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실사가 아닌 애니메이션·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성적인 이미지나 영상을 접했다가, 이것도 처벌 대상이 되는지 몰랐다며 뒤늦게 문의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실제 사람이 아니라 그림인데 무슨 문제가 되겠나”, “그냥 애니메이션 캐릭터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파일을 내려받거나 주고받았다가 수사 대상이 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실존 인물이 아니다”, “창작물일 뿐이다”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실사 여부와 관계없이 그림·애니메이션 등 표현물도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명백히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된다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는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캐릭터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려우며, 구입·소지·시청만으로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실사가 아닌 애니메이션·그림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처벌될 수 있는지,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이를 판단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실사가 아니어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표현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정의하면서, 실제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도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표현물에는 그림, 컴퓨터그래픽 이미지,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물 캐릭터 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실제 인물의 사진이나 영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실제 아동이 촬영·등장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표현물 자체의 유통을 막으려는 입법 취지에 따른 것입니다. “그림이니까 괜찮다”는 생각만으로 접근했다가는 처벌 범위를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사가 아닌 그림·애니메이션이라도,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라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법원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외모·복장·배경 설정을 종합해 명백히 청소년으로 인식되는지를 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지점은 문제 된 캐릭터가 정말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 기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에서 말하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란 사회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명백하게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을 의미하고, 개별 사안에서 그 표현물이 나타내는 인물의 외모, 복장, 배경 설정, 줄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5도863 판결).
실제로 교복을 입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사건에서, 1심과 2심은 등장인물의 신체 발육 상태만 보면 성인 캐릭터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신체 일부가 다소 성숙하게 묘사되어 있더라도, 창작자가 복장·배경·상황 설정 등으로 부여한 나이가 19세 미만임을 알 수 있다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즉 캐릭터의 얼굴이나 체형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교복 등 복장, 학교·기숙사 같은 배경 설정,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나 줄거리까지 모두 함께 고려해 명백성을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캐릭터의 외모가 성숙해 보인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고, 복장·배경·줄거리를 종합했을 때 명백히 청소년으로 인식되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합니다.
3. ‘성인처럼 그렸다’, ‘AI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항변도 쉽게 통하지 않습니다
표현 기법이 그림이냐 사진이냐는 성립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손으로 그린 그림, 셀 애니메이션, 3D 컴퓨터그래픽, AI로 생성한 이미지까지 제작 기법은 각기 다르지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표현 방식 자체를 문제 삼지 않습니다. 필름·비디오물·게임물이나 컴퓨터·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형태이면 모두 규율 대상에 들어옵니다.
따라서 “실제 사람을 본떠 만든 게 아니라 순수 창작 캐릭터다”, “실사처럼 정교하지 않은 손그림일 뿐이다”라는 항변만으로는 혐의를 벗기 어렵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판단에서도 신체 부위 묘사가 얼마나 정교한지보다는 복장·배경·설정으로 드러나는 나이가 핵심 판단 요소였습니다.
다만 반대로, 등장인물의 외모나 설정 어디에도 미성년을 암시하는 요소가 없고 성인 캐릭터로 볼 근거가 뚜렷하다면 무죄로 판단될 여지도 있습니다. 그만큼 캡처 화면 하나가 아니라 작품 전체의 맥락을 어떻게 정리해 제시하느냐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그림이냐 사진이냐, 손그림이냐 AI 생성물이냐는 중요하지 않고, 등장인물이 명백히 아동·청소년으로 설정되어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4. 제작·배포·소지 중 어떤 행위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 시청·소지도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관여 행위 유형에 따라 형량을 세분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수출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중형이 정해져 있고, 영리 목적으로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위해 소지·운반·광고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영리 목적이 없더라도 배포·제공하거나 광고·소개, 공연히 전시·상영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적용되고, 아동·청소년을 제작자에게 알선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단순히 구입·소지하거나 시청만 한 경우에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어, “보기만 했다”는 사정이 곧바로 무죄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제작죄는 미수범도 처벌하고, 상습으로 제작 행위를 한 경우에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애니메이션·그림 파일이라 하더라도 이를 직접 그리거나 합성해 새로 만들었다면, 소지·시청보다 훨씬 무거운 제작죄가 문제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5. 조사 통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파일 출처와 유포 여부부터 정리해야 대응 방향이 보입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사이버수사팀의 압수수색·출석 요구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는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제작·배포 혐의가 인정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휴대전화나 클라우드에서 관련 파일이 발견되어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된 파일이 실제로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인지, 캐릭터의 복장·배경·설정을 캡처해 객관적으로 정리합니다.
해당 파일을 언제, 어떤 경로로 내려받았는지,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거나 공유한 적이 있는지 전송·공유 이력을 확인합니다.
단순 소지에 그쳤는지, 판매·배포·광고 등 영리·확산 정황이 있었는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량이 크게 달라지므로 관련 대화·거래 내역을 함께 확인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표현물의 명백성 판단과 행위 유형별 양형 요소를 함께 검토해 대응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문의는 “그림일 뿐인데 설마”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지·시청 사실이 드러나 조사를 앞둔 쪽이라면, 문제 된 파일이 실제로 법이 정한 표현물 요건에 해당하는지, 단순 소지에 그쳤는지를 먼저 냉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자녀나 지인의 기기에서 이런 파일을 발견하고 신고를 고민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도, 파일을 섣불리 지우기보다 증거를 보존한 뒤 상담을 받는 것이 이후 대응에 유리합니다.
저는 디지털 성범죄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사건에서 조사를 받는 쪽과 신고·고소를 고민하는 보호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표현물 해당 여부 하나로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사례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실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판단이 갈리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제 사람이 아니라 그림인데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처벌되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법은 실제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포함시키고 있어, 그림·애니메이션이라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Q. 캐릭터가 성인처럼 보이게 그려졌다면 문제가 없나요?
A. 외모나 체형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복장, 배경 설정, 줄거리 등을 종합해 사회평균인의 시각에서 명백히 청소년으로 인식되는지를 판단하므로, 신체 묘사가 성숙하더라도 설정상 나이가 19세 미만이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AI로 만든 이미지와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도 같은 기준으로 보나요?
A. 네. 법은 필름·비디오물·게임물·화상·영상 등 형태를 폭넓게 규정할 뿐 제작 기법을 구분하지 않으므로, 손그림·2D 애니메이션·3D 그래픽·AI 생성 이미지 모두 같은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Q. 다운로드해서 갖고만 있고 유포하지 않았어도 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구입·소지·시청만으로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고, 배포·제공이나 영리 목적이 더해지면 형량이 크게 올라갑니다.
Q.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쉽지 않습니다. 게시물의 설명 문구, 미리보기 이미지, 캐릭터의 복장·설정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가 함께 판단되므로,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고의가 부정되기 어렵습니다.
Q. 그림을 직접 만들다가 완성하지 못했어도 처벌되나요?
A. 제작죄는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완성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제작에 착수한 정황이 인정되면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표현물의 명백성 여부와 소지 경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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