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명의만 빌려줬는데 세금 체납에 사기 공범까지 됐어요
사업자 명의만 빌려줬는데 세금 체납에 사기 공범까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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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명의만 빌려줬는데 세금 체납에 사기 공범까지 됐어요 

김강희 변호사


사업자 명의만 빌려줬는데 세금 체납에 사기 공범까지 됐어요


사건 개요


가족이나 지인이 "잠깐만 이름 좀 빌려달라"며 부탁해 옵니다. 본인은 신용불량이라 사업자등록이 안 되니, 대신 명의를 빌려주면 세금이며 매출이며 전부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말과 함께요. 별생각 없이 사업자등록증에 이름을 올려주고, 실제 가게 운영이나 거래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은 채 지냅니다. 그러다 어느 날 세무서에서 수천만 원의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체납 통지서가 날아옵니다. 명의를 빌려간 사람은 이미 연락이 끊겼거나 폐업 신고도 없이 잠적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제 운영자가 그 사업자 명의로 물건을 대량으로 주문받고 대금만 받은 뒤 납품하지 않았거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거래처에 손해를 입힌 정황이 드러나면서, 명의자 본인도 경찰서에서 "사기 사건 관련 참고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처음에는 참고인이었다가 조사가 진행되면서 피의자로 전환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나는 이름만 빌려줬을 뿐 사업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는 항변이 실제로 얼마나 받아들여지는지는, 감정이 아니라 법이 정한 요건에 사실관계가 얼마나 들어맞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명의만 빌려준 사실 자체는 조세범 처벌법상 명의대여행위로 별도 처벌 대상이 되지만, 그것이 곧바로 사기죄의 공범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세금 체납·형사 공범 혐의·민사상 연대책임이라는 세 갈래 문제가 동시에 걸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각각을 분리해서 대응하지 않으면 하나의 실수(예컨대 수사기관 앞에서의 부주의한 진술)가 세 갈래 모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명의를 빌려준 행위 자체가 조세범 처벌법 제11조 제2항이 정한 명의대여죄—"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자신의 명의로 타인에게 사업자등록을 허락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즉 애초에 그런 '목적'이 있었는지입니다. 둘째, 세무서가 체납 세금을 명의자에게 부과한 처분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아니면 국세기본법 제14조의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실제 사업을 운영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는지입니다. 셋째, 거래처나 소비자가 명의자를 실제 사업주로 오인해 거래했다면 상법 제24조의 명의대여자 책임에 따라 실제 운영자와 연대해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지입니다. 넷째, 가장 무겁게 다가오는 부분—사기죄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명의자에게 사기 범행에 대한 인식과 가담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입증되어야 하는데, 그 경계가 어디인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다른 법 영역(형사·조세·민사)에 걸쳐 있지만, 사실관계는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하나를 소홀히 다루면 나머지 세 갈래에서도 불리한 정황으로 되돌아옵니다. 특히 조사 초기, 아직 스스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진술이 이후 형사·조세·민사 전부의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기 공범 혐의에서 '고의'의 부재를 입증하기


가장 먼저 분리해야 할 것은 명의대여죄와 사기죄는 전혀 다른 범죄라는 점입니다. 명의를 빌려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곧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는 자백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1) 사기 범행에 대한 인식·가담의 부존재를 구체적 정황으로 뒷받침합니다.

사기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단순한 명의 제공을 넘어 기망 행위나 편취 계획에 대한 공동의 인식과 기능적 역할 분담이 있어야 합니다. 방조범 역시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이하게 했다는 고의가 필요합니다(형법 제32조). 실제 매입·매출 관리, 거래처 응대, 대금 수령·배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사업장 출입 기록이 없다는 점, 계좌로 수익을 배분받은 내역이 없다는 점, 실제 운영자와의 연락 내역에 '이름만 빌려줬다'는 취지가 드러나는 대화가 있는지—을 처음부터 수집해 둡니다.

다만 명의를 빌려준 이후에도 세금계산서 발행에 서명하거나, 거래처의 문의 전화를 직접 받아 대금 지급을 독려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행위는 단순 명의대여를 넘어 기망행위를 용이하게 한 방조로 평가될 여지를 남기므로, 실제로 어디까지 관여했는지를 냉정하게 되짚어 대응 수위를 정합니다.

2) 참고인·피의자 조사 단계의 진술을 관리합니다.

초기 조사에서 "제가 다 책임지겠습니다"라거나 "제 잘못도 있습니다" 같은 막연한 사죄성 발언은, 이후 사기 공범 여부를 다투는 데 불리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명의대여 사실과 사기 가담 여부는 분명히 구분해 진술해야 하며, 실제 운영자의 편취 계획을 언제 알았는지—범행 전인지, 사후에 결과만 알게 되었는지—를 시점별로 정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후에 결과만 알게 된 경우라면 공범 성립의 핵심 요건인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세금 체납과 민사상 연대책임을 함께 정리하기


형사 혐의를 벗는다고 세금 체납이나 민사상 책임까지 저절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조세와 민사, 두 갈래를 별도로 다룹니다.

1) 실질과세 원칙으로 체납 세금의 귀속을 다툽니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한다"고 정합니다. 명의만 빌려주었을 뿐 실제 사업의 손익이 실제 운영자에게 귀속되었다는 사실—실운영자의 계좌로 매출대금이 입금된 내역, 사업장 임대차계약의 실사용자, 거래처가 실제로 상대한 사람—을 갖추어 경정청구나 이의신청·심사청구·조세심판 등 불복 절차를 통해 부과처분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실질과세를 주장하는 순간 명의대여 사실 자체는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되므로, 형사상 명의대여죄 대응과 함께 균형 있게 진행해야 합니다.

2) 상법 제24조 명의대여자 책임의 성립 요건을 점검합니다.

사기 피해를 입은 거래처가 명의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오는 경우, 상법 제24조에 따라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해 영업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해 실제 운영자와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집니다. 이 책임이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실제로 명의자를 영업주로 오인했어야 합니다. 거래 상대방이 처음부터 명의대여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던 정황(실제 운영자와만 직접 연락하고 계약했다는 사실 등)이 있다면 오인 요건이 부정되어 연대책임에서 벗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지점을 다투려면 거래 상대방과 실제 운영자 사이의 연락 내역, 계약서상 서명·날인 주체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3) 명의대여죄 자체에 대해서는 목적의 부존재와 경위를 다툽니다.

조세범 처벌법 제11조 제2항의 명의대여죄는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명의 사용을 허락한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단순히 가족·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명의를 빌려준 것이라면, 처음부터 조세 회피나 강제집행 면탈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본인 명의로 정상적으로 사업자등록을 유지하려 했던 사정, 명의를 빌려준 경위와 대가 유무—을 밝혀 혐의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목적 자체는 인정되더라도, 초범이고 실제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참작될 수 있습니다.


결론


사업자 명의를 빌려준 순간, 그 이름 하나에 세금 체납의 위험과 형사상 공범 의혹, 거래처에 대한 민사상 연대책임이 동시에 걸리게 됩니다. 세 갈래가 서로 얽혀 있다 보니, 어느 하나를 급하게 해명하려다 다른 하나에서 불리한 진술을 남기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세무서 통지서를 받았거나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왔다면, 무엇을 먼저 인정하고 무엇을 다투어야 하는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금 상황이 명의만 빌려준 데서 시작된 것이라면, 형사·조세·민사 세 갈래를 함께 살펴 대응의 우선순위를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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