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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 강제추행,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와 달리 감경이 배제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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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 강제추행,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와 달리 감경이 배제되지 않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치매를 앓는 부모나 배우자가 요양시설이나 병원에서 다른 사람을 추행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가족들은 당혹감과 함께 "정말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바로 부딪힙니다. 흔히 술에 취해 저지른 성범죄는 심신장애를 이유로 형을 깎아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 혹시 치매도 같은 논리로 감경이 막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형법이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와 질병으로 인한 심신장애를 다루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강제추행죄의 처벌 수위부터, 음주와 치매의 심신장애 감경이 왜 다르게 취급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법원이 무엇을 근거로 감경 여부를 판단하는지까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강제추행죄, 나이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처벌 수위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에 따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성요건은 행위자의 나이나 질병 유무와 무관하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즉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강제추행이라는 행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강제추행은 또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가 열거한 성폭력범죄에 해당해,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치료감호 관련 특칙 등 부수적인 절차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요양시설이나 재가 돌봄 현장에서는 치매 노인이 같은 입소자나 요양보호사, 심지어 가족을 추행하는 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성립 여부)와 그 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책임능력 여부)는 서로 다른 단계의 판단이라는 점입니다. 치매나 음주는 대개 전자가 아니라 후자, 즉 책임능력 판단 단계에서 문제가 됩니다. 다음 항목부터는 바로 이 책임능력, 그중에서도 심신장애 감경이 어떤 요건으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치매나 음주 여부는 강제추행죄의 성립 자체를 좌우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다음 단계, 즉 행위자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는 책임능력 판단에서 갈린다.

심신장애 감경의 법적 요건 — 형법 제10조가 정한 두 단계

형법 제10조는 책임능력을 두 단계로 나눠 규정합니다. 제1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해 심신상실을 완전한 책임조각사유로 다루고, 제2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그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해 심신미약을 임의적 감경사유로 다룹니다. 여기서 사물변별능력은 자신의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를 인식하는 능력을, 의사결정능력은 그 인식에 따라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뜻하며, 둘 중 하나만 결여되거나 미약해도 요건을 충족합니다.

치매는 기억력·판단력·지남력 등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질환군을 통칭하는 진단명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이든 혈관성 치매든, 중증으로 진행되면 시간·장소·사람에 대한 지남력을 잃거나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치매라는 진단명 자체가 곧바로 법률상 심신장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관건은 범행 당시 실제로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어느 정도로 저하되어 있었는가입니다.

  • 심신상실(형법 제10조 제1항) — 변별·통제 능력이 아예 없는 상태. 벌하지 아니함(책임조각).

  • 심신미약(형법 제10조 제2항) — 변별·통제 능력이 미약한 상태. 법원이 형을 감경할 수 있음(임의적).

  • 판단 대상은 진단명이 아니라 범행 당시의 실제 인지·통제 수준.

심신장애의 핵심은 진단명이 아니라, 범행 당시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통제할 수 있었는지 여부다.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감경에서 배제되는 이유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이른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법리입니다. 음주는 본인이 스스로 선택한 행위이고, 특히 과거에 음주 후 문제행동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술을 마시면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평가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위험발생을 예견하고도 자의로 술을 마신 것으로 인정되면, 애초에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이 주는 불벌·감경의 혜택 자체를 받을 자격이 없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성폭력범죄에는 여기에 한 겹 더 강한 장치가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0조는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제1항·제2항 및 제11조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형법 제10조 제3항이 요구하는 "위험발생 예견"과 "자의성"이라는 엄격한 두 요건을 굳이 개별적으로 입증하지 않아도, 음주·약물로 인한 심신장애라는 사실만 확인되면 법원 재량으로 감경 자체를 배제할 수 있게 열어 둔 별도의 문입니다. 강제추행은 이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가 열거한 성폭력범죄이므로 이 조항의 적용대상이 됩니다.

  • 1차 장치 — 형법 제10조 제3항: 위험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했다면 처음부터 적용 배제.

  • 2차 장치 — 성폭력처벌법 제20조: 음주·약물로 인한 심신장애라면 예견·자의 요건을 따지지 않고도 법원 재량으로 감경 배제 가능.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는 형법 제10조 제3항과 성폭력처벌법 제20조라는 이중의 장치로 감경 가능성이 좁혀진다.

치매는 "자의로 야기한" 심신장애가 아니다

형법 제10조 제3항이 적용되려면 행위자가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치매는 노화, 뇌혈관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등에 의해 서서히 나타나는 질병으로, 환자 본인이 그 상태를 선택하거나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술잔을 드는 행위처럼 특정 시점에 자유의사로 선택할 수 있는 원인행위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치매로 인한 심신장애는 애초에 "자의로 야기"라는 문언 요건을 충족할 여지가 없어, 형법 제10조 제3항이 적용될 토대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0조 역시 문언상 그 적용대상을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로 한정하고 있어, 치매와 같이 질병으로 인한 심신장애는 이 특례 조항의 적용범위 밖에 있습니다. 형벌에 관한 규정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유추 적용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상 허용되지 않으므로, 법원이 이 특례를 치매 사안에 끌어다 쓸 수도 없습니다. 그 결과 치매로 인한 심신장애는 배제 조항들을 거치지 않고,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이 정한 원칙적인 심신상실·심신미약 심사로 곧바로 돌아갑니다. 다만 이는 자동으로 감경을 받는다는 뜻이 아니라, 통상적인 심사를 받을 자격 자체는 유지된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형법 제10조 제3항과 성폭력처벌법 제20조는 모두 '자의로 초래한' 또는 '음주·약물로 인한' 상태만을 겨냥한다. 질병으로 발생한 심신장애는 애초에 이 배제 조항들의 사정권 밖에 있다.

법원은 치매성 심신장애를 무엇으로 판단하나

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3163 판결은 "형법 제10조 소정의 심신장애의 유무는 법원이 형벌제도의 목적 등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법률문제로서, 그 판단에 있어서는 전문감정인의 정신감정 결과가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기는 하나, 법원으로서는 반드시 그 의견에 기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즉 정신감정 결과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범행의 경위·수단, 범행 전후 행동, 기억의 유무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자료를 종합해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합니다. 치매 사건에서는 통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정신감정을 통해 인지기능 검사 결과와 치매의 중증도(경도·중등도·중증), 범행 당시의 지남력·판단력 수준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단계에서는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상당 부분 유지되고 사물의 옳고 그름을 인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심신장애 인정이 쉽지 않은 편입니다. 반면 중증 치매로 피해자를 배우자나 자녀로 착각하는 등 현실 인식 자체가 무너져 있었다거나, 범행 직후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지남력을 상실한 정황이 진료기록과 관계자 진술로 확인되면 심신미약을 넘어 심신상실까지 인정될 여지가 생깁니다.

  • 정신적 장애의 정도 및 내용 — 치매 중증도, 인지기능 검사 결과.

  • 범행의 동기·원인, 경위·수단·태양 — 계획적 요소가 있었는지.

  • 범행 전후 피고인의 행동, 상황에 관한 기억 유무 및 정도.

  • 수사·공판절차에서의 태도 — 진술의 일관성, 현실 인식 정도.

법원은 정신감정 결과에 기속되지 않고 범행 전후 사정을 종합해 독자적으로 심신장애 유무를 판단한다(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도3163 판결).

심신장애가 인정돼도 남는 문제 — 치료감호 병과 가능성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는 형법 제10조 제1항에 따라 벌하지 아니하거나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심신장애인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자를,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할 필요가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 치료감호대상자로 규정합니다.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정해져 있어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므로, 심신상실로 무죄가 되거나 심신미약으로 형이 감경되더라도 이 요건 자체는 충족될 수 있습니다.

치매 노인의 경우 재범 위험성을 판단할 때는 질병의 진행성, 향후 거주·요양 환경, 보호자나 시설의 감독 가능성 등이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형사처벌이 면제되거나 가벼워졌다고 해서 사건이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료감호시설에서의 수용치료가 형과 별도로 병과되거나 형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가족들이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심신장애 판단은 처벌 여부를 가르는 종착점이 아니라, 이후 절차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정하는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형이 감경되거나 면제되더라도 재범 위험이 있으면 치료감호가 별도로 붙을 수 있다 — 심신장애 판단은 처벌 여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가족과 요양시설이 초기에 챙겨야 할 것들

치매 병력이 있는 가족이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진단서·투약기록·장기요양등급 판정자료 등 질병 경과를 뒷받침할 자료를 최대한 빨리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신장애 주장은 저절로 인정되는 항변이 아니라 정신감정과 정황증거로 하나하나 뒷받침해야 하는 입증의 영역이기 때문에,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변호인을 선임해 정신감정 신청 시점과 방법을 조율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요양시설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CCTV 영상이나 요양보호사·간호인력의 관찰기록처럼 범행 전후의 행동과 인지 상태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서둘러 확보해야 합니다. 시설의 영상 보관 기간이 짧아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측과의 관계 정리나 합의 시도는 심신장애 인정 여부와는 별개의 쟁점이지만, 양형에는 함께 반영될 수 있으므로 병행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치매 진단서만 있으면 자동으로 형이 감경되나요?

A. 아닙니다. 진단서는 참고자료일 뿐이고, 법원은 범행 당시 실제로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정신감정과 정황증거로 별도 판단합니다. 경도 치매 진단만으로는 심신장애 인정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Q. 술을 마시고 강제추행한 경우와 치매로 인한 경우는 왜 다르게 취급되나요?

A. 음주는 자의로 선택한 원인행위가 있어 형법 제10조 제3항과 성폭력처벌법 제20조로 감경이 배제될 수 있지만, 치매는 자의로 야기한 상태가 아니어서 이 배제 조항들이 애초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Q. 심신상실로 인정되면 아무 처벌도 받지 않나요?

A. 형사처벌은 면제되지만,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는 치료감호가 별도로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법원이 반드시 형을 감경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형법 제10조 제2항은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해 임의적 감경사유로 두고 있어, 정신감정 결과와 여러 정황을 종합한 법원의 재량 판단에 따라 감경 여부가 정해집니다.

Q. 정신감정은 누가 어떻게 신청하나요?

A.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직권으로 의뢰하는 경우가 많고, 피고인 측에서도 변호인을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통상 국립정신건강센터 등 전문기관에서 인지기능 검사와 면담을 거쳐 감정서를 작성합니다.

Q. 요양시설에서 치매 어르신이 다른 입소자를 추행한 경우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나요?

A. 원칙적으로 동일한 법리가 적용됩니다. 다만 시설 내 사건은 CCTV·직원 진술 등 증거관계가 가정 내 사건과 다르므로, 초기에 관련 자료를 얼마나 신속히 확보하느냐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맺음말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와 치매로 인한 심신장애가 형법상 다르게 취급되는 이유는 결국 "자의로 그 상태를 야기했는가"라는 한 가지 기준에서 갈립니다. 음주는 스스로 선택한 행위이고 예견가능성이 인정되기 쉬워 형법 제10조 제3항과 성폭력처벌법 제20조라는 이중의 장치로 감경 가능성이 좁혀지는 반면, 치매는 질병으로 비자발적으로 발생해 이 배제 조항들이 적용되지 않고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이 정한 원칙적인 심신장애 심사로 돌아갑니다.

다만 이것이 치매 노인은 자동으로 감경받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상적인 절차, 즉 정신감정과 정황증거를 통한 법원의 독자적 판단을 받을 자격이 유지된다는 의미일 뿐이고, 실제 인정 여부는 치매의 중증도와 범행 당시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감경이나 불벌이 인정되더라도 재범 위험이 있으면 치료감호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수원지검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요양시설이나 가정 내에서 발생한 치매 노인의 성범죄 사건이 조사 단계부터 진행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접하게 되는데, 이런 사건일수록 초기에 병력 자료와 증거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하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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