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자백했지만 날짜를 모르면 공소사실 특정을 다툴 수 있나요
투약 자백했지만 날짜를 모르면 공소사실 특정을 다툴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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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자백했지만 날짜를 모르면 공소사실 특정을 다툴 수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투약 자백했지만 날짜를 모르면 공소사실 특정을 다툴 수 있나요


사건 개요


수사기관 조사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있다"고 순순히 인정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곧이어 "정확히 언제, 어디서 투약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면 답이 궁색해집니다. 하루 이틀 전 일이 아니라 몇 달, 심하면 1년 가까이 지난 기억이라 "그때가 언제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봄쯤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다"는 정도로만 말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수사기관은 모발감정을 의뢰해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모발의 길이를 기준으로 '투약가능기간'을 역산합니다. 그 결과 공소장에는 "2026년 O월 초순경부터 같은 해 O월 중순경 사이 불상지에서 필로폰 불상량을 투약하였다"는 식으로, 두세 달에 걸친 넓은 기간과 장소·수량 모두 '불상'으로 처리된 공소사실이 적히곤 합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은 대개 "이미 투약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으니 더 다툴 게 없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백과 공소사실의 특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자백은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일 뿐이고, 공소사실이 법이 요구하는 정도로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는 그것과 별개로 따져야 할 절차적 요건입니다. 이 지점을 정확히 짚으면, 자백을 했더라도 다툴 여지가 남아 있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핵심 쟁점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은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의 취지는 피고인이 자신이 어떤 행위로 기소되었는지 알고, 그에 맞춰 알리바이나 반박 증거를 준비할 수 있도록—즉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하는 데 있습니다. 자백을 했는지 여부는 이 조항의 적용을 좌우하는 요소가 아닙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든 부인하든 관계없이 이 요건을 충족한 공소장을 제출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마약류 투약 범죄는 1회의 투약행위마다 별개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소지·보관처럼 일정 기간 계속되는 상태범이 아니라, 투약이라는 순간적 행위가 반복될 때마다 각각 독립한 범죄가 되기 때문에, 다른 마약범죄에 비해 일시·장소의 개괄적 기재가 허용되는 범위가 좁다는 것이 판례의 흐름입니다. 실무에서는 소변감정에 기초한 개괄적 기재는 비교적 특정을 인정받는 경향이 있는 반면, 모발감정에 기초해 넓은 기간을 역산한 기재는 특정을 부인당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모발 성장 속도에 개인차가 있고, 채취·세척(디컨태미네이션) 방식에 따라 결과가 흔들릴 수 있어 그 자체로 과학적 불확실성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형사소송법 제310조의 자백 보강법칙도 함께 작동합니다. 피고인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일 때는 그것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고, 반드시 독립된 보강증거—통상 모발·소변 감정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보강증거인 감정 결과 자체가 애매한 기간만을 가리킨다면, 자백의 진정성과는 별개로 공소사실 특정이라는 절차적 문턱을 넘었는지가 독자적으로 문제 됩니다. 이 네 갈래—자백과 특정의 분리, 투약죄의 개별성, 모발감정의 한계, 보강증거의 질—를 얼마나 정확히 짚어내는지에 따라 다툼의 성패가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자백과 공소사실 특정을 분리해 다투는 논리 구성


많은 의뢰인이 자백을 했으니 특정 여부를 다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지레 포기합니다. 하지만 앞서 본 대로 이 둘은 서로 다른 국면이므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이 논리를 실제 사건에 적용합니다.

1) 조서 원문과 공소장 기재를 대조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 실제로 어떤 표현을 썼는지입니다. "몇 달 전에 한 번 한 적 있는 것 같다"는 식의 매우 추상적인 진술을, 검사가 마치 구체적으로 특정된 사실인 양 공소장에 그대로 옮겨 적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조서 원문을 대조해 자백 진술 자체의 추상성을 드러내면, "자백이 있으니 특정도 된 것"이라는 검찰 측 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할 근거가 됩니다.

2) 방어권 침해를 구체적 사정으로 소명합니다.

"날짜를 모르니 억울하다"는 식의 막연한 주장은 법정에서 힘을 갖기 어렵습니다. 대신 공소사실에 적힌 두세 달의 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있었던 구체적 사정—해외 체류, 입원, 구금, 특정 근무 일정 등—을 정리해, "언제인지가 특정되어야 그 기간 중 어느 시점을 반박할지 정할 수 있는데, 지금의 기재로는 반박 대상 자체를 특정할 수 없어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사건에 맞춰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3) 석명을 먼저 요구하고, 불응 시 공소기각을 구합니다.

바로 공소기각을 주장하기보다, 먼저 재판부에 검사가 공소사실을 보정하도록 석명을 요청해 절차 기록을 남깁니다. 검사가 모발감정 결과 외에 기간을 더 좁힐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채 보정에 실패하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가 정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기각 판결을 구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모발감정에 근거한 '투약가능기간' 자체의 신빙성 흔들기


공소사실 특정 다툼과 별개로, 애초에 그 기간을 산출한 모발감정 결과 자체가 얼마나 견고한지도 반드시 짚어야 할 지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확인합니다.

1) 감정서 원본과 채취·세척 절차를 확인합니다.

모발을 뿌리부터 일정 구간씩 절단해 구간별로 검사했는지, 아니면 구간 절단 없이 뭉뚱그려 검사해 기간을 넓게 추정했는지가 감정서의 신빙성을 좌우합니다. 또한 외부 오염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한 세척(디컨태미네이션) 절차가 정해진 방식대로 이루어졌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이 절차가 부실했다면 그 자체로 감정 결과의 증명력을 다툴 근거가 됩니다.

2) 모발 성장 속도의 개인차를 근거로 기간 폭을 다툽니다.

모발 감정은 통상 월 1cm 내외의 성장 속도를 전제로 기간을 역산하지만, 실제 성장 속도는 개인의 건강 상태·나이·모발 굵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이 개인차를 근거로 검사가 제시한 기간이 실제보다 지나치게 좁게—또는 반대로 넓게—산정되었을 가능성을 지적해, 공소사실이 딛고 선 과학적 전제 자체를 흔듭니다.

3) 필요하면 사실조회와 재감정을 신청합니다.

감정을 수행한 기관에 검사 방법과 절차에 관한 사실조회를 신청하고, 사안에 따라서는 별도 전문기관에 재감정을 의뢰합니다. 최초 감정 결과가 유일한 근거로 법정에 서 있는 상태와, 그 방법론이 사실조회·재감정을 통해 검증대에 오른 상태는 재판부가 받아들이는 무게가 다릅니다.


결론


투약 사실을 인정했다고 해서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자백은 범죄사실에 대한 진술일 뿐이고, 공소장이 법이 요구하는 만큼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는 그와 별개로 반드시 짚어야 하는 절차적 문제입니다. 특히 모발감정에 근거해 두세 달씩 기간을 넓게 잡은 공소사실이라면, 그 폭 자체가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하고 있는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백했으니 다툴 게 없다고 단정하기보다, 조서에 남은 자신의 진술과 공소장의 기재, 그리고 그 기재의 근거가 된 감정 결과를 나란히 놓고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 세 가지를 어떻게 짚어내느냐에 따라 절차적 다툼의 여지가 열릴 수도, 닫힐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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