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가 형사입건되면 회사에서 바로 해고할 수 있나요
버스기사가 형사입건되면 회사에서 바로 해고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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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가 형사입건되면 회사에서 바로 해고할 수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버스기사가 형사입건되면 회사에서 바로 해고할 수 있나요


사건 개요


시내버스를 십수 년째 몰아 온 기사 A씨는 배차 중 요금 시비를 벌이던 승객과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아직 검찰 송치도, 기소 여부 결정도 나지 않은 단계였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사건 발생 며칠 뒤 A씨를 불러 "형사사건에 연루된 운전자는 승객 안전을 이유로 즉시 해고한다"는 취업규칙 조항을 근거로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A씨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컸습니다. 아직 유죄로 확정된 것도 아니고, 승객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목격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입건된 사실 자체"만으로 근로관계를 끊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사례에서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버스·택시·화물 등 운수업 종사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형사입건 사실 하나만으로 곧바로 정당한 해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절차와 근로관계는 서로 다른 원리로 판단되고, 해고가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별도의 정당한 이유가 갖춰져야 합니다. 다만 회사가 완전히 근거 없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어서, 어느 지점을 짚어야 다툼에서 이기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형사입건이 유죄 확정과 같은 의미인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는 피고인이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입건은 수사의 개시에 불과해 유죄와는 거리가 멉니다. 둘째, 취업규칙·단체협약에 있는 "형사사건 연루 시 해고" 조항이 그 자체로 유효한지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해고 정당성 요건은 강행규정이라, 회사가 정한 규정이 있다고 해서 그 요건이 자동으로 충족되지는 않습니다. 셋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운전자격이 실제로 상실되는 시점이 언제인지입니다. 회사가 "법에서 자격이 없어진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기준 시점을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이 세 지점이 순서대로 무너지면 회사의 해고 논리 전체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다툼의 출발점은 감정적 억울함이 아니라, 법이 정한 요건과 회사가 실제로 근거로 삼은 사실을 하나하나 대조하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취업규칙 해고사유의 실질을 근로기준법 잣대로 재심사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할 것은 "규정에 있으니 해고가 정당하다"는 회사 측 논리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무죄추정 원칙과 판례의 실제 태도를 정확히 구분해 짚습니다.

기소 사실 자체만으로 징계를 하는 것이 무죄추정 원칙에 곧바로 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대체적 태도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는 "징계가 가능하다"는 것이지 "그 징계가 곧 정당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특히 A씨처럼 아직 기소조차 되지 않은 입건 단계라면, 혐의의 존재 자체가 훨씬 더 유동적이므로 해고의 근거로 삼기에는 더 취약합니다. 이 구분을 명확히 해, 회사가 "무죄추정과 무관하다"고만 주장하지 못하도록 논점을 좁힙니다.

2)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 요건에 혐의 내용을 대입합니다.

해고가 정당하려면 혐의가 된 행위의 내용과 성질, 업무와의 관련성, 회사의 신용·안전에 미친 실제 영향, 재범이나 근로관계 계속의 위험성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A씨의 사안처럼 요금 시비 중 발생한 우발적 다툼이라면, 상습성·계획성이 없고 승객 안전에 대한 구조적 위험으로 보기 어려운 사정들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취업규칙 문언만으로는 이 요건이 채워지지 않았음을 부각합니다.

3) 절차적 흠도 함께 짚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를 지키지 않은 해고는 그 자체로 효력이 없습니다. 회사가 구두로만 통보했거나, 해고사유서에 "형사사건 연루"라고만 적고 구체적 비위 내용을 특정하지 않았다면 이 조항 위반을 별도의 공격 지점으로 삼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운수사업법상 자격 상실 시점을 정확히 짚고 구제절차로 전환하기


회사가 자주 꺼내는 또 하나의 논리가 "운전자격이 법적으로 없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이 부분은 법조문의 요건을 정확히 짚으면 오히려 회사 쪽 근거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자격 취소 요건의 실제 기준을 확인시킵니다.

같은 법 제24조와 제87조는 특정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어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경우, 또는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어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경우 등을 운전자격 결격·취소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즉 자격이 흔들리는 시점은 어디까지나 형이 확정된 이후이지, 경찰 입건이나 수사가 진행 중인 단계가 아닙니다. 이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면 "법령상 자격이 없어졌다"는 회사의 해고 근거는 시기상조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2) 해고 대신 직위해제로 전환하는 협상 여지를 만듭니다.

형사절차가 진행 중인 근로자에 대해 회사가 취업규칙에 근거해 일정 기간 대기발령·직위해제를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인사권의 재량 범위 안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로관계 자체를 끊는 해고보다 파장이 작아 회사도 받아들이기 쉬운 대안이므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위해제로 전환해 달라"는 협상 카드를 함께 제시해 근로관계 자체는 유지하는 방향을 모색합니다.

3)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으로 시효 안에 다툽니다.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라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구제신청이 인용되면 원직복직과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지급을 받을 수 있고, 이후 수사 결과 혐의없음이나 불기소가 나오면 이는 해고의 부당성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시효를 넘기면 다툴 기회 자체가 사라지므로, 해고통보서를 받은 즉시 기산일부터 역산해 일정을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형사입건은 수사의 시작일 뿐, 유죄의 확정이 아닙니다. 회사가 취업규칙의 문구만 내세워 곧바로 해고를 통보했다면,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정당한 이유와 절차를 실제로 갖췄는지부터 되짚어야 합니다.

운전자격 상실 여부처럼 회사가 근거로 내세우는 법적 요건도 그 발동 시점을 정확히 확인하면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3개월의 구제신청 시효가 지나기 전에 사실관계와 통지 절차를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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