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중 작성한 각서의 법적 효력과 이혼소송에서의 활용
부부가 혼인생활 중 갈등을 겪다 보면 각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우자의 외도 이후 “다시는 외도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폭언이나 폭행 등의 문제가 발생한 뒤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각서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다시 문제가 발생하면 이혼하겠다”, “이혼하게 되면 재산분할을 포기하겠다”, “아이의 양육권을 상대방에게 넘기겠다”는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혼인 중 작성한 각서가 이혼소송에서 어느 정도의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외도 사실을 인정한 각서
배우자의 외도 문제로 각서를 작성하면서 자신의 외도 사실이나 잘못을 구체적으로 인정한 경우, 해당 각서는 이혼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외도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시는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였다면, 이후 이혼소송에서 해당 각서를 통해 당시 배우자가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였다는 사실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각서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내용이 모두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서의 구체적인 문구와 작성 경위, 다른 증거 등을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재산분할 포기 각서
실무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혼할 경우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입니다.
부부 중 한쪽이 외도나 폭행 등의 잘못을 한 뒤 상대방에게 “앞으로 이혼하게 되면 재산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각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청구권이 당연히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과 각자의 기여도 등을 바탕으로 판단되는 문제이므로, 각서의 작성 시점과 작성 경위, 구체적인 내용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래의 이혼을 전제로 재산분할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그 각서가 어떠한 법적 의미를 갖는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따라서 “재산분할 포기 각서에 서명했으니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전혀 받을 수 없다”거나 반대로 “혼인 중 작성한 각서는 무조건 무효다”라고 단순하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친권과 양육권에 관한 각서
“이혼하게 되면 아이는 내가 키운다” 또는 “친권과 양육권을 상대방에게 모두 넘긴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는 문제는 단순히 부모 사이의 사전 합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이혼 당시 자녀의 나이와 양육환경, 부모의 양육능력, 자녀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혼인 중 작성한 각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법원의 친권·양육권 판단이 그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서의 내용보다 중요한 작성 경위
결국 혼인 중 작성한 각서의 효력을 판단할 때는 각서에 적힌 문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작성되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우자의 잘못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인지, 심각한 부부싸움 직후 작성한 것인지, 재산관계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인지 등에 따라 법적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각서 외에 문자메시지, 녹음, 계좌내역, 사진이나 영상 등 다른 증거가 존재한다면 이러한 자료들과 함께 전체적인 사실관계를 판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혼인 중 각서를 작성했거나 배우자로부터 각서를 받은 경우에는 단순히 “각서가 있으니 이혼소송에서 무조건 유리하다” 또는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각서의 구체적인 문구와 작성 당시의 상황, 이혼 과정에서 문제되는 재산분할·위자료·친권·양육권 등의 쟁점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재산분할 포기, 위자료, 친권·양육권 등 중요한 권리와 관련된 각서를 작성하거나 상대방이 작성한 각서를 근거로 이혼을 진행하려는 경우라면, 서명 전후에 법률전문가의 검토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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