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회사를 운영하거나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면 이혼 과정에서 “사업체도 절반을 나누어야 하나요?”, “회사 통장과 부동산도 배우자 재산으로 넣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자주 나옵니다. 특히 비상장회사는 주가가 공개되지 않고, 개인사업은 사업용 재산과 생활비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재산의 범위와 가치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사업체 관련 재산분할에서는 법인인지 개인사업자인지를 먼저 구별해야 합니다. 그다음 주식·사업용 자산의 취득 시기, 현재 가치, 부채, 배우자의 직·간접적인 기여와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분할 방법을 차례로 검토하게 됩니다.
법인과 개인사업자는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주식회사는 대표자나 주주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독립된 권리주체입니다. 배우자가 회사의 대표이사이고 주식 전부를 가진 1인 주주라고 하더라도 회사 소유의 부동산, 예금, 차량, 기계가 곧바로 배우자 개인의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므4699, 4705, 4712 판결도 1인 회사라고 하더라도 회사 소유의 개별 재산을 그대로 1인 주주 개인의 적극재산으로 보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인사업체의 경우 재산분할에서 직접 평가하는 대상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개별 자산이 아니라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입니다.
반면 개인사업자는 사업주와 별도의 법인격이 없습니다. 따라서 사업용 계좌의 예금, 임대차보증금, 재고, 기계·집기, 외상매출금 등은 사업주 개인에게 귀속되는 재산으로서 분할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업 운영을 위해 부담한 대출금, 외상매입금,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등 관련 채무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 명의 주식과 사업재산은 언제 분할대상이 될까요?
혼인 중 부부의 협력으로 설립하거나 성장시킨 회사의 주식, 혼인 중 형성한 개인사업 재산은 명의가 한 배우자에게만 있더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 배우자가 회사에서 직접 근무하지 않았더라도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거나 생활비를 부담하여 사업 운영과 재산 형성을 뒷받침한 사정도 기여도 판단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회사를 혼인 전에 설립했거나 주식을 상속·증여받았다면 특유재산 주장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혼인 중 상대 배우자가 사업 운영, 거래처 관리, 회계, 자금 조달 또는 가사·육아 등을 통해 회사 가치의 유지와 증가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에서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때 회사가 혼인 중 성장했다는 결과만으로 상대 배우자의 기여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의 성장 원인과 각 배우자가 수행한 역할을 구체적인 자료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업종 자체의 호황, 창업자의 고유한 능력, 외부 투자유치와 상대 배우자의 직접 근무·무급노동·가사 기여 등을 구별하여 주장해야 합니다.
회사 재산과 배우자 개인 재산을 구별해야 합니다
법인과 대표자의 자금이 혼용된 회사에서는 다음 항목을 세심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우자가 보유한 회사 주식
배우자가 회사에 빌려준 돈에 해당하는 가지급금·주주대여금 채권
회사가 배우자에게 지급해야 할 급여·상여·배당금
배우자가 회사로부터 빌리거나 인출한 가수금·가지급금
법인 명의의 부동산, 차량, 예금과 기계설비
배우자 개인 명의이지만 실제 회사가 사용하거나 대금을 부담한 재산
회사 장부에 ‘가지급금’이라고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배우자의 적극재산이나 채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돈이 누구에게 지급되었고 반환의무가 있는지, 회계처리가 실질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표자가 법인 계좌에서 돈을 자유롭게 인출해 왔더라도 회사 자금 전체를 개인재산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혼인 파탄 무렵 회사 자금을 이용해 개인재산을 취득하거나 소득을 감추었다는 정황이 있다면 거래내역과 회계자료를 통해 별도로 추적해야 합니다.
개인사업자는 순재산을 파악해야 합니다
개인사업의 가치를 따질 때는 매출액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매출이 크더라도 원가, 임차료, 인건비와 대출이 많으면 실제 순재산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사업용 예금, 임대차보증금, 재고자산, 기계·시설, 차량, 매출채권 등 적극재산에서 사업 관련 대출, 미지급금, 보증금반환채무, 세금채무 등 소극재산을 함께 검토합니다. 사업용 자산과 가계 자산이 한 계좌에서 섞였다면 거래 목적별로 다시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상호나 거래처, 입지, 고객 기반과 같은 영업권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항상 독립된 재산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므409 판결은 객관적인 증거 없이 영업권을 인정하거나 부적절한 평가방식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실제 양도 가능성과 초과수익, 동종 업계의 거래사례 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비상장주식의 가치는 어떻게 정할까요?
상장주식은 시장가격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가족회사나 중소기업의 비상장주식은 공개된 거래가격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액면가가 1주당 5,000원이라고 해서 실제 가치도 5,000원인 것은 아니며, 세법상 보충적 평가액이 언제나 재산분할에서 그대로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의 업종과 상태에 따라 순자산가치, 수익가치, 유사기업의 거래사례, 최근 증자나 주식양도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회사인지, 지속적인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인지, 대표자 개인의 능력에 수익이 크게 의존하는지도 평가에 영향을 줍니다.
비상장주식 사건에서는 분할 비율 못지않게 주식의 객관적인 가치평가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의 장부가액과 실제 자산가치가 다르거나, 특수관계인 거래·일회성 손익·회수하기 어려운 채권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은 원칙적으로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사업 가치가 빠르게 변하는 경우에는 가능한 한 기준시점에 가까운 결산서와 거래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식을 실제로 나누나요, 돈으로 정산하나요?
비상장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하더라도 반드시 상대 배우자에게 주식 자체를 넘기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를 운영하던 배우자가 주식을 보유하고 상대방에게 그 몫에 해당하는 금전을 지급하는 대상분할 방식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4므16033, 16040 판결은 비상장주식의 폐쇄성과 소수주식의 환가 곤란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대상분할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주식 가치가 매우 커서 경영 배우자가 현금으로 분할금을 지급하려면 경영권을 잃거나 회사 존속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경우처럼 대상분할만으로 현저히 불공평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대법원은 주식 일부의 현물분할 등 여러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사업체 재산분할에서는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뿐 아니라 현금 지급 가능성, 주식의 환가 가능성, 경영권 유지와 세금·처분비용까지 고려하여 실행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회사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사업을 운영하지 않은 배우자는 회사의 정확한 매출, 부채와 주식 수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회사는 적자이고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말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사건에 따라 법인등기사항증명서, 주주명부, 재무제표, 법인세·부가가치세 신고자료, 사업용 계좌, 부동산등기와 차량등록자료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소송에서는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과세정보 제출명령, 사실조회, 문서제출명령이나 감정 등의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명의상 주주가 부모·형제나 직원으로 되어 있다면 주금 납입자, 배당금 수령자, 의결권 행사와 주식양도 경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주식 귀속을 살펴야 합니다. 혼인 파탄 직전에 주식을 저가로 넘기거나 사업자 명의를 변경했다면 거래 상대방과 대금 지급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담 전에 준비하면 좋은 자료
사업체 또는 개인사업 지분이 문제된다면 다음 자료를 가능한 범위에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인등기사항증명서, 정관과 주주명부
최근 수년간 재무제표와 법인세·소득세 신고자료
부가가치세 신고서, 매출처·매입처별 합계표
사업용 계좌와 법인카드 거래내역
부동산, 임대차보증금, 차량, 기계·재고 목록
금융기관 대출, 미지급금, 보증채무와 세금채무 자료
급여·상여·배당금 지급자료와 가지급금·가수금 원장
최근 주식양도, 유상증자, 투자유치 계약서
배우자가 사업에 직접 참여하거나 가사·육아를 담당한 자료
혼인 파탄 전후의 주식 이전 및 고액 자금거래 내역
상대방이 회계자료를 관리하고 있다고 해도 확보 가능한 자료부터 회사·개인·가족 명의별로 나누어 목록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가 부족한 부분은 소송상 조회나 감정이 필요한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