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나 단체 대화방에 "이 종목 곧 인수합병된다더라"는 식의 말을 올렸다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조사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그 주식을 한 주도 사지 않았다는 이유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은 실제 매매 여부가 아니라 시세를 움직이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풍문을 처음 지어낸 사람이 아니라 그저 옮긴 사람이라도, 그 목적이 인정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식 풍문 유포가 시세조종·부정거래 중 어느 조문에 해당하는지, 직접 매매하지 않아도 처벌되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실제 형량은 어떻게 산정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주식 풍문 유포, 시세조종과 부정거래 중 어디에 해당하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 정한 불공정거래는 크게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시장질서 교란행위 네 갈래로 나뉩니다. 풍문 유포는 그중 두 조문에 걸쳐 나타납니다. 먼저 제176조 제2항 제2호는 상장증권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의 시세가 자기 또는 타인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즉 "누군가 작전을 걸어서 이 종목이 오를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퍼뜨리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제178조 제2항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의 유포, 위계의 사용, 폭행 또는 협박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풍문은 완전히 지어낸 거짓말일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이 일부 섞여 있어도 투자자에게 오인이나 착각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말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실무의 설명입니다. 두 조문 모두 형사처벌 근거는 제443조 제1항 제5호, 제9호에 있습니다.
풍문 유포는 시세조종(제176조)과 부정거래(제178조) 두 조문에서 동시에 문제 될 수 있고,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는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었는지 '시세변동을 도모할 목적'이었는지로 갈린다.
'매매를 유인할 목적'과 '시세변동을 도모할 목적' — 이 차이가 처벌 범위를 가른다
두 조문의 목적 요건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적용 범위가 다릅니다. 제176조 제2항 제2호는 "매매를 유인할 목적"을 요구합니다. 대법원도 이를 "시장오도행위를 통해 투자자들로 하여금 시장의 상황이나 상장증권의 가치 등에 관하여 오인하도록 하여 상장증권 등의 매매에 끌어들이려는 목적"이라고 풀이합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3도6962 판결). 즉 다른 투자자를 그 종목 거래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반면 제178조 제2항은 "매매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이라고 정해, 다른 사람의 매매를 유인하려는 의도가 없어도 단지 시세를 움직이려는 목적만 있으면 성립 요건을 충족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에 공매도 포지션을 쥔 사람이 주가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악재성 정보를 퍼뜨렸다면, "다른 사람에게 매도를 권한 적 없다"고 항변해도 시세변동 목적 자체만으로 제178조 제2항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두 조문의 이 차이가, 직접 매매하지 않은 유포자도 처벌될 수 있는 근거입니다.
제176조는 '남을 매매에 끌어들이려는 목적'을 요구하지만 제178조는 '시세를 움직이려는 목적'만으로 충분해, 직접 매매하지 않은 유포자도 후자로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직접 사고팔지 않아도 처벌되는 이유 — 목적범이자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 범죄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목적 요건의 증명 정도에 관해서도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그 목적은 행위의 유일한 동기일 필요는 없으므로 다른 목적과 함께 존재하여도 무방하고", "목적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투자자의 오해를 실제로 유발하였는지나 실제로 시세 변경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등도 문제가 되지 아니한다"고 못박았습니다.
이를 풍문 유포 사안에 그대로 대입하면, 유포자 스스로 그 종목을 매매하지 않았어도, 심지어 그 말이 퍼진 뒤 실제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어도 구성요건 자체는 완성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인의 부탁을 받고, 조회수를 늘리려고, 혹은 재미 삼아 퍼뜨렸다는 사정은 시세변동 목적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시세변동 목적이 다른 동기와 함께 병존했다는 사실만 인정되면 처벌 요건은 충족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판결은 유사투자자문업자가 투자조언 형식을 빌려 시장오도행위를 하는 것도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투자조언을 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리딩방이나 방송 형식을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유형 — 리딩방, 지라시, 공매도 연계 허위정보
풍문 유포로 문제 되는 사안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패턴으로 반복됩니다. 공통점은 유포자 본인이 반드시 그 종목을 사고팔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료 리딩방 운영자가 특정 종목을 추천하기 전 "조만간 대규모 계약·인수설이 있다"는 근거 없는 지라시를 단체 대화방에 게시하는 경우
온라인 종목토론방이나 SNS에 "정부 지원사업 선정 예정"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반복해서 게시하는 경우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사람이 주가 하락을 유도할 목적으로 악재성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이른바 '숏앤드디스토트' 유형
상장사 관계자나 홍보 대행 관계자가 주가 부양을 위해 근거 없는 호재성 소문을 언론·커뮤니티에 흘리는 경우
이 유형들은 실제 매매 여부가 아니라 유포 당시의 목적, 유포 경위, 반복성, 게시 채널의 영향력 등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조사 초기에 "나는 그 주식을 사지 않았다"는 사실만 강조하는 방어는 이런 이유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형사처벌 수위 — 이익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형량 구간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5호(제176조 제2항 위반)와 제9호(제178조 제2항 위반)는 모두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익이나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액이 5억원으로 고정됩니다. 벌금이 정액이 아니라 이득액에 연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포자 본인의 직접적인 매매 이득이 없어 산정이 어렵더라도 벌금 상한 5억원 자체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이면 벌금이 아니라 징역형이 가중됩니다. 제443조 제2항에 따라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조 제3항은 징역형에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직접 매매하지 않아 이득이 없다"는 사정은 형사책임 자체를 없애는 사유가 아니라, 이득액 산정과 관련한 양형 요소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따라오는 과징금 — 무혐의여도 끝나지 않을 수 있다
형사처벌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제429조의2는 금융위원회가 제176조·제178조 위반자에 대해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이익이나 손실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4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형사 수사와 별개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조사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은 동일한 위반행위로 이미 벌금을 부과받은 경우, 과징금 부과를 취소하거나 벌금 상당액을 과징금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조정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금융위원회의 재량 사항일 뿐이어서, 검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벗어나거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금융위원회의 별도 조사·과징금 절차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와 행정 두 갈래 절차를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하는 지점입니다.
포괄일죄 — 여러 차례 나눠 퍼뜨렸다면 형량은 어떻게 계산되나
앞서 인용한 대법원 2013도6962 판결은 죄수 판단에 관해서도 중요한 기준을 남겼습니다. "상장증권의 시세변동, 부정거래 등의 목적으로 제176조와 제178조에 해당하는 수 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반복한 경우, 시세조종행위 등 금지 위반 및 부정거래행위 등 금지 위반의 포괄일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실무에 적용하면, 하루이틀이 아니라 몇 주에 걸쳐 여러 차례 게시글을 올리거나 여러 채널에 반복해서 유포한 경우 각각을 별개의 범죄로 따로 기소하지 않고 하나의 죄로 묶어 처벌한다는 뜻입니다. 이때 이득액도 개별 행위가 아니라 전체 기간을 합산해 산정되므로,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한 게시물이라도 반복되며 누적되면 앞서 살펴본 이득액 구간에 따른 가중 처벌 대상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혐의를 받고 있다면 먼저 확인해야 할 지점
목적 요건은 검찰이 미필적 인식만 증명하면 충분하지만, 반대로 다툴 여지도 그만큼 세밀하게 존재합니다. 유포 경위, 실제 그 종목에 어떤 포지션도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정, 게시 당시의 맥락과 표현 방식 등 간접사실을 통해 시세변동 목적 자체가 없었음을 소명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대법원도 목적의 존재는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어, 정황 증거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리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또한 어느 조문(제176조인지 제178조인지)으로 입건됐는지에 따라 다퉈야 할 목적 요건 자체가 달라집니다. 단순히 다른 곳에서 들은 말을 옮겼을 뿐인 경우와 최초로 지어내 유포한 경우는 정황상 책임 정도가 달리 평가될 수 있으므로, 이 차이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형사 절차와 별도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조사나 과징금 절차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지도 초기에 확인해 두어야 대응 전략을 놓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는 그 주식을 산 적도 없는데 왜 조사를 받나요?
A.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은 '매매를 할 목적'뿐 아니라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만으로도 성립하도록 정하고 있어, 본인이 그 종목을 매수·매도하지 않았더라도 시세를 움직이려는 목적으로 풍문을 유포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세가 움직였는지, 손해가 발생했는지도 요건이 아닙니다.
Q. 제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들은 얘기를 옮긴 것뿐인데도 처벌되나요?
A. 풍문을 직접 창작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시세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말을 유포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 전달과 목적을 갖고 적극적으로 퍼뜨린 경우는 구체적 정황에 따라 책임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유포 경위와 맥락을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벌금만 내면 끝나는 건가요?
A. 자본시장법 제443조는 벌금이 아니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기본 형량으로 정하고 있고,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규모가 크면 벌금이 아니라 징역이 가중됩니다. 여기에 더해 금융위원회의 별도 과징금 부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시세조종(제176조)과 부정거래(제178조) 중 어느 쪽으로 처벌받는지가 왜 중요한가요?
A. 제176조는 '매매를 유인할 목적'을 요구해 다른 투자자를 그 종목 거래에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고, 제178조는 '시세변동을 도모할 목적'만으로 충분해 적용 범위가 더 넓습니다. 어느 조문으로 기소되는지에 따라 다퉈야 할 목적 요건 자체가 달라집니다.
Q. 여러 번에 걸쳐 글을 올렸다면 횟수만큼 여러 건으로 처벌받나요?
A.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반복한 경우 판례는 이를 포괄일죄로 봐 하나의 죄로 처리합니다. 다만 이 경우 이득액도 전체 기간을 합산해 산정되므로, 처벌 수위를 가르는 이득액 구간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Q. 지금 조사를 받고 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어느 조문(제176조인지 제178조인지)으로 입건됐는지, 그리고 형사 절차와 별도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조사나 과징금 절차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목적 요건을 다툴 여지가 있는지는 유포 경위와 정황 증거를 구체적으로 정리해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풍문 유포로 인한 부정거래는 "내가 그 주식을 사지도 팔지도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벗어날 수 있는 혐의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은 시세를 움직이려는 목적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고, 그 목적은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복해서 퍼뜨렸다면 포괄일죄로 묶여 형량 구간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고, 형사처벌과 별개로 금융당국의 과징금까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 목적 요건을 다툴 여지가 있는지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이후 대응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정황 증거를 갖추지 않은 채 진술부터 서두르면 불리한 사실관계가 먼저 고정될 수 있으므로, 조사 단계부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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