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내가 처방받은 수면제를 다른 사람에게 줘도 될까?
병원에서는 환자의 증상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약을 처방합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해서 자신에게 처방된 약을 나눠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처방약을 다른 사람에게 건넸다고 해서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약의 성분과 적용 법률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핵심은 지인에게 건넨 수면제가 졸피뎀 성분이라는 점입니다. 졸피뎀은 일반적인 처방약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규제를 받기 때문에,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형사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 졸피뎀은 왜 일반적인 처방약과 다르게 취급될까?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에 널리 쓰이는 수면제 성분이지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라목, 같은 법 시행령 별표 6).
향정신성의약품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며,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 법으로 규제됩니다.
구체적으로, 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 제1호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사용·수수·제공하는 등의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의료기관에서 적법하게 투약받거나 약국에서 적법하게 구입한 경우 등에는 허용된 범위 안에서 소지·사용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즉, 졸피뎀은 본인이 치료 목적으로 처방 범위 내에서 복용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이를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3.졸피뎀을 제공한 경우 어떤 처벌 규정이 적용될까?
처방받은 약이라도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부터 자신에 대한 투약 용도로 받아 소지하게 된 마약류라 하더라도, 이를 다른 사람에게 투약하거나 다른 사람의 투약을 위해 제공하는 행위는 법이 허용하는 '취급'에 포함되지 않으며, 금지된 행위로서 처벌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도16232 판결).
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하여 졸피뎀과 같은 라목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5호). 돈을 받지 않고 가까운 지인에게 건넨 경우에도 '제공'에 해당하면 같은 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4. 수면제를 받은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을까?
받은 사람도 '수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향정신성의약품의 소지·사용이 허용되는 것은 의료기관의 처방에 따라 투약받거나 약국에서 적법하게 구입한 경우 등에 한정되므로, 이번 이야기처럼 지인에게서 건네받은 경우에는 그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졸피뎀 성분의 약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건네받아 보관하거나 복용했다면, 받은 사람 역시 위법한 수수·소지·사용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5호).
5. 핵심은 '알고 받았는지'입니다
수면제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받은 사람을 처벌하려면 그 약에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이를 수수·소지·사용했다는 점, 즉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다만 이를 확정적으로 알고 있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향정신성의약품일 가능성을 인식한 채 그 약을 건네받은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피고인 중 한 명에 대해 졸피뎀이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1. 25. 선고 2020고단2936 판결).
결국 받은 사람의 책임은 어떤 경위로 약을 건네받았는지, 약의 종류나 성분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이후 이를 소지하거나 복용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변호사의 한마디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이라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몇 알 나눠줘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졸피뎀은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본인이 적법하게 처방받은 약이라도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면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몇 알뿐이었다", "돈을 받은 것도 아니다", "잠을 못 잔다고 해서 도와주려 했다"는 사정만으로 제공 행위가 허용되지는 않습니다. 받은 사람 역시 졸피뎀 성분이 포함된 약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건네받아 소지하거나 복용했다면 법적 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을 돕고 싶다면 내 약을 나눠주기보다, 그 사람이 직접 진료를 받아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도록 권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의견이나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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