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우자가 의사·변호사 같은 전문직이거나 대기업 임원, 유망기업의 핵심 인력이라면 이혼 후 상당한 소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될 수 있습니다. 다른 배우자는 오랜 기간 가사와 육아를 맡아 상대방의 경력 형성을 도왔으니 앞으로 오를 연봉이나 장래 소득도 나누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장래의 월급이나 막연한 연봉 상승분을 현재 재산처럼 계산하여 직접 나누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이혼소송의 기준시점에 이미 구체적인 권리로 존재하는 급여·성과보상이나 퇴직급여가 있다면 별도로 평가할 수 있고, 당사자의 장래 경제력은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현재 존재하는 공동재산의 청산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하여 형성하고 유지한 재산을 이혼할 때 청산·분배하는 제도입니다. 재판상 이혼에서는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분할대상 재산과 가액을 정합니다.
따라서 이 기준시점에 존재하는 부동산, 예금, 주식, 보험 해약환급금과 확정된 채권 등은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혼 후 새롭게 근로를 제공하여 받을 월급이나 아직 발생 여부조차 정해지지 않은 승진·연봉 상승분은 기준시점에 존재하는 재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현재 연봉이 1억 원이고 앞으로 10년 동안 같은 소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서 예상 총소득 10억 원을 현재 재산에 더하여 나누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장래의 근로 여부, 이직과 퇴직, 건강상태, 경기와 보수체계가 모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경력 형성을 도왔다면 달라질까요?
한 배우자가 상대방의 학업이나 자격시험 준비를 위해 생계를 책임지고 가사·육아를 전담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결과 상대방이 전문직 자격을 취득하거나 높은 소득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가 문제됩니다.
배우자의 직업능력이나 전문자격 자체를 매매 가능한 재산처럼 평가하여 장래 소득 전부를 분할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경력을 형성하는 동안 다른 배우자가 부담한 가사노동, 생계비와 육아는 혼인 중 형성된 기존 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판단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한쪽은 이혼 후에도 높은 소득을 계속 얻을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쪽은 장기간 경력단절로 경제적 자립에 시간이 필요한 경우, 법원은 당사자의 연령, 직업, 현재 소득능력과 이혼 후 예상되는 생활관계 등을 재산분할의 기타 사정으로 참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정이 언제나 일정한 비율의 가산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기간, 현재 존재하는 공동재산의 규모, 자녀 양육부담, 당사자의 건강과 취업 가능성 등 사건 전체를 함께 살펴 결정합니다.
직접 나누는 것과 간접적으로 참작하는 것은 다릅니다
미래 소득 문제에서는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첫째는 미래 소득 자체를 분할대상 재산으로 포함하는지입니다. 아직 근로가 제공되지 않았고 받을 권리도 발생하지 않았다면 직접적인 재산분할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장래의 경제적 능력을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할 때 고려하는지입니다. 민법은 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뿐 아니라 ‘기타 사정’을 참작하도록 규정합니다. 판례도 당사자의 직업, 소득능력과 이혼 후 생활전망을 그러한 사정으로 고려해 왔습니다.
따라서 미래 소득은 현재 재산목록에 그대로 더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혼 후의 경제력 차이는 재산분할의 비율이나 방법을 정할 때 간접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해야 과도한 기대나 불필요한 양보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일한 대가인데 지급만 나중이라면
성과급이나 인센티브가 아직 통장에 입금되지 않았더라도 기준시점 전에 이미 근무와 실적 요건을 충족해 지급청구권이 구체적으로 발생했다면 단순한 미래 소득과는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년도 실적에 따라 지급액이 확정되어 있고 지급일만 남아 있는 상여금이라면 채권으로서 재산가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면 회사 실적, 이사회 결정, 재직 조건이나 개인평가를 추가로 충족해야 하고 지급 여부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장래의 기대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판단할 때에는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보상제도의 취업규칙과 지급규정
성과 산정기간과 혼인기간이 겹치는 범위
기준시점 당시 지급요건 충족 여부
지급액이 확정되어 있었는지 여부
지급일 현재 재직해야 한다는 조건의 존재
회사나 근로자가 임의로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
과거 동일한 보상이 지급된 방식과 시기
미지급 급여, 확정된 성과급, 스톡옵션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 등은 명칭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권리의 발생시기, 행사·가득 조건, 취소 가능성과 경제적 가치의 평가 가능성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퇴직급여는 왜 미래 소득과 다르게 취급될까요?
재직 중인 배우자가 앞으로 받을 퇴직금도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미래의 돈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퇴직급여가 임금의 후불적 성격과 장기간 근무에 대한 보상적 성격을 가지며, 기준시점에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고 경제적 가치의 현실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혼 당시 아직 퇴직하지 않았더라도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에 퇴직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예상 퇴직급여 상당액의 채권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퇴직급여는 막연한 장래 연봉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의 근무를 통해 이미 축적된 후불임금이라는 성격이 있고, 기준시점에 퇴직한다고 가정한 금액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혼인 전 근무기간이나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끝난 뒤의 근무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구분하여야 합니다.
스톡옵션·RSU와 장기성과급은 어떻게 볼까요?
최근에는 임직원 보상이 현금 연봉뿐 아니라 스톡옵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장기성과급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보상들은 부여 시점과 실제 주식 취득 또는 지급 시점 사이에 수년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단순히 “이혼 후에 받았으니 제외된다”거나 “혼인 중 회사에서 부여했으니 전부 나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음과 같은 요소가 중요합니다.
보상을 부여한 목적이 과거 근로의 보상인지 장래 근속의 유도인지
혼인 중 이미 가득된 수량과 아직 조건부인 수량
기준시점에 행사하거나 처분할 수 있었는지
퇴직·이직 시 권리가 소멸하는지
회사 실적이나 개인평가 조건이 남아 있는지
혼인 중 근로와 파탄 후 근로가 각각 기여한 기간
비상장주식인 경우 현실적으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지
기준시점에 권리가 확정되고 경제적 평가가 가능하다면 분할대상으로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아직 장기간의 재직과 불확정한 성과조건이 남아 있다면 미래 기대소득의 성격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보상계약서와 회사 규정 없이 급여명세서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별거 후 받은 급여와 성과급은 모두 제외될까요?
재산분할의 원칙적인 기준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일이지만, 혼인관계가 파탄된 뒤 생긴 재산변동이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한 후발적 사정이라면 분할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별거 이후 새롭게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 받은 월급을 모아 만든 재산은 상대방의 기여가 없었다는 이유로 제외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별거 후 지급됐더라도 혼인 중 장기간의 근무와 실적을 기초로 발생한 퇴직급여나 성과급이라면 혼인 중 형성된 부분을 구분해 포함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므12549, 12556 판결도 파탄 이후 취득한 재산이라도 파탄 이전에 부부가 협력하여 형성한 유형·무형의 자원에 기초한 것이라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통장에 입금된 날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소득을 발생시킨 근로와 실적이 언제 이루어졌는지, 지급청구권이 언제 구체화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연봉이 높은 배우자는 무조건 더 많이 지급할까요?
상대방의 현재 연봉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비율이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불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청산적 재산분할에서는 혼인 중 공동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대한 각자의 기여가 중심이 됩니다.
다만 당사자의 경제력 차이는 이혼 후 생활보장이라는 부양적 요소나 분할방법을 정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부산가정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드합2446 등 판결은 치과의사인 배우자에게 장래 소득활동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상대방의 향후 소득활동은 불분명하다는 점을 채무 분담과 재산분할 방법을 정할 때 고려했습니다.
이 사례 역시 전문직의 평생소득을 계산해 분할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적극재산과 채무, 사업실패의 경위, 부모의 지원, 각자의 장래 경제력을 종합하여 기존 재산과 채무를 어떤 방식으로 귀속시킬지 판단한 것입니다.
미래 소득은 양육비와도 구별해야 합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상대방의 현재 소득과 장래 소득능력은 양육비를 정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 때문에 재산분할과 미래 소득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한 재산관계의 청산이고, 양육비는 자녀가 성장하는 동안 부모가 분담해야 할 부양비용입니다. 상대방이 이혼 후 높은 급여를 받게 되면 양육비의 산정이나 변경에서 고려될 수 있지만, 그 급여가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반대로 재산분할에서 상당한 재산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양육비가 당연히 면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재산분할 합의와 양육비 합의는 목적과 효력이 다르므로 각각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합의서에 장래 성과급을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협의이혼이나 조정 과정에서 지급 여부가 남아 있는 성과보상이 있다면 “각자 명의 재산은 각자 소유한다”는 문구만으로 처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거액의 성과급이나 주식보상이 지급되면 그 권리가 언제 발생했는지를 두고 다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보상의 종류, 산정기간, 지급조건,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부분, 세금 공제 방식과 실제 지급 후 정산기한을 구체적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아직 금액을 알 수 없다면 회사에서 실제 지급된 순액의 일정 비율을 정산하는 방법이나 자료 제공 의무를 함께 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래 근로만으로 새롭게 발생할 급여까지 광범위하게 나누는 조항은 이행 가능성과 해석을 둘러싼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 존재하는 권리와 장래의 단순한 기대를 구분해 합의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상담 전에 확인하면 좋은 자료
미래 소득이나 미지급 보상이 문제된다면 다음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수년간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과 급여명세서
근로계약서, 연봉계약서와 취업규칙
성과급·인센티브 지급규정과 개인별 통지서
스톡옵션·RSU 부여계약서와 가득 일정
행사·재직·성과조건 및 퇴직 시 처리규정
예상퇴직금 확인서와 근속기간 자료
별거일 전후의 급여·성과급 입금내역
회사의 지급결정일과 실제 지급일을 확인할 자료
혼인 중 학업·자격취득을 지원한 비용과 가사·육아 자료
현재 직업, 소득과 이혼 후 생활전망을 확인할 자료
보상항목별로 부여일, 산정기간, 권리 확정일, 지급일과 잔여 조건을 표로 정리하면 현재 재산과 미래의 기대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미래 소득이 문제되는 재산분할에서는 금액보다 먼저 기준시점에 법적 권리가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성과급과 주식보상은 회사별 조건이 다르고, 별거 후 지급됐더라도 혼인 중 근로의 대가가 포함될 수 있어 계약서와 지급규정을 세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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