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받은 재산, 이혼 재산분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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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받은 재산, 이혼 재산분할 기준 

안승현 변호사

결혼 뒤 부모님이 보태 주신 돈으로 아파트를 마련했거나, 혼인 중 한쪽 배우자가 부모님에게 부동산이나 예금을 상속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막상 이혼 이야기가 나오면 재산을 받은 배우자는 “우리 부모님이 나에게 준 것이니 재산분할과는 관계없다”고 하고, 상대방은 “부부가 함께 살면서 관리한 재산이니 나도 몫이 있다”고 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모에게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답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누구에게 어떤 뜻으로 준 재산인지, 혼인생활 중 어떻게 사용·관리되었는지, 상대 배우자가 유지나 가치 증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원칙: 한 배우자가 받은 상속·증여재산은 특유재산입니다

민법 제830조는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그 배우자의 특유재산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모가 자녀 한 사람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한 재산은 일반적으로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과 구별됩니다.

상속·증여재산은 원칙적으로 이를 받은 배우자의 특유재산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혼인 중 아버지에게서 단독으로 상속받은 토지, 아내가 어머니에게서 자신만을 수증자로 하여 증여받은 예금은 출발점상 각자의 특유재산으로 봅니다.

명의뿐 아니라 증여계약서,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증여세 신고 내용, 송금 경위 등으로 실제 귀속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특유재산’이라는 이름만으로 언제나 재산분할에서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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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준 돈, 누구에게 준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부모가 혼인한 자녀에게 돈을 보냈더라도 그 법적 성격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 자녀 한 사람에게만 준 증여

  • 신혼집 마련 등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 부부에게 준 증여

  • 나중에 돌려받기로 한 대여금

  • 부모가 자기 재산을 취득하면서 자녀 부부가 사용하도록 한 경우 등

부모의 지원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와 자금의 실제 사용처가 핵심입니다.

​아파트가 자녀 단독 명의라는 사정은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판단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송금 계좌의 명의, 증여세 신고의 수증자, 가족 간 메시지, 매매계약 체결 과정, 부모가 당시 한 말, 대출 채무자와 실제 상환자, 돈이 들어간 시점과 사용처 등을 함께 봅니다.

반대로 부모 명의로 남아 있는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부모의 재산입니다. 단지 자녀 부부가 그 집에 거주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부부의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명의만 부모에게 두었을 뿐 실제 매수자와 자금 부담자가 부부라는 주장이라면 명의신탁 등 별도의 쟁점과 증거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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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재산도 상대 배우자의 기여가 인정되면 분할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한 배우자의 특유재산이라도 다른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감소를 막았거나 가치 증가에 기여한 경우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기여는 직접 돈을 낸 경우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재산을 임대·관리한 사실, 대출 원리금이나 세금·수선비를 부담한 사실, 사업이나 투자에 관여한 사실뿐 아니라 가사와 육아를 맡아 상대방이 재산을 보유·증식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사정도 종합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혼인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상속·증여재산이 자동으로 공동재산으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의 종류와 취득 시기, 혼인기간, 부부의 역할, 관리 방식, 가치 변동의 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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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지원은 자녀 배우자의 기여도로도 평가될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배우자의 부모가 부부 또는 가족공동체에 경제적·비경제적 지원을 하였고 그 지원이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기여하였다면,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 그 부모의 자녀인 배우자의 기여로 참작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가령 신혼집 구입대금 중 상당 부분을 한쪽 부모가 부담했다면 그 돈이 분할대상 재산에 들어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양쪽 배우자의 기여가 같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부모의 지원 경위와 규모는 최종 분할 비율을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와 최종 분할 비율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즉 어떤 아파트가 분할대상에 포함되더라도 곧바로 절반씩 나눈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특유재산성이 인정되더라도 상대 배우자의 유지·증식 기여가 입증되면 전체 재산분할 과정에서 일정 부분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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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과 증여재산에서 특히 자주 문제되는 경우

상속받은 부동산의 가치가 크게 오른 경우

시세 상승이 일반적인 시장 변동 때문인지, 상대 배우자의 개발·임대·수선·채무 상환 등 노력 때문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단순한 가격 상승과 적극적인 가치 증대는 기여도 평가에서 같은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증여받은 돈을 공동주택 구입에 사용한 경우

증여금이 혼인 중 공동주택의 매매대금으로 섞이면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증여금이 어느 계좌로 들어와 얼마가 계약금·중도금·잔금에 쓰였는지, 나머지 대금과 대출은 누가 부담했는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상속·증여재산을 팔아 다른 재산을 산 경우

원래 재산을 처분한 대금으로 새 부동산이나 주식을 취득했다면 대체재산에도 특유재산성이 이어진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동자금과 장기간 섞였거나 여러 차례 거래를 거쳤다면 자금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실제 대여금이라면 부부의 채무로 고려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혼이 임박한 뒤 뒤늦게 차용증을 작성한 경우처럼 외형만 만든 것인지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차용 당시의 약정, 이자 지급, 변제 내역, 부모의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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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판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므501 판결은 특유재산이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상대 배우자가 적극적으로 그 유지에 협력하여 감소를 막거나 증식에 협력한 경우에는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므734 판결은 부동산 매수자금의 일부가 남편이 상속받은 재산에서 나왔더라도 아내의 가사노동 등이 취득과 유지에 기여한 사정을 고려하여 재산분할 대상으로 판단한 원심을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 2009. 6. 9. 자 2008스111 결정 역시 상속·증여받은 재산에 대하여 다른 배우자가 가사노동 등을 통해 직·간접으로 취득과 유지에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취지를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은 부모가 부부 또는 가족공동체에 제공한 지원도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기여했다면 그 부모의 자녀인 배우자의 기여로 참작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상담 전에 준비하면 좋은 자료

부모에게 받은 재산이 문제된다면 다음 자료를 가능한 한 이른 시점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 증여계약서, 증여세 신고서와 납부자료

  • 유언장,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상속세 신고자료

  • 부모 계좌부터 매매대금 지급계좌까지의 이체내역

  •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기사항증명서, 대출계약서

  • 차용증, 이자 지급 및 원금 변제내역

  • 재산의 취득·관리 목적이 드러나는 문자나 메신저 대화

  • 재산세, 수선비, 대출금, 임대관리비 등 부담자료

  • 상속·증여재산을 처분해 다른 재산을 산 경우 전체 거래내역

재산분할에서는 현재 남아 있는 재산만 나열하는 것보다 취득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흐름을 연결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오래된 금융거래가 보존기간 경과로 확보되지 않거나, 이혼 갈등이 시작된 뒤 상대방이 자료를 숨기는 경우도 있어 미리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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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상속·증여재산이 섞인 재산분할은 ‘누구 명의인가’만으로 결론을 내기 어렵습니다.

어떤 재산을 분할대상 목록에 넣을지, 부모의 지원을 어느 배우자의 기여로 주장할지, 상대방의 유지·증식 기여 주장을 어떻게 반박할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액 부동산, 사업체, 주식처럼 가치 변동이 큰 재산은 기준시점과 평가방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험 있는 이혼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금 흐름과 증거를 먼저 정리하고, 분할대상과 기여도를 구분하여 주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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