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세놓았을 뿐인데 성매매알선 사건의 피고인석에 서는 임대인이 매년 나옵니다. 임차인이 그 공간을 성매매 영업에 쓴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임대료를 받았다면, 임대인 본인도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 성립하는 죄책은 흔히 생각하는 형법상 '공범'이 아니라 성매매처벌법이 별도로 정해 둔 독립된 범죄이고, 처벌 수위도 임차인 못지않게 무겁습니다. 이 글에서는 임대인의 '알면서'가 어떤 기준으로 인정되는지, 몰랐다는 항변이 언제 통하고 언제 통하지 않는지, 형사처벌과 별개로 받은 임대료 자체가 몰수·추징되는 구조까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건물 제공 행위 — 방조가 아니라 성매매처벌법이 정한 독립된 정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 제2조 제1항 제2호 다목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알선·유인·강요행위와 나란히 "성매매알선등행위"의 한 유형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제19조 제1항 제1호는 이 성매매알선등행위를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목적으로 반복적·지속적으로 건물을 제공해 영업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제19조 제2항 제1호가 적용되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형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임대인이 지는 책임이 형법총칙상 방조범(종범)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형법 제32조에 따른 방조범은 정범의 범행을 쉽게 해주는 종된 가담자로서 형을 필요적으로 감경받지만, 건물 제공 행위는 법률이 애초에 그 자체를 알선·유인·강요행위와 동렬의 구성요건으로 못박아 둔 별도의 정범 범죄입니다. 헌법재판소도 2012년 이 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사건에서, 건물제공행위와 알선·권유·유인·강요행위는 "모두 법으로 금지되는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판단하며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2. 12. 27. 선고 2011헌바235 결정). 즉 "알면서 빌려줬다"는 사실만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의 범행을 거들어 준 조력자가 아니라, 자기 명의로 별도의 범죄를 저지른 정범으로 취급됩니다.
성매매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빌려준 행위는 형법상 방조범이 아니라, 성매매처벌법이 별도로 정한 독립된 정범 범죄다.
임대인의 '알면서' — 확정적 인식이 아니어도 미필적 고의로 충분하다
이 범죄는 고의범이므로 임대인이 성매매에 쓰인다는 사실을 실제로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형사법의 일반 법리상 고의는 확정적으로 알았다는 인식만을 요구하지 않고,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히 인정됩니다. 임대인이 재판에서 "설마 그럴 줄은 몰랐다"고 진술하더라도, 정황상 성매매 영업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고 그 가능성을 알면서 방치했다고 평가되면 고의는 인정됩니다.
실무에서 인식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차인이 이미 같은 업소에서 성매매알선으로 단속되어 영업정지나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임대를 계속하거나 새로 임대차를 승계한 경우, 경찰의 현장 단속이나 민원 접수 사실을 통지받고도 계약을 유지한 경우, 인근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차임을 받아 성매매 영업 수익이 임대료에 반영된 정황이 드러나는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가 2026년 8월 13일 선고한 판결에서도, 건물주가 2017년 5월 모텔을 매수하며 기존 임차인과의 임대차 관계를 그대로 승계했는데 그 임차인이 이미 2018년 3월 성매매알선 혐의로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건물주가 이를 알면서도 2019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임대를 계속한 사안이 문제 됐습니다. 이런 사정은 임대인이 단순히 몰랐다고 다투기 어려운 대표적인 인식 정황으로 다뤄집니다.
임차인의 성매매알선 단속·영업정지·폐쇄처분 전력을 알고도 임대 지속 또는 승계
경찰 출입·현장 단속·민원 통지를 받고도 계약 유지
인근 시세 대비 현저히 높은 차임 책정
계약서상 업종과 무관하게 방문객 회전율·체류시간 등 실제 영업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정황
확정적으로 알았다는 직접 증거가 없어도, 성매매에 쓰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는 인정될 수 있다.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는 경우와 통하지 않는 경우
모든 임대인이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체결 당시에는 통상적인 임대차로 시작했는데, 이후 임차인이 몰래 성매매 영업으로 전환한 경우라면 그 전환 사실을 알기 전까지 임대인에게 고의를 물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입니다. 성매매처벌법이 처벌하는 것은 "제공하는 행위"이므로, 인식 이후에도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며 임대료를 계속 받는 것 자체가 계속된 제공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앞서 본 합헌 결정에서 처벌의 정당성을 "성매매에 제공되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용인의 의사를 가지고 제공행위를 중단하지 않는" 경우로 한정해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안 이후 계약해지 통보나 명도 절차 착수 등 실질적인 중단 조치를 취했는지가 분수령입니다. 성매매 사실을 인지한 즉시 임차인에게 내용증명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임대차계약서상 용도위반 해지 조항을 근거로 건물인도청구·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등 절차에 착수했다면, 그 이후의 제공행위에 대한 고의를 부정할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인지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상당 기간 임대료만 계속 수령했다면, 용인의 의사가 있었다고 평가되어 그 시점 이후의 제공행위에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인지 시점을 특정하는 것 자체도 쟁점이 됩니다. 수사기관은 통상 임차인에 대한 행정처분 통지, 경찰 출입 기록, 인근 주민 민원 접수 시점 등을 근거로 임대인의 인식 시점을 역산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인지 이후 자신이 취한 조치(내용증명 발송일, 소 제기일 등)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고의를 다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성매매 사실을 알고도 아무 조치 없이 임대료를 계속 받았는지가 고의 인정 여부의 분수령이다.
형사처벌만이 아니다 — 받은 임대료 자체가 몰수·추징 대상
임대인에게 더 무거운 것은 사실 형벌 자체보다 재산상 불이익일 수 있습니다. 성매매처벌법 제25조는 "제18조 내지 제20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가 그 범죄로 인하여 얻은 금품 그 밖의 재산은 몰수하고, 이를 몰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해, 임의적 몰수가 아니라 필요적 몰수·추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건물 제공의 대가로 받은 보증금·차임은 바로 이 조항이 말하는 "범죄로 인하여 얻은 재산"에 해당합니다.
앞서 언급한 2026년 8월 13일 대법원 판결이 다룬 쟁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1심은 건물주가 임차인에게서 송금받은 2억3,27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지만, 2심은 일반 숙박 손님과 성매매 손님의 매출을 구분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추징을 파기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추징 대상은 임차인의 숙박비 매출 상당액이 아니라 피고인이 토지 및 건물 제공 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차임 상당액"이라고 밝히며, 일반 손님과 성매매 손님의 매출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차임 상당액 추징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 판단에 따르면 임대인이 건물 제공의 대가로 수령한 보증금·차임은, 그 건물에서 실제로 성매매 매출이 얼마나 발생했는지와 무관하게 원칙적으로 추징 대상이 됩니다.
결국 임대인은 징역형이나 벌금형이라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인식 이후 받은 임대료 전액을 국고에 반환해야 하는 이중의 불이익을 안게 됩니다. 임대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인지 시점 이후에도 계약을 오래 유지할수록 추징 대상이 되는 금액도 함께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보증금도 예외는 아닙니다. 임대차 종료 시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보증금이라 해도, 그 보증금이 성매매 목적 사용을 전제로 수수된 것이라면 추징 판단에서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앞의 사례처럼 보증금과 차임을 합산한 금액 전체가 국고 귀속의 대상이 되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이미 임차인에게 반환 의무를 지는 보증금과 국가에 추징당하는 금액이 이중으로 겹쳐 실질적 손실이 임대수입 규모를 훨씬 웃돌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나 — 건물 일부 임대·명목 변경 사례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유형은 상가나 오피스텔 건물 중 일부 층·호실만 임대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상가 1층 점포를 계약서상 '휴게음식점' 또는 '마사지업'으로 신고한 임차인에게 임대했는데, 실제로는 시간 단위로 손님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성매매알선 사건이 적발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계약서에 성매매와 무관한 업종이 명시돼 있다는 사정만으로 임대인이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방문객의 시간대·체류시간·출입 패턴, 관리비 정산 과정에서 확인 가능했던 영업 실태, 인근 상인·주민의 민원 여부 등을 종합해 임대인이 실질 영업 내용을 알 수 있었는지를 따지기 때문입니다.
임대차 갱신 시점도 실질적인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최초 계약 당시에는 성매매 영업 여부를 몰랐더라도, 갱신 시점에 이미 임차인의 단속 전력이나 영업 실태를 인식한 상태로 계약을 다시 연장했다면, 그 갱신 시점부터는 새롭게 '알면서 제공하는' 행위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건물 중 일부만 문제된 경우라도, 앞서 본 대법원 판결의 논리에 따르면 그 부분에 대해 받은 차임은 실제 성매매 매출액과 무관하게 추징 대상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임대인이 여러 호실을 서로 다른 임차인에게 임대한 건물이라면 판단은 호실별로 나뉩니다. 한 호실의 임차인이 성매매알선으로 적발됐다고 해서 나머지 호실을 정상 임대한 부분까지 함께 문제 되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임대인이 인식하고 제공을 계속한 그 호실에 대한 차임 상당액만이 추징 범위에 포함됩니다. 다만 같은 건물주가 여러 호실에서 반복적으로 유사한 방식의 임대를 계속했다면, 개별 호실 단위의 우연한 사정이 아니라 건물주 차원의 영업적 관행으로 평가돼 제19조 제2항의 가중 처벌 가능성까지 검토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처벌과 추징을 피하려면 — 계약 전후 실무 대응
가장 안전한 방법은 계약 단계에서부터 위험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계약 체결 전 임차인의 사업자등록 업종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임대차계약서에 '성매매 등 불법 영업 목적 사용 금지 및 발각 시 즉시 해지' 조항을 명시해 두면, 이후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한 계약해지의 근거가 됩니다. 계약 진행 중에는 정기적인 현장 확인이나 관리비 정산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방어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성매매 영업이 의심되는 정황을 인지했다면, 지체 없이 서면(내용증명)으로 용도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임차인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건물인도청구소송 등 절차에 즉시 착수해야 합니다. 이런 조치 없이 '어차피 임대료는 계속 들어오니 문제 삼지 말자'는 태도로 방치하면, 앞서 본 대로 용인의 의사가 인정되어 형사처벌과 추징을 함께 받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계약 전: 임차인 사업자등록 업종 확인, 용도위반 즉시해지 조항 명시
계약 중: 정기적 현장 확인, 관리비·시설 이상 징후 점검
인지 후: 내용증명으로 계약해지 통보, 건물인도청구·보증금반환청구 병행
수사 개시 시: 인지 시점과 그 이후 조치 내역(통보일·소 제기일)을 시간순 자료로 정리
자주 묻는 질문
Q. 성매매업소인 줄 모르고 임대했는데, 알고 나서 바로 계약을 해지하면 처벌되나요?
A. 계약 체결 당시 몰랐고 안 즉시 계약해지·명도 절차 등 실질적 조치를 취했다면, 그 이후 제공행위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처벌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다만 안 뒤에도 상당 기간 방치하고 임대료를 계속 받으면 용인의 의사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임차인이 계약서상 다른 업종(휴게텔·마사지 등)으로 등록했다면 임대인은 책임이 없나요?
A. 계약서상 업종 표시만으로 면책되지 않습니다. 실제 영업 실태, 임차인의 단속·처분 전력, 방문 빈도·시간대 같은 정황을 종합해 인식 여부를 판단하므로, 서류상 명목과 무관하게 실질 인식이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처벌을 받으면 형사처벌 외에 어떤 불이익이 더 있나요?
A. 형사처벌과 별도로 성매매처벌법 제25조에 따라 인식 이후 받은 임대료(차임) 상당액이 몰수·추징 대상이 되어, 사실상 그 기간 임대수익 전부를 반환해야 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Q. 건물 일부만 임대했고 다른 부분은 정상 영업 중인데도 임대료 전액이 추징되나요?
A. 최근 대법원 판례는 일반 손님과 성매매 손님의 매출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차임 상당액 추징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칙적으로 문제 된 임대 부분에 대해 받은 차임은 실제 성매매 매출액과 무관하게 추징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임대인이 성매매 영업 사실을 확정적으로 알아야만 처벌되나요?
A. 아닙니다. 확정적 인식이 없어도 성매매에 쓰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한 미필적 고의만으로 처벌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입니다.
Q. 임차인이 형사처벌을 받으면 임대인은 자동으로 함께 처벌되나요?
A. 아닙니다. 임대인의 처벌 여부는 임차인의 유무죄와 별개로, 임대인 자신이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했는지를 독립적으로 심리해 판단합니다.
맺음말
건물을 빌려주는 행위는 겉보기에 성매매 영업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알면서도 계약을 유지했다는 사실 하나로 임대인은 방조가 아닌 독립된 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확정적으로 알았다는 증거가 없어도 미필적 고의만으로 처벌 요건이 충족될 수 있고, 인지 이후 아무 조치 없이 임대료를 계속 받으면 그 자체가 용인으로 평가됩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대법원 판단으로 받은 임대료 자체가 몰수·추징 대상이 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임대인이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은 형벌보다 재산상 손실 쪽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임차인의 영업 실태를 이미 인지했거나, 경찰 조사·수원지검 수사 단계에서 임대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고의 인정 여부와 추징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서와 인지 이후 조치 내역을 정리해 사실관계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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