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심 대표변호사 심준섭입니다.
회사 인사팀이나 감사팀에 동료의 비위행위,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한 업무처리를 신고했다고 해서 곧바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회사 내부에서만 이루어진 신고라는 이유로 명예훼손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내부 신고 사건에서는 제보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이 있었는지, 신고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에 부합하는지, 제보자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었는지, 회사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회사가 마련한 공식 절차에 따라 인사담당자나 감사담당자에게 필요한 범위에서 신고한 경우와, 같은 내용을 여러 직원이나 사내 커뮤니티에 별도로 알린 경우는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사팀에 한두 명에게만 제보해도 명예훼손의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나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이 필요합니다. 이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문제 된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여러 사람에게 직접 이야기해야만 공연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한 한 사람이나 소수에게 사실을 전달했더라도 그 내용이 다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정 소수에게만 사실을 전달했다는 점은 공연성을 부정하는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전파가능성 역시 단순히 “누군가에게 말했으니 언젠가 퍼질 수도 있다”는 추상적인 가능성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전달 관계와 상황을 살펴봐야 합니다.
회사 내부 신고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특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지정한 인사담당자나 감사담당자에게만 비위 사실을 신고했고, 이후에도 사실확인이나 징계절차에 필요한 담당자 사이에서만 제한적으로 내용이 공유됐다면 다수의 직원이 참여하는 사내 게시판이나 단체대화방에 공개한 경우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업무상 비밀 유지가 강하게 기대되는 담당자에게 제한적으로 내용을 전달했다는 점 역시 공연성을 판단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인사팀에 신고한 것과 별개로 여러 동료에게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전달하거나 단체대화방과 사내 커뮤니티에 게시했다면 실제 전파 범위가 넓어지면서 공연성 판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부 신고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단순히 몇 명에게 전달했는지만 계산하기보다 신고 경로와 상대방의 지위, 실제 공유 범위와 제보자가 예상했던 전달 범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사실인 내용을 회사에 신고했다면 명예훼손으로 처벌되지 않나요?
진실한 사실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만으로 명예훼손 검토가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형법은 허위사실뿐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공연히 적시하여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 경우에도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진실한 사실을 적시했고 그 행위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공공의 이익은 국가나 사회 전체에 관한 사안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회사와 같은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 자금의 부당한 사용, 반복적인 직장 내 괴롭힘, 업무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처럼 조직의 운영이나 구성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사팀이나 감사팀에 신고했다면 공익성을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공익성은 단순히 신고자가 “회사를 위해서 신고했다”고 주장한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보한 사실의 내용과 성질, 전달한 상대방의 범위, 표현 방식, 상대방의 명예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또 신고자와 상대방 사이에 갈등이 있었거나 개인적인 감정이 일부 섞여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공익성이 부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신고의 주된 동기와 목적이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구성원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있었다면 이를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제 있었던 일이라도 상대방을 망신주기 위해 업무와 무관한 사생활까지 다수의 직원에게 퍼뜨렸다면 공익성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제보하면 허위사실 명예훼손이 될 수 있나요?
내부 신고서를 작성할 때는 직접 확인한 사실과 추측,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해당 날짜의 결재자료를 직접 확인했다”는 표현과 “저 직원이 회사 돈을 횡령했다”는 표현은 성격이 다릅니다.
전자는 자신이 확인한 구체적인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지만, 후자는 아직 조사나 확인이 끝나지 않은 범죄행위를 확정된 사실처럼 표현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적시한 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인지뿐 아니라 제보자가 그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반면 제보 내용 전체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한다면 세부적인 내용에 일부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내용을 곧바로 허위사실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더라도 내부 신고 단계에서는 단정적인 표현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횡령범이다”, “사기를 쳤다”라고 결론을 내리기보다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어떤 자료를 확인했는지, 무엇이 서로 맞지 않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회사 차원의 사실확인을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결재서류의 거래내용과 실제 확인한 내용 사이에 차이가 있어 회사 차원의 확인을 요청한다”고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확인된 사실과 의혹을 구분해 작성하면 신고 당시 제보자가 가지고 있던 근거와 판단 과정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회사 내부 신고를 할 때는 어떤 자료까지 제출하는 것이 좋을까요?
내부 신고에서는 상대방에 관한 자료를 많이 제출하는 것보다 신고하려는 문제와 직접 관련된 객관적인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업무상 부당행위가 문제라면 관련 이메일과 업무 메신저, 결재문서, 계약서, 업무지시 기록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처럼 반복적인 행동이 문제라면 사건이 발생한 날짜와 장소, 당시의 구체적인 발언이나 행동, 목격자, 사건 직후 남겨둔 메시지나 기록 등을 함께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반면 신고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상대방의 가족관계나 사생활, 개인적인 소문까지 함께 전달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신고 목적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행동으로 평가될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인사팀이나 감사팀에 정식 신고한 이후 회사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같은 내용을 사내 단체대화방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별도로 공개하는 행동도 신중해야 합니다.
공식적인 내부 조사 담당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다수의 직원 또는 외부인이 볼 수 있는 공간에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전달 범위와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상대방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면 실제 제출한 신고서, 인사팀이나 감사팀과 주고받은 메시지, 제보 당시 가지고 있던 객관적인 자료, 신고가 전달된 경로와 범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함께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회사 내부 신고라고 해서 명예훼손죄가 무조건 성립하거나 반대로 언제나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사팀이나 감사팀에 전달된 경위와 범위, 제보 내용의 진실성, 신고 당시 가지고 있던 객관적인 근거,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회사의 공식 신고절차를 이용해 업무상 필요한 담당자에게 객관적인 자료를 중심으로 제보한 경우와 같은 내용을 불필요하게 여러 사람에게 확산한 경우는 구별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을 주시면 실제 내부 신고서와 증거자료, 인사팀·감사팀과의 대화내역, 상대방의 항의 또는 고소내용을 기준으로 명예훼손 성립 가능성과 대응 방향을 검토해드리겠습니다.
법무법인 심 대표변호사 심준섭드림.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