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식이나 모임 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을 불러 집 근처까지 온 다음, 좁은 골목이나 주차 공간에서는 대리기사가 진입을 꺼려 손님이 직접 마지막 구간을 운전해 주차하다가 다른 차량을 긁거나 부딪히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대리기사는 큰길까지만 부르는 거고, 골목 안에서 주차하는 건 내가 직접 해도 문제없다”거나 “몇 미터밖에 안 움직였는데 무슨 음주운전이냐”는 생각으로 핸들을 잡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주차를 하다가 접촉사고가 나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대리운전 이용 기록과 실제 사고 당시 운전자가 다르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나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도로가 아닌 주차장·골목 등에서도 음주 상태의 운전은 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동 거리가 짧았다거나 주차만을 목적으로 했다는 사정은 음주운전죄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아래에서는 대리기사를 보낸 뒤 직접 주차하다 사고를 낸 경우 어떤 법적 책임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사고 직후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대리기사를 보낸 뒤 골목에서 움직인 것도 음주운전에 해당합니다
도로가 아닌 골목이나 주차 공간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움직였다면 그 자체로 음주운전죄가 성립합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1호는 ‘도로’를 「도로법」에 따른 도로뿐 아니라, 라목에서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까지 포함한다고 정의합니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게 열려 있는 주택가 골목이라면, 이 정의만으로도 이미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령 그 공간이 특정인만 이용하는 사적인 곳이어서 ‘도로’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같은 법 제2조 26호는 ‘운전’의 개념을 정의하면서, 음주운전 금지(제44조)와 그 처벌 규정(제148조의2)에 관해서는 예외적으로 ‘도로 외의 곳’까지 포함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든, 사유지인 공터나 골목이든, 도로에 해당하는지와 무관하게 음주운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등 일정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도로 외의 곳에서 운전한 경우를 운전에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반면, 무면허운전에 관해서는 이러한 예외를 정하고 있지 않다(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7도17762 판결).
음주 상태로 인정되는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제44조 제4항). 술을 마신 뒤 스스로 대리기사를 불렀다는 사실 자체가, 그 시점에 이미 이 기준을 넘는 상태였음을 인정하는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면허운전은 이 예외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면허가 없는 상태로 사적인 공간에서만 운전했다면 무면허운전으로는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음주운전과는 결론이 달라지는 지점입니다.
골목이든 주차장이든, 음주 상태에서 차를 그 본래 목적대로 움직인 순간 음주운전죄는 이미 성립합니다.
2. 이동 거리가 짧거나 주차 목적이었다는 사정은 처벌을 피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몇 미터만 이동했다거나 주차만 하려 했다는 항변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항변은 “큰길에서는 대리기사가 운전했고,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 주차만 몇 미터 직접 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동 거리나 운전 목적이 주차였는지를 문제 삼지 않고, 음주 상태에서 자동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대로 사용했는지만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헌법재판소는 자동차 정비공업사 안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퍼센트 상태로 트럭을 약 6미터 운전한 사안에서, 도로가 아닌 곳에서의 음주운전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도로교통법 제2조 26호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6. 2. 25. 선고 2015헌가11 결정). 이동 거리가 6미터에 불과했다는 점은 판단에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같은 취지로 대법원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약 50미터를 운전한 사안을 다루면서 음주운전 자체는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서, 다만 무면허운전 부분만 도로 해당 여부를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돌려보낸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7도17762 판결). “몇 미터만 움직였다”는 사정 자체가 음주운전 성립을 흔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리기사를 이미 보냈다”, “주차만 하려던 것”이라는 사정은 음주운전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합니다.
3. 사고까지 났다면 물적 피해인지 인적 피해인지에 따라 책임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접촉사고로 물건만 파손됐는지, 사람이 다쳤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과 형량이 크게 벌어집니다.
골목에서 주차하다가 세워둔 다른 차량을 긁거나 부딪혀 물적 피해만 발생했다면 도로교통법 제151조가 적용되어 2년 이하의 금고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죄는 원칙적으로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서는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라면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 절차가 그대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8호).
사람이 다쳤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적용되고, 역시 음주운전이었다는 사정 때문에 종합보험 가입이나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공소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고 인정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위험운전치상)이 적용되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라 함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주취 중에 운전을 한 모든 경우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술에 취하여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는 우려가 있다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고, 운전자가 술에 취하여 전방주시를 하는 것이 곤란하다거나 자신이 의도한대로 조작의 시기 내지 정도를 조절하여 핸들 또는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등의 심신 상태를 의미한다(창원지방법원 2009. 5. 21. 선고 2009고정2 판결).
실제로 이 판결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 0.114퍼센트 상태로 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해, 사고 직후 비틀거리거나 횡설수설한 정황이 없었다는 이유로 위험운전치상죄는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음주운전죄와 업무상과실치상죄(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는 그대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을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가장 무거운 위험운전치상죄까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주운전죄와 사고 책임 자체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고로 인한 피해가 물건에 그쳤는지 사람에게 미쳤는지, 그리고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정도였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단계적으로 달라집니다.
4.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을수록, 사고가 겹칠수록 처벌 수위가 가중됩니다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형량이 정해져 있고, 사고와 결합하면 여러 죄가 함께 성립합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은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형량을 나누어 정하고 있습니다.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여기에 사고로 인한 재물손괴죄나 업무상과실치상죄, 위험운전치상죄가 겹치면 각 죄는 별도로 성립해 실체적 경합 관계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형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형법 제38조). 혈중알코올농도가 낮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사고가 함께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도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보험 처리에서도 부담이 커집니다. 2026년 7월 28일 이후 가입한 자동차보험부터는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사고부담금이 대폭 상향되어, 대인 사고는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험금 전액을, 대물 사고는 사고 1건당 최대 2천만원까지 운전자 본인이 보험사에 물어내야 합니다. 자기 차량의 손해는 대부분 음주운전 면책 조항으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5. 사고 직후부터 수사·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사고 신고 직후의 대응이 이후 수사와 재판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대리기사를 보낸 뒤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 및 음주측정 → ②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에 대한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거나 인적 피해가 있는 경우에는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리운전을 이용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이후 절차에서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대리기사가 어디까지 운전했는지, 그리고 그 이후 누가 실제로 운전했는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어야 책임 범위와 양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사고를 낸 직후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리운전 이용 내역(호출·결제 기록, 기사 하차 시각과 장소)을 앱이나 문자로 먼저 확보합니다.
사고 현장의 파손 부위, 상대 차량 번호, 목격자 유무를 사진과 함께 정리합니다.
음주측정 결과와 시각, 사고 발생 시각의 선후 관계를 진술 전에 스스로 확인해 둡니다.
이러한 자료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사고 당시 수준을 정확히 반영하는지, 그리고 위험운전치상까지 인정될 정도의 상태였는지를 다투는 데 실질적인 근거가 되므로, 음주운전 사고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초기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치며
대리기사를 불렀다는 사실 때문에, 정작 사고가 난 뒤에도 “나는 대리운전을 이용했으니 큰 문제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로 피해를 입은 상대방 입장에서는 차량 파손이든 부상이든 정당한 배상을 받는 것이 우선이고, 음주운전이었다는 사정은 합의나 보험 처리 단계에서도 가볍게 넘어가지지 않는 문제입니다. 반대로 대리기사를 보낸 뒤 직접 운전대를 잡게 된 당사자 입장에서도, “거의 다 왔으니까”, “주차만 하면 되니까”라는 판단이 결과적으로 형사처벌과 면허 문제, 보험 사고부담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살펴야 합니다.
저는 음주운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쪽과, 반대로 형사처벌 위기에 놓인 운전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고 직후 어떤 자료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대리기사를 보낸 뒤의 짧은 순간이 사건 전체의 결론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그 판단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리기사가 이미 집 앞까지 운전해줬는데, 제가 주차만 몇 초 한 것도 음주운전인가요?
A. 그렇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금지·처벌 규정은 도로 외의 곳에서의 운전도 포함하므로, 주차를 위해 짧은 시간·짧은 거리를 움직인 것도 음주 상태였다면 음주운전에 해당합니다.
Q. 사고가 안 나고 그냥 주차만 했다면 괜찮은가요?
A. 사고 여부와 무관하게 음주운전죄는 그 자체로 성립합니다. 다만 사고가 발생하면 재물손괴나 업무상과실치상 등 별도의 죄가 추가로 성립해 처벌 수위가 높아집니다.
Q. 아파트 지하주차장처럼 사적인 공간에서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음주운전은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무면허운전은 그 공간이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어,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사고로 다른 차량만 파손됐는데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일반적인 재물손괴는 합의하면 처벌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라면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으면 위험운전치상은 적용되지 않나요?
A. 혈중알코올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전방주시나 조작이 곤란했는지 등 사고 전후의 구체적인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농도가 높아도 무죄로 판단된 사례가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Q. 대리운전 기사에게도 사고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대리기사가 하차한 이후의 운전은 본인이 직접 한 것이므로, 그 구간에서 발생한 사고의 형사책임은 대리기사가 아니라 실제 운전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Q.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는 무엇을 가장 조심해야 하나요?
A. 대리운전 이용 시각과 실제 운전 구간을 명확히 구분해 진술하고, 음주측정 결과와 사고 시각의 선후 관계를 스스로 먼저 확인한 뒤 조사에 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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