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를 손으로 끊거나 부수지 않으면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런 물리적 행위 없이도 유죄가 확정되어 대법원까지 올라간 사례가 있습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신체에서 분리하지 않았더라도 전파를 방해하거나 정상적인 위치추적을 못하게 만드는 행위 전부가 처벌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휴대용 추적장치를 집에 두고 나가거나 충전을 미루는 것처럼 사소해 보이는 행동조차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자발찌 훼손죄가 실제로 어떤 행위를 처벌하는지, 물리적 손상 없이도 유죄가 인정된 기준은 무엇인지, 반대로 손상이 있었는데도 무죄가 된 경우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전자발찌 훼손죄란 무엇인가 — 전자장치부착법이 정한 처벌 기준
흔히 "전자발찌"라 부르는 것은 정식으로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중 신체에 부착하는 부착장치를 가리킵니다. 같은 법 제2조 제4호에 따르면 위치추적 전자장치는 전자파를 발신하고 추적하는 원리로 위치를 확인하는 설비이고, 실제로는 몸에 채우는 부착장치, 이를 보조하는 휴대용 추적장치, 주거지에 설치하는 재택 감독장치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이 장치가 부착된 사람을 법은 "피부착자"라 부르고, 제14조 제1항은 피부착자가 부착기간 중 전자장치를 신체에서 임의로 분리·손상하거나 전파를 방해하거나 수신자료를 변조하는 등 그 밖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이 의무를 위반하면 제38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같은 조 제2항은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죄명이 "훼손죄"라 불려 물리적 파손 행위만 해당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조문 자체가 분리·손상·전파방해·수신자료 변조를 나열한 뒤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때"라는 포괄적 문구를 두고 있어 실제 처벌 범위는 훨씬 넓습니다. 이 포괄 문구를 어디까지 해석하느냐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이고, 다음 항목에서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제38조는 분리·손상, 전파 방해, 수신자료 변조를 '효용을 해하는 행위의 예시'로 규정할 뿐이다 — 이 세 가지에 딱 들어맞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위치추적을 방해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끊지 않아도 처벌된다 — 대법원이 본 '효용을 해하는 행위'의 범위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도17719 판결은 이 조문의 해석 범위를 정면으로 확인한 판례입니다. 이 판결은 "효용을 해하는 행위"란 전자장치를 부착하게 하여 위치를 추적하도록 한 실질적인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전자장치 자체의 기능을 직접적으로 해하는 행위뿐 아니라 전자장치의 효용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없도록 하는 행위도 포함하며, 부작위라도 고의적으로 그 효용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없도록 한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이 법리는 앞서 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2도5862 판결에서 이미 확립된 것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이 법리가 갖는 실무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처벌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을 했는가"라는 행위 유형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위치추적이 안 되게 만들었는가"라는 결과에 있다는 것입니다. 자르거나 부수는 적극적 행위뿐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예컨대 장치를 몸에 지니지 않거나 충전을 방치하는 것—도 고의만 인정되면 똑같이 제38조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아래 유형은 모두 조문이 예정한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물리적 분리·손상 — 장치를 절단·파손하거나 신체에서 강제로 떼어내는 행위.
전파 방해 — 금속판이나 전파차단 도구로 신호 송수신을 막는 행위.
수신자료 변조 — 위치 데이터나 통신 기록을 조작하는 행위.
그 밖의 방법(부작위 포함) — 휴대용 추적장치 미휴대, 배터리 방전 방치 등으로 위치확인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행위.
대법원이 밝힌 기준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위치추적이 불가능해졌는가'다 — 부작위도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다.
실제 사례로 보는 판단기준 — 추적장치를 몸에서 뗀 것만으로 유죄
위 대법원 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이 기준이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피고인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생활관에서 지내며 자신에게 배정된 방(재택 감독장치가 설치된 공간)을 벗어날 때 휴대용 추적장치를 방 안에 두고 나가, 공동이용시설이나 다른 사람의 생활공간에 드나들면서 위치를 확인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는 감응범위 이탈 경보를 수신할 때마다 보호관찰관을 통해 전화로 경고하며 추적장치를 반드시 휴대하라고 알렸는데도, 피고인은 이런 위반을 7회에 걸쳐 반복했습니다.
1심(의정부지방법원 2015고단3500)은 이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고, 항소심과 상고심 모두 이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이동한 범위가 같은 건물 안이었거나 감응범위를 벗어난 시간이 짧았다는 항변에 대해서도, 그런 사정과 무관하게 재택 감독장치가 설치된 자신의 독립된 주거공간을 벗어나 타인의 생활공간으로 출입하면서 추적장치를 휴대하지 않아 전자파를 추적하지 못하게 한 이상 효용을 해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몸에서 아무것도 떼어내지 않았어도, 장치를 "안 갖고 다닌 것"만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례입니다.
반대로 무죄가 된 경우 — 손상이 있어도 위치추적 기능에 영향이 없다면
흥미롭게도 같은 피고인의 같은 사건에는 정반대의 결론이 난 부분도 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전자발찌 끝부분 약 1.2㎝를 가위로 절단한 사실도 함께 기소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법원은 조문이 나열한 분리·손상·전파방해·수신자료 변조는 어디까지나 '효용을 해하는 행위의 예시'일 뿐이므로, 전자장치를 일부 자르거나 다른 물건을 덧붙이더라도 그로 인해 위치추적 기능에 실질적인 지장이 없다면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단이 주는 실무적 시사점은 뚜렷합니다. 검사는 단순히 손상 흔적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를 이끌어낼 수 없고, 그 손상이 실제로 위치추적 기능을 방해했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눈에 보이는 훼손 흔적이 전혀 없어도, 위치확인이 불가능해진 결과만 있으면 앞선 항목처럼 유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죄의 성립 여부는 '무엇을 건드렸는가'가 아니라 '위치추적이라는 본래 기능이 실제로 저해되었는가'로 판가름 납니다.
물리적 손상의 유무가 아니라 위치추적 기능이 실제로 저해됐는지가 이 죄의 유·무죄를 가른다.
신호가 끊기면 벌어지는 일 — 경보부터 대응까지의 실제 절차
전자장치 이상은 대부분 형사 조사보다 먼저 보호관찰소의 행정적 대응으로 시작됩니다.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는 신호 두절이나 감응범위 이탈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즉시 경보를 발생시키고, 담당 보호관찰관이 전화나 현장 확인을 통해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부터 소명을 요구합니다. 배터리 방전이나 통신 음영구역 진입처럼 고의가 없는 사유라면 그 자리에서 상황이 정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거나 소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위반 사실이 누적되어 형사 입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자장치부착법 시행령 제11조 제1호는 피부착자에게 전자장치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충전, 휴대, 관리할 의무를 별도로 부과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충전을 한두 번 깜빡한 경우와, 경고를 받고도 같은 행위를 반복한 경우는 고의 인정 여부에서 전혀 다르게 취급됩니다. 보호관찰관으로부터 이미 경고를 받은 이력이 있는데도 같은 유형의 위반이 다시 발생했다면, 그 자체가 고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시점의 대응이 이후 형사절차의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미수범도 처벌 대상 — 시도만 했더라도 형사책임을 진다
제38조 제2항은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실제로 위치추적을 방해하는 결과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형사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수 소재로 제작된 부착장치를 절단하려다 실패했거나, 전파를 차단하는 도구를 부착했지만 실제로는 신호가 정상적으로 송신되어 위치확인에 지장이 없었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훼손하려는 고의를 갖고 실행에 착수한 이상 결과가 발생했는지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실패했으니 문제없다"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다만 미수범 처벌 역시 앞서 살펴본 법리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단순히 장치를 만지작거리거나 떼어보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검사는 그 행위가 위치추적의 효용을 해하려는 구체적 고의에 따른 실행의 착수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우발적으로 옷이나 물건에 장치가 걸려 손상이 생긴 경우처럼 고의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과는 구분해서 판단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형량을 가르는 요소 — 위반 횟수·재범 위험·도주 의도
같은 제38조 위반이라도 실제 처벌 수위는 사안마다 크게 달라집니다. 앞선 사례처럼 짧은 시간의 이탈이 반복된 경우 벌금형에 그치기도 하지만, 위반 횟수가 많아 경합범으로 가중되거나 원래 전자장치를 채운 특정범죄와 시간적으로 가까운 시점(이른바 누범기간)에 위반이 발생하면 죄질이 무겁게 평가됩니다. 법원이 양형에서 특히 주목하는 요소는 위치확인이 불가능했던 시간의 길이, 경고를 받고도 위반을 반복했는지 여부, 그리고 그 행위 이면에 도주하거나 다시 범행을 저지르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입니다.
도주 우려나 재범 위험성이 뚜렷하다고 판단되면 단순한 벌금형을 넘어 구속수사나 실형 선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고의가 약하고 위반이 일회성에 그쳤으며 위치확인 불능 시간도 짧았다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다툴 여지가 그만큼 커집니다. 이런 요소들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조사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자발찌를 물리적으로 자르거나 부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전자장치의 기능을 직접 해치는 행위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행위, 심지어 부작위까지도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 대상으로 봅니다. 휴대용 추적장치를 몸에서 뗀 적이 없어도 지니고 다니지 않은 것만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Q. 배터리가 방전돼서 신호가 끊긴 경우도 처벌되나요?
A. 고의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순 실수로 충전을 한두 번 놓친 경우와, 경고를 받고도 같은 문제를 반복한 경우는 형사절차에서 전혀 다르게 평가되므로, 충전 이력과 경고 통지 내역을 정리해 소명 자료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전자발찌를 훼손하려다 실패해도 처벌되나요?
A. 예. 제38조 제2항이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실제로 위치추적을 방해하는 결과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훼손의 고의로 실행에 착수했다면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전자발찌 훼손 혐의로 조사받으면 바로 구속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위반 횟수, 위치확인 불능 시간, 도주나 재범 의도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속 여부가 결정되며, 단발성 위반이고 정당한 사유가 소명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Q. 벌금형과 징역형은 어떤 기준으로 갈리나요?
A. 위반 횟수와 반복성, 경고 이후에도 같은 행위가 이어졌는지, 원래 부착 사유가 된 범죄와의 시간적 근접성, 도주·재범 의도가 인정되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짧고 일회성인 위반은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전자발찌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즉시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상황을 알리고, 배터리 방전이나 통신 음영구역 진입 등 경위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이후 고의 여부를 다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맺음말
전자발찌 훼손죄는 이름 때문에 물리적으로 자르거나 부수는 행위만 처벌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 판례가 확인한 처벌 범위는 훨씬 넓습니다. 장치를 몸에 지니지 않거나 충전을 방치하는 부작위조차 고의가 인정되면 유죄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손상 흔적이 있어도 위치추적 기능에 실질적 영향이 없었다면 무죄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죄의 핵심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위치추적이라는 본래 기능이 실제로 방해되었는가'입니다.
보호관찰소로부터 경고를 받았거나 이미 위반 사실로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인계동이나 안산 등 경기남부 지역 관할 경찰서나 수원지검 조사 초기 단계부터 경위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잡아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위반의 고의성, 반복 여부, 위치확인 불능 시간처럼 양형에 직결되는 요소들은 초기 소명 자료로 상당 부분 다툴 수 있는 만큼, 조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신중하게 대응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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