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진단나왔는데도 무죄가 선고된 교통사고 사건
12주 진단나왔는데도 무죄가 선고된 교통사고 사건
해결사례
교통사고/도주음주/무면허

12주 진단나왔는데도 무죄가 선고된 교통사고 사건 

정찬 변호사

무죄

피해자가 약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반환 손상을 입을 정도로 상해가 중했던 사고였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사고가 발생했는지"가 아니라, "그 사고에 대해 운전자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의 증명이 있는지"였습니다.

1. 이런 상황에서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의뢰인은 오토바이를 운전해 서울 강북구의 한 편도 3차로 도로 2차로를 따라 정상적으로 주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피해자가 의뢰인의 이륜차 앞부분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장소는 어린이보호구역이었고, 두 개의 횡단보도 사이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에서는 의뢰인에게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조향·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해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으로 기소했습니다.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약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반환 손상 등으로 결코 가볍지 않았기 때문에, 의뢰인 입장에서는 "규정 속도로 정상 주행했는데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불안감을 안고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미처 피하지 못해 사고를 낸 뒤 형사책임을 걱정하는 분들이 흔히 겪는 상황입니다.

2. 사건의 핵심 쟁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검사가 의뢰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설령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지였습니다.

법원은 먼저 사고 장소가 무단횡단이 잦은 곳이라는 점에서 운전자에게 무단횡단을 예상하고 주의를 기울일 의무 자체는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3. 변호사는 어떻게 대응했나요?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두 단계로 나누어 각각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먼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의뢰인이 수사기관 단계에서부터 일관되게 전방주시의무를 다했다고 진술하고 있었고, 이를 뒤집을 만한 객관적 증거, 예를 들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조작했다는 등의 자료가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다음으로 인과관계 부분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수사기관에 회신한 내용, 즉 이륜차 운전자의 피해자 회피 가능성 및 이륜차 속도에 대한 감정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한 사실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회피 가능성 자체를 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주의의무를 다했더라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 역시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논리를 구성했습니다.

4. 사건은 어떻게 해결되었나요?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사고 장소의 특성상 의뢰인에게 무단횡단을 예상해 주의할 의무 자체는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그 의무를 위반했는지, 위반했다면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사의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했던 판단 요소는 결국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려면 법관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다면 유죄의 의심이 든다는 사정만으로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는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주행속도, 전방주시 여부, 회피가능성 중 어느 하나도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해의 중함만으로 책임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5. 이 사건과 비슷한 상황이라면 확인해야 할 점

무단횡단 보행자와의 사고로 조사를 받고 있다면 아래 사항들을 먼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사고 장소가 횡단보도 표시구역인지, 아니면 그 사이나 인근 구역인지

  • 사고 당시 주행속도를 뒷받침할 블랙박스, CCTV 등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

  • 전방주시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영상 자료가 존재하는지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정기관의 회피가능성·속도 감정 결과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결론은 무엇인지

  • 신호 준수 여부와 주행차로 준수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는지

과실 유무와 인과관계는 사고의 결과가 크다고 해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증거를 통해 하나하나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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