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들어 사기, 도박, 폭행 등 원래 혐의와 전혀 무관하게 수사기관이 압수한 휴대폰을 포렌식 분석하는 과정에서, 별개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하 아청물) 파일이 발견돼 추가로 입건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이 파일은 원래 사건이랑 아무 상관이 없으니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안심하다가, 수사기관이 별도의 영장을 받아 그 파일만 따로 압수하고 새로운 사건으로 입건한다는 통보를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압수·수색영장의 ‘관련성’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면서도, 그 절차만 지키면 무관한 정보에 대해서도 별도 영장으로 적법하게 추가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압수된 휴대폰에서 별건으로 아청물이 발견됐을 때 어떤 절차를 거쳐야 처벌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별건으로 발견된 아청물도 별도 절차를 거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혐의사실과 무관한 파일이라도, 별도 영장만 받으면 새로운 사건의 증거가 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는 압수·수색영장을 혐의사실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건에 한정해 발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원래 사건이 사기나 도박이었다면, 그 영장으로 휴대폰을 열람할 수 있는 범위도 그 혐의사실과 관련된 자료로 제한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포렌식은 저장매체 전체를 이미지 파일로 복제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래 혐의와 전혀 무관한 폴더나 파일을 살펴보다가 우연히 아청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수사기관은 그 즉시 추가 탐색·복제·출력을 중단하고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며, 이 절차를 지켜야만 그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압수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별건으로 발견된 아청물이라도, 수사기관이 탐색을 멈추고 별도 영장을 받았다면 그 자체로 위법한 수사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2. 별도 영장 없이 계속 뒤진 파일은 위법수집증거로 배척될 수 있습니다
관련성 없는 파일을 영장 없이 계속 열람·복제하면, 그 결과물은 재판에서 증거로 쓰이지 못합니다.
문제는 수사기관이 우연히 아청물을 발견하고도 탐색을 멈추지 않고, 별도 영장 없이 계속 파일을 열어보거나 복제·출력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절차 위반이 있었다면 그렇게 확보한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관련성 요건이 실제로 어디까지 인정되는지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의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으나,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8866 판결).
즉 원래 사건(예: 도박)과 아청물 소지는 범죄 유형 자체가 다르므로, 최초 영장의 관련성 범위 안에서는 정당화되지 않고 반드시 별도 영장이 있어야 합니다. 별도 영장 없이 확보된 자료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에 따라 증거로 쓰일 수 없고, 그 자료를 기초로 확보한 2차 증거 역시 함께 배척될 여지가 있습니다.
절차를 지키지 않고 확보한 아청물 파일은, 실제로 소지하고 있었더라도 증거에서 배제돼 무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몰랐다”는 항변만으로는 소지죄 성립을 막기 어렵습니다
성착취물임을 확정적으로 몰랐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넘어갔다면 소지죄가 성립합니다.
절차적으로 적법하게 확보된 아청물 파일이라면, 다음 쟁점은 소지에 대한 고의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구입하거나 소지·시청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 조항에는 벌금형이 아예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방어 논리가 “받은 파일인 줄만 알았지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다”, “제목만 보고 저장했지 실제로 열어보지는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고의는 확정적 인식이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성착취물일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실제로 법원은 파일을 내려받은 경로가 음란물 전문 사이트나 특정 키워드 검색, P2P 공유 프로그램 등 의심스러운 경로였는지, 파일명이나 폴더명을 은닉·변경한 정황이 있는지, 다수의 파일을 장기간 보관해왔는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몰랐다”는 주장은, 파일을 확보한 경로와 보관 방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4. 소지를 넘어 유포·판매 정황까지 있으면 형량 구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 소지와 배포·판매는 적용 조항과 법정형 자체가 다릅니다.
아청법은 아청물에 대한 관여 정도에 따라 처벌 수위를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수출한 사람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고, 영리를 목적으로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운반·광고·전시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영리 목적 없이 배포·제공한 경우에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구입·소지·시청만 한 경우가 가장 낮은 구간인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그런데 별건으로 압수된 휴대폰에서는 단순 소지에 그치지 않고, 메신저나 클라우드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파일을 전달·공유한 정황까지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소지죄에 배포·제공죄까지 더해져 처벌 수위가 한 단계 이상 올라갈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실제 나이가 성인이더라도 외모·표현 방식 등을 종합할 때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경우에도 아청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5. 별건 입건 이후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추가 영장 발부 시점부터 재판까지,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별건 아청물이 발견되면 통상 ①원래 사건을 수사하던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가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파일만 추가로 압수 → ②피의자 별건 입건 및 추가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유포·판매 정황까지 확인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별건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초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아청물이 발견된 경위·시점, 별도 영장이 실제로 언제 발부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발견된 파일의 개수, 획득 경로, 보관 기간, 폴더 구조와 파일명 등 소지 태양을 정리합니다.
메신저·클라우드 전송 이력 등 배포·제공으로 오인될 만한 정황이 있는지 통신 기록과 함께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과 소지 혐의에 대한 방어를 함께 검토할 수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절차 위반을 다투는 방안과 실제 혐의에 대한 양형 방어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별건으로 아청물 입건 통보를 받으면, 원래 사건과 무관하다는 억울함과 당혹감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에 파일 한두 개를 잘못 저장했다가 뒤늦게 삭제한 경우와, 다수의 파일을 체계적으로 모으고 전달까지 해온 경우는 같은 소지죄라도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사안입니다. 어느 쪽이든 감정적으로 부인하기보다, 파일을 확보한 경위와 실제 인식 정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저는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을 다투는 사건과, 실제 소지·유포 혐의에 대한 양형 방어가 필요한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절차 위반 여부와 실제 혐의 내용, 둘 다 놓치지 않아야 하는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원래 사건과 상관없는 파일인데 왜 추가로 조사를 받나요?
A. 관련성이 없는 파일이라도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별도 영장을 발부받으면 새로운 사건으로 수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절차 위반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별도 영장 없이 그냥 열어본 파일도 증거로 쓰일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위법수집증거로 배척돼 증거능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발견 경위와 탐색 중단 시점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실수로 다운로드된 걸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확정적으로 몰랐더라도 성착취물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용인한 정황(획득 경로, 보관 방식 등)이 인정되면 미필적 고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파일이 한두 개뿐이면 처벌이 약해지나요?
A. 개수와 무관하게 법정형 하한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동일합니다. 다만 개수·보관 기간·유포 여부 등은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벌금형으로 끝날 수도 있나요?
A. 아청법 제11조 제5항은 벌금형 선택 없이 유기징역만 규정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벌금형으로 종결되지 않습니다. 다만 사안에 따라 집행유예 가능성은 별도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를 받기 전에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최초 조사에서의 진술 방향과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을 다툴지 여부가 사건 전체 흐름을 좌우하기 때문에, 조사 전 상담이 특히 중요합니다.
Q. 별건으로 입건되면 원래 사건과 재판이 합쳐지나요?
A. 통상 별도의 사건번호로 진행되며, 사안에 따라 병합되기도 하고 분리된 채 각각 진행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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