이 아닌 다른 호가 적용된 것이라면 과징금 대체 가능성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풍속영업법에는 '도박이나 사행행위를 하게 하는 행위'까지 있지만 마약은 그 열거에 포함되지 않아, 마약은 풍속영업법 경로가 아니라 마약류관리법 경로 그 자체로 제8호에 묶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약 문제로 영업정지를 받은 경우의 대응 논점은 풍속영업 위반 사례와 겹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다툴 수 있는 지점 — 위반 사실 자체와 처분의 정도
과징금 길은 막혀 있지만 방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첫째는 위반 사실 자체입니다. 제8호는 업주가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통보되어야 처분이 가능하므로, 수사 결과 업주에게 제공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되어 불송치·불기소·무죄가 나오면 처분의 기초가 흔들립니다. 반대로 통보된 위반 사실이 손님의 투약뿐이고 업주의 제공 행위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면, 제8호의 문언상 업주 본인의 위반이 인정되는지 처분 단계에서도 다툴 수 있습니다.
둘째는 처분의 정도입니다. 같은 법 제11조 제5항은 행정처분의 세부기준을 위반행위의 유형과 위반 정도를 고려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게 하고,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19조 제1항과 별표 7이 그 기준입니다. 이 기준은 위반 횟수와 경위에 따라 영업정지 기간이 달라지도록 되어 있어, 업주는 위반 경위, 위반 정도, 영업자가 기울인 관리 노력을 소명해 기간을 줄여 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시행규칙 형식의 처분기준은 법원이 처분의 적법성을 심사할 때 절대적 구속력을 가진 법규로 보기보다 행정청이 따르는 재량준칙으로 취급해 온 흐름이 있어서, 개별 사정을 비례원칙에 비추어 주장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때 소명 자료가 실질을 가릅니다. 평소 투숙객 신분 확인 절차, 이상 징후 발생 시 직원 대응 매뉴얼, CCTV 보관 상태, 사건 직후 업주가 취한 조치(경찰 협조, 해당 객실 관리 강화 등)를 정리해 의견제출 단계에서 서면으로 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말로만 "몰랐다"고 하는 것과 객관 자료로 관리 노력을 보여주는 것은 처분 기간에서 차이를 만듭니다.
처분 절차에서 쓸 수 있는 수단 — 사전통지, 의견제출, 집행정지
처분 전에는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른 사전통지와 제22조의 의견제출 기회가 주어집니다. 영업정지처럼 상대방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은 이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의견제출 기한 안에 서면으로 위반 사실 부인, 고의 부존재, 관리 노력, 처분 기간의 과중함을 구체적으로 적어 내야 합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이후 다툴 때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통지서를 받은 즉시 기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처분이 확정되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행정심판법 제27조), 행정소송은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행정소송법 제20조)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영업정지는 시간이 지나면 집행이 끝나 버려 소의 이익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본안과 함께 집행정지(행정심판법 제30조, 행정소송법 제23조)를 신청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집행정지는 처분 집행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고 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있어야 인정되는데, 영업 중단으로 인한 손해가 이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매출 규모, 고용 인원, 임대료 부담 같은 구체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다만 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허용되지 않는데(행정소송법 제23조 제3항), 마약류 위반 사안은 이 부분이 쟁점이 되기 쉽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래서 집행정지에 의존하기보다 처분 이전 단계의 의견제출과 위반 사실 다툼에 더 무게를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통지서 확인 — 처분 근거가 제11조 제1항 제8호인지, 위반 사실 통보 기관이 어디인지 먼저 확인.
의견제출서 — 고의 부존재, 관리 노력, 처분 정도의 과중함을 객관 자료와 함께 제출.
형사 절차와 일관성 — 수사기관 진술과 행정 의견서 내용이 어긋나지 않도록 조율.
구제 절차 — 처분 후 90일 내 행정심판·소송, 집행정지는 본안과 함께 신청.
형사 대응과 행정 대응을 같이 설계해야 하는 이유
숙박업소 마약 사건은 형사와 행정이 서로 영향을 주는 구조입니다. 형사 단계에서 업주가 "손님이 마약을 쓰는 줄 알았지만 막지 못했다"고 진술하면 이는 제공 고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읽혀, 곧바로 영업정지 사유의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행정 단계에서 의견제출서에 쓴 내용이 형사 진술과 어긋나면 신빙성을 해치게 됩니다. 두 절차의 진술은 같은 사실관계 위에서 일관되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행정기본법 제23조가 정한 제재처분의 제척기간입니다. 법령 위반 상태가 끝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제재처분을 할 수 없는데, 이는 처분이 한참 뒤에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형사 사건이 종결되고 한참 뒤에 행정처분 통지가 도착해 놀라는 경우도 있으므로, 사건이 끝났다고 안심하기보다 처분 절차가 별도로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마약류 위반은 영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바꿀 수 없으니 처분 자체를 줄이거나 막는 수밖에 없고, 그 열쇠는 형사 단계에서 제공 고의가 인정되지 않도록 방어하는 것과 행정 단계에서 소명 자료를 갖추는 것입니다. 형사와 행정을 한 사람이 일관되게 설계할 때 대응 효과가 높아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님이 객실에서 몰래 투약했는데도 영업정지가 나오나요?
A. 제8호는 영업자 본인이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경우를 전제로 하므로, 업주가 전혀 알지 못했다면 처분 근거가 약해집니다. 다만 장기간 이상 징후를 방치했다면 인식이 있었다고 평가될 수 있어, 관리 기록과 CCTV 같은 자료로 사정을 소명해야 합니다.
Q.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낼 수는 없나요?
A. 공중위생관리법 제11조의2 제1항 단서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인한 처분을 과징금 대체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법문상 불가능합니다. 다른 호를 근거로 한 영업정지라면 과징금 대체가 가능한 경우가 있어, 통지서의 근거 조문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형사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영업정지를 기다려 주나요?
A. 법에 따라 반드시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제8호는 위반 사실을 통보받으면 처분할 수 있다고만 하므로 수사 단계 통보로 절차가 시작될 수 있고, 형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을 미뤄 달라는 의견은 의견제출 단계에서 사정과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영업정지 기간을 줄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A.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7의 기준과 위반 경위, 업주의 관리 노력을 근거로 감경을 주장합니다. 신분 확인 절차, 직원 교육, 이상 징후 대응 기록, 사건 직후 조치 같은 객관 자료가 있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Q. 처분이 나온 뒤 기간 내에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요?
A.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집행으로 회복 어려운 손해가 생길 때는 본안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합니다. 집행정지는 영업 중단 손해와 긴급성을 구체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Q. 영업소 폐쇄까지 갈 수도 있나요?
A. 제11조 제1항은 영업정지와 함께 영업소폐쇄등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정지 기간 중 영업을 계속하면 제11조 제3항에 따라 영업소 폐쇄 사유가 됩니다. 처분을 받은 뒤 정지 기간 준수는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맺음말
숙박업소가 마약 장소로 제공된 사안에서 영업정지는 형사재판 확정과 별개로 먼저 올 수 있고, 마약류 위반은 공중위생관리법 제11조의2 제1항 단서에 의해 과징금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따라서 대응의 초점은 과징금 전환이 아니라 업주 본인의 위반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처분 기간이 과중하지 않은지에 맞춰야 합니다.
의견제출 단계의 서면, 형사 진술과의 일관성, 처분 이후 90일의 구제 기한은 모두 놓치기 쉬운 지점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통보 가능성이 보이는 시점부터 형사와 행정을 함께 점검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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