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지시로 자금 이동했는데 배임 공범으로 입건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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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지시로 자금 이동했는데 배임 공범으로 입건됐어요 

김강희 변호사


대표 지시로 자금 이동했는데 배임 공범으로 입건됐어요


사건 개요


재무·경리 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은, 평소처럼 대표이사 지시에 따라 결재 라인을 거쳐 자금을 이체했을 뿐인데 어느 날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는 때입니다. 처음에는 참고인 자격으로 진술을 요청받다가,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 이체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부당한 처분이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행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조사 대상이 확대되고, 결국 대표이사의 배임 혐의에 대한 공범으로 입건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담을 오는 분들은 한결같이 "저는 대표님이 시킨 대로 결재 절차를 밟았을 뿐이고, 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몰랐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회사 조직에서 자금 집행 업무를 맡은 직원은 대표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 문제를 "지시를 따랐는가"가 아니라, 그 지시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임무위배행위라는 사실을 실행자가 인식했는가라는 틀로 판단합니다. 지시에 따랐다는 사실 자체는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상급자의 지시를 이행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배임 공범에서 자동으로 벗어날 수 없지만, 자금이동의 배임적 성격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증거로 구성해 내면 혐의 자체를 무너뜨리거나 가담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 갈림길은 입건 초기, 조사받기 전 단계에서 이미 벌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대표이사의 행위가 배임죄(형법 제355조 제2항, 업무상배임인 경우 제356조)의 구성요건—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회사)에게 손해를 가한 것—에 실제로 해당하는지입니다. 이 전제가 무너지면 공범 문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둘째, 직원이 그 배임죄의 공범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입니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신분범이지만, 신분이 없는 사람도 형법 제33조(공범과 신분)에 따라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실행자에게도 임무위배행위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고의)이 있어야 하며, 단순히 통상적인 업무처리 절차를 따랐을 뿐 그 실질을 몰랐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셋째, 만약 공범 성립을 완전히 부정하기 어렵다면 가담 형태와 정도가 남습니다. 자금이동을 함께 기획하거나 이익을 나눈 공동정범(형법 제30조)인지, 정범의 범행을 단순히 도운 방조범(형법 제32조, 형이 감경됨)인지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여기에 자금 규모가 크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걸려 이득액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되므로, 이 적용 여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임무위배의 인식이 없었다'는 사실을 증거로 재구성하기


배임 공범 사건에서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하는 것은 "알면서도 실행했다"는 전제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다시 짭니다.

1) 자금이동이 통상적인 결재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문서로 남깁니다.

품의서·전자결재 내역·지출결의서 등 회사의 정형화된 승인 라인을 그대로 거쳤다는 사실은, 실행자가 개인적 판단으로 이례적인 처분을 한 것이 아니라 조직의 통상 업무를 처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입니다. 결재 시스템의 로그, 상급자의 승인 흔적, 동일한 절차로 처리된 과거 사례를 함께 확보해 두면 "이번 건만 특별히 다르게 처리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2) 대표가 제시한 명목과 실제 목적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정리합니다.

대표이사가 이체를 지시하면서 "정상적인 용역대금", "관계사 대여금", "거래처 정산"이라는 명목을 댔다면, 그 명목을 확인할 수 있는 문자·메신저·이메일·계약서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실행자가 알 수 있었던 정보는 그 명목뿐이었고, 자금이 실제로 사적으로 유용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쓰였다는 사실은 사후에야 밝혀졌다는 흐름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므로, 이 정보 비대칭을 촘촘히 입증할수록 고의 자체가 부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3) 이례성을 느끼고 확인·이의를 제기한 기록이 있는지 찾습니다.

만약 자금이동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의문을 품고 상급자에게 되물었거나, 내부 감사팀에 확인을 요청했거나, 서면으로 우려를 표시한 기록이 있다면 이는 "몰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정황이 됩니다. 반대로 그런 기록이 없더라도, 통상 업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절차였다면 애초에 의문을 가질 이유 자체가 없었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구성해 제시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담 정도를 낮추고 이득액 산정을 다투어 처분 수위를 관리하기


고의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처분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지점이 남아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이익 귀속 여부를 명확히 정리합니다.

자금이동으로 실행자 본인이 어떠한 사적 이익도 취득하지 않았다는 사실—급여 외 금품을 받지 않았고, 이체된 자금이 실행자의 계좌나 관계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계좌 내역과 자금 흐름도로 증명합니다. 배임죄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요건이므로, 실행자에게 귀속된 이익이 전혀 없다면 공범으로서의 책임 범위를 좁히는 데 결정적인 근거가 됩니다.

2) 기획자인지 단순 실행자인지를 구분해 공동정범과 방조범을 갈라냅니다.

자금이동의 방식·시기·대상을 누가 결정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실행자가 이체 버튼을 눌렀을 뿐 그 구조를 설계하거나 이익 배분을 논의한 적이 없다면, 이는 정범과 공동으로 범행을 계획한 공동정범(형법 제30조)이 아니라 정범의 범행을 도운 방조범(형법 제32조)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이 감경되므로, 지시 전달 경로와 의사결정 구조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형량 관리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3) 손해 발생 여부와 이득액 산정을 다툽니다.

배임죄는 본인(회사)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해야 성립합니다. 만약 이체된 자금이 이후 상환됐거나, 담보가 제공됐거나, 실질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정상 거래였다는 사정이 있다면 손해 발생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득액이 크게 산정될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므로, 이득액을 실제 손해액 기준으로 정확히 재산정하는 작업이 형량을 가르는 분수령이 됩니다.


결론


"대표님이 시켜서 했을 뿐"이라는 말은 억울함의 표현으로는 정당하지만, 수사기관 앞에서는 그 자체로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방어 논리가 되려면 그 지시가 정상적인 명목으로 전달됐고, 자금이동이 통상적인 절차를 그대로 거쳤으며, 그 배임적 성격을 알 수 없었다는 사실이 문서와 진술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참고인으로 처음 연락을 받은 시점, 혹은 그보다 이른 자금이동 당시부터 관련 자료를 정리해 두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대표의 지시에 따른 자금 처리로 조사를 받고 있거나 받을 가능성이 보인다면, 고의 여부와 가담 정도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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