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약이 끝났는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청구하게 됩니다. 이때 보증금을 먼저 받은 뒤 이사하면 되는지, 집을 비워 주어야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지, 아직 인도하지 않은 기간의 지연손해금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임차인의 주택 인도의무와 HUG의 보증채무 이행의무가 서로 다른 계약에서 생겼더라도 동시이행관계와 같이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2026년 대법원 판단의 핵심
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6다201978 판결은 임대차기간이 끝났지만 임대인이 갱신을 주장하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한 사안을 다뤘습니다. 임차인은 주택을 임대인에게 인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HUG를 상대로 반환보증금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부담하는 주택 인도의무와 HUG가 보증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지급의무가 형식상 서로 다른 계약에서 생긴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HUG의 지급의무는 실질적으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가 보증계약을 통해 변형된 것이고, 해당 보증약관도 양쪽 의무를 동시이행관계로 정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임차인의 주택 인도의무와 HUG의 보증채무 이행의무는 쌍무계약에서 서로 맞물린 채무와 같이 취급됩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하거나 인도의 이행을 제공하기 전까지 HUG가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지체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 동시이행은 어느 한쪽의 선이행이 아닙니다
민법 제536조는 쌍무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이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한쪽에게만 무조건 먼저 이행하도록 하는 불공평을 막고, 서로의 이행을 맞교환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전세보증금 반환에서도 임차인은 임차주택을 돌려주고, 임대인 또는 보증기관은 보증금을 지급하는 구조가 문제됩니다. 동시이행이라는 말은 임차인이 아무런 보장 없이 며칠 전에 먼저 집을 비워야 한다는 뜻도 아니고, 반대로 계속 점유하면서 보증금만 먼저 받을 수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지급과 인도를 현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날짜, 시간, 장소와 확인 방법을 미리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판결은 임대인이 아니라 HUG가 지급 상대방인 경우에도 이러한 연결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청구 절차와 제출서류는 가입한 보증서와 적용 약관, 사고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판결의 결론만 보고 현재의 보증이행 절차를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 주택 인도와 이행 제공을 구분하세요
주택 인도는 단순히 다른 곳으로 전입신고를 옮기는 것만을 뜻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거주와 짐의 반출, 출입을 통제할 열쇠나 비밀번호의 반환, 임대인이 주택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 등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방 안에 짐을 남겨 두거나 열쇠를 보유하면서 출입을 계속한다면 인도가 끝났는지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이행 제공은 임차인이 인도에 필요한 준비를 마치고 상대방이 수령할 수 있도록 현실적으로 제시하는 문제입니다. 이사 날짜를 통지하고 짐을 반출한 뒤 열쇠를 건네려 했으나 임대인이 받지 않은 경우처럼 실제 인도가 완료되지 못했다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인도를 제안했는지를 보여 줄 자료가 중요해집니다.
퇴거 장면의 사진만으로 모든 인도 요건이 자동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 완료 시각, 남은 물건, 열쇠·공동현관 출입수단의 처리, 계량기와 관리비 정산, 인도 통지의 도달 여부를 한 묶음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임대인과 HUG에 서로 다른 날짜를 알리면 지급 일정이 어긋날 수 있으므로 같은 시간표를 공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지연손해금은 인도 시점과 연결됩니다
보증금 원금의 지급 청구와 지연손해금 청구는 구별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결은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하거나 그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HUG가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그 기간에 대한 지체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동시이행관계에서 지체책임이 면제되는 효과는 HUG가 재판에서 동시이행의 항변권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사용해야만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소송에서 HUG가 처음부터 그 항변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인도 전 기간 전체의 지연손해금이 당연히 인정된다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은 계약 종료, 보증사고, 이행청구 접수, 주택 인도 또는 이행 제공과 그 뒤의 심사·지급 경과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가입 약관과 사실관계가 다른데도 특정 날짜부터 일률적으로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원금 청구가 가능하다는 판단과 어느 기간의 지연손해금이 인정되는지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 HUG 청구 전에 시간표를 맞추세요
먼저 임대차가 적법하게 종료됐는지 확인합니다. 묵시적 갱신 뒤 해지라면 통지의 도달일과 효력 발생일을, 기간 만료라면 갱신 합의가 실제 있었는지를 정리합니다. 다음으로 보증사고 통지와 이행청구 기한, 임차권등기명령 등 적용되는 청구요건을 현재 보증서와 HUG 안내에서 대조합니다.
그다음 이사 예정일과 주택 인도 방법을 HUG와 임대인에게 확인합니다. 이사 차량 예약, 짐 반출, 열쇠 전달, 관리비 정산과 보증금 지급을 같은 날 처리할 수 있는지 보고, 일정 변경이 생기면 서면으로 다시 남깁니다. 보증이행을 받기 전에 임의로 전출하거나 점유를 풀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유지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임차권등기 완료 여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보관할 자료는 계약서와 보증서, 계약 종료 통지와 도달자료, 보증사고 통지 및 이행청구 접수자료, 임차권등기사항, 짐 반출 전후 사진, 열쇠 인도 확인서, 관리비 정산서 등입니다. 자료의 목적은 집이 비었다는 한 장면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인도 준비와 지급 절차가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시간순으로 설명하는 데 있습니다.
✅ 보증금 지급과 인도를 한 절차로 보세요
HUG 반환보증을 청구할 때에는 보증금 지급과 주택 인도를 따로 움직이는 절차로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6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두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와 같이 취급되므로, 인도 또는 이행 제공 전 기간의 지연손해금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증사고 요건만 확인하고 이사부터 하거나, 반대로 점유를 계속하면서 보증금과 지연손해금을 모두 먼저 받을 수 있다고 전제해서는 안 됩니다. 적용 약관, 임차권등기, 인도 방식과 지급 일정을 한 시간표로 정리하고 실제 인도 또는 이행 제공을 입증할 자료까지 준비해야 보증금 회수 과정의 불필요한 지연과 추가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