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부자가 아닌데도, 지인에게 상장회사의 인수합병 소식이나 실적 정보를 전해 듣고 주식을 매매했다가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가 매년 반복됩니다. 정보를 만든 사람도 아니고 회사 직원도 아닌데 왜 처벌 대상이 되는지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본시장법은 내부자로부터 정보를 직접 전달받은 사람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보가 한 사람을 더 거쳐 전달되는 순간 법적 책임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미공개정보를 전달받은 사람 중 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누가 과징금에 그치는지, 그 경계가 어디서 갈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 처벌 대상은 누구인가
상장회사의 실적, 인수합병, 신약 임상 결과처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가 일반에 공개되기 전에 새어 나가 매매에 이용되면, 정보를 먼저 안 사람과 그렇지 못한 투자자 사이에 근본적인 불공정이 생깁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이런 정보 비대칭을 이용한 거래를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정으로,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특정증권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여기서 미공개중요정보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로서, 아직 일반 투자자가 알 수 있도록 공개되지 않은 것을 말하며, 실적·합병·계약체결처럼 주가에 직결되는 정보가 대표적입니다.
이 조항이 처벌 대상으로 지정한 범위는 회사 임직원에게만 그치지 않습니다. 법 제174조 제1항은 여섯 개 호를 통해 대상자를 열거하는데, 앞의 다섯 개 호는 회사의 임원·직원·대리인, 주요주주, 인허가 권한을 가진 자, 계약체결·교섭 상대방과 그 대리인·종업원처럼 회사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 사람들, 즉 내부자·준내부자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마지막 여섯 번째 호가 이 다섯 개 호에 해당하는 사람으로부터 미공개중요정보를 받은 사람, 이른바 1차 정보수령자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킵니다. 회사 밖에 있는 사람이라도 내부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전달받아 이를 이용했다면 이 조항의 적용을 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1~5호(내부자·준내부자) — 임직원·대리인, 주요주주, 인허가권자, 계약체결·교섭 상대방과 그 대리인·종업원.
6호(1차 정보수령자) — 위 1~5호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미공개중요정보를 직접 받은 자.
퇴직·퇴임 후에도 일정 기간 내부자 지위에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하면 같은 조항이 적용됨.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회사 소속 여부가 아니라 정보를 어디서, 누구로부터 얻었는지를 기준으로 처벌 대상을 정한다 — 내부자가 아니라도 1차 정보수령자는 이 조항의 정면 적용을 받는다.
1차 정보수령자로 인정되는 기준 — 누구에게서, 무엇을 알고 받았는가
1차 정보수령자로 처벌받으려면 단순히 정보를 전해 들은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먼저 정보를 전달한 사람이 법 제174조 제1항 1호부터 5호까지에 해당하는 내부자·준내부자여야 하고, 그 정보를 직접 전달받았어야 합니다. 내부자로부터 곧바로 전달받지 않고 다른 사람을 한 번 더 거쳐 전달받았다면, 아무리 최종적으로 같은 정보라 해도 법 제174조가 정한 1차 정보수령자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직접성' 요건이 뒤에서 살펴볼 1차와 2차의 경계를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
두 번째 요건은 인식, 즉 고의입니다. 정보를 전달받는 사람이 그 정보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중요정보라는 사실과, 그 출처가 회사 내부자라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친구 사이의 잡담처럼 정보의 성격을 전혀 모르고 우연히 듣고 흘려버린 경우까지 처벌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정보 전달 경위, 전달자와의 관계, 그 정보를 매매에 즉시 활용한 시점 등 정황을 종합해 인식 여부를 판단합니다. 정보를 받은 직후 짧은 기간에 대량 매매가 이뤄졌다면 이 인식 요건이 인정되기 쉬운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형사처벌의 경계선 — 1차와 2차 사이, 판례가 그은 선
1차 정보수령자가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점은 조문상 명확하지만, 그 1차 정보수령자로부터 다시 정보를 전달받은 2차 정보수령자까지 같은 조항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오랫동안 논란이 됐습니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도9087 판결은 이 문제에 분명한 결론을 냈습니다. 2차 정보수령자가 미공개중요정보를 전달받아 이용한 행위가 있어야 1차 정보수령자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죄가 완성되는 구조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2차 정보수령자의 관여행위를 처벌하는 별도 규정이 없는 이상 형법총칙상 공모·교사·방조 법리를 적용해 2차 정보수령자를 1차 정보수령자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이 판결의 의미는 명확합니다. 정보가 내부자 → 1차 정보수령자 → 2차 정보수령자로 흘러갔을 때, 법 제174조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위는 내부자와 1차 정보수령자까지이고 2차 정보수령자는 이 조항의 처벌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죄형법정주의상 처벌 규정이 없는 행위를 해석으로 확장해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 결과입니다. 다만 이는 '형사처벌'에서 벗어난다는 것이지 아무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2015년 도입된 별도 조항이 2차 이상 정보수령자를 규율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 항목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결국 수사 실무에서는 정보가 전달된 단계, 즉 몇 사람을 거쳐 자신에게 도달했는지가 형사처벌 여부를 가르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실관계가 됩니다.
대법원은 2차 정보수령자를 1차 정보수령자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 형사처벌의 경계는 정보를 내부자로부터 직접 받았는지 여부에서 갈린다.
2차 이상 정보수령자는 왜 형사처벌이 아닌 과징금만 받는가
판례가 확인한 처벌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5년 자본시장법에 제178조의2(시장질서 교란행위의 금지)가 신설됐습니다. 이 조항은 제174조가 적용되지 않는 사람, 즉 2차 이상 정보수령자나 해킹·절취 등 부정한 방법으로 미공개정보를 취득한 사람이 그 정보가 미공개중요정보라는 정을 알면서 전달받아 매매 등에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다만 입법자는 이 행위를 형사처벌이 아닌 과징금 대상으로 설계했습니다. 정보가 여러 단계를 거칠수록 고의나 인식의 정도를 형사재판 수준으로 엄격히 입증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과징금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1.5배를 기준으로 산정하되, 상한은 5억원입니다. 형사처벌에 따르는 징역형이나 전과 부담은 없지만, 금융위원회가 직접 조사해 부과하는 행정제재인 만큼 금액이 크면 실질적인 타격이 작지 않습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2차 정보수령자라는 지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2차 정보수령자가 그 정보를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면 그 사람은 3차 정보수령자가 되는데, 이 역시 같은 제178조의2의 적용을 받아 과징금 대상이 됩니다. 즉 몇 차 정보수령자인지와 무관하게 2차부터는 모두 같은 과징금 규제망 안에 들어옵니다.
1차 정보수령자에게 적용되는 처벌 수위 — 징역·벌금부터 몰수·추징까지
1차 정보수령자가 제174조 위반으로 유죄가 인정되면 자본시장법 제443조에 따라 처벌받습니다. 기본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이며, 그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억원 이하라면 벌금 상한을 5억원으로 봅니다. 부당이득 액수가 커질수록 처벌은 더 무거워집니다. 부당이득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 가중처벌 규정이 함께 적용됩니다.
여기에 제447조의2에 따른 몰수·추징도 뒤따릅니다. 위반행위로 취득한 재산은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하면 그 가액을 추징해 부당이득 자체를 남기지 않도록 합니다. 2024년 1월 시행된 개정법은 여기에 한 겹을 더했습니다. 형사처벌이 확정되더라도 이와 별개로 부당이득의 최대 2배(부당이득 산정이 어려운 경우 40억원)까지 과징금을 병과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기소까지 오래 걸리고 입증 부담이 커 처벌 공백이 생긴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1차 정보수령자는 이제 징역·벌금·몰수추징에 과징금까지 겹칠 수 있는 구조에 놓이게 됐습니다.
실제로 어떤 사람이 1차 정보수령자가 되나 — 지인·가족·거래상대방의 사례
실무에서 1차 정보수령자로 문제 되는 유형은 대체로 정형화돼 있습니다. 상장회사 임원의 배우자나 친척이 회사의 대규모 계약 체결이나 합병 소식을 전해 듣고 주식을 매수한 경우, 회사와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 중인 상대 회사 임직원이 자문을 맡은 회계사·변호사에게 협상 사실을 전했는데 그 자문 담당자가 개인적으로 주식을 매매한 경우, 상장회사 실적 발표를 앞두고 IR 담당 직원이 친한 애널리스트에게 잠정 실적을 미리 알려준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모두 회사 소속 직원이 아니지만 내부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전달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어 1차 정보수령자로 분류됩니다.
특히 자문 관계에 있는 회계법인·법무법인·컨설팅사 관계자는 스스로를 '회사 밖 사람'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계약체결·교섭 과정에서 정보를 알게 된 준내부자(제174조 제1항 4·5호)이거나, 그 준내부자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은 1차 정보수령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수합병이나 대규모 투자 자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로 개인 계좌를 통해 매매하는 행위는 업계에서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유형이고, 정보 전달 경로가 통화·메시지·이메일 등에 명확히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수사·조사 과정에서도 입증이 비교적 용이하게 이뤄집니다.
내부자의 가족·지인이 정보를 직접 전달받아 매매한 경우.
M&A·자문 업무를 수행하며 알게 된 정보를 개인적으로 이용한 자문사 관계자.
IR·홍보 담당자가 실적 발표 전 특정인에게 잠정 수치를 알려준 경우.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함정 — 고의 부인의 어려움과 반복 전달의 위험
수사·재판 단계에서 1차 정보수령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방어는 "그 정보가 미공개 정보인 줄 몰랐다"거나 "일상적인 대화였을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고의는 자백이 아니라 정황증거로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보를 들은 시점과 매매 시점의 근접성, 평소 거래 패턴과 다른 이례적인 대량·집중 매수, 정보 전달자와의 관계(가족·직장 동료·거래 관계 등), 통화·메시지 기록에 남은 대화 내용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됩니다. "몰랐다"는 진술만으로 고의를 부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또 하나 흔히 간과되는 부분은, 1차 정보수령자가 그 정보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을 때 본인의 책임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법 제174조는 정보를 직접 이용한 경우뿐 아니라 타인에게 이용하게 한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1차 정보수령자가 지인에게 정보를 다시 전달해 그 지인이 매매했다면 1차 정보수령자 본인도 별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나는 정보만 전달했을 뿐 직접 매매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정보를 전해 들은 순간부터 그 정보를 이용하지도,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도 않는 것이 유일하게 안전한 선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보를 듣기만 하고 매매하지 않았어도 처벌받나요?
A.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사실 자체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그 정보를 실제로 자신의 매매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전달해 이용하게 한 행위가 있어야 자본시장법 제174조 위반이 성립합니다. 다만 정보를 알게 된 이후 곧바로 매매가 이뤄지면 인식 여부를 다투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Q. 2차 정보수령자는 정말 형사처벌을 전혀 받지 않나요?
A. 자본시장법 제174조에 따른 형사처벌은 받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결론입니다. 다만 제178조의2에 따라 부당이득의 1.5배(상한 5억원)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고, 정황에 따라 다른 죄책이 별도로 문제 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Q. 회사와 거래 관계가 있을 뿐 직원은 아닌데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4·5호는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거나 교섭 중인 자, 그리고 그 대리인·종업원까지 준내부자로 분류해 처벌 대상에 포함시킵니다. 자문사·거래상대방 소속이라도 계약 체결·교섭 과정에서 정보를 알게 됐다면 이 규정이 적용됩니다.
Q. 가족에게 들은 정보로 매매했다면 죄가 가벼워지나요?
A. 가족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처벌 수위가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가족·친인척 간 정보 전달은 전달 경위와 관계가 뚜렷해 고의 인정이 수월한 경우가 많고, 실제 처벌 사례에서도 배우자·부모자식 간 정보 전달이 다수 확인됩니다.
Q. 정보를 듣고 매매하지 않고 지인에게만 전달했다면 안전한가요?
A.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는 정보를 직접 이용한 경우뿐 아니라 타인에게 이용하게 한 경우도 함께 처벌하므로, 전달받은 정보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겨 그 사람이 매매했다면 전달자 본인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이미 매매를 마쳤는데 나중에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정보를 전달받은 경위와 매매 결정의 독자적인 근거(기존 투자 전략, 이전 매매 이력 등)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고의·정황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사 초기 단계부터 진술 방향을 신중히 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맺음말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에서 형사처벌의 경계는 회사 소속 여부가 아니라 정보를 누구로부터 어떻게 전달받았는지에 있습니다. 내부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전달받은 1차 정보수령자는 자본시장법 제174조의 정면 적용을 받아 징역·벌금은 물론 몰수·추징, 과징금까지 겹칠 수 있는 반면, 그 정보를 한 단계 더 거쳐 받은 2차 정보수령자는 형사처벌에서는 벗어나지만 과징금 규제망은 여전히 피할 수 없습니다. 이 경계선이 회사 밖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정보를 전달받은 경위나 매매 시점에 따라 고의 인정 여부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인지 과징금 대상인지, 나아가 처벌 수위 자체가 크게 갈립니다. 자신이 받은 정보의 출처와 전달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미 조사가 시작된 상황이라면 초기 대응 방향을 신중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융위원회 조사와 검찰 수사가 함께 진행되는 사건일수록 초기 진술이 이후 절차 전반에 영향을 미치므로, 자료를 임의로 정리하기 전에 법률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부터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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