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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신탁 과징금 감경·취소 기준 총정리 — 대법원·하급심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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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신탁 과징금 감경·취소 기준 총정리 — 대법원·하급심 판례 

김강희 변호사


명의신탁 과징금 감경·취소 기준 총정리 — 대법원·하급심 판례


사건 개요


세무서에서 구청으로 자료가 넘어갔다는 연락을 받고, 얼마 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짜리 명의신탁 과징금 고지서를 받아 드신 분들이 많습니다. "세금은 다 냈는데요", "투기하려던 게 아니라 대출이 안 돼서 그랬습니다", "십몇 년 전 일인데 이제 와서요" — 상담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들입니다.

명의신탁 과징금이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제3조 제1항을 어기고 타인 명의로 부동산을 등기한 명의신탁자에게 해당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 범위에서 부과되는 행정상 제재금입니다(같은 법 제5조 제1항 제1호). 형사처벌(제7조)이나 이행강제금(제6조)과는 별개로 부과됩니다.

핵심만 세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과징금을 부과할지 말지는 다툴 수 없습니다. 명의신탁이 인정되면 행정청은 반드시 부과해야 하는 기속행위이고, 사정이 딱하다는 이유로 면제해 줄 권한이 없습니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17287 판결).

둘째, 법이 열어 둔 문은 딱 하나 — 50% 감경입니다.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니었다면 과징금의 100분의 50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3조의2 단서).

셋째, 실무에서 처분이 통째로 취소되는 사건의 대부분은, 그 문이 있는데도 행정청이 열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때 나옵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두7031 판결).

아래에서는 과징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감경이 인정된 사건과 부정된 사건이 무엇으로 갈렸는지, 그리고 감경이 아니라 과징금 자체가 없어지는 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실제 대법원 판결과 전국 하급심 판결례·행정심판 재결례를 하나하나 들어 정리합니다. 2026년에 선고된 최신 판결까지 반영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명의신탁 과징금은 얼마나 나오나 — 두 개의 부과율을 더합니다

계산 구조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과징금 = (부동산평가액 기준 부과율 + 의무위반 경과기간 기준 부과율) × 부동산평가액입니다(시행령 제3조의2 및 [별표]).

부동산평가액 기준 부과율은 5억 원 이하 5%, 5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10%, 30억 원 초과 15%입니다. 의무위반 경과기간 기준 부과율은 1년 이하 5%, 1년 초과 2년 이하 10%, 2년 초과 15%입니다. 두 부과율을 더하기 때문에 최소 10%에서 최대 30%가 됩니다. 명의신탁은 대개 몇 년씩 유지되므로 경과기간 쪽은 거의 예외 없이 15%가 붙고, 결국 부동산 가격에 따라 20%·25%·30%로 갈립니다.

실제 계산례를 보면 감이 잡히실 겁니다. 수원지방법원 2016. 4. 8. 선고 2015구합1305 판결 사안에서는 기준시가 1억 6,703만 원인 토지 지분에 20%(5% + 15%)를 적용해 3,340만 원이 부과되었습니다. 부산고등법원 2014. 3. 26. 선고 2013누20530 판결 사안에서는 공시지가 기준 약 16억 원인 토지에 25%(10% + 15%)를 적용해 3억 9,953만 원이, 춘천지방법원 2009. 11. 12. 선고 2009구합1356 판결 사안에서는 두 필지에 각각 25%와 20%가 적용되어 합계 2억 3,317만 원이 부과되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무서운 지점은 부동산평가액이 '지금' 가격이라는 것입니다. 부동산실명법 제5조 제2항 본문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날 현재의 기준시가를 쓰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1억 원에 산 아파트가 지금 10억 원이 되었다면, 과징금은 10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2) "억울하니까 면제해 달라"는 통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17287 판결은 임대사업자가 도산해 임차인들에게 분양 자격이 주어지지 않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고 자격 있는 지인 명의로 임대주택을 분양받은 사안입니다. 원심은 "투기·탈세 같은 반사회적 행위가 아니므로 과징금 부과가 위법하다"며 처분을 취소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면서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것인지 여부는 기속행위에 해당하여,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닌 경우에 한하여 그 과징금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감경할 수 있을 뿐이지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지 않거나 과징금을 전액 감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 광주고등법원 2010. 3. 25. 선고 2009누2282 판결, 춘천지방법원 2017. 1. 18. 선고 2016구합50868 판결도 같은 법리를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이 구조를 여러 차례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헌법재판소 2011. 12. 29. 선고 2010헌바130 결정(제5조 제1항), 2013. 2. 28. 선고 2012헌바263 결정(장기미등기 과징금), 2013. 2. 28. 선고 2010헌바421 결정(매도인이 선의인 계약명의신탁)이 모두 합헌입니다.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두4554 판결 역시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함께 부과해도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부과율 구조도 비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정리하면, 다툴 지점은 "왜 부과했느냐"가 아니라 "왜 감경하지 않았느냐"입니다. 그리고 감경 다툼과 별개로 부과요건 자체가 무너지는 길이 여덟 갈래쯤 있습니다. 아래에서 차례로 보겠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 과징금을 절반으로 — 감경이 인정되는 기준


1) 감경의 유일한 통로 — 시행령 제3조의2 단서

부동산실명법 시행령 제3조의2 단서는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100분의 50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장기미등기 과징금도 시행령 제4조의4 단서가 같은 문언을 두고 있습니다(과거 판결들은 구 제4조의2로 인용합니다). 2024년 5월 시행 현행 시행령에서도 문언은 그대로이고, 여전히 임의규정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정확히 구분하셔야 합니다. 첫째, 감경사유는 두 가지가 모두 없을 것을 요구합니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1두13118 판결은 "과징금 감경은 조세를 포탈할 목적 및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모두 없는 경우에 한하여 가능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둘째, 감경사유가 있어도 반드시 깎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5두3257 판결, 2007. 7. 12. 선고 2006두4554 판결). 광주고등법원 2009누2282 판결은 "감경하여야 한다"고까지 판시했지만, 상고심인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두7031 판결이 이를 바로잡았습니다.

2) 그런데도 처분이 취소되는 이유 —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대법원 2010두7031 판결이 정식화한 법리는 이렇습니다. "감경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과징금 부과관청이 감경사유까지 고려하고도 과징금을 감경하지 않은 채 과징금 전액을 부과하는 처분을 한 경우에는 이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위 감경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거나 감경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한 나머지 과징금을 감경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

대법원 2005두3257 판결의 표현을 빌리면,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마땅히 고려해야 할 사항을 누락했거나, 형량은 했지만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담당 공무원이 "명의신탁은 원래 조세포탈 목적이 추정된다"는 식으로 결론부터 내려 버리면, 그 순간 재량권 불행사가 됩니다.

창원지방법원 2026. 8. 13. 선고 2025구합1650 판결이 이 구조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처분청은 의견서를 받고도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되며, 취·등록세를 납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조세포탈 목적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7,370만 원 전액을 부과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감경사유의 존재를 전제로 감경 여부를 형량한 것이 아니라 감경사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오인하여 재량권의 행사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처분을 전부 취소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23. 11. 9. 선고 2022구단69851 판결(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3누70529 항소기각으로 확정)도 처분청이 "감경사유를 전혀 고려하지 아니하였다"고 명시하며 1억 5,075만 원의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3) 이기면 '전부' 취소됩니다 — 법원이 반값으로 깎아 주지는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소송을 하면 법원이 50%로 줄여 주는 것 아니냐"고 물으시는데, 답은 아니오입니다. 대법원 2010두7031 판결은 "법원으로서는 과징금 부과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고, 법원이 적정하다고 인정되는 부분을 초과한 부분만 취소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98. 4. 10. 선고 98두2270 판결, 2007. 10. 26. 선고 2005두3172 판결 인용). 광주고등법원이 "4,294만 원 중 2,147만 원 초과 부분을 취소한다"고 한 판단을 대법원이 파기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법리는 수원지방법원 2024. 7. 25. 선고 2023구합64776 판결, 창원지방법원 2025구합1650 판결에서도 그대로 반복됩니다.

다만 오해하지 마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전부취소 판결은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취소 사유가 '재량을 행사하지 않은 하자'이므로, 행정청은 판결 취지에 따라 감경된 금액으로 다시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2023경기행심1025 재결(2023. 9. 4.) 사안에서는 장기미등기 과징금 처분이 행정소송에서 취소되자 처분청이 같은 부동산에 대해 명의신탁 과징금으로 다시 부과했고, 위원회는 그 재처분을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소송의 실질적 이익은 '면제'가 아니라 '반값으로 다시 계산받을 기회'에 가깝습니다.

4) 증명책임 — 원칙은 신청인, 예외는 처분청

대법원 2005두3257 판결, 2012. 1. 26. 선고 2011두11662 판결, 2012. 7. 5. 선고 2012두1358 판결, 2012. 10. 25. 선고 2011두24019 판결은 일관되게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전주지방법원 2018. 5. 23. 선고 2017구합616 판결은 자매 사이 아파트 명의신탁 사안에서 취득세 영수증과 미분양 확인증만 제출하자 "구체적인 주장이나 증거를 전혀 제시하지 아니하고 있다"며 청구를 기각했고,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2024경기행심747 재결(2024. 7. 29.)도 "재산관리 목적이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단, 배우자·종중·종교단체 명의신탁은 증명책임이 정반대입니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15718 판결은 "배우자간의 명의신탁이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점은 과징금의 부과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과징금 부과관청이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했고, 이 사건에서 처분청이 목적을 증명하지 못해 처분 전부가 취소되었습니다.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9915 판결도 법 시행 전 배우자 명의신탁 사안에서 같은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5) '조세포탈 목적'을 깨는 방법 — 숫자로 말해야 합니다

감경이 인정된 판결들의 공통점은 뚜렷합니다. "세금을 다 냈다"는 말이 아니라 "명의신탁으로 아낀 세금이 얼마인지"를 숫자로 제시한 사건이 이깁니다.

창원지방법원 2025구합1650 판결이 교과서적입니다. 법원은 ① 취득세·등록면허세를 모두 납부했고 수탁자에게 부과된 재산세도 실질적으로 신탁자가 부담해 취득·보유 단계에서 감면받은 세금이 없는 점, ② 세무조사로 경정된 양도소득세 증가분이 가산세를 빼면 약 5만 원, 단독명의였다면 12만 2,580원에 그치는 점, ③ 그런데 과징금은 7,370만 원으로 조세 절감액의 수백 배에 이르러 공인중개사인 원고가 소유권 상실 위험과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미미한 이익을 도모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어 조세포탈 목적을 부정했습니다. 처분청의 "장래 처분 단계의 누진세율 회피가 최종 목적"이라는 주장도 "조세포탈의 목적은 명의신탁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며 배척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22구단69851 판결은 세무사 의견서로 "명의신탁을 하지 않았을 경우와의 세액 차이가 약 3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신탁자가 20년간 매년 60만 원에서 530만 원씩 어머니에게 송금해 세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해 온 계좌내역까지 인정하면서 "피고는 원고가 포탈하려고 한 조세의 세목이나 세액의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고등법원 2013누20530 판결은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구간을 직접 계산해 "해당 토지를 빼거나 더해도 같은 구간에 머문다"는 이유로 조세상 이익을 부정했고, 서울행정법원 2011. 12. 16. 선고 2011구합17844 판결(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3. 1. 25. 선고 2012누1503 판결, 상고심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두5159 판결로 확정)은 취득세·등록세 2억 9,709만 원을 모두 납부했고 문제된 건물이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미분양주택에 해당했다는 점을 들어 조세포탈 목적을 부정했습니다.

반대로 깨지지 않은 사건들도 분명합니다. 대법원 2011두11662 판결은 "미등기 기간 동안 부과된 재산세 등을 실제로 등기권리자가 모두 납부 또는 부담하였다거나, 등기를 회피함으로써 부과되는 세금의 합계액이 등기를 경료하였을 경우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조세를 포탈할 목적이 없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즉 "누가 세금을 냈는지"를 자료로 증명하지 못하면 그것만으로 깨집니다. 대구고등법원 2004. 1. 30. 선고 2003누347 판결(상고심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4두2776 판결)은 고소·기소된 이후에야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점을 들어 "적발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자기 명의로 신고하였을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보았고, 서울행정법원 2009. 11. 19. 선고 2009구합23983 판결은 1세대 2주택이 되어 비과세 규정을 적용받지 못할 상황이었던 사안에서 양도소득세액 상당을 포탈할 목적을 인정했습니다.

6)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은 좁게 새깁니다

기준 판례는 대법원 2010두7031 판결입니다. 사회복지법인이 설립허가 조건을 지키지 못해 허가가 취소될 처지에 놓이자 부동산을 제3자 명의로 돌린 사안에서, 대법원은 "법인 설립허가조건 불이행에 따른 설립허가 취소라는 행정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명의신탁한 것이지,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명의신탁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정면으로 정식화한 것이 부산고등법원 2014. 3. 26. 선고 2013누20530 판결(확정)입니다. "'법령에 따른 제한을 회피할 목적'의 의미는 부동산의 취득·보유·사용·처분 등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관련 법령 규정상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 새겨야 하고, 이와 달리 직접적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 행정처분의 회피, 경제적 이득의 고려 등 간접적으로 관계되는 것으로 평가될 뿐인 사유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처분청은 "관급공사 적격심사와 시공능력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을 피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3억 9,953만 원의 처분이 전부 취소되었습니다.

같은 기준이 최근 판결에서도 반복됩니다. 수원지방법원 2024. 7. 25. 선고 2023구합64776 판결은 결손법인이 자기 명의로 대출을 받기 어려워 대표이사의 매형 명의를 내세운 사안에서 "수탁자를 부동산 담보 대출의 명의자로 내세우기 위한 명의신탁이 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 창원지방법원 2025구합1650 판결은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기준이나 대출 실무상의 사정은 '법령에 의한 제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 6. 28. 선고 2018누67253 판결도 "회피해야 할 법령상 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감경사유를 인정했고, 서울행정법원 2011구합17844 판결(대법원 2013두5159 판결로 확정)은 금융권 1인당 대출한도 제한을 피한 사안에서 목적을 부정했습니다.

반대로 '법령상 제한 회피'로 인정된 전형적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토지거래허가 요건 회피 — 수원지방법원 2016. 4. 8. 선고 2015구합1305 판결,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2022경기행심325·2023경기행심1025 재결. ② 농지취득자격·농지법 제6조 회피 — 서울고등법원 2015. 1. 7. 선고 2014누62304 판결, 2024경기행심867 재결. ③ 구 농지개혁법상 농지매매증명 회피 —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2두1358 판결. ④ 감정평가사의 부동산매매업 금지 회피 — 대구고등법원 2003누347 판결. ⑤ 가처분 등 집행 회피 — 서울고등법원 2011. 12. 16. 선고 2011누17501 판결. 다만 창원지방법원 2012. 8. 9. 선고 2011구합3317 판결처럼 농지 사안에서도 "농지법 제6조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취소된 예가 있어, 유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7) 강제집행 면탈 목적이라면 — 감경은 사실상 막힙니다

시행령 제3조의2 단서는 '조세포탈'과 '법령상 제한 회피'만 열거하고, 특례 규정인 법 제8조가 별도로 정하는 '강제집행의 면탈'은 빠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강제집행 면탈 목적의 명의신탁은 감경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실제로 제기되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23. 10. 25. 선고 2022구단60823 판결은 이를 배척하며, "강제집행면탈행위는 형법 제327조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는 행위로서 법률에 의하여 금지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법이 허용하지 않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위하여 명의신탁을 이용하는 것은 결국 법령상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의 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24. 8. 16. 선고 2024구단53133 판결도 같은 결론입니다. 거꾸로, 강제집행 면탈 목적이 '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 서울행정법원 2022구단69851 판결은 "채권자가 본안 또는 보전소송을 제기하거나 제기할 태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처분청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8) 언제를 기준으로 목적을 판단하나

일반 명의신탁은 명의신탁 당시가 기준입니다(창원지방법원 2025구합1650 판결). 법 시행 전부터 있던 기존 명의신탁(제11조·제12조 제2항)은 1년의 유예기간이 경과하는 시점이 기준입니다 — 대법원 2012두1358 판결은 골프장 회사가 1980년 구 농지개혁법 제한을 피해 명의신탁을 했더라도, 이후 사업계획승인으로 체육용지 전용이 가능해지고 실제 골프장 부지로 쓰여 농지 기능을 상실했다면 유예기간 경과 시점에는 제한 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장기미등기는 3년의 유예기간이 경과하는 시점입니다(대법원 2005두3257 판결, 2011두11662 판결).

한편 2011두11662 판결은 [별표]의 '의무위반 경과기간' 기산점도 정리했습니다. 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 날이 아니라 "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동안 등기신청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 때"부터 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부과율이 15%에서 5%로 떨어져 과징금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 과징금 자체를 지우는 여덟 가지 길


감경 다툼만 보고 계시면 더 큰 방어선을 놓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부과요건 자체가 무너져 처분이 통째로 취소된 사례들입니다.

1)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은 매매 — 장기미등기 과징금 불가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두8090 판결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있는 토지를 매수한 사람이 부동산실명법 제10조 제1항이 정하는 기간 내에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은 이상 과징금을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허가 전 계약은 채권적 효력조차 없어 등기신청의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09. 5. 1. 선고 2008누31804 판결은 유동적 무효도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 단서의 '무효'에 포함된다고 보아 5억 1,536만 원의 처분을 전부 취소했습니다.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두53050 판결도 같은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명의신탁 과징금은 별개여서, 2016두53050 판결은 "이 판례는 장기미등기 과징금에 관한 것으로서 명의신탁등기가 마쳐진 사건에는 원용될 수 없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2) 법인이 농지를 매수한 경우

수원지방법원 2010. 10. 20. 선고 2010구합4682 판결은 부동산개발업 법인이 골프장 사업을 위해 농지를 매수했던 사안에서, 구 농지개혁법상 법인은 농지매매증명을 받을 수 없어 그런 매매계약은 원시적 불능을 목적으로 하여 채권계약으로서도 무효이므로 등기신청의무가 없다고 보아, 15억 3,737만 원의 장기미등기 과징금을 전부 취소했습니다.

3) 가등기담보라면 명의신탁이 아닙니다

서울행정법원 2015. 5. 22. 선고 2014구합13881 판결은 가등기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채권자 명의의 가등기를 명의신탁으로 보아 과징금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부동산실명법 제2조 제1호 가목이 채무 담보 목적의 이전·가등기를 명의신탁약정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두7530 판결은 가등기담보계약이 '소유권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에는 해당하지만 3년의 기산일은 청산절차가 종료된 때로 보아야 한다며 장기미등기 과징금을 취소했습니다.

4) 과징금을 낼 사람이 아닌 경우

대리인은 과징금 대상이 아닙니다. 서울고등법원 2011. 12. 16. 선고 2011누17501 판결은 어머니가 미성년 자녀들의 상속지분까지 언니 명의로 돌린 사안에서 "타인의 부동산에 관한 물권에 관하여 명의신탁약정을 대리하여 체결한 후 다른 타인의 명의로 등기하게 하는 자는 과징금 부과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아, 총 2억 3,513만 원 중 자녀 지분 1억 3,436만 원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상속인에게도 부과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8두32552 판결은 제12조 제2항의 '제11조를 위반한 자'는 기존 명의신탁자 그 자신을 뜻한다고 해석하며, 명의신탁자가 사망한 뒤 상속인이 부동산을 매도했다는 이유로 상속인에게 과징금을 부과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서울고등법원 2017. 11. 24. 선고 2017누64325 판결)을 수긍했습니다. 나아가 사망자를 상대로 한 처분은 당연무효입니다 —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2020경기행심1976 재결(2021. 2. 22.)은 2018년에 사망한 사람에게 2020년에 1억 4,825만 원을 부과한 사안에서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사망자에 대한 처분이 적법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무효 확인 재결을 했습니다.

5) 처분사유는 바꿀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대단히 강력한 무기입니다.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두53050 판결은 "명의신탁등기 과징금과 장기미등기 과징금은 위반행위의 태양, 부과 요건, 근거 조항을 달리하므로, 각 과징금 부과처분의 사유는 상호 간에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명의신탁을 이유로 부과한 처분을 "어차피 장기미등기에도 해당하니 적법하다"는 식으로 유지할 수 없고, 법원이 직권으로 그렇게 판단하는 것도 직권심사주의의 한계를 넘어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취소된 뒤 다른 사유로 다시 부과하는 것까지 막지는 못합니다(2023경기행심1025 재결).

6) 부과제척기간 5년 — 기산점을 오해하면 안 됩니다

부동산실명법에는 제척기간 규정이 없지만, 시행령 제3조 제5항이 과징금의 부과·징수를 지방세입징수의 예에 따르도록 하고 있어 5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됩니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두2509 판결, 2006. 1. 13. 선고 2004두2776 판결, 2012. 7. 5. 선고 2012두1358 판결). 문제는 기산점입니다. 대법원은 "기산일은 명의신탁의 등기가 해소된 때"라고 못 박았습니다. 즉 명의를 그대로 두고 있는 한 제척기간은 시작조차 하지 않고, 20년이 지나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장기미등기도 같아서,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8844 판결은 "5년의 제척기간은 미등기상태가 해소된 때부터 비로소 진행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제척기간으로 이기는 경우는 언제일까요. 서울행정법원 2012. 2. 2. 선고 2011구합23863 판결이 답을 보여 줍니다. 명의수탁자가 신탁자 모르게 부동산을 교회 앞으로 넘겨 버린 사안에서 법원은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임의로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제3자 명의로 등기가 경료된 시점에 당초의 명의신탁관계는 종료되었다"고 보았습니다. 그 시점이 2004년이고 처분은 2011년이었으므로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제척기간 준수 여부가 직권조사사항임을 근거로 다른 주장을 판단할 필요도 없이 4,480만 원의 처분을 전부 취소했습니다. 다만 의정부지방법원 2014. 4. 8. 선고 2013구합15281 판결처럼 제3자와 수탁자 사이에 새로운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하면 그때부터 다시 과징금 대상이 됩니다.

7) 회생·파산 절차를 거쳤다면

법인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입니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두5159 판결은 "회생절차개시 전에 과징금 부과의 대상인 행정상의 의무위반행위 자체가 성립하고 있으면 그 과징금 청구권은 회생채권이 되고, 회생채권으로 신고되지 않은 채 회생계획인가결정이 된 경우에는 면책의 효력이 생겨 행정청이 더 이상 과징금 부과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채무자회생법이 비면책채권으로 열거한 벌금·과료·형사소송비용·추징금·과태료에 과징금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법리로 37억 1,899만 원 중 토지 부분 과징금이 전부 취소되었고(서울행정법원 2011구합17844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2누1503 판결), 구 회사정리법 시대의 춘천지방법원 2009. 11. 12. 선고 2009구합1356 판결도 같은 논리로 2억 3,317만 원을 전부 취소했습니다.

8) 과징금 계산 자체가 틀린 경우

감경 다툼에서 지더라도 계산이 틀렸으면 처분은 취소됩니다. 서울행정법원 2023. 10. 25. 선고 2022구단60823 판결은 강제집행 면탈 목적을 인정해 감경 주장은 배척했지만, 처분청이 토지 가액과 건물 가액을 합산해 30억 원을 넘는다고 보고 부과율 15%를 적용한 부분을 문제 삼았습니다. 법원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처분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5두53961 판결)을 들어 처분을 전부 취소했습니다. 고지서를 받으면 반드시 산출근거를 역산해 보셔야 합니다.

덧붙여 — 부동산평가액의 기준 시점

제5조 제2항은 원칙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날 현재의 기준시가를 쓰되, 단서에서 부과받은 날 이미 명의신탁관계를 종료했거나 실명등기를 했다면 그 시점의 가액을 쓰도록 정합니다. 이 단서는 구법이 일률적으로 부과일 현재 가액을 쓰도록 한 것이 헌법재판소 2006. 5. 25. 선고 2005헌가17, 2006헌바17 결정으로 헌법불합치 선언된 뒤 신설된 것입니다. 다만 '종료'의 의미가 좁습니다.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7두21563 판결은 "단지 대내적으로 명의신탁을 해지한 시점이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명의신탁관계가 종료되어 위반상태가 해소된 시점"을 말하며, 명의신탁 해지 소송에서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종료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1. 10. 6. 선고 2011누15956 판결은 재건축조합에 신탁을 원인으로 이전한 것도 종료가 아니라고 보았고, 같은 판결은 매도인이 선의인 계약명의신탁도 과징금 부과대상이며 위반사실 확인 후 1개월 내 부과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처분이 위법해지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고지서를 받기 전에 실명등기를 마치면 과징금 산정 기준이 '현재 시세'가 아니라 '그때 가격'이 된다는 뜻이므로, 정리는 빠를수록 유리합니다.

배우자·종중·종교단체 특례 — 과징금 자체가 면제됩니다

부동산실명법 제8조는 ①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을 종중 외의 자 명의로, ② 배우자 명의로, ③ 종교단체 명의로 산하 조직 보유 부동산을 등기한 경우로서 조세 포탈·강제집행 면탈·법령상 제한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제4조부터 제7조까지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감경이 아니라 과징금 자체가 부과되지 않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처분청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11두15718 판결). 다만 사실혼 배우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09구합23983 판결, 대법원 1999. 5. 14. 선고 99두35 판결). 종교단체 특례는 2013. 7. 12. 신설되면서 부칙 제2조에 따라 1995. 7. 1.로 소급 적용됩니다(서울고등법원 2023. 3. 7. 선고 2022누49740 판결 참조). 수원지방법원 2023. 4. 19. 선고 2021구합74229 판결은 종교단체가 고유목적에 사용하는 농지에 관해 처분을 취소한 사례입니다.

이행강제금은 감경 규정이 아예 없습니다

과징금을 내고도 실명등기를 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따라옵니다(제6조 제2항: 과징금 부과일부터 1년 경과 시 10%, 다시 1년 경과 시 20%). 서울고등법원 2015. 1. 7. 선고 2014누62304 판결은 ① 과징금에는 감경 규정을 두면서 이행강제금에는 감경 규정을 두지 않은 점, ② 건축법·근로기준법과 달리 부과 전 의무를 이행하면 부과할 수 없다는 규정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부동산실명법상 이행강제금은 제재의 성격도 가지며 부과 여부는 기속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부과 전에 뒤늦게 등기를 마쳤더라도 이행강제금은 부과됩니다(3억 8,807만 원 부과처분 유지). 과징금 고지서를 받으면 지체 없이 실명등기부터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세금을 한 푼도 덜 내지 않았는데 왜 명의신탁 과징금이 나오나요?

부동산실명법상 과징금은 탈세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실명등기의무 위반 자체에 대한 제재이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06두4554 판결). 조세포탈 목적이 없었다면 그것은 '부과 여부'가 아니라 '50% 감경' 사유가 될 뿐입니다.

Q. 형사 사건에서 벌금만 받았는데 과징금까지 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대법원 2006두4554 판결은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함께 부과해도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부산고등법원 2013누20530 사건에서도 대표이사와 수탁자가 이미 벌금 약식명령을 받은 뒤 회사에 과징금이 부과되었습니다.

Q. 20년 전 명의신탁인데 지금 과징금을 부과해도 되나요?

됩니다. 제척기간 5년은 명의신탁 등기가 해소된 때부터 진행하므로, 명의를 그대로 두고 있는 동안에는 기간이 시작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4두2776, 2011두28844 판결). 다만 수탁자가 이미 제3자에게 넘겨 버렸다면 그 시점부터 5년입니다(서울행정법원 2011구합23863 판결).

Q. 소송에서 이기면 과징금을 안 내도 되나요?

전부취소 판결이 나오더라도 행정청이 감경사유를 제대로 고려한 다음 감경된 금액으로 다시 부과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0두7031 판결이 "법원이 적정하다고 인정되는 부분을 초과한 부분만 취소할 수는 없다"고 한 것은 재량 판단을 행정청에 돌려보낸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Q. 부부 사이 명의신탁도 과징금 대상인가요?

법률상 배우자 사이라면 조세 포탈·강제집행 면탈·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없는 한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제8조 제2호). 게다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행정청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11두15718 판결). 다만 사실혼 배우자는 특례 대상이 아닙니다.

Q.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몰랐던 계약명의신탁인데도 과징금이 나오나요?

나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1누15956 판결은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도 명의신탁 약정에 터잡아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가 마쳐져 있는 상태 자체가 제3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했고, 헌법재판소 2013. 2. 28. 선고 2010헌바421 결정도 이를 합헌으로 보았습니다.

Q. 과징금 고지서가 돌아가신 부모님 앞으로 왔습니다.

사망자를 상대로 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당연무효이고(2020경기행심1976 재결), 상속인에게 승계 부과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8두32552 판결). 다만 사망 신고를 미룬 경위에 따라 다른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Q. 행정심판으로 "과징금을 깎아 달라"고 청구하면 되나요?

안 됩니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2022경기행심325 재결은 "시행령 제3조의2 단서는 임의적 감경규정이므로 청구인에게 감경을 요청할 신청권이 없다"며 의무이행심판을 각하했습니다. 구할 것은 '감경'이 아니라 '처분 취소'입니다. 반면 의견제출 단계에서는 실제로 감경된 사례가 있습니다 — 2024경기행심867 재결 사안에서 처분청은 회사가 제출한 의견을 검토한 뒤 스스로 50%를 감경해 7,329만 원을 3,664만 원으로 낮춰 부과했습니다.

Q. "법을 몰랐다"는 사정은 참작되나요?

어렵습니다. 2022경기행심325 재결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참조)며 법령의 무지를 이유로 한 감경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결론


명의신탁 과징금 사건은 "억울함을 설명하는 싸움"이 아니라 "숫자와 서류로 목적 부존재를 증명하는 싸움"입니다. 감경이 인정된 판결들을 다시 읽어 보면, 이긴 쪽은 예외 없이 ① 명의신탁으로 실제 아낀 세금이 얼마인지 계산해 제시했고, ② 재산세를 누가 부담했는지 계좌로 입증했으며, ③ 회피했다는 '법령상 제한'이 대체 무엇인지 처분청에 되물었습니다. 반대로 진 쪽은 대개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 "법을 몰랐다"는 진술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이 싸움은 고지서가 나온 뒤보다 처분사전통지 단계에서 훨씬 유리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의견제출 한 번으로 과징금이 절반이 된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반대로 그 단계를 흘려보내면 소송에서 "구체적 주장·입증을 하지 않았다"는 평가와 마주하게 됩니다. 제소기간도 놓치기 쉽습니다 — 서울행정법원 2005. 6. 22. 선고 2005구합2278 판결은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이 지나 제기된 취소청구를 각하했습니다.

과징금 통지를 받으셨다면 늦어도 의견제출 기한 안에 ① 명의신탁의 실제 경위, ② 세금 부담 내역(계좌이체 내역·세무사 의견서 포함), ③ 회피한 법령상 제한의 존부, ④ 과징금 산출근거의 정확성, ⑤ 제척기간과 명의신탁 종료 시점, ⑥ 회생·파산 이력, ⑦ 처분사유가 명의신탁인지 장기미등기인지를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 일곱 가지가 곧 감경과 취소를 가르는 축입니다.

명의신탁 과징금은 행정처분 하나로 끝나지 않고 이행강제금·형사처벌·부동산 회수 문제가 동시에 열리는 사안입니다. 각 절차가 서로 증거로 오가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제출한 경위서가 다른 쪽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쓰이는 일이 잦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과징금 산정의 적정성부터 감경사유 구성, 실명등기 회복과 형사 대응까지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 설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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