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출국하려는데 저지할 수 있나요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출국하려는데 저지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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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출국하려는데 저지할 수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출국하려는데 저지할 수 있나요


사건 개요


부부 사이가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거나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상담자를 가장 급하게 만드는 것은 재산 문제가 아니라 아이 문제입니다.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나가버리겠다고 한다", "이미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있는 것 같다", "배우자의 본가가 외국이라 한 번 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며 찾아오는 분들이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두려움은 단순합니다. 아이가 눈앞에서 사라지고 나면,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려움은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합니다. 아이가 실제로 국경을 넘고 나면 법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수단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반대로, 아직 출국 전이라면 분명히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 있습니다.

다만 그 조치들은 사람들이 흔히 기대하는 모습, 즉 "경찰이나 출입국 당국에 신고하면 자동으로 막아준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국가가 대신 막아주는 영역이 아니라, 당사자가 가정법원과 관련 기관을 상대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절차를 밟는가에 좌우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조짐이 보이는 시점, 즉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안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지금이 혼인 중(별거 포함)인지, 이혼이 확정되어 단독 친권자·양육자가 이미 정해진 상태인지입니다. 혼인 중에는 친권을 부모가 공동으로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민법 제909조 제2항), 상대방이 자녀를 데리고 출국하는 것 자체가 이미 다른 친권자의 권리를 건드리는 행위입니다. 반면 이혼 후 상대방이 단독 양육자로 지정되어 있다면, 상담자가 개입할 여지는 훨씬 좁아집니다.

둘째, 출입국관리법상 '출국금지'가 이 상황에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가 정한 출국금지 대상은 형사재판 계속 중인 사람, 벌금·세금 미납자, 양육비 채무자 등으로 한정되어 있고, 부부간 양육권 다툼이나 자녀 동반 출국 우려는 이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즉, 법무부나 출입국 당국에 전화 한 통으로 상대방의 출국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제도는 없습니다.

셋째, 그래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수단은 가정법원의 사전처분인데, 이 처분에는 집행력이 없습니다(가사소송법 제62조 제5항). 상대방이 이를 어겨도 즉시 강제로 저지되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을 뿐입니다(같은 법 제67조 제1항). 이 한계를 알아야 "신청만 하면 끝"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조치를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넷째, 만약 이미 아이를 데리고 나간 뒤라면, 폭행·협박 등 강제력이 없었던 경우 형사처벌(미성년자약취)로 되돌리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대법원의 확립된 기준이 있습니다. 이 네 가지를 순서대로 이해해야,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가 명확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출국 전 단계에서 법적 장치로 사실상 봉쇄하기


아직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면, 지금이 가장 유리한 시점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1) 이혼·양육권 심판을 신속히 제기하면서 사전처분으로 출국금지·자녀 인도를 함께 신청합니다.

가정법원은 이혼이나 양육자 지정 심판이 제기된 상태에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직권 또는 신청에 의해 자녀에 대한 감호·양육을 위한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 여기에 상대방의 출국 시도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사정(항공권 예약 정황, 대화 내용, 본가 이주 계획 등)을 함께 제출하면, 법원이 상대방에게 자녀를 데리고 출국하지 말 것을 명하는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대로 이 처분 자체에 강제력은 없지만, 위반 시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되고, 이 위반 사실은 뒤이은 양육자 지정 심판에서 상대방에게 상당히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2) 자녀 명의 여권 발급에 대한 동의를 명확히 거부해 둡니다.

18세 미만 자녀가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여권법 제9조 제4항). 자녀가 아직 여권이 없거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공동친권자로서 신규 발급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외교부·여권 발급기관과 상대방 모두에게 내용증명 등 남는 형태로 통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자녀가 이미 유효한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면 이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한계도 분명히 알아야 하며, 이 경우에는 사전처분과 아래의 증거 확보에 더 무게를 두게 됩니다.

3) 출국 의사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지금 확보해 둡니다.

항공권 예약 내역, 배우자의 메신저·SNS에 남은 이주 계획, 본가 쪽 가족의 발언 등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삭제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런 자료는 사전처분 신청서에 첨부해 법원이 처분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고, 만약 상대방이 처분에도 불구하고 출국을 강행한다면 이후 형사·민사 대응에서도 핵심 증거로 쓰이므로, 조짐이 보이는 지금 시점에 최대한 남겨 두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이미 출국했거나 임박해 물리적 저지가 어려운 경우


사전 조치를 취할 시간이 부족했거나, 이미 상대방이 아이를 데리고 출국해 버린 경우라면 대응의 축이 달라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다음을 함께 검토합니다.

1) 강제력이 동반되었는지를 먼저 따져 형사 대응 가능성을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부모가 함께 자녀를 보호·양육해 오던 중 한쪽이 폭행·협박이나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쓰지 않고 자녀를 데리고 거소를 옮긴 경우에는, 법원의 결정이나 상대방 동의가 없었다고 해도 그 자체만으로 미성년자약취죄(형법 제287조)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도14328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베트남 국적 모(母)가 남편 몰래 생후 13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본국으로 출국한 사안에서, 그 행위가 '평온한 보호·양육 상태를 강제로 이탈시킨 것'이라기보다 '친권자로서 계속해 오던 보호·양육의 연장'이라고 보아 무죄를 인정했습니다. 반면 폭행·협박 등으로 상대방의 평온한 보호·양육 상태를 깨뜨리고 자녀를 탈취한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약취죄가 성립하며, 그 목적이 국외 이송이라면 형법 제288조 제3항이 적용되어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해 형량이 훨씬 무겁습니다. 그래서 출국 과정에서 강제력, 기망, 감금 등이 있었는지를 정확히 재구성하는 작업이 먼저 필요합니다.

2)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반환 절차를 준비합니다.

형사 대응이 어렵거나 시간이 걸리는 경우, 민사적으로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른 반환 청구가 실질적인 구제 수단이 됩니다. 우리나라는 이 협약의 중앙당국인 법무부를 통해 상대국 중앙당국에 반환 지원을 신청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상대국 법원에 아동반환청구나 면접교섭청구를 직접 낼 수도 있습니다. 협약은 양육권 자체를 다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원래 상거소국으로 돌려보내 그 나라 법원이 양육 문제를 판단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반환이 이루어지면 이후 한국 가정법원에서 양육자 지정 절차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국이 협약 미가입국이라면 이 절차 자체를 이용할 수 없어, 그 경우에는 사전 저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3) 반환명령 이후의 집행까지 함께 준비합니다.

협약에 따라 반환명령이 내려져도,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자녀를 돌려보내지 않는 경우가 실무상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반환명령 신청 단계부터 강제집행 절차까지 미리 염두에 두고 서류와 증거를 준비해 두면, 명령을 받고도 실제 반환까지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론


이 문제의 본질은 "막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언제 움직이느냐"입니다. 배우자가 아직 국내에 있고 출국 전이라면, 사전처분과 여권 관련 조치, 증거 확보를 통해 사실상 봉쇄에 가까운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반면 아이가 이미 국경을 넘고 나면, 강제력 여부를 따져 형사 대응을 검토하고 헤이그 협약에 따른 반환 절차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 경로는 시간과 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배우자의 말이나 행동에서 출국 조짐이 느껴진다면, 그 느낌을 확인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지금 바로 사전처분 신청과 자료 확보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지금 상황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떤 조치를 얼마나 서둘러야 하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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