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증금 일부 받으면 원금부터 줄어들까
🧮 보증금 일부 받으면 원금부터 줄어들까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임대차소송/집행절차

🧮 보증금 일부 받으면 원금부터 줄어들까 

오치원 변호사

전세계약이 끝났는데 임대인이 보증금 전액을 돌려주지 못하고 일부만 송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받은 금액만큼 원금이 곧바로 줄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지연손해금이나 확정된 비용이 발생했다면 계산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부 지급액을 어디에 먼저 충당하느냐에 따라 남은 원금과 이후의 지연손해금이 달라지므로, 입금액뿐 아니라 충당 순서와 계산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일부 지급액은 자동으로 원금이 아닙니다

보증금 반환채무가 이행지체 상태에 들어간 뒤 일부 금액이 지급되면 채무의 구성은 단순한 원금 하나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반환하지 못한 보증금 원금 외에 일정 기간의 지연손해금이 발생할 수 있고, 재판이나 집행을 거쳤다면 법적으로 인정되는 비용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지급액이 전체 채무를 모두 없애기에 부족하다면 어느 항목부터 줄일지가 문제 됩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보증금 중 일부를 보냈다”고 표시했거나 임차인이 송금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전액이 원금에 충당됐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전부를 지연손해금에 넣어 계산하는 것도 항상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당사자 사이에 충당 순서를 정한 약정이 있는지, 없다면 민법이 정한 순서가 무엇인지 살펴야 합니다.

입금받은 사실은 채무가 그 범위에서 소멸했다는 출발점이지만, 정확히 어느 부분이 소멸했는지는 합의와 법정 충당 규칙에 따라 판단됩니다.

🧾 비용·이자·원금 순서를 먼저 봅니다

민법 제479조는 채무자가 비용과 이자를 함께 부담하는 상황에서 지급액이 전부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하면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충당하도록 정합니다. 실무에서 말하는 원금이 법 조문의 ‘원본’에 해당합니다. 특별한 합의가 없다면 일부 지급액으로 비용을 먼저 정리하고, 다음으로 지급일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충당한 뒤, 남는 금액이 있을 때 원금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지급액이 그동안 발생한 지연손해금보다 적다면 법정 순서상 원금이 전혀 줄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후 지연손해금은 남아 있는 원금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되므로, 단순히 최초 보증금에서 입금액을 뺀 값을 잔액이라고 표시하면 실제 채권액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비용이라고 해서 임차인이 지출한 모든 금액이 자동으로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송비용은 재판의 비용부담 결정과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를 거쳐 범위가 정해질 수 있고, 집행비용도 관련 절차와 자료를 바탕으로 산정됩니다. 개인적으로 지출한 금액을 근거 없이 먼저 공제하지 말고, 법적으로 채무에 포함되는 비용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 당사자 합의가 있으면 내용부터 확인합니다

변제충당에 관한 민법 규정은 당사자가 다른 순서를 약정할 수 있는 임의규정입니다. 대법원도 민법 제476조부터 제479조까지와 다른 충당 약정이 있다면 그 약정에 따라 효력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일부 지급액을 보증금 원금에 먼저 충당하기로 명확히 합의했다면 법정 순서와 다른 계산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송금 메모에 임대인이 혼자 ‘원금’이라고 쓴 것만으로 항상 합의가 성립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479조의 비용·이자·원금 순서와 다르게 충당하려면 당사자의 특별한 합의가 확인돼야 하고, 한쪽의 일방적 지정만으로 순서를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그 지정에 지체 없이 이의를 하지 않은 사정 등이 묵시적 합의로 평가될 여지는 있지만, 사후 분쟁을 막으려면 서면으로 명시하는 편이 분명합니다.

합의서에는 지급일과 금액, 지급 전까지의 인정 비용과 지연손해금, 원금 우선 충당 여부, 지급 후 남는 원금과 향후 지연손해금의 기준을 적습니다. ‘일부 정산’이라는 표현만 두기보다 숫자와 순서를 나누어 표시해야 합니다.

🔀 여러 채무가 있으면 지정충당도 문제 됩니다

같은 당사자 사이에 전세보증금 외에 미납 차임, 관리비, 손해배상 등 여러 채무가 함께 주장되는 경우에는 지급액이 어느 채무에 들어가는지도 별도의 문제입니다. 민법 제476조는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하는 여러 채무가 있고 지급액이 전부를 소멸시키지 못할 때 변제자가 지급 당시 어느 채무에 충당할지 지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변제자가 지정하지 않으면 변제받는 사람이 지정할 수 있지만, 변제자가 즉시 이의하면 그 지정이 그대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느 채무에도 유효한 지정이 없다면 민법 제477조의 법정변제충당 순서가 적용됩니다. 이행기가 도래했는지, 변제이익이 많은지, 먼저 이행기가 도래했는지 등의 기준으로 충당할 채무를 정합니다. 이 기준은 변제제공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여러 채무 중 어느 채무를 갚는지와, 선택된 채무 안에서 비용·이자·원금 중 무엇을 먼저 줄이는지는 구별해야 합니다. 전자는 지정·법정변제충당, 후자는 민법 제479조의 문제입니다.

📈 남은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다시 계산합니다

일부 지급 후 잔액을 계산할 때는 먼저 지급일까지의 내역을 한 시점에 맞춥니다. 원금, 법적으로 포함되는 비용, 지급일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구분하고, 합의된 순서 또는 법정 순서대로 지급액을 차감합니다. 그 결과 남은 원금을 기준으로 지급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다시 계산합니다.

지연손해금의 기산일과 이율은 모든 사건에서 같지 않습니다. 계약 종료만으로 곧바로 지체가 시작되는지, 임차인이 주택 인도 의무를 이행했거나 현실적으로 이행을 제공했는지, 판결이나 지급명령에서 어떤 기간과 이율이 인정됐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소장 송달 뒤 적용될 수 있는 이율을 계약 종료일부터 소급해 적용하거나, 일부 지급 뒤에도 최초 원금 전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금액이 부풀려질 수 있습니다.

표를 만들 때에는 ‘지급 전 원금’, ‘지급일까지의 인정 비용’, ‘지급일까지의 지연손해금’, ‘이번 지급액’, ‘각 항목 충당액’, ‘지급 후 남은 원금’을 한 줄씩 구분합니다. 이후 추가 지급이 있으면 같은 방식으로 기간을 끊어 갱신합니다.

📋 합의서와 영수증에 잔액을 남깁니다

일부 지급을 받을 때에는 어떤 계약의 어떤 채무에 대한 지급인지 확인할 자료를 남깁니다. 계약일, 목적물, 지급일, 지급액을 적되 공개 게시나 제3자에게 제출할 자료에서는 개인정보를 가립니다. 영수증이나 합의서에는 충당 순서와 지급 후 남는 원금을 함께 적고, 나머지 청구권이나 지연손해금을 포기하는지 여부도 오해가 없도록 구분합니다.

일부 금액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나머지 보증금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채무를 최종 정산한다’는 문구에 동의하면 권리 범위를 둘러싼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금 우선 충당을 합의하려면 그 취지를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지급 뒤에는 임차권등기, 가압류, 소송이나 집행의 청구금액도 실제 잔액에 맞게 조정합니다.

전세보증금 일부 지급은 단순한 뺄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충당 합의가 있는지, 비용·지연손해금·원금의 법정 순서가 적용되는지, 여러 채무 중 어느 채무에 들어가는지를 차례로 확인해야 이후 잔액과 지연손해금을 정확히 정리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오치원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