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SNS·오픈채팅방·텔레그램 등에서 본인 모르게 촬영되거나 동의 없이 촬영된 사진·영상이 유포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가장 먼저 하는 대응은 해당 게시물을 올린 계정을 플랫폼에 신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에는 “신고만 하면 플랫폼이 알아서 계정을 정지시키고 게시물도 바로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며칠이 지나도 계정이 그대로 살아 있고 게시물이 계속 공유되는 것을 보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고 접수 확인 메일 한 통만 받은 채 시간이 흘러가고, 그 사이 캡처와 재업로드로 유포 범위가 오히려 넓어지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런 촬영물 유포 사건에서 반포 행위가 언제 완성되는지, 그리고 삭제되지 않은 복제물을 갖고 있는 행위가 왜 별도로 처벌되는지를 잇달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신고와 계정 정지, 형사처벌은 서로 다른 시계로 움직이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플랫폼 신고와 계정 정지가 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지, 그리고 유포 피해를 당했을 때 무엇을 함께 진행해야 실질적인 삭제와 처벌까지 갈 수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신고와 계정 정지는 서로 다른 절차이고, 신고만으로 바로 정지되지 않습니다
법이 강제하는 것은 게시물의 삭제·차단이고, 계정 자체의 정지는 플랫폼의 재량적 조치입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는 사생활 침해 등으로 권리가 침해된 사람이 침해사실을 소명해 삭제를 요청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신청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정합니다.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 취하는 임시조치는 30일 이내로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조문이 정하는 의무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차단이지, 그 게시물을 올린 계정 전체를 영구히 정지시키는 것까지 법이 강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정 정지·영구 이용정지는 플랫폼이 자체 약관과 내부 심사 절차에 따라 판단하는 재량적 제재이고, 신고 건수·게시물의 심각성·반복 여부 등을 심사한 뒤 결정되기 때문에 신고 즉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신고 접수 알림만 받고 기다리다 보면, 정작 게시물은 삭제되지 않았는데 신고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게 되는 공백이 생깁니다. 이 공백을 줄이려면 신고와 별도로 삭제 요청·수사기관 신고를 병행해야 합니다.
계정 정지는 법이 정한 타임라인이 아니라 플랫폼 내부 심사에 달려 있다는 점을 전제로 대응해야 합니다.
2. 촬영물이 유포된 순간,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범죄는 완성됩니다
반포죄는 신고·정지와 무관하게 게시 행위 시점에 이미 성립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한 촬영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그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히 전시·상영하는 행위도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촬영 당시에는 동의가 있었더라도 사후에 동의 없이 반포하면 마찬가지입니다.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능하고,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포죄가 ‘신고가 접수된 시점’이나 ‘계정이 정지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이 죄가 반포 등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성립한다는 점을 최근에도 재확인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위반죄는 반포 등 행위 시를 기준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고, 해당 촬영물 등이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급속도로 광범위하게 유포될 경우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와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2도15414 판결).
즉 게시자가 플랫폼에 게시하는 순간 범죄는 이미 완성되어 있고, 이후 신고가 접수되어 계정이 정지되든 되지 않든 형사책임의 성립 여부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신고는 처벌의 조건이 아니라, 추가 확산을 막고 수사를 개시시키는 별도의 절차입니다.
반포죄는 게시 행위 시점에 이미 완성되며, 신고·정지 여부는 형사책임 성립과 무관합니다.
3. 플랫폼이 스스로 삭제하지 않으면 법이 정한 강제 절차가 이어지지만, 시간이 걸립니다
조치의무사업자에게는 인지 즉시 조치 의무가 있지만, 불이행 시엔 심의·시정요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는 부가통신사업을 신고한 자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조치의무사업자)에 대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14조의2에 따른 촬영물·편집물이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유통되는 사정을 신고나 삭제요청 등으로 인식한 경우 지체 없이 삭제·접속차단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를 부과합니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같은 법 제95조의2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플랫폼이 신고를 받고도 삭제하지 않을 경우,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은 수사기관 등의 요청이 있으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요청일로부터 7일 이내에 심의를 거쳐 시정 요구를 하고, 사업자가 이에 따르지 않으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처리 거부·정지 명령까지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신고 즉시가 아니라 이런 절차를 거쳐야 법적 강제력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이 절차와 별도로,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피해촬영물의 URL·섬네일 정보를 바탕으로 플랫폼별 삭제를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하는 삭제지원을 병행합니다. 해시값과 영상 특징(이른바 DNA) 대조를 통해 편집·변형된 재유포본까지 찾아내는 방식이어서, 개인이 직접 신고하는 것보다 넓은 범위를 훑을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자율적으로 삭제하지 않으면 법정 강제절차로 넘어가지만, 그 절차에는 최소 수일에서 수주가 걸립니다.
4. 계정이 정지돼도 이미 퍼진 복제본은 남아있을 수 있고, 소지·재유포는 별개의 범죄입니다
원본 게시물이 사라져도, 이를 저장하거나 다시 퍼뜨린 사람은 별도로 처벌 대상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은 같은 조 제1항·제2항의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최초 유포자의 계정이 정지되더라도, 이미 파일을 내려받아 갖고 있는 사람이나 이를 다시 다른 채널에 옮겨 올린 사람은 각각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 소지죄의 성격에 대해 대법원은 촬영물을 갖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동안 하나의 범죄로 평가되는 계속범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소지를 개시한 때부터 지배관계가 종료한 때까지 하나의 죄로 평가되는 이른바 계속범이므로, 계속범의 실행행위가 처벌법규 시행 전에 개시되어 종료되지 않은 채 계속된 이상 처벌법규가 시행된 이후의 행위에 대하여는 신설된 법규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541 판결).
이 판시가 시사하는 실무적 의미는, 원본 게시물이나 최초 유포 계정이 삭제·정지된 뒤에도 파일을 계속 보관하고 있는 사람, 캡처본을 다른 방에 다시 올린 사람은 그 시점부터 별개로 수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정 정지 여부와 무관하게, 재유포 경로 자체를 추적해 특정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계정 정지는 확산을 늦출 뿐이며, 이미 퍼진 복제본을 소지·재유포한 사람은 각자 별도의 형사책임을 집니다.
5. 신고와 고소를 동시에 진행해야 삭제·차단·처벌까지 이어집니다
삭제 요청·수사 착수·플랫폼 제재는 각각 다른 창구이므로 동시에 눌러야 합니다.
유포 피해를 당하면 통상 ①플랫폼 신고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 신청을 동시에 접수하고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사이버수사팀에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를 개시시키며 → ③수사기관의 요청을 근거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시정요구 절차가 병행되고 → ④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후 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으로 이어지는 순서를 거칩니다. 유포 범위가 넓거나 재유포가 반복되는 사안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플랫폼 신고 결과만 기다리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삭제와 처벌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게시물의 URL, 게시 일시, 게시자 닉네임·계정정보, 대화 내용을 캡처해 증거를 먼저 보존합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 신청과 해당 플랫폼 신고를 같은 날 동시에 접수합니다.
관할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위 캡처 자료를 첨부해 고소장을 제출하고 수사 착수 여부를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해야 신고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삭제 지연과 재유포를 최소화하고, 유포자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유포 피해를 당한 분들 중에는 “신고하면 플랫폼이 처리해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다리다가, 정작 초기 대응이 늦어져 유포 범위가 더 넓어진 뒤에야 저를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촬영물이 유포된 피해자 입장에서는 신고 접수만으로 안심하지 말고, 삭제지원·수사기관 신고를 동시에 진행해 증거와 절차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신고를 받고 계정이 정지되거나 형사 입건된 게시자·재유포자 입장에서도, 소지죄까지 계속범으로 폭넓게 처벌되는 구조를 모른 채 “이미 지웠으니 문제없다”고 안심했다가 뒤늦게 수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는 촬영물 유포 피해자를 대리해 삭제와 처벌을 함께 이끌어내는 사건과, 반대로 신고·고소를 당한 의뢰인의 형사 대응을 맡은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느 쪽에 있든 초기 며칠의 대응이 결과를 크게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신고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보다, 지금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플랫폼에 신고하면 계정이 정지되기까지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A.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은 없습니다. 게시물 삭제·임시조치는 정보통신망법상 ‘지체 없이’ 이뤄져야 하지만, 계정 전체의 정지는 플랫폼 내부 심사 절차에 따라 며칠에서 몇 주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Q.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신청하는 것과 경찰에 신고하는 것 중 하나만 하면 되나요?
A. 아닙니다. 디성센터의 삭제지원은 유포물 확산을 막는 행정적 조치이고, 경찰 신고·고소는 형사처벌을 위한 별도 절차입니다. 두 가지를 함께 진행해야 삭제와 처벌 모두를 놓치지 않습니다.
Q. 상대방 계정이 익명이라 신원을 모르는데도 신고나 고소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고소는 피고소인의 신원을 특정하지 않고도 접수할 수 있고, 이후 수사기관이 IP·가입정보 등을 추적해 특정합니다. 계정 캡처·URL 등 초기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특정에 도움이 됩니다.
Q. 게시물을 이미 삭제했다고 해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반포죄는 게시 행위 시점에 이미 성립하므로 사후 삭제는 처벌을 면제하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삭제·재유포 방지 노력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원본 게시자의 계정이 정지된 뒤에도 그 파일을 갖고 있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나요?
A. 처벌할 수 있습니다. 소지죄는 계속범으로 평가되어, 촬영물을 갖고 있는 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처벌 대상이 됩니다. 원본 계정의 정지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로 수사할 수 있습니다.
Q. 해외 서버를 쓰는 텔레그램 같은 플랫폼도 국내법으로 신고·삭제 요청이 되나요?
A.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전기통신사업법상 조치의무 대상이 될 수 있고, 디성센터·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삭제요청 채널도 함께 활용됩니다. 다만 해외 서버 특성상 국내 플랫폼보다 처리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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