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해금을 형사재판 중에 가압류할 수 있나요 | 사기/공갈 | 로톡
사기 피해금을 형사재판 중에 가압류할 수 있나요
법률가이드
사기/공갈

사기 피해금을 형사재판 중에 가압류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사기 사건에서 가해자를 형사 고소한 뒤, 정작 재판이 길어지는 사이 가해자 명의 재산이 하나둘 처분되어 막상 유죄 판결이 나와도 돌려받을 돈이 남아 있지 않은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고소했으니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유죄 판결이 나오면 그때 가서 돈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별다른 조치 없이 수사와 재판 결과만 기다립니다. 그런데 형사 사건은 수사부터 1심, 항소심까지 짧아도 수개월, 길면 1~2년이 걸리고, 그 사이 가해자가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해 재산을 빼돌리면 정작 판결문을 손에 쥐어도 실제로 회수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는 원칙적으로 독립적으로 진행되며, 형사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손해배상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보전처분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형사 고소나 기소, 재판 진행 여부는 가압류 신청의 전제조건이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사기 피해금을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도 가압류할 수 있는 근거와 요건, 그리고 형사절차에서 확보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어도 사기 피해금은 별도로 가압류할 수 있습니다

형사와 민사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형사판결 확정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76조는 가압류를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동산 또는 부동산의 처분을 미리 금지하는 절차로 정하고 있습니다. 사기 피해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민법 제750조)을 가지므로, 이를 피보전권리로 삼아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형사 절차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고소장을 접수한 직후든, 경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든, 이미 기소되어 형사재판이 계속 중이든 손해배상채권만 있다면 가압류 신청이 가능합니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생각은 사실과 다릅니다.

오히려 형사재판이 길어질수록 가해자에게는 재산을 정리하고 은닉할 시간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수사 초기 또는 기소 직후처럼 가급적 이른 시점에 가압류를 검토하는 것이 실제 회수율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재판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손해배상채권만 있다면 사기 피해자는 언제든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2. 가압류를 하려면 손해배상채권과 보전의 필요성을 함께 소명해야 합니다

두 요건은 확정적인 증명이 아니라 소명만으로 충분합니다.

민사집행법 제277조는 “가압류는 이를 하지 아니하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판결을 집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경우에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무에서는 ‘보전의 필요성’이라 부르는데, 가해자가 재산을 처분·은닉하거나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래도 국가가 몰수·추징으로 가해자 재산을 처리해 주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제3항과 제10조제2항은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즉 범죄피해재산은 애초에 몰수·추징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가해자 재산을 몰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구조가 아니므로, 결국 피해자 스스로 민사상 보전조치를 취해야 실제 회수로 이어집니다.

민사집행법 제280조에 따르면 법원은 청구채권과 가압류 이유를 소명한 때에도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압류를 명할 수 있고, 소명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법원이 정한 담보를 충분히 제공하면 가압류를 명할 수 있습니다. 즉 본안소송처럼 확정적인 증명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손해배상채권과 재산 처분 우려, 이 두 가지를 소명자료로 뒷받침하면 형사판결을 기다리지 않고도 가압류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형사절차에서 확보한 자료가 가압류 소명자료로 그대로 쓰입니다

고소장과 진술조서, 계좌 내역이 있으면 소명은 한결 수월해집니다.

고소장 사본, 피해자·참고인 진술조서, 공소장 부본 등은 사기 피해사실, 즉 피보전권리를 소명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고소인이나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관련 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고,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그대로 가압류 신청서에 소명자료로 첨부할 수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을 통해 가해자 명의 부동산·예금·차량 등이 확인됐다면, 이 내용은 가압류 대상 재산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됩니다.

형사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라 유죄 확정판결이 없더라도 소명자료로는 충분합니다. 다만 재판이 진행되며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그 사실관계는 민사재판에서도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즉 형사재판의 결론을 기다렸다가 가압류를 신청할 필요는 없지만, 재판이 진행되며 쌓이는 수사·재판 기록 하나하나가 소명자료의 두께를 더해 준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형사 수사·재판 기록은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가압류 소명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4. 가해자 재산의 종류에 따라 가압류 전략과 담보 규모가 달라집니다

부동산·예금채권·급여채권마다 집행 속도와 실효성이 다릅니다.

가해자 명의 부동산이 확인되면 가압류를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등기부에 처분금지 취지가 기입되어 안정적으로 재산을 묶어둘 수 있지만, 등기소 촉탁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기입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예금채권 가압류는 은행 등 제3채무자에게 결정문이 송달되는 즉시 효력이 생겨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다만 정확한 거래은행이나 잔액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실무에서는 여러 은행을 상대로 동시에 신청하는 경우가 흔하고, 가해자가 이미 인출해 버렸다면 그만큼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급여채권은 생계 보장을 위해 압류가 금지되는 범위가 법으로 정해져 있어 전액을 묶을 수 없고 일정 범위만 가압류할 수 있으므로, 회수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입니다. 가압류를 명하는 법원은 소명 정도와 청구금액, 목적물의 성격 등을 종합해 담보액을 정하며, 현금 공탁 대신 보증보험증권으로 담보를 대신하는 방법도 실무에서 널리 쓰입니다.

한편 사기죄(형법 제347조제1항)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한 범죄입니다. 형사처벌 수위가 무거울수록 가해자가 재산을 미리 정리하거나 은닉할 유인도 커진다는 점에서, 이는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하는 정황자료로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 재산의 종류를 먼저 파악해야, 어떤 가압류를 우선순위로 신청할지와 담보 규모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5. 신청부터 집행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청 서류를 얼마나 꼼꼼히 준비하느냐가 결정 속도를 좌우합니다.

사기 피해금 가압류는 통상 ①가해자 명의 재산과 소명자료(고소장 사본, 진술조서 열람등사 결과, 계좌내역 등)를 정리하는 단계 → ②가해자 주소지 또는 재산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가압류 신청서를 제출하고 법원이 정하는 담보를 제공하는 단계 → ③법원이 서면 심리만으로 가압류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민사집행법 제280조에 따라 변론 없이 심리할 수 있습니다) → ④가압류 결정문이 등기소나 은행 등 제3채무자에게 촉탁·송달되어 실제로 집행되는 단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형사 사건은 이와 별도로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수사가 이어지고, 수원지방검찰청의 기소를 거쳐 수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됩니다.

가압류를 신청하기 전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가해자 명의 재산(부동산 등기, 차량, 예금계좌 등)부터 파악합니다.

  2. 형사 사건 기록 중 열람·등사가 가능한 고소장, 진술조서, 공소장 등을 확보합니다.

  3. 확보한 자료와 청구금액을 정리해 가압류 신청서를 작성하고, 담보제공 방법(현금 공탁 또는 보증보험증권)을 결정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신속하게 밟을수록, 형사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가해자 재산을 확보해 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치며

사기 피해를 당하면 우선 고소부터 하고 나면 마음이 놓여, 정작 가해자 재산을 확인하고 가압류를 검토하는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형사 고소와 동시에 가해자 재산부터 파악하고 가압류를 서두르는 것이 실제 회수율을 높이는 길입니다. 반대로 가압류 신청의 상대방이 된 피고소인·피고인 입장에서도 실제 채권액보다 지나치게 과다한 금액으로 재산이 묶이거나, 소명이 부족한 채로 가압류가 집행됐다면 이의신청이나 취소 절차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저는 사기 피해자를 대리해 가압류와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는 사건과, 반대로 부당하게 가압류를 당한 피신청인 측을 대리하는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형사재판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사이 재산이 먼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 가압류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재판이 아직 1심 진행 중인데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가압류는 형사판결 확정 여부와 무관하게, 손해배상채권과 보전의 필요성만 소명하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아직 고소만 하고 기소 전인 단계에서도 가압류가 될까요?

A. 가능합니다. 다만 기소 전 단계에서는 소명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어, 법원이 더 높은 담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Q. 담보는 얼마나 준비해야 하나요?

A. 담보액은 사건마다 법원이 소명 정도와 청구금액 등을 고려해 재량으로 정하며, 현금 공탁 대신 보증보험증권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Q. 가해자가 이미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놨다면 어떻게 하나요?

A. 그 처분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것이라면 별도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나중에 무죄 판결이 나오면 가압류는 어떻게 되나요?

A. 본안소송에서 손해배상채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가압류의 피보전권리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어,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형사재판에서 나오는 배상명령과 가압류는 다른 제도인가요?

A. 다릅니다. 배상명령은 유죄판결과 함께 법원이 배상을 명하는 제도이고, 가압류는 판결이 나오기 전에 재산을 미리 묶어두는 보전처분입니다. 두 제도는 병행할 수 있습니다.

Q. 가해자 계좌를 정확히 몰라도 예금채권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정확한 잔액을 모르는 경우 여러 은행을 상대로 동시에 신청하는 경우가 많으며, 형사 기록에서 확인된 거래은행 정보가 있으면 특정에 도움이 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