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되어도 법원을 오간 비용과 변호인 비용이 자동으로 정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에게는 복직이나 징계 문제도 남을 수 있지만, 재판비용을 국가에 청구하는 절차는 이와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출한 돈을 모두 돌려받는 제도인지, 언제 어느 법원에 청구해야 하는지부터 구별해야 합니다.
📌 구금 보상과 재판비용 보상은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이었던 사람에게 국가가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재판비용 보상은 구속되었다가 무죄가 된 사람이 구금에 관한 보상을 구하는 문제와 구별됩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비용보상 검토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 신분에 따른 특별한 환급이 아니라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을 위한 형사소송법상 제도입니다. 직위해제 기간의 보수 정산, 인사처분에 대한 구제, 국가배상이나 상대방에 대한 손해배상과도 청구 원인 및 범위가 다릅니다. 재판 때문에 발생한 모든 경제적 불이익을 하나의 비용보상 신청서에 적는 방식은 맞지 않습니다. 어떤 손해를 어느 절차로 다룰지 먼저 나눕니다.
📅 무죄 선고일과 확정일을 따로 확인합니다
법이 정한 출발점은 무죄판결의 확정입니다. 1심에서 무죄가 나왔더라도 검사가 항소하여 재판이 계속 중이라면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전제할 수 없습니다. 판결문을 받은 날, 선고를 들은 날, 무죄가 확정된 날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기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94조의3에 따른 청구기간은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입니다. 둘 중 편한 기간을 골라 쓰는 의미가 아닙니다. 실제 확정일과 이를 알게 된 시점을 각각 확인하고 두 제한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복직이나 다른 분쟁의 결론을 기다리다 청구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비용보상 일정을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실제 변호사비 전액을 보장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194조의4가 정한 범위는 피고인이었던 사람 또는 그 변호인이 공판준비·공판기일에 출석하는 데 든 여비, 일당, 숙박료와 변호인이었던 사람에 대한 보수입니다. 재판으로 줄어든 수입이나 정신적 손해까지 이 조항에 따라 모두 지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에 출석한 비용을 공판 출석 비용과 섞어서도 안 됩니다.
금액에는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을 준용합니다. 피고인에게는 증인 관련 기준을, 변호인에게는 국선변호인 관련 기준을 적용하는 구조입니다. 사선변호사와 약정한 금액이나 실제 송금액이 그대로 국가의 보상금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같은 법 제3조부터 제5조와 제8조는 일당·여비·숙박료와 보수를 법정 기준에 따라 법원이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수증 합계와 보상 가능액은 구별해 예상해야 합니다.
🧩 일부 무죄라면 방어활동의 범위를 나눕니다
여러 공소사실 중 일부만 무죄이고 다른 부분은 유죄로 확정되었다면 단순한 전액 보상 문제로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제2항은 이러한 경우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어느 부분을 다투기 위해 어떤 방어활동과 출석이 필요했는지 설명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대법원 2018모906 결정은 판결 주문뿐 아니라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그 무죄 부분의 방어권 행사에 필요하였다고 인정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법원이 재량으로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밝혔습니다. 판결문에 무죄라는 단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상 전부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며, 주문과 이유를 함께 읽고 대상 부분을 특정해야 합니다.
🗂️ 청구서에는 출석과 비용을 연결합니다
비용보상은 피고인이었던 사람의 청구에 따라 무죄판결을 선고한 법원의 합의부가 결정합니다. 어느 심급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접수할 법원을 확인하고, 해당 법원의 비용보상 안내에 맞추어 신청합니다. 인사부서에 판결문을 제출한 것만으로 법원에 비용보상 청구가 접수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료를 준비할 때에는 무죄판결과 확정 사실을 확인할 서류, 공판준비·공판기일의 출석 내역, 변호인 선임과 비용 지출을 보여 주는 자료를 구별해 정리합니다. 날짜별로 누가 어느 법원에 출석했는지와 관련 비용을 연결하면 검토가 수월합니다. 영수증이 없는 항목을 임의로 만들거나 같은 지출을 중복 계산하지 않아야 합니다. 구체적인 제출서류와 산정 방식은 접수 법원의 안내를 확인합니다.
🔎 예외와 보상 결정의 내용을 마지막으로 봅니다
법에는 보상하지 않을 수 있는 다른 사유도 있습니다. 수사나 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거짓 자백을 하거나 유죄 증거를 만들어 기소된 경우, 형사미성년 또는 심신상실을 이유로 무죄가 확정된 경우, 본인에게 책임지울 사유로 비용이 발생한 경우 등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무죄 확정이라는 결과만 확인하고 이러한 예외 검토를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비용보상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가 가능합니다. 결정서를 받으면 청구한 항목 중 어떤 부분이 인정되었는지, 제외 또는 감액의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불복기간과 제출 절차를 바로 확인해야 합니다. 변호인이 여러 명 출석한 경우 일부 변호인의 여비·일당·숙박료만 인정할 수 있다는 규정도 유의합니다. 이 제도의 핵심은 재판의 모든 손실을 한꺼번에 청산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확정된 무죄 부분과 법정 비용을 연결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필요한 청구를 하는 데 있습니다.
글쓴이: 법무법인 세림 김환 변호사 · 전 의정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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