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를 겪은 미성년자가 법정에서 증언해야 한다면, 질문에 답하는 일만큼 피고인과 마주칠 가능성이 걱정될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혼자 동선과 대기 장소를 정하려 하기보다 법원에 필요한 지원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언 방식과 출석 장소에 관한 의견도 미리 전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절차를 누구에게 확인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 부담이 생기는 장소와 시간을 나누어 봅니다
대면 부담은 법정 안에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청사에 들어가는 순간, 증언 전 대기, 법정으로 이동하는 시간, 증언을 마친 뒤 귀가하는 과정에서도 피고인이나 그 가족을 마주칠까 불안할 수 있습니다. 보호가 필요한 시간과 상황을 나누어 정리하면 담당자가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막연하게 모든 접촉을 막아 달라고 말하기보다 우려하는 장면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2조는 증인으로 출석하는 피해자 등이 증언 전후에 피고인이나 그 가족과 마주치지 않도록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시설과 증인지원관을 두도록 규정합니다. 다만 모든 법원의 건물 구조와 운영 방식이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별도 출입구나 특정 대기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미리 단정하지 말고, 해당 재판에서 정해진 안내를 받아야 합니다.
🤝 증인지원관과 미리 필요한 도움을 정리합니다
증인 출석 안내를 받으면 담당 재판부의 안내에 따라 증인지원관에게 연락하는 방법부터 확인합니다. 도착 시각, 만나는 지점, 대기 공간, 보호자 동행 여부, 법정 이동과 귀가 과정에서 필요한 도움을 질문할 수 있습니다. 연락을 담당할 보호자나 피해자 변호사를 정하되 피해자의 의사와 불편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락처나 세부 이동 계획을 공개 게시물에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법원의 증인지원관 안내는 증언 전 절차 설명과 요청사항 전달, 당일 대기와 이동 지원 등을 설명합니다. 증인지원관은 피해자가 안전하게 증언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지, 진술할 답을 만들어 주거나 재판 결과를 약속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원하는 지원이 자동 승인되는 것도 아니므로 전달한 요청 중 무엇이 결정됐고 무엇이 아직 검토 중인지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 가림시설과 영상 증언은 다르게 작동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는 법정 요건에 해당하는 증인을 신문할 때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비디오 등 중계장치나 차폐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가림시설은 시선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고, 중계장치를 이용하는 방식은 별도의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는 방법입니다. 시설의 구체적인 형태와 진행 방식은 법원의 결정과 안내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정에 방청객을 들이지 않는 비공개 심리와 피고인과의 대면 부담을 줄이는 조치도 같은 뜻은 아닙니다. 하나를 신청했다고 다른 보호조치까지 모두 정해졌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영상 방식으로 진행하더라도 증인신문이라는 절차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음성과 화면의 연결 상태, 질문을 듣기 어려울 때 알리는 방법 등 실제 진행에 필요한 사항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영상 증언 방식과 장소에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0조의3은 19세 미만 피해자 등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중계장치를 이용할 수 있음을 법원이 미리 알려 주도록 정합니다. 피해자 등은 영상 방식을 이용할지와 어느 장소에서 출석할지에 관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의사를 대신 확정하기보다 피해자가 어떤 환경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차분히 확인해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수사 단계에서 진술 영상녹화를 했던 장소를 활용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 등이 다른 장소를 원하거나 당시 장소가 수사기관인 경우에는 법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시설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경찰서에서 증언해야 한다거나, 반대로 원하는 곳에서 개인 휴대전화로 연결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최종적으로 지정된 장소와 출석 방법을 확인해야 합니다.
🗓️ 심리 계획과 필요한 지원을 함께 확인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0조의2는 19세 미만 피해자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사건을 공판준비절차에 부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절차에서는 심리 계획을 세우고 신문 사항을 미리 제출받거나 정리하는 등의 준비가 가능합니다. 피해자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할 수 있고, 법원은 진술조력인의 참석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같은 절차가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미리 질문이나 절차를 정리한다는 뜻은 정해진 답을 외우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부분, 긴 시간 집중하기 어려운 사정, 쉬어야 하는 상황처럼 진행에 영향을 주는 사항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보호자나 지원자가 예상 답변을 반복해서 주입하면 본인의 기억과 다른 사람의 설명이 섞일 우려가 있습니다. 절차 안내와 진술 내용의 유도를 명확히 나누어야 합니다.
🧭 당일에는 확정된 안내와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출석 전에는 기일과 도착 장소, 동행자, 담당자와 만날 방법, 정해진 보호조치를 다시 확인합니다. 준비 중 상태가 달라지거나 새로운 접촉 우려가 생기면 혼자 결석을 결정하지 말고 담당 재판부나 피해자 변호사에게 사정을 전달합니다. 증언 과정에서 질문이 들리지 않거나 이해되지 않으면 그 점을 알리고, 답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휴식이 필요한 사정을 말할 수 있습니다.
진술은 실제로 기억하는 내용과 추측을 구별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보호조치는 진술의 결론을 정하거나 특정 재판 결과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증언을 마친 뒤의 이동과 귀가 지원도 미리 논의하되, 누구와도 절대 마주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법원이 정한 조치, 현장 지원, 피해자의 의사를 함께 확인하면서 불필요한 불안과 접촉 가능성을 줄이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글쓴이: 법무법인 세림 김환 변호사 · 전 의정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