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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도용당해 제 이름으로 중고사기가 벌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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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도용당해 제 이름으로 중고사기가 벌어졌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당근마켓·번개장터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 계정이 해킹이나 피싱으로 도용되어, 본인은 전혀 모르는 사이 자신의 이름과 프로필로 중고물품 판매 사기 글이 올라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신 분들 중에는 “비밀번호만 바꾸면 끝나는 문제 아닌가요”, “저는 물건을 판 적도 없으니 상관없겠죠”라고 생각하다가, 정작 피해를 본 구매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담긴 출석요구서를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계정에 대한 접근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그 접근권한을 벗어난 사용이 언제 범죄가 되는지를 엄격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계정 명의자라 해서 자동으로 형사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 대응 없이 방치하면 수사와 채권 추심의 대상이 되어 상황이 꼬일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계정 도용으로 벌어진 중고사기가 왜 명의자의 죄가 되지 않는지, 그럼에도 어떤 절차와 자료 준비가 필요한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계정을 도용해 중고사기를 벌인 사람이 처벌 대상이지, 명의자인 당신이 아닙니다

사기죄는 고의범이라, 기망행위를 한 사실이 없는 명의자에게는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컴퓨터등 사용사기(형법 제347조의2)까지 포함해 2025년 12월 23일 개정으로 2026년 3월 12일부터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형이 크게 무거워졌습니다.

그런데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①기망행위 ②그로 인한 상대방의 착오 ③착오에 기한 처분행위(재물 교부·송금) ④행위자의 고의, 이 네 요소가 모두 인과관계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계정을 도용당한 명의자는 애초에 구매자를 속이는 글을 올린 적도, 대화를 나눈 적도 없으므로 기망행위 자체를 한 사실이 없고, 당연히 속여서 돈을 받아내겠다는 고의도 없습니다.

즉 위 형량이 적용되는 대상은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해 실제로 판매 글을 올리고 대금을 받은 도용자이지, 이름과 프로필만 도용당한 명의자가 아닙니다. 다만 명의자라는 이유만으로 조사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뒤에서 따로 살펴보겠습니다.

사기죄는 기망행위와 고의를 요구하는 고의범이므로, 계정을 도용당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명의자에게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2. 계정을 몰래 이용한 것 자체가 이미 별도의 범죄입니다

타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하는 순간, 그 자체로 정보통신망 침입죄가 성립합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72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그 보호조치에 대한 침해나 훼손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식별부호(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거나 보호조치에 따른 제한을 면할 수 있게 하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방법으로 침입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도870 판결).

위 판결은 또한, 설령 이용자 본인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스스로 알려주며 사용을 승낙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사용이 이용자 본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제3자에게 정당한 접근권한이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도870 판결). 즉 계정 명의자가 아무런 승낙도 하지 않은 채 피싱이나 해킹으로 계정을 빼앗겼다면, 도용자의 접속과 사용은 더더욱 정당한 접근권한 없는 침입에 해당합니다.

만약 도용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나 명의자의 개인정보까지 함께 이용됐다면, 주민등록법 제37조에 따른 부정사용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까지 함께 검토될 수 있어, 도용자에게는 사기죄 외에도 여러 죄가 경합될 수 있습니다.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한 순간 이미 정보통신망 침입죄가 성립하므로, 도용자는 사기죄와 별도로도 처벌받게 됩니다.


3. 그럼에도 수사기관은 명의자인 당신부터 조사 대상으로 삼습니다

실제 사용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저절로 증명되지 않고, 자료로 소명해야 합니다.

문제는 피해를 입은 구매자들이 신고할 때 알 수 있는 정보가 계정에 표시된 이름·프로필·전화번호뿐이라는 점입니다. 경찰은 우선 그 가입정보상의 명의자, 즉 상담자 본인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 조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단계에서 “저는 안 그랬습니다”라는 진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계정에 이상 로그인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접속 기록(IP·기기 정보) 열람 신청 내역, 피싱 문자나 악성 링크 클릭 등 도용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 문제 된 판매 글이 올라간 시각에 본인이 다른 곳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위치정보·근무기록 등), 그리고 도용 사실을 인지한 직후 플랫폼과 경찰에 신고한 접수증입니다.

특히 도용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신고했는지 여부는 진술의 신빙성에 큰 영향을 줍니다. 뒤늦게 신고하거나 아예 신고하지 않은 채 방치하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명의자와 도용자의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정 명의자라는 사실만으로 조사를 피할 수는 없으므로, 도용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초기에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사기 피해금이 내 계좌로 들어왔다면 절대 손대면 안 됩니다

몰랐다는 사정은 반환 의무 자체를 없애주지 않고, 인출해 써버리면 새로운 범죄가 됩니다.

계정 도용 과정에서 판매대금 입금 계좌까지 명의자 본인의 계좌로 연결되어 있었다면 상황은 한층 복잡해집니다. 피해자(구매자)가 속아서 그 계좌로 돈을 보냈다면, 은행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4조에 따라 해당 계좌 전체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할 수 있고, 명의자는 같은 법 제7조에 따라 지급정지 공고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이의를 제기해 자신이 도용 피해자라는 사실을 소명할 수 있습니다.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송금·이체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송금·이체에 의하여 계좌명의인이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 계좌명의인은 송금의뢰인에게 그 금액 상당의 돈을 반환하여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계좌명의인이 그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위 판결은 이러한 법리가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이용된 계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밝히면서, 명의자가 그 사정을 몰랐더라도 반환 의무 자체는 그대로 발생하고, 나아가 그 돈을 자신의 것처럼 인출해 써버리면 피해자에 대한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계좌에 낯선 입금이 확인되면 절대로 인출하거나 사용하지 말고, 즉시 은행과 경찰에 신고해 지급정지·계좌 보전 절차부터 밟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형사책임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후 이의제기와 피해환급 절차에서도 명의자 본인이 협조적으로 대응했다는 유리한 정황이 됩니다.

사기 피해금이 내 계좌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손대지 않고 즉시 신고하는 것이 형사책임과 반환책임 모두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5. 고소부터 수사 종결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대응 순서에 따라 무혐의로 종결되는 시점이 크게 달라집니다.

계정 도용을 이용한 중고사기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구매자)의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명의자와 실제 도용자에 대한 각각의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도용자가 특정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명의자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계정 도용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플랫폼 고객센터에 계정 이용정지·비밀번호 초기화를 요청하고, 로그인 기록(접속 일시·IP·기기 정보) 열람 및 보존을 함께 신청합니다.

  2. 경찰 사이버수사팀(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명의도용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접수증을 받아둡니다.

  3. 문제 된 판매 글의 게시 시각과 본인의 행적을 대조할 수 있는 자료(문자·통화기록·근무기록 등)를 정리해둡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계정 도용·명의도용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상 무혐의 소명과 함께 필요한 경우 도용자를 상대로 한 민형사상 대응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계정 도용으로 인한 중고사기 문제는 “설마 나한테까지 불똥이 튀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과 계정을 도용당한 쪽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크지만, 소명자료를 갖추지 못하면 조사가 길어지고 불리한 정황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물건을 사려다 속은 구매자 쪽 입장에서도, 계정에 뜬 이름만 보고 무조건 그 사람을 원망하기보다는 실제 도용 여부가 밝혀질 때까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빠른 피해 회복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계정·명의 도용으로 억울하게 조사를 받는 쪽과, 반대로 중고거래에서 실제로 사기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 계정으로 사기를 당했다는 구매자에게 연락이 왔는데, 무시해도 되나요?

A. 무시하면 안 됩니다. 연락을 무시하면 신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초기에 도용 사실을 알리고 신고 접수증을 확보해두는 쪽이 이후 소명에 훨씬 유리합니다.

Q.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를 받았습니다. 저는 죄가 없는데 꼭 가야 하나요?

A. 출석요구에는 응하시는 것이 원칙입니다. 출석해서 계정 도용 경위와 확보한 자료를 소명하는 것이, 출석하지 않아 조사가 지연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상황을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Q. 제 명의로 더치트 같은 사이트에 사기 이력이 올라갔습니다. 삭제할 방법이 있나요?

A. 도용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소명자료와 함께 삭제·정정을 요청할 수 있고, 경찰 신고 접수증이나 수사 결과(불송치·불기소 등)를 첨부하면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친한 지인에게 계정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있는데, 그 지인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저도 책임지나요?

A. 알려준 목적과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 대신 사용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면 그 지인에게도 정당한 접근권한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지만, 알려준 경위 자체가 조사 대상이 되므로 관련 대화 기록을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사기 피해금이 제 계좌로 들어온 걸 뒤늦게 알고 이미 일부를 써버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즉시 은행과 경찰에 신고하고 남은 금액은 인출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변호사와 함께 반환 계획을 세워 자진 반환 의사를 밝히는 것이 형사상 정상참작에 도움이 됩니다.

Q. 도용자가 누구인지 특정되면 저는 완전히 조사에서 벗어나나요?

A. 도용자가 특정되고 그 진술과 증거로 명의자의 무관함이 확인되면 대부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가 종결됩니다. 다만 그 전까지는 본인의 소명자료를 스스로 갖춰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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