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 벌금이 억대로 뛰는 이유 — 관세액 10배와 물품원가 기준
마약 밀수 벌금이 억대로 뛰는 이유 — 관세액 10배와 물품원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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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 벌금이 억대로 뛰는 이유 — 관세액 10배와 물품원가 기준 

강대현 변호사

마약 밀수 사건에서 실형과 함께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의 벌금까지 선고됐다는 소식을 접하면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약류를 수입하거나 소지한 죄 자체에는 애초에 벌금형이 없는데, 그 큰 액수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답은 마약 사건에 거의 예외 없이 함께 붙는 관세법위반죄에 있습니다. 신고 없이 물품을 들여온 밀수입죄의 벌금은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더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마약은 소량이라도 시가가 매우 높아 이 기준이 순식간에 억대로 뛰어오릅니다. 벌금이 정확히 어느 조문에서, 어떤 계산으로 나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사범 벌금의 진짜 출처 — 마약류관리법이 아니라 관세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는 마약을 수출입·제조·매매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소유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영리 목적이나 상습범이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규정합니다. 그런데 이 조문을 아무리 읽어도 벌금형은 나오지 않습니다. 마약류관리법 자체는 징역형만을 형벌로 두고 있어, 마약을 수입·소지·투약한 죄만으로는 벌금이 선고될 근거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마약 밀수 사건에서 억대 벌금이 흔히 등장하는 이유는, 마약을 국외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행위가 마약류관리법 위반일 뿐 아니라 세관을 통과하는 수입 행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관세법이 정한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물품을 반입하면 별도로 관세법위반(밀수입)죄가 성립합니다. 두 죄는 보호법익과 구성요건이 전혀 달라 하나의 행위라도 각각 별개의 범죄로 평가되고, 실체적 경합 관계로 함께 기소되어 형이 병과됩니다. 벌금은 바로 이 관세법위반죄 쪽에서 나옵니다.

  • 마약류관리법위반죄 — 징역형만 규정, 벌금형 없음.

  • 관세법위반(밀수입)죄 — 징역형과 함께 벌금형 규정.

  • 두 죄는 실체적 경합 관계 — 하나의 밀수 행위로 두 죄가 함께 성립·처벌.

마약류관리법위반죄에는 벌금형이 없다. 마약 사건에서 나오는 억대 벌금은 함께 기소되는 관세법위반(밀수입)죄에서 비롯된다.

관세법 제269조 — 무신고수입 벌금의 계산 공식

마약을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 여행자 휴대품 등으로 들여오면서 세관에 정식으로 수입신고를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애초에 신고를 하더라도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물품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관세법 제241조가 정한 수입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물품을 들여온 경우는 관세법 제269조 제2항 제1호의 무신고수입죄(밀수입죄)에 해당하고, 이 조항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벌금의 상한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법은 관세액의 10배라는 하나의 숫자만 쓰지 않고,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두 금액을 나란히 비교해 둘 중 더 큰 쪽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일반적인 수입 물품이라면 관세율이 물품가액의 일정 비율에 그치기 때문에 관세액의 10배가 물품원가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물품의 성격에 따라 이 비교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항목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관세법 제269조 제2항의 벌금은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더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 둘 중 하나가 아니라 큰 쪽을 택하는 구조다.

왜 물품원가가 기준이 되나 — 마약 시가는 관세율을 압도한다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소비재는 물품원가에 비해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경우가 많아, 관세액의 10배를 계산해도 물품원가에 못 미치는 사례가 흔합니다. 그러나 마약은 사정이 다릅니다. 국내 암시장에서 형성되는 거래 시세, 즉 물품원가 자체가 극도로 높기 때문에 관세율을 아무리 적용해 관세액을 계산하고 그 10배를 곱해도 물품원가에 크게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마약 밀수입 사건에서는 거의 항상 물품원가가 벌금 산정의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압수된 마약의 시가 감정액, 즉 물품원가가 3천만원으로 평가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물품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기준으로 관세액을 계산하면 통상 수백만원 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그 10배를 하더라도 물품원가인 3천만원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더 높은 금액인 물품원가 3천만원을 벌금의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압수량이 많아 물품원가가 수억 원대로 평가되면 벌금 액수도 그만큼 그대로 따라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물품원가는 어떻게 정해지나 — 압수 당시 시가 감정

마약은 정식 수입 거래가 존재하지 않는 물품이라 세금계산서나 수입신고가격 같은 통상적인 자료로 원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수사기관이 압수 당시 해당 마약류의 종류·순도·중량을 기준으로 국내 암시장에서 형성되는 유통 시세를 조회해 물품원가를 산정합니다. 필로폰·대마·엑스터시 등 마약류마다 거래 시세가 다르고, 같은 종류라도 순도에 따라 평가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감정 절차 자체가 벌금 액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이 감정액은 절대적으로 확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감정의 근거가 된 시세 자료가 오래됐거나, 순도 분석 결과와 실제 압수물의 상태가 맞지 않는 등 다툴 여지가 있다면 변호인을 통해 그 산정 근거를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물품원가가 조정되면 벌금의 기준 금액 자체가 달라지므로, 수사 초기 단계에서 감정 절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품원가가 커지면 벌금도 필요적으로 병과된다 —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6조

물품원가가 일정 액수를 넘으면 관세법 제269조 제2항의 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이 적용되어 형이 가중됩니다. 물품원가가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5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때 벌금은 법원의 재량으로 깎아줄 수 있는 임의적 병과가 아니라 물품원가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드시 함께 선고해야 하는 필요적 병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필요적 병과라는 표현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재판부가 정상을 참작해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벌금만큼은 별도로 그대로 선고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품원가가 3억원으로 평가된 사건이라면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물품원가의 2배인 6억원의 벌금이 함께 확정되는 결과가 됩니다. 마약 밀수 사건에서 언론에 보도되는 억대·수억대 벌금 상당수가 바로 이 특가법 가중처벌 구조에서 나옵니다.

  • 물품원가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 — 3년 이상 유기징역 + 물품원가 2배 벌금 필요적 병과.

  • 물품원가 5억원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 물품원가 2배 벌금 필요적 병과.

  • 집행유예를 받아도 필요적 병과 벌금은 별도로 확정.

특가법이 적용되는 구간에서는 벌금이 법원의 재량 대상이 아니라 물품원가의 2배로 고정된 필요적 병과다.

벌금과 별도로 따라오는 몰수·추징 — 재산이 이중으로 묶이는 이유

관세법위반죄의 벌금 말고도 마약류관리법위반죄에서는 마약류 자체와 판매·거래로 얻은 범죄수익에 대해 몰수·추징이 함께 선고됩니다. 마약이 이미 투약되는 등 몰수가 불가능한 상태라면 그 가액을 추징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박탈합니다. 벌금은 관세법위반죄에 대한 형벌이고 추징은 마약류관리법위반죄에 따른 부수처분이라 근거 법률과 산정 기준이 전혀 다르며, 각각 별도로 계산되어 함께 선고됩니다. 벌금과 추징을 합치면 실질적인 재산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벌금을 기한 내에 내지 못하면 형법 제70조에 따라 노역장에 유치되어 일정 기간 노역으로 벌금을 대신하게 됩니다. 다만 소액 벌금처럼 며칠 만에 끝나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른바 '황제노역' 논란 이후 개정된 형법 제70조 제2항은 선고하는 벌금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면 300일 이상,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500일 이상, 50억원 이상이면 1천일 이상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법원이 반드시 정하도록 하한을 두고 있습니다. 물품원가 기준으로 벌금이 억대를 넘어가는 마약 밀수 사건에서는 이 하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수사 초기 대응이 벌금 액수까지 좌우하는 이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벌금 액수는 물품원가 감정, 관세액 산정, 특가법 적용 여부라는 몇 단계 판단을 거쳐 정해집니다. 이 각 단계는 수사 초기의 진술과 증거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예컨대 압수된 마약의 순도나 실제 반입 경위, 공범과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확인되느냐에 따라 물품원가 감정치와 특가법 적용 여부 자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약 밀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단순히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만 방어할 것이 아니라 함께 적용되는 관세법위반죄의 벌금 산정 근거까지 처음부터 함께 살펴야 합니다. 물품원가 감정 절차에 어떤 자료가 쓰였는지, 특가법 적용 기준선에 근접한 사안인지를 초기에 확인해 두는 것이 이후 벌금·추징 규모를 다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약을 소지만 해도 관세법위반 벌금이 나오나요?

A. 국내에서 이미 유통되던 마약을 단순히 소지하거나 투약한 경우라면 국외에서 들여오는 밀수입 행위 자체가 없으므로 관세법위반죄는 성립하지 않고 마약류관리법위반죄만 문제됩니다. 관세법상 벌금은 마약을 국외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밀수입 행위가 있을 때만 적용됩니다.

Q. 초범이라 집행유예를 받으면 벌금도 함께 면제되나요?

A. 집행유예는 징역형의 집행을 미루는 제도일 뿐 벌금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특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필요적으로 병과되는 벌금은 집행유예와 무관하게 그대로 선고·확정됩니다.

Q. 벌금과 추징을 둘 다 내야 하나요?

A. 네, 관세법위반죄의 벌금과 마약류관리법위반죄의 추징은 근거 법률과 산정 방식이 다른 별개의 처분이라 각각 선고되고 각각 납부해야 합니다. 두 금액을 합치면 실질적인 재산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Q. 벌금을 못 내면 어떻게 되나요?

A. 벌금을 내지 못하면 노역장에 유치되어 일정 기간 노역으로 벌금을 대신하게 됩니다. 형법 제70조 제2항에 따라 선고 벌금이 1억원 이상이면 유치기간의 하한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 억대 벌금 사건에서는 소액 벌금처럼 며칠 만에 끝나지 않습니다.

Q. 물품원가 감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나요?

A. 감정 근거가 된 시세 자료나 순도 산정 방식에 다툴 여지가 있다면 변호인을 통해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감정액이 조정되면 벌금 산정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밀수 시도가 미수에 그쳐도 벌금이 나오나요?

A. 관세법위반죄와 마약류관리법위반죄 모두 미수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어, 실제 반입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형이 일부 감경될 뿐 벌금·추징 문제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맺음말

마약 밀수 사건의 벌금이 억대로 뛰는 이유는 마약류관리법이 아니라, 함께 적용되는 관세법위반(밀수입)죄에 있습니다. 벌금은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마약은 시가 자체가 매우 높아 거의 항상 물품원가가 그 기준이 됩니다. 물품원가가 일정 액수를 넘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물품원가의 2배에 해당하는 벌금이 필요적으로 병과되고, 여기에 마약류관리법상 몰수·추징까지 더해지면 재산 부담은 한층 더 커집니다.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을 통한 마약 밀수 사건은 세관 조사 이후 수원지검으로 송치되는 경우가 많아, 조사 초기 단계부터 관세법위반과 마약류관리법위반을 함께 살펴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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