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한테 위자료 받았으니 상간자한텐 더 못 받는 거 아닌가요?" — 실무에서 자주 받는 질문 하나
상담을 하다 보면 똑같은 질문을 유독 자주 받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상간자 소송에서는 단연 이 질문입니다.
🙋 "배우자랑은 이미 이혼 소송 중에 합의(또는 화해권고결정)로 위자료를 받기로 했는데, 그럼 상간자한테는 이제 못 받는 건가요? 아니면 배우자 몫이랑 상간자 몫이 따로 있는 건가요?"
의뢰인들이 헷갈려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배우자에게 이미 돈을 받았으니 "사건이 정리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대법원이 이 부분을 아주 분명하게 정리해준 사건이 있어서, 실제 사례 흐름을 따라가며 풀어드리려고 합니다. (⚖️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므14938 판결)
❓ Q1. 배우자랑 상간자를 같이 걸어서 소송했는데, 배우자하고만 먼저 합의가 됐다면?
실제 사안이 정확히 이 구조였습니다.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확인한 배우자 측(피해자)은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배우자와 상간자를 함께 피고로 삼아 위자료 5,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소송 도중 배우자와는 화해권고결정으로 먼저 결론이 났습니다. 이혼하기로 하고, 위자료 2,000만 원을 받기로 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입니다. 피해자는 "이 2,000만 원은 전체 손해의 절반 정도를 메운 것일 뿐"이라고 보고, 상간자를 상대로는 나머지 2,000만 원을 계속 청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당연히 상간자 쪽에서는 🙅 "배우자한테 이미 받았는데 나한테까지 왜 또 청구하냐"고 맞섰습니다.
❓ Q2. 법원은 이 부분을 어떻게 봤을까요?
1심과 2심 모두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논리는 이렇습니다.
배우자와 상간자는 함께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사람들이므로, 법적으로는 하나의 손해에 대해 같이 책임을 지는 관계(공동불법행위)로 봅니다.
💰 법원이 인정한 전체 손해액: 4,000만 원
✅ 배우자가 이미 갚은 금액: 2,000만 원 → 상간자 책임도 그만큼 감소
➡️ 상간자가 여전히 갚아야 할 금액: 나머지 2,000만 원
즉 "배우자와 합의한 금액 = 전체 사건이 끝났다는 뜻"이 아니라, "전체 손해액 중 일부를 먼저 메운 것"으로 본 것입니다.
❓ Q3. 대법원까지 갔는데, 결론이 바뀌었나요?
아니요, 대법원은 상간자의 상고를 기각하고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두 가지를 짚어줬습니다.
1️⃣ 절차적인 부분 법원이 실제로 계산한 손해액(4,000만 원)이 피해자가 애초에 청구한 금액(5,000만 원)보다는 작았고, 실제로 지급을 명한 금액도 청구 범위 안에 있었기 때문에 "법원이 원고가 구하지도 않은 걸 판결로 인정했다"는 문제(처분권주의 위반)는 없다고 봤습니다.
2️⃣ 실체적인 부분 (이 사건의 핵심) 배우자와 상간자처럼 함께 손해를 발생시킨 사람들 사이의 책임 관계(부진정연대채무)에서는, 한쪽이 먼저 일부를 갚으면 그 금액만큼 다른 쪽 책임도 같이 줄어들지만 — 남은 부분에 대한 책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확립돼 있던 법리(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다17710 판결)를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한 것입니다.
❓ Q4. 그래서 실제로 상담해보면 어떤 게 달라지나요
👩 피해자 입장이라면
배우자와 먼저 합의했다고 해서 상간자에 대한 권리까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 받아낼 수 있는 건 "전체 손해액에서 이미 받은 금액을 뺀 나머지"라는 점은 분명히 해두어야 합니다.
📂 전체 손해액을 뒷받침할 자료를 처음부터 챙겨두기
📱 부정행위 기간과 정도, 혼인 파탄 경위를 보여주는 통화 내역·메시지 확보
🙍 상간자 입장이라면
"배우자가 이미 냈으니 나는 안 내도 된다"는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 배우자가 지급한 금액을 정확히 공제받기
🔍 전체 손해액 자체가 과도하게 잡히지 않도록 다투기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 상태였는지, 관계를 먼저 주도한 쪽이 누구였는지 등)
결국 이 판결이 알려주는 건 단순합니다. 상간자 소송에서 배우자와의 합의는 '사건 종료'가 아니라 '일부 정산'이라는 것, 그리고 진짜 싸움은 언제나 "전체 손해액을 얼마로 볼 것인가"에서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으시다면, 소송 초반부터 이 구도를 염두에 두고 자료를 준비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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