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능욕 사진 합성을 의뢰한 사람도 처벌받나요
사건 개요
스마트폰으로 지인의 SNS 사진 몇 장을 캡처해 텔레그램의 이른바 '딥페이크 봇'이나 합성을 대행하는 사람에게 전송하고, 신체 부위와 자세까지 지정해 "이런 식으로 성적인 느낌이 나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뒤 포인트나 현금으로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정작 편집 프로그램을 켠 사람은 따로 있으니, 사진을 보내고 부탁만 한 자신은 형사처벌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 상담에서도 "나는 사진만 보냈고 만든 건 상대방인데 왜 나까지 조사를 받느냐"며 억울해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합성 작업을 실행한 사람뿐 아니라,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구체적으로 주문한 '의뢰자'도 함께 입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텔레그램의 이른바 '겹지방'류 사건에서도 실제 합성을 대행한 운영자와 함께, 지인의 사진을 올리고 대상을 지정한 의뢰자들이 한꺼번에 수사선상에 오른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직접 편집 프로그램을 켜지 않았더라도 의뢰자 역시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조항의 어떤 책임으로 걸리는지는 사진을 제공한 방식, 지시의 구체성, 대가 지급 여부, 완성물을 건네받았는지에 따라 갈리므로, 이 단계별 구조를 정확히 아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책임의 갈래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의뢰자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사진·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했는지입니다. 둘째, "성적인 형태로 만들어 달라"는 구체적인 요청·지시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지시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범행을 새로 결심하게 만든 것인지입니다. 셋째, 대가를 지급했는지, 그리고 완성물을 실제로 건네받아 소지·저장·열람했는지입니다. 넷째, 건네받은 완성물을 다시 전송하거나 게시했는지입니다.
이 네 지점은 서로 다른 조문·다른 법리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지점에 걸리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과 형량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나는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 네 단계를 하나씩 짚어야 실제 노출된 형사책임의 범위가 드러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직접 만들지 않아도 '정범'이 되는 이유 — 공동정범과 교사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의뢰자가 형법 총칙상 어떤 형태의 공범으로 취급되는지입니다. 편집 프로그램을 직접 다루지 않았다는 사정은 죄책 자체를 없애지 못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책임의 구조를 짚습니다.
1) 사진 제공과 구체적 지시가 있었다면 공동정범입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의뢰자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사진과 신체 부위·자세 등 구체적인 주문 내용을 제공하고, 실행자는 편집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누어 하나의 합성물을 완성했다면, 이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범행을 함께 실현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런 경우 실제로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은 의뢰자도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이 정한 정범과 동일하게(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될 수 있습니다.
2) 상대방을 새로 그 범행에 나서게 만들었다면 교사범입니다.
형법 제31조 제1항은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애초에 그런 합성물을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의뢰자의 요청과 사진 제공으로 비로소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면 의뢰자는 교사범이 되고, 실제 합성한 사람과 완전히 같은 법정형을 적용받습니다. 같은 조 제2항·제3항은 상대방이 승낙만 하고 실행에 착수하지 않았거나 승낙조차 하지 않은 경우에도 교사자를 예비·음모에 준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문제없다"는 항변도 통하기 어렵습니다.
3) 단순한 부탁·정보 제공에 그쳤더라도 방조는 성립합니다.
실행 여부를 전적으로 상대방의 판단에 맡긴 채 자료나 편의만 제공한 경우라도, 형법 제32조의 종범(방조범)에 해당합니다. 종범의 형은 정범보다 감경되지만,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세 갈래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사진을 건넨 경위, 대화 내용, 지시의 구체성을 하나하나 재구성해야 드러나므로, 초기 진술 단계에서부터 이 구분을 염두에 두고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완성물을 받은 순간부터 시작되는 별도의 책임 — 구입·소지·시청과 반포
공범 이론과 별개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완성물을 손에 넣은 사람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의뢰자가 이 조항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경우는 사실상 드뭅니다.
1) 대가를 지급하고 완성물을 받았다면 '구입'에 해당합니다.
제14조의2 제4항은 "제1항 또는 제2항의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포인트나 현금으로 대가를 치르고 합성물을 전달받았다면 이는 문언 그대로 '구입'이고, 앞서 본 공동정범·교사범 여부와 무관하게 이 조항만으로 독자적으로 성립합니다.
2) 무료로 받아 저장하거나 열어보기만 했어도 처벌 대상입니다.
같은 항은 소지·저장·시청까지 함께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대가 없이 건네받아 휴대폰이나 메신저에 남아 있게 두거나 한 번 열어 확인한 것만으로도 이 조항이 적용됩니다. "만들라고만 했지 결과물은 보지도 않았다"는 항변은, 그 완성물을 전달받아 확인한 정황이 메신저 로그 등으로 남아 있는 이상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3) 건네받은 완성물을 다시 올리거나 전달했다면 형이 크게 올라갑니다.
완성물을 지인방이나 단체 채팅방 등에 다시 전송·게시했다면 이는 같은 조 제2항의 반포등에 해당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되고,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등을 한 경우라면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올라갑니다. 여기에 상습성이 인정되면 제5항에 따라 각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결국 의뢰 단계에서 멈췄는지, 완성물을 받고 그쳤는지, 다시 퍼뜨렸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계단식으로 달라지므로, 각 단계에서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를 정확히 구분해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결론
"나는 만들지 않았다, 부탁만 했다"는 사정은 수사기관 앞에서 생각만큼 유리한 방어선이 되지 못합니다. 사진을 제공하고 구체적으로 주문한 순간 공동정범이나 교사범의 문제가 열리고, 대가를 치르고 완성물을 받아 든 순간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4항의 독자적인 책임이 시작되며, 이를 한 번이라도 다시 퍼뜨렸다면 형량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올라갑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사진을 어떤 경위로 누구에게 건넸는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완성물을 실제로 전달받았는지부터 사실관계를 냉정하게 정리해 보시고, 어느 단계의 책임까지 노출되어 있는지 초기에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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