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IT·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연봉을 크게 웃도는 성과급이나 억대 특별성과급이 지급되면서 이혼 사건에서도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별거 후 이혼소송을 진행하던 중 배우자가 거액의 성과급을 받았다면 상대방은 “혼인 중 함께 뒷바라지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받은 배우자는 “별거 후 혼자 일해서 받은 돈”이라고 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과급이라는 명칭만으로 포함 여부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지급기준이 된 근무·실적 기간, 혼인관계의 실질적 파탄시점, 지급청구권의 확정 여부와 실제 보유상태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혼인공동생활 중의 근로와 가정 내 협력에 기초해 형성된 성과급이라면 재산분할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지만, 파탄 후의 독자적인 근로성과에 전적으로 기초한 보상은 제외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미 통장에 입금된 성과급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성과급이 지급되어 예금이나 투자자산 형태로 남아 있다면 현재 존재하는 적극재산입니다. 이 경우에는 성과급이 월급과 다른 이름으로 지급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기 어렵습니다.
혼인 중 급여를 저축해 만든 예금이 공동재산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혼인 중의 근로성과를 보상한 성과급도 부부의 협력으로 형성된 재산인지 살펴보게 됩니다. 성과급을 받은 배우자가 직장에서 직접 일했더라도 다른 배우자가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고 생활비를 분담해 안정적인 근무를 가능하게 했다면 그 기여 역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입금된 돈이 모두 남아 있는지는 별도 문제입니다. 성과급으로 주택대출을 갚거나 주식을 샀다면 변형된 재산을 추적해야 하고, 가족의 생활비·치료비 등에 정상적으로 사용했다면 이미 소비된 금액을 그대로 보유재산으로 계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 기준시점은 언제일까요?
대법원 2000. 5. 2. 자 2000스13 결정은 재판상 이혼의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을 원칙적으로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소장을 접수한 날이나 별거를 시작한 날만으로 모든 재산이 고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혼소송 도중 성과급이 입금되었고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남아 있다면 재산목록에 포함해 심리할 수 있습니다. “소송이 시작된 뒤 받은 돈이므로 내 개인재산”이라는 주장만으로 당연히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기준시점까지 존재하는 모든 재산이 언제나 공동재산인 것은 아닙니다.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된 뒤 각자의 독립적인 활동으로 새로 형성한 재산처럼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제외할 수 있습니다.
지급일보다 성과가 형성된 기간이 중요합니다
대기업의 성과급은 전년도 또는 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다음 해에 지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근무성과에 대한 성과급을 2026년 초에 지급받았다면 통장 입금일만 볼 것이 아니라 보상의 기초가 된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성과평가 기간 내내 부부가 공동생활을 유지했다면 지급일이 별거 또는 소송 제기 후라는 이유만으로 전액을 개인재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평가기간 전에 이미 장기간 별거하면서 경제적 공동체가 해체되었고, 해당 성과가 파탄 후의 근로와 실적에 따라 결정되었다면 공동형성재산과의 관련성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평가기간 도중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면 파탄 전후 기간과 실적을 구분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단순히 근무월수로 안분하는 방식이 합리적인 사건도 있지만, 개인성과·부서성과·회사 영업이익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는 제도에서는 기간만으로 정확히 나누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법원은 지급규정과 실제 산정방식을 토대로 전체 재산에 관한 기여도와 분할방법을 함께 판단하게 됩니다.
아직 지급되지 않은 성과급도 포함될까요?
성과급이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법적으로 인정되는 금전채권이 존재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평가기간이 끝났고 회사 규정과 산식에 따라 지급대상과 금액이 사실상 확정되어 지급일만 남은 경우라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성과급채권으로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지급예정 통지서가 발급되었거나 사내 시스템에 확정액이 표시되고, 회사가 이를 임의로 철회하기 어려운 경우가 이에 가깝습니다.
반면 회사의 향후 실적, 이사회 승인, 재직 여부와 경영진의 재량 등 충족되지 않은 조건이 남아 있다면 장래의 기대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성과급을 받았고 올해도 실적이 좋다는 정도만으로는 구체적인 채권의 존재와 가액을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퇴직급여에 관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고 경제적 가치의 현실적 평가가 가능한 경우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성과급은 퇴직급여와 제도가 다르지만, 미지급 성과급 역시 지급 가능성이 있다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현재 존재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권리인지가 핵심입니다.
성과급의 종류별로 확인할 사항
회사마다 성과급의 명칭과 지급구조가 다르므로 다음과 같이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의 인사평가 등급에 따라 지급되는 개인성과급
사업부 또는 조직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조직성과급
회사의 영업이익·초과이익에 연동되는 이익분배 성과급
노사합의나 특별결정에 따라 한시적으로 지급되는 특별성과급
현금 대신 자사주나 양도제한조건부주식으로 지급되는 주식보상
일정 기간 재직해야 확정되는 장기성과급 또는 이연성과급
정기적으로 정해진 산식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과 회사가 임의로 결정하는 격려금은 권리의 확정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자사주 성과급은 주식이 실제 배정되었는지, 처분제한이나 환수조건이 있는지, 기준일 현재 몇 주를 보유하는지와 주식가치를 별도로 평가해야 합니다.
장기성과급은 평가기간, 확정일과 지급일이 수년에 걸쳐 있을 수 있습니다. 혼인 중 부여되었더라도 파탄 후 계속 근무해야 권리가 확정되는 경우에는 혼인 중 형성된 부분과 파탄 후 개인의 근로에 대응하는 부분을 어떻게 평가할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별거 후 받은 성과급은 모두 개인재산일까요?
별거가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이후 받은 모든 돈이 자동으로 특유재산이 되지는 않습니다. 별거가 일시적인 갈등인지, 혼인공동생활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실질적으로 종료되었는지, 생활비와 자녀양육비를 계속 공동으로 부담했는지 등을 살펴야 합니다.
별거 뒤에 입금되었더라도 그 보상이 별거 전 근로와 회사실적에 기초한다면 공동재산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반면 혼인파탄 후 새로 맡은 프로젝트의 성과, 별도의 영업실적과 파탄 후 근무기간만을 기준으로 산정되었다면 상대방의 기여가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므12549, 12556 판결은 혼인관계 파탄 후 취득한 아파트라도 파탄 전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유형·무형의 자원에 기초한 경우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법리는 재산의 형식적인 취득일보다 그 형성의 기반을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성과급에서도 입금일 하나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평가기간과 지급원인, 파탄 전후의 근로 및 가정 내 협력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억대 성과급의 40%를 바로 받을 수 있을까요?
부부가 재산분할 비율을 60 대 40으로 예상한다고 해서 상대방 명의 성과급의 40%를 별도로 떼어 받는 방식으로 계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분할은 양쪽의 부동산, 예금, 주식, 보험, 퇴직급여와 채무 등 전체 순재산을 확정한 뒤 각자의 기여도에 따른 몫과 현재 보유액의 차이를 정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배우자에게 억대 성과급이 추가되면 전체 재산목록과 순재산이 달라지고, 그 결과 최종 지급할 재산분할금이 변하게 됩니다.
또한 특정 성과급의 형성과정에 상대방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전체적인 재산분할 비율을 판단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성과급 한 항목마다 서로 다른 분할비율을 적용해 별도로 계산하는 방식은 전체 재산 청산의 구조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전 금액과 세후 금액 중 무엇을 기준으로 할까요?
이미 성과급을 지급받았다면 원천징수된 세금 등을 제외하고 실제 계좌에 들어온 돈과 그 돈으로 취득한 재산을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급여명세서의 세전 금액만을 적극재산에 넣으면서 이미 납부한 세금을 다시 고려하지 않으면 실제 보유재산보다 크게 계산될 수 있습니다.
미지급 성과급채권을 평가할 때에는 확정된 총액과 지급 시 공제될 세금·보험료가 객관적으로 산정 가능한지를 살펴야 합니다. 장래 세부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예상액을 임의로 공제하기보다 지급규정과 세무자료를 토대로 주장해야 합니다.
성과급을 받은 뒤 주식에 투자했다면 지급 당시 금액과 현재 주식가치를 중복해서 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현금이 주식으로 바뀐 것이라면 기준시점의 주식이 현재 재산으로 평가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성과급을 이미 사용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성과급을 가족의 생활비, 자녀교육비, 치료비나 공동채무 변제에 정상적으로 사용했다면 기준시점에 남아 있지 않은 돈을 무조건 재산으로 더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용처와 금액을 객관적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반대로 이혼이 예상된 뒤 현금을 인출해 은닉하거나 가족생활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소비한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은 혼인파탄 후 부부공동생활이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계없이 적극재산을 처분했다면 사실심 변론종결일에도 그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보아 분할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성과급을 모두 썼다”는 말만으로 재산목록에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계좌이체, 카드결제, 대출상환과 투자내역을 통해 공동생활을 위한 정상적인 지출인지 개인적 처분 또는 은닉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면
성과급을 받지 않은 배우자는 회사의 지급규정이나 정확한 금액을 알기 어렵습니다. 다음 자료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과급이 표시된 급여명세서와 원천징수영수증
근로계약서, 연봉계약서와 취업규칙
회사의 성과급 지급규정과 노사합의서
평가대상 기간과 개인·조직 평가결과
지급예정 통지서와 사내 시스템 화면
지급일 전후 급여계좌 거래내역
성과급으로 취득한 예금·주식·가상자산 내역
자사주 배정내역과 보호예수·환수조건
별거일 및 혼인파탄 시점을 보여주는 자료
별거 후 생활비·양육비 부담내역
상대방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소송에서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문서제출명령,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과 과세정보 제출명령을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의 영업비밀이나 인사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조회할 자료와 기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의서를 작성할 때 성과급을 빠뜨리지 마세요
협의이혼이나 조정으로 재산분할을 정할 때는 아직 지급되지 않은 성과급의 처리방법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단순히 “각자 명의 재산은 각자 소유한다”거나 “향후 서로 재산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고 작성하면 나중에 지급된 성과급을 둘러싼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평가대상 기간, 회사의 지급 결정일, 실제 지급일과 세후 수령액을 기준으로 포함 여부와 정산방식을 정할 수 있습니다. 금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회사에서 지급받은 뒤 일정 기간 내에 지급명세서를 공유하고 약정한 비율 또는 금액을 정산하는 조항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과급 한 항목만 따로 정산할 것인지 전체 재산분할금에 포함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하며, 자사주나 이연성과급에는 재직조건·환수조건과 가치변동 처리방법까지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과급 재산분할의 핵심 기준
성과급 분쟁에서는 입금일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평가기간, 혼인파탄 시점, 지급조건의 확정 여부와 실제 사용처를 하나의 시간표로 연결해야 합니다. 이미 받은 성과급은 현재 보유형태를 확인하고, 지급 전 성과급은 객관적으로 평가 가능한 채권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성과급이 혼인 중의 근로와 가사·육아 협력에 기초했다면 재산분할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탄 후 독립적인 근로성과에 대응하는 부분은 제외될 수 있지만 이를 주장하려면 지급규정과 평가자료로 형성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억대 성과급은 전체 순재산과 최종 정산액을 크게 바꿀 수 있으므로, 소송 종결 전에 최근 급여자료와 회사의 지급계획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성과급은 급여계좌에 입금된 현금만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평가기간, 별거 및 파탄시점, 회사 규정과 지급조건이 얽혀 있습니다. 미지급 성과급, 자사주와 장기성과급은 현재 권리의 존재와 가액부터 다툼이 생길 수 있고, 이미 소비하거나 투자한 경우에는 자금흐름을 다시 추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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