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주 변호사 칼럼] 디지털사이니지, 규제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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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주 변호사 칼럼] 디지털사이니지, 규제에 관하여 

강민주 변호사


1.
디지털사이니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소 생소한 용어였으나 이제는 제법 알려져, 모르는 사람에게도 간단한 설명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강남구 삼성동 일대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로 지정된 후 ‘서울판 타임스퀘어’를 표방하는 거대한 사이니지들이 설치되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더욱 증대되었고, 관련 산업의 발전으로 다양한 분야에 보급이 활성화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디지털사이니지(이하 “DS”)에 대한 규제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먼저 현재 대표적으로 DS에 적용되는 법률은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옥외광고법”)이다. 2016년 옥외광고법 개정을 통해 명확한 규제가 없던 DS를 옥외광고법 적용 대상으로 편입시킨 것인데, 당시 개정 취지는 최첨단 방식의 디지털 옥외광고물을 합법적으로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으나, DS를 단지 ‘광고물’의 일종으로 간주하여 옥외간판에 대한 규제에 편입시켰다는 점과 해외 다른 나라들의 DS 관련 규제와 달리 포지티브 규제(법률상 허용 대상을 정하고 그 외의 것은 허용하지 않는 방식) 방식을 취하여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DS 산업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옥외광고법에서는 옥외광고물에 대하여 “공중에게 항상 또는 일정 기간 계속 노출되어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하는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교통시설 또는 교통수단 포함)으로서 간판, 디지털광고물(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이용하여 정보, 광고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입간판, 현수막, 벽보, 전단과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중장소에 비치된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경우 광고뿐 아니라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까지도 전부 옥외광고법의 적용을 받게 되어 야외 및 교통수단 등에 설치하려는 경우 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그나마도 디지털 광고물은 기존 옥외광고물 일부 분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표시할 수 있고, 허가 및 신고절차를 거쳐 DS 설치에 이른다 하여도 옥외광고법 시행령과 시조례를 통해 복잡한 표시 기준이 정해져 있어 내게 적용되는 규제가 어떠한 것인지 한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종래부터 옥외광고법 관련 사안에서 정부 및 법원은 대체로 ‘운전자 또는 보행자 시야에 장애’ 및 ‘주거환경 침해’를 주요 가치로 삼아 옥외광고에 대한 규제를 정당화하여 왔고, 이러한 가치는 DS에 대한 규제 적합성 판단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정부는 옥외광고법 외에도 ‘빛공해방지법’을 통해 쾌적환 생활환경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그러나 양 법률간 설치 기준이 통합되지 않아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고, 이미 전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는 교통수단에 설치되는 DS가 원천적으로 금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법제가 미흡한 상황이다.

즉, 빠르게 발전하는 DS산업에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듯 법규가 기술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비단 DS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다행히 그 심각성을 정부에서 인지하였는지 올해부터 4개 정부부처에서 규제샌드박스를 시행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산업통상부에서는 1차 규제샌드박스로 2019. 2. 11. 제이지인더스트리㈜에 대하여 버스 창문 상단부분에 LED, LCD 패널을 부착하여 디지털 광고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승인하였다. 즉, 현재 옥외광고법은 교통수단에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설치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규제를 유예하여 시범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준 것이다. 또한 옥외광고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택시에 대해서는 시범적으로 자동차 윗부분 택시 표시에 있어 전광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가 협의하여 지역 및 기간을 정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현재 인천광역시와 대전광역시가 시범지역으로 지정되어 현재 진행 중이다. 이미 택시나 버스 등 교통수단에 대해서는 DS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시류를 같이 하기 위한 시도로 이해된다.

1차 규제샌드박스로 DS 버스광고가 지정된 만큼 다른 교통수단 및 공공서비스, 모바일 연동 DS,그 밖의 기타 영역에서도 샌드박스 제도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를 기대해본다. 궁극적으로는 위와 같은 시도를 통해 DS산업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는 법령의 정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
디지털 사이니지 하드웨어 사업시 옥외광고법 외에도 준수하여야 하는 법령이 있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하 “빛공해방지법”)이 그 중 하나이다. 이 빛공해방지법은 인공조명에서 방사되는 과도한 빛이 사람의 눈부심 피해뿐 아니라 생태적 피해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2012년도에 제정된 것으로, 빛공해 방지 목적에 따라 종별 조명환경관리구역 지정을 하고, 각 관리구역에 대한 빛방사허용기준을 두고 있다. 따라서 사이니지를 설치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조명관리구역 해당 여부 및 종별을 확인하여 허용가능한 휘도 값을 확인하여야 한다. 위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사용중지는 물론 과태료처분의 대상이 되고, 피해가 발생하여 분쟁으로 발전할 경우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는 사업장 등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의 일종으로서 설치자가 공작물의 설치, 보존상 하자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는 디스플레이를 통한 화면의 송출 외에도, 공공장소에서 보행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 때에는 정보통신망법, 위치정보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적용을 받게 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은 디지털 사이니지에 카메라를 부착하여 보행자를 촬영하고, 해당 영상 이미지를 수집, 처리한 후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것인데,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폐쇄회로 텔레비전’ 및 ‘네트워크 카메라(일정한 공간에 지속적으로 설치된 기기로 촬영한 영상정보를 그 기기를 설치ㆍ관리하는 자가 유무선 인터넷을 통하여 어느 곳에서나 수집ㆍ저장 등의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영상정보처리기기로 정의하고, 공개된 장소에서는 매우 제한적인 목적 하에서만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제한적 목적이라 함은, 1)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경우, 2) 범죄의 예방 및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3) 시설안전 및 화재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4) 교통단속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5) 교통정보의 수집, 분석 및 제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 한정된다. 물론, 개인정보주체, 즉 보행자로부터 동의를 받으면 정보수집이 가능하겠지만 일반공중으로부터 동의를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보인다. 그러나 개인정보가 아닌 정보, 즉 보행자의 연령, 성별, 특정할 수 없는 사람의 움직임 등과 같은 정보는 개인을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수집 및 활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개인정보’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란 생존하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한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영상 등의 정보 뿐 아니라,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어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정보까지도 개인정보로 보호하고 있다.

이처럼 공개장소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이용해 맞춤형 정보 제공하거나 광고매체로 활용하는 형태의 사업은 개인정보 수집 단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 제도적 미비로 지적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개인정보보호 및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하여 뜨거운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따라 조만간 바이오 개인정보에 대한 정의와 규제가 새롭게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 디지털 사이니지의 하드웨어 관련 규제이슈에 관하여 간략히 살펴보았다. 차회 칼럼에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규제 이슈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3.
옥외광고법령에 따르면 전기를 사용하는 광고물을 통해 자사광고가 아닌 타사광고를 송출하는 경우, 면적이 30㎡이상이면 공공목적의 광고를 시간당 20%이상 표출하여야 하는 의무사항이 있기 때문에, 면적조건에 해당되는 경우 구청과 협의를 통해 광고송출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연간판의 경우 공연 중인 내용이나 다음 공연할 내용을 게시하여야 하고,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창문광고의 경우 자사광고 또는 직접 판매를 목적으로 취급하는 상품에 대한 광고만 허용되고 있어(서울시 기준)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옥외광고법은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격과 설치기준 등 하드웨어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외에 광고물의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 조항도 두고 있다. 즉, 옥외광고물은 1) 범죄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잔인하게 표현하는 것, 2)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 등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 3) 청소년의 보호, 선도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것, 4)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사업 등 사행심을 부추기는 것, 5) 인종차별적 또는 성차별적 내용으로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것 등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고, 그 밖의 다른 법령에서 광고가 금지된 것 역시 게시를 금하고 있다. 이에 누구나 불법광고라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은 당연히 송출하여서는 안될 것이나, 최근 게임광고의 경우에도 선정성, 폭력성이 문제되고 있는 사례가 많아 등급분류가 이루어졌는지 등에 대하여 체크하여야 한다. 그리고 의료광고의 경우, 의료법상 제한이 있는 관계로, 온전히 객관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사전에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것인지에 대해 사전에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사이니지를 통해 상업적 목적으로 제작된 광고뿐 아니라, 1인 방송, 풍경 콘텐츠, 음악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가 송출되고 있다. 이 때 송출되는 콘텐츠는 '공연'된다고 볼 수 있어, 송출자가 해당 콘텐츠에 대한 공연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해당 콘텐츠에 포함된 음악이나 사진, 기타 저작물들에 대한 정당한 권원이 있는지 여부도 체크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총 3회에 걸쳐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규제에 대해 전반적인 사항을 살펴보았다. 가장 대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옥외광고법령은 포지티브(Positive)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어 허용가능한 모든 경우의 광고물을 설치기준부터 규격 등 세세히 정하고 있다보니 세부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많은 사항을 조례에 위임하고 있어 실제 사업 수행에 있어서는 담당 구청 등 공무원과의 사전 협의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 옥외광고법령은 16종의 광고에 한정하여 설치를 허용하고 있어 새로운 형태의 옥외광고물에 대한 탄력적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최근인 2018. 5. 28. 기존 16종에 해당하지 않는 광고물로서 신기술, 신소재 등이 적용된 새로운 형태의 광고물도 신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특정광고물'이라는 광고물 제도를 신설하였다. 이에 기존에 없던 형태의 광고를 하고자 하는 경우 옥외광고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을 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 앞으로 더욱 발전된 디지털 사이니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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