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구해달라는 부탁 전달만 했는데 매매 알선 처벌되나요
사건 개요
지인에게서 "필로폰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을 아는데 좀 연결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전에 알던 사람의 텔레그램 아이디나 연락처를 알고 있던 터라, 별생각 없이 그 부탁을 들어줍니다. 지인과 판매자로 보이는 사람을 서로 소개해 주거나, "이 사람이 구하고 싶어 한다"는 메시지 하나를 대신 전달해 준 것이 전부입니다. 본인이 직접 필로폰을 사거나 판 것도 아니고, 그 대가로 돈을 받은 것도, 물건을 만져 본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그 지인이 마약류관리법위반으로 적발되면서, 수사기관이 통신기록과 텔레그램 대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본인도 함께 조사 대상에 오릅니다. "나는 심부름을 해 준 것뿐이고 매매를 한 적도, 이득을 본 적도 없는데 왜 매매 알선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하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담이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억울함이 크다고 해서 법적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가를 받지 않고 단순히 연락을 이어 준 것이라도, 그 행위가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매매의 알선'에 해당한다면 매매 행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전달 행위가 곧바로 알선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인 알선이고,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이 아닌 단순 소개에 그치는지는 관여의 정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규명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론을 가르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 된 물질이 필로폰(메스암페타민)처럼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규제되는 유형(같은 법 제2조제3호가목)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본인의 관여 행위가 법이 정한 '매매의 유인·권유·알선'에 실질적으로 들어맞는지, 아니면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소개에 그쳐 구성요건에 이르지 못하는지입니다. 셋째, 영리를 목적으로 했거나 이런 일을 반복한 상습성이 있는지입니다. 넷째, 애초에 상대방이 구하려는 것이 필로폰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연락을 이어 주었는지, 즉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검토되며, 앞 단계에서 알선으로 평가되면 뒷단계는 형량을 다투는 문제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대응의 출발점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어디까지 했는지를 증거 위에서 정밀하게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알선'에 해당하는 관여인지, 처벌 대상이 아닌 단순 전달인지를 사실관계로 가른다
가장 먼저 다투어야 할 지점은 "내 행위가 정말 법이 말하는 알선에 해당하는가"입니다. 텔레그램 메시지 몇 줄만 보고 알선으로 단정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관여의 정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관여 행위를 시간순으로 낱낱이 재구성합니다.
단순히 "연결해 줬다"는 진술은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매우 넓게 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상대방을 소개하는 데 그쳤는지 아니면 거래 수량·가격·시간·장소 같은 거래 조건 조율에까지 관여했는지, 대금이나 물건 전달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대화 기록 전체를 따라가며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단순히 이어 준 것과, 그 이후 거래 성사 과정까지 관여한 것은 법적 평가가 다르므로, 이 경계를 명확한 사실관계로 세워 두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2) '알선'이 왜 방조보다 무겁게 취급되는지 짚어 처벌 수위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습니다.
많은 분이 "나는 매매 당사자가 아니니 형법상 방조범 정도로 형이 가벼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형법 제32조에 따르면 타인의 범죄를 도운 종범은 정범보다 형을 감경받습니다. 하지만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1항제3호는 필로폰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해 매매뿐 아니라 '매매의 유인·권유·알선'까지 처음부터 하나의 구성요건적 행위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즉 알선은 매매를 도운 방조가 아니라 그 자체로 정범적 행위로 취급되어, 실제로 매매한 경우와 동일하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법정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해야, "심부름만 했으니 가볍게 끝나겠지"라는 안일한 대응을 피하고 처음부터 제대로 된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3) 마약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고의를 다툽니다.
알선죄가 성립하려면 전달하는 것이 필로폰 거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만약 지인이 정확히 무엇을 구한다고 말하지 않았거나, 은어나 암시적인 표현만 오간 상황에서 그 의미를 정말 몰랐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대화 내용 전체의 맥락, 이전에 마약 관련 대화나 경험이 있었는지, 상대방이 사용한 표현이 일반인도 쉽게 알아챌 만한 것이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고의를 다투는 것이 중요한 방어선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중처벌을 피하고 양형을 최대한 낮게 관리한다
관여 사실 자체를 다투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처벌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지점들이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확인합니다.
1) 영리 목적과 상습성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2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이런 행위를 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훨씬 무거운 법정형을 정하고 있습니다. 단 한 번, 대가 없이 지인의 부탁으로 연락을 이어 준 것이라면 이 가중 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근거가 뚜렷합니다. 이를 위해 금전이나 물품을 수수한 적이 없다는 사실, 유사한 행위를 반복한 전력이 없다는 사실을 계좌 내역·대화 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해 둡니다.
2) 거래가 실제로 성사되지 않았다면 미수 법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합니다.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3항은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형법 제25조제2항에 따라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습니다(임의적 감경). 소개는 했지만 실제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상대방이 필로폰을 구하지 못한 채 끝난 경우라면 거래가 종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사실관계를 분명히 정리해, 기수가 아닌 미수로 평가받도록 다투고 이를 양형에 반영시킵니다.
3) 초범·가담 경위·반성의 정도를 양형자료로 촘촘하게 준비합니다.
같은 알선이라도 조직적으로 반복해 온 사안과, 지인의 한 번의 부탁으로 우발적으로 관여한 사안은 실무상 양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수사 초기 단계부터 가담 경위가 우발적이었다는 점,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 마약류 사용·판매 전력이 없다는 점을 정리한 의견서와 자료를 제출하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태도를 갖추어 구속 여부와 형량 모두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결론
"대가도 받지 않았고 직접 사고판 것도 아니다"라는 사실은 억울함의 근거는 될 수 있어도, 그 자체로 처벌을 면하게 해 주는 법적 방어막은 아닙니다. 마약류관리법은 매매를 이어 주는 알선 행위 자체를 매매와 같은 무게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결국 결과를 가르는 것은 실제로 어디까지 관여했는지를 얼마나 정확한 사실관계와 증거로 규명하느냐, 그리고 영리 목적·상습성·고의와 같은 가중 요소를 얼마나 초기에 배제해 두느냐입니다. 지인의 부탁으로 연락을 전달한 일이 마음에 걸리는 상황이라면,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지금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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