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벌금형 분리 선고, 경합범이라도 결격 대상 범죄는 벌금을 따로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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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벌금형 분리 선고, 경합범이라도 결격 대상 범죄는 벌금을 따로 매긴다 

강대현 변호사

여러 죄를 한꺼번에 저질러 함께 재판받는 군인이라면, 그중 한 죄가 벌금형만으로도 제적·임용거부 사유가 되는 죄라는 사실을 놓치기 쉽습니다. 경합범을 처벌할 때 벌금형은 원칙적으로 여러 죄를 합쳐 하나로 선고하는데, 이렇게 합산해버리면 정작 결격사유가 되는 죄 자체에 벌금이 얼마나 매겨졌는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군인사법은 형법의 일반 원칙을 깨고 특정 죄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반드시 따로 선고하도록 정해두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죄가 이 분리 선고 대상인지, 왜 따로 선고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현역 군인의 신분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경합범 벌금형, 원래는 하나로 합쳐 선고한다

형법 제37조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개의 죄를 경합범으로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서로 다른 시기에 별개의 죄를 두 개 이상 저질렀는데 아직 어느 것도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이 죄들은 하나의 재판에서 함께 심리되어 경합범으로 처리됩니다. 이때 각 죄에 대해 정할 형이 벌금형처럼 같은 종류라면,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법원은 가장 무거운 죄에서 정한 벌금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의 벌금 다액을 모두 합산한 금액을 넘지 못하는 범위 안에서 하나의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이 방식은 여러 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각 죄의 형을 단순히 더해 과도하게 무거운 형을 매기지 않도록 하는 합리적인 처벌 원칙입니다. 다만 이 원칙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벌금형이 하나로 합쳐지고 나면, 애초에 각각의 죄에 대해 벌금이 얼마씩 매겨졌는지는 판결문에 따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특정 죄에 대해 얼마의 벌금이 선고되었는지 자체가 법적 효과를 좌우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군인사법이 정한 결격사유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경합범의 벌금형은 원칙적으로 각 죄의 다액을 합산한 범위 안에서 하나의 형으로 선고되며, 개별 죄마다 벌금이 얼마인지는 판결에서 따로 드러나지 않는다.

군인사법 제10조의 결격사유 — 벌금 100만원·300만원이 신분을 가른다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은 장교·준사관·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는 결격사유를 나열하면서, 그중 두 가지를 벌금형의 액수로 정해두었습니다. 하나는 제6호의2로, 공무원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해 형법 제355조(횡령) 또는 제356조(업무상횡령·배임)에 규정된 죄를 저질러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입니다. 다른 하나는 제6호의3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제2호·제3호에 규정된 죄(음란물 유포 등),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스토킹범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죄를 저질러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입니다.

두 조항 모두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아니라 벌금형만으로도 결격사유가 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다른 결격사유들은 대개 금고 이상의 실형이나 집행유예를 요구하는 데 비해, 이 두 조항은 벌금형 액수 자체를 기준선으로 삼습니다. 그만큼 벌금이 정확히 얼마로 확정되는지가 신분에 직결되는 문제가 됩니다.

  • 제6호의2 — 직무 관련 횡령·업무상횡령·배임죄, 벌금 300만원 이상, 확정 후 2년간 결격.

  • 제6호의3 — 성폭력범죄·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스토킹범죄·마약류관리법 위반죄,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 후 3년간 결격.

  • 두 조항 모두 실형·집행유예가 아닌 벌금형 액수 자체가 기준.

벌금 100만원 이상이냐 99만원이냐, 300만원 이상이냐 299만원이냐가 장교·준사관·부사관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선이다.

형법 제38조대로 합산하면 생기는 문제 — 결격 여부가 묻혀버린다

여기서 앞서 본 경합범 처벌 원칙과 결격사유 규정이 충돌합니다. 만약 스토킹범죄와 명예훼손죄를 함께 저질러 경합범으로 재판받는 부사관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법원이 형법 제38조 원칙대로 두 죄의 벌금을 합쳐 150만원 하나의 벌금형으로 선고했다면, 이 150만원 중 스토킹범죄 몫이 얼마이고 명예훼손죄 몫이 얼마인지는 판결문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스토킹범죄는 벌금 100만원 이상이면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죄입니다. 합산된 150만원만으로는 이 부사관의 스토킹범죄 자체에 매겨진 벌금이 100만원을 넘는지, 아니면 100만원에 못 미치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이 사람을 제적시켜야 하는지 그대로 복무시켜도 되는지 판단할 근거 자체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결격사유 제도가 벌금 액수를 기준으로 설계된 이상, 합산된 하나의 숫자만으로는 그 제도가 애초에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군인사법 제10조의2 — 형법 제38조를 배제하는 특별 규정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인사법은 제10조의2에 별도 규정을 두었습니다. 조문은 "형법 제38조에도 불구하고 제10조 제2항 제6호의2 또는 제6호의3 각 목에 규정된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이를 분리 선고하여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즉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죄와 그렇지 않은 다른 죄가 경합범 관계에 있을 때, 법원은 형법의 일반 원칙과 달리 두 죄의 벌금을 하나로 합치지 않고 각각 따로 얼마인지를 정해 선고해야 합니다.

앞의 사례로 돌아가면, 법원은 스토킹범죄에 대해서는 벌금 80만원, 명예훼손죄에 대해서는 벌금 70만원과 같이 각 죄의 벌금을 별도로 정해 선고해야 합니다. 이렇게 분리해서 선고하면 스토킹범죄 자체의 벌금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므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집니다. 반대로 스토킹범죄에 대한 벌금만 120만원으로 정해졌다면, 그 액수 자체로 결격사유 해당 여부가 곧바로 판단됩니다. 분리 선고는 결국 결격사유 제도가 실제로 기능할 수 있게 만드는 절차적 장치입니다.

형법 제38조에도 불구하고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은 벌금형을 분리해서 각각 선고해야 한다 — 이것이 군인사법 제10조의2의 문언이다.

현역 장교·부사관이라면 — 제적사유(군인사법 제40조)와 직결된다

이 문제는 임용 단계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이미 임관해 복무 중인 장교·준사관·부사관에게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는 현역 복무 중 제10조 제2항의 결격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면 제적된다고 정합니다. 제적은 파면과 달리 별도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결격사유 발생이라는 법률요건이 충족되는 즉시 신분이 박탈되는 효과입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는 제10조 제2항 제6호(자격정지 이상 형의 선고유예)에 대해서는 일정한 목에 해당하는 죄로 자격정지 이상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만 제적사유로 인정한다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벌금형을 기준으로 하는 제6호의2·제6호의3에는 이런 예외 단서가 없습니다. 즉 현역 부사관이 스토킹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거나, 현역 장교가 직무 관련 업무상횡령으로 벌금 3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그 자체로 별도 절차 없이 제적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경합범으로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 분리 선고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가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 제적은 징계처분이 아니라 결격사유 발생이라는 법률요건 충족만으로 발생하는 법정 효과.

  • 제6호(선고유예)는 일부 목의 죄로 자격정지 이상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만 해당하는 단서가 있음.

  • 제6호의2·제6호의3(벌금형)은 그런 예외 단서 없이 금액 기준 충족 즉시 제적사유.

임용 전 지원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의 결격사유는 이미 복무 중인 사람뿐 아니라 사관후보생·부사관후보생 등 임용을 앞둔 지원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시험에 합격했더라도 과거에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아직 결격기간(제6호의2는 2년, 제6호의3은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임용 자체가 거부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분리 선고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지원자가 과거 경합범으로 재판받으면서 결격 대상 죄와 다른 죄의 벌금이 분리되지 않고 합산되어 선고되었다면, 지금 임용심사 단계에서 그 결격 대상 죄 자체의 벌금이 기준 금액을 넘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판결문과 별도로 각 죄에 적용된 법정형·양형 자료를 확인해 실제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다퉈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방어 전략 — 분리 선고 국면에서 벌금액을 다투는 이유

수사·재판 단계에 있는 군인이라면, 자신의 사건에 결격사유 대상 죄가 포함된 경합범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분리 선고가 적용되는 사건이라면, 그 결격 대상 죄에 대한 벌금액을 100만원 또는 300만원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신분을 지키는 데 결정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와의 합의, 초범 여부, 반성문,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 등 정상참작 자료를 그 죄에 집중해 별도로 제출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른 경합범 죄에 대한 정상참작만으로는 결격 대상 죄의 벌금액이 낮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1심 판결에서 법원이 분리 선고를 하지 않고 형법 제38조대로 벌금을 합산해 하나로 선고했다면, 이는 군인사법 제10조의2를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항소심에서 이를 다투어 바로잡아야 합니다. 분리 선고가 누락된 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인사권자가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판단할 근거 자체가 불명확해져 이후 절차에서 다시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합범 사건에서는 판결 선고 시점에 분리 선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확정일 기준 기간 계산과 재심사 시점

결격기간은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계산합니다. 1심에서 항소해 2심이나 3심까지 진행되었다면, 최종적으로 벌금액이 확정된 날이 기준이 됩니다. 상소심에서 벌금액이 바뀌면 결격사유 해당 여부 자체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상소 여부를 판단할 때도 벌금 액수가 기준 금액 부근이라면 이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제6호의2에 해당하는 벌금형은 확정 후 2년, 제6호의3에 해당하는 벌금형은 확정 후 3년이 지나면 결격사유가 소멸합니다. 다만 이는 법률상 결격사유가 없어진다는 의미일 뿐이고, 실제 재임용이나 복직 여부는 각군의 별도 인사 절차와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결격기간이 지났다고 자동으로 원래 신분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유의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합범으로 기소되면 벌금형이 무조건 분리 선고되나요?

A. 아닙니다. 경합범 중 하나의 죄가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 제6호의2(직무 관련 횡령·배임, 300만원 이상) 또는 제6호의3(성폭력범죄·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스토킹범죄·마약류관리법 위반, 100만원 이상)에 해당할 때만 분리 선고 의무가 적용됩니다. 그 외의 죄끼리 경합범 관계라면 형법 제38조에 따라 그대로 합산해 하나의 벌금형으로 선고됩니다.

Q. 법원이 분리 선고를 하지 않고 벌금을 합산해서 선고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군인사법 제10조의2를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상소로 다툴 수 있습니다. 분리 선고가 누락되면 결격 대상 죄 자체에 매겨진 벌금액이 특정되지 않아, 이후 인사권자가 제적이나 임용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불명확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Q. 현역 부사관인데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벌금형이 확정되면 바로 제적되나요?

A. 네, 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별도 징계절차 없이 법률상 당연히 제적 대상이 됩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에 따라 제6호(자격정지 이상의 선고유예)는 일부 목의 죄로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만 해당하는 반면, 제6호의2·제6호의3의 벌금형은 그런 예외 없이 금액 기준을 충족하는 즉시 제적사유가 됩니다.

Q. 벌금액이 100만원인지 99만원인지가 왜 이렇게 중요한가요?

A.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 제6호의3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결격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어, 이 경계선을 넘는지가 신분 유지 여부를 직접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1만원 차이로도 결과가 갈릴 수 있어, 분리 선고가 예상되는 사건에서는 해당 죄의 벌금액 자체를 낮추는 정상참작 자료 제출이 중요합니다.

Q. 결격기간이 지나면 다시 임용될 수 있나요?

A.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제6호의2는 2년, 제6호의3은 3년이 지나면 법률상 결격사유는 소멸합니다. 다만 실제 재임용 여부는 이와 별개로 각군의 인사 규정과 심사 절차에 따라 다시 결정됩니다.

Q. 사관후보생이나 부사관후보생 지원 단계에서도 이 규정이 적용되나요?

A. 네,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의 결격사유는 임용 전 지원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시험에 합격했더라도 과거 벌금형이 결격 기준을 넘고 아직 결격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임용 자체가 거부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경합범을 처벌할 때 벌금형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형법의 원칙이지만, 군인사법은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죄에 대해서만큼은 이 원칙을 깨고 벌금을 반드시 분리해 선고하도록 정해두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절차 문제가 아니라, 그 벌금액 자체가 장교·준사관·부사관의 신분 유지 여부를 직접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분리 선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격사유 제도 자체가 작동할 수 없게 됩니다.

경합범으로 함께 재판받는 사건에서 그중 하나가 성폭력범죄·스토킹범죄·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마약류 관련 범죄·직무 관련 횡령이나 배임처럼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죄라면, 벌금 액수 하나하나가 신분을 가르는 문제가 됩니다. 판결 선고 단계부터 분리 선고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각 죄에 대한 정상참작 자료를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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