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강제채뇨, 압수영장만으로 병원에 데려가 소변 채취가 가능한 이유
마약 강제채뇨, 압수영장만으로 병원에 데려가 소변 채취가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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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강제채뇨, 압수영장만으로 병원에 데려가 소변 채취가 가능한 이유 

강대현 변호사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병원 응급실로 끌려가 소변을 강제로 채취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 별도의 신체수색영장이나 체포영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검사의 청구로 판사가 발부한 압수·수색·검증영장 하나만으로 이런 강제채뇨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소변은 신체 내부를 침해해야 얻어지는 증거인데, 어떻게 별도의 신체검사 영장 없이 압수영장만으로 이 절차가 정당화되는지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강제채뇨가 왜 압수영장만으로 가능한지 그 법적 근거와 허용 요건을 짚고, 절차가 위법하게 진행됐을 때 어떤 방어가 가능한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강제채뇨란 무엇인가 — 임의수사 원칙과 신체침해의 접점

강제채뇨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의사에 반해 물리력을 행사해 소변을 채취하는 수사기법으로, 주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사건에서 투약 여부를 밝히기 위해 쓰입니다.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은 투약 후 일정 기간 소변에 대사물질이 남는 특성이 있어, 소변검사 결과가 투약 사실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상당수 피의자가 자진해서 소변을 제출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처벌을 피하려는 심리에서 임의제출을 거부하면, 수사기관은 증거 확보를 위해 강제적인 방법을 검토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신체는 그 자체로 헌법이 보호하는 인격의 영역이라, 아무 절차나 거쳐서 강제로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강제처분법정주의와 비례원칙을 동시에 선언하고 있습니다. 강제채뇨가 이 원칙을 충족하는 절차인지, 즉 어떤 법률 규정을 근거로 이루어지는지가 이 글에서 다루는 핵심 쟁점입니다.

압수영장만으로 가능한 이유 — 형사소송법 219조·120조 '필요한 처분' 법리

수사기관이 소변을 확보하려 할 때 실무에서 가장 흔히 쓰는 방법은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검사가 청구하고 판사가 발부하는 압수·수색·검증영장입니다. 이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으로 피의자의 소변이 특정되어 있고, 그 집행 장소로 병원 등이 함께 기재됩니다. 그런데 소변은 서류나 물건처럼 그 자리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신체 내부에서 채취해야 하는 대상이라, 압수 자체를 완성하려면 피의자를 채취에 적합한 장소로 옮기고 채취 행위에 협조하게 만드는 부수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 부수적 조치의 근거가 형사소송법 제219조가 준용하는 제120조 제1항의 '필요한 처분'입니다. 이 조항은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있어서는 건정을 열거나 개봉 기타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이 '기타 필요한 처분'에 채뇨를 위한 유형력 행사와 병원 이송이 포함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 결과 신체에 대한 강제처분임에도 별도의 감정처분허가장이나 체포영장 없이, 압수·수색·검증영장 하나로 강제채뇨 절차 전체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 실무의 결론입니다.

  • 압수 대상 — 영장에 '피의자의 소변'이 압수할 물건으로 특정되어 있어야 함.

  • 근거 조문 — 형사소송법 제219조가 준용하는 제120조 제1항의 '필요한 처분'.

  • 별도 영장 불요 — 감정처분허가장·체포영장 없이도 압수영장 집행의 일환으로 처리.

강제채뇨를 위한 유형력 행사는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0조 제1항이 정한 '압수영장의 집행에 필요한 처분'으로서 허용된다는 것이 판례의 결론이다.

대법원 2018도6219 판결 — 강제채뇨를 처음 인정한 기준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6219 판결은 강제채뇨의 적법성에 관해 대법원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사건입니다.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혐의로 조사받던 피의자가 소변 임의제출을 거부하자, 수사기관이 판사로부터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인근 병원으로 강제로 데려가 채뇨한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절차가 적법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아무 사건에서나 강제채뇨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못박았습니다.

판례가 제시한 판단 기준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이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강제채뇨가 부득이하다고 인정될 때에만 최후의 수단으로 허용된다는 것이 판시의 취지입니다.

  •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있고 그 범죄가 중대한지.

  • 소변성분 분석을 통해 그 범죄 혐의를 밝힐 수 있는지.

  • 증거 수집을 위해 신체에서 소변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지.

  • 채뇨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는 증명이 곤란한지(보충성).

이 기준을 세운 이유는 분명합니다. 압수영장 하나로 신체에 대한 강제처분까지 가능하다고 인정하는 대신, 그 문턱을 '최후의 수단'으로 엄격히 제한해 남용을 막으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마약류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강제채뇨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개별 사건마다 이 네 가지 요건이 실제로 충족됐는지가 다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병원으로 데려가는 연행에도 유형력이 허용되는 이유

강제채뇨 사건에서 실제로 자주 문제 되는 지점은 소변 채취 그 자체보다, 채취 장소인 병원까지 피의자를 데려가는 과정입니다. 판례는 압수 대상물인 소변을 확보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의자가 인근 병원 등 채취에 적합한 장소로 이동하는 데 동의하지 않거나 저항하는 등 임의 동행을 기대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에는 유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이동에 순순히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장 집행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 유형력 행사도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의 비례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어,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도를 넘는 물리력은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실무상 수갑을 채우거나 강제로 이동시키는 조치가 이루어지더라도, 이는 별도의 체포 절차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압수영장 집행의 일환으로 취급됩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지나친 폭력이나 장시간의 신체 구속이 있었다면, 그 자체가 별개의 위법성 판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소변 채취 방법의 한계 — 의료인·시설·굴욕감 최소화

병원에 도착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채뇨를 진행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의사, 간호사, 그 밖의 숙련된 의료인으로 하여금 소변 채취에 적합한 의료장비와 시설을 갖춘 곳에서, 피의자의 신체와 건강을 해칠 위험이 적고 굴욕감 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카테터를 이용한 도뇨 방식이 대표적인데, 이 방식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 시행 주체와 환경, 절차가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의료 자격이 없는 수사관이 직접 시술하거나, 응급 처치 장비가 없는 임시 장소에서 강행하거나, 다수의 인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과도하게 신체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면 이 요건을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채뇨 자체가 적법한 영장에 근거했더라도, 그 실행 방법이 이 한계를 벗어나면 절차 전체의 적법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강제채뇨는 의료인이 의료장비와 시설을 갖춘 곳에서, 신체·건강을 해칠 위험과 굴욕감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시행해야 적법하다.

위법하게 확보된 소변 증거는 어떻게 되나 —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혐의의 중대성·보충성·최후수단성 요건이나 채취 방법의 한계를 어느 하나라도 위반했다면, 그렇게 얻은 소변과 그로부터 파생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까지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될 수 있습니다. 소변검사 결과가 마약류 사건에서 사실상 핵심 증거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 다툼은 유·무죄를 좌우할 만큼 무게가 큽니다.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은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영장에 기재된 집행 장소나 대상을 벗어나 채취가 이루어졌는지, 임의제출을 시도하지도 않고 곧바로 물리력부터 행사했는지, 영장의 유효기간이 지난 뒤 집행됐는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채취를 주도했는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사정이 확인되면 채뇨 결과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것이 방어 전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체포·조사 현장에서 강제채뇨가 진행되는 실제 흐름

실제 사건에서 강제채뇨는 대체로 정해진 단계를 거쳐 진행됩니다. 이 흐름을 알아두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다음에 무엇이 예정돼 있는지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조사 착수 — 임의동행 또는 체포로 조사가 시작되고 소변 임의제출을 요구.

  • 거부 — 피의자가 임의제출을 거부하거나 채취에 응하지 않음.

  • 영장 청구·발부 — 검사가 판사에게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청구, 법원이 요건 검토 후 발부.

  • 병원 이송 — 임의 동행이 어려우면 필요 최소한의 유형력으로 이송.

  • 채뇨·감정의뢰 — 의료인이 채취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감정 의뢰, 결과 회신.

이 과정에서 영장 청구부터 발부까지 통상 반나절에서 하루 가까이 소요되고, 그 사이 피의자는 유치장 등에 신병이 확보된 상태로 대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변 제출을 끝까지 거부한다고 해서 채뇨 자체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에 노출될 위험만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임의제출에 협조한 사정은 이후 수사·재판 단계에서 정상참작 요소로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변 제출을 계속 거부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거부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요건을 갖춰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으면 강제로 채뇨할 수 있어 근본적으로 회피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거부 과정에서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위험만 커질 수 있습니다.

Q. 감정처분허가장이나 체포영장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나요?

A. 대법원은 압수·수색·검증영장의 '필요한 처분'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해 별도 영장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다만 혐의의 중대성·보충성·최후수단성 등 네 가지 요건은 그대로 갖춰야 합니다.

Q. 병원에서 강제로 카테터를 삽입해도 적법한가요?

A. 의료인이 적합한 시설에서 신체·건강 위험과 굴욕감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시행했다면 적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위법수집증거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강제채뇨 절차가 위법하다고 인정되면 어떻게 되나요?

A.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그 소변 및 감정 결과는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게 됩니다. 소변검사 결과가 핵심 증거인 사건에서는 공소사실 입증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Q. 영장 없이 곧바로 강제채뇨하는 경우도 있나요?

A. 원칙은 사전에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는 것이며, 영장 없이 이루어진 채뇨는 그 자체로 위법성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영장 없이 진행된 사정이 확인되면 이를 근거로 절차 위반을 적극적으로 다투게 됩니다.

Q. 소변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그것만으로 유죄가 확정되나요?

A. 양성 결과는 유력한 정황증거이지만 투약 시기·경위 등 다른 사정과 함께 판단됩니다. 채취 절차의 적법성, 감정 방법의 신뢰성 등을 다투는 방식으로 방어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맺음말

강제채뇨는 별도의 신체검사 영장 없이도 압수·수색·검증영장의 '필요한 처분'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 문턱은 혐의의 중대성·보충성·최후수단성이라는 엄격한 요건과 의료인에 의한 적정한 시행 방법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이 요건 중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채뇨 결과와 감정서가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될 여지가 있고, 이는 마약류 사건의 유·무죄를 가르는 결정적인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갑자기 병원으로 이송돼 강제채뇨를 겪었다면, 그 절차가 요건과 방법을 모두 지켰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계동이나 수원지검 관할 사건처럼 초기 대응 시점이 중요한 경우, 영장 발부 경위와 채취 과정의 기록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두는 쪽이 이후 방어에 유리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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