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권원 없이도 배당받는 채권자 — 우선변제권과 가압류가 가르는 순위
집행권원 없이도 배당받는 채권자 — 우선변제권과 가압류가 가르는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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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권원 없이도 배당받는 채권자 — 우선변제권과 가압류가 가르는 순위 

강대현 변호사

채무자 소유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들으면, 판결을 받아둔 적 없는 채권자는 대개 이번에는 돈을 받을 방법이 없다고 지레 포기합니다. 그러나 민사집행법은 확정판결 같은 집행권원이 없어도 배당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채권자의 범위를 별도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다만 그 통로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고, 어느 통로로 들어왔는지에 따라 실제로 받는 배당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담보물권으로 우선변제권을 확보해 두었는지, 아니면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가압류만 해두었는지가 그 갈림길입니다. 이 글에서는 집행권원 없이 배당받을 수 있는 두 유형의 채권자가 각각 어떤 절차를 거치고 어떤 한계를 갖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집행권원이란 무엇인가 — 강제집행의 원칙과 배당요구의 예외

민사집행법 제24조는 강제집행이 확정된 종국판결이나 가집행 선고가 있는 종국판결에 기초해 이뤄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확정판결은 집행권원의 대표적인 예시일 뿐이고, 같은 법 제56조는 확정된 지급명령, 소송상 화해조서·조정조서,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가 적힌 공정증서(집행증서) 등도 집행권원으로 인정합니다. 즉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채권자가 강제로 채무자 재산을 처분해 변제받으려면, 원칙적으로 이런 집행권원부터 갖춰야 합니다. 소송을 걸어 판결을 받거나, 지급명령이 확정되거나, 공증사무소에서 공정증서를 작성해 두는 것이 그 방법입니다.

그런데 경매가 이미 다른 채권자의 신청으로 진행 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민사집행법 제88조 제1항은 그 경매절차에 끼어들어 배당을 요구할 수 있는 채권자를 세 유형으로 한정합니다. 집행력 있는 정본을 가진 채권자,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된 뒤에 가압류를 한 채권자, 그리고 민법·상법 등 법률에 의해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는 채권자입니다. 앞의 두 유형은 집행권원이 있거나 뒤늦은 가압류로 순위가 낮게 취급되는 경우이고, 세 번째 유형인 우선변제청구권자는 판결 없이도 배당요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글이 다루는 예외의 출발점이 됩니다.

담보물권자 — 등기만으로 집행권원 없이 순위배당을 받는다

저당권이나 전세권 같은 담보물권을 등기해 둔 채권자는 애초에 판결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64조는 부동산에 대한 담보권 실행 경매를 신청할 때 담보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고 정합니다. 판결문 대신 등기부등본과 담보설정계약서로 경매를 개시시킬 수 있다는 뜻이며, 이런 방식의 경매를 실무에서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흔히 임의경매라고 부릅니다. 굳이 다른 채권자가 신청한 경매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담보권자로서 직접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무에서는 저당권보다 채권최고액을 미리 정해두는 근저당권 형태로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배당받는 금액은 실제 채권액을 기준으로 하되 채권최고액 범위 안에서만 우선변제가 인정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부분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는 저당권·전세권 등 우선변제청구권으로서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등기되었고 매각으로 소멸하는 권리를 가진 채권자는 별도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배당받을 채권자에 포함된다고 정합니다. 등기부에 이미 권리가 공시되어 있으니 법원이 굳이 별도 신청을 받지 않아도 그 존재와 순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배당받는 담보물권자는 등기 순위에 따라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채권 전액을 배당받는 순위배당 방식이 적용되고, 배당표가 확정되면 그 금액을 곧바로 지급받습니다.

  •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저당권·전세권 설정등기를 마쳤을 것.

  • 매각으로 소멸하는 권리일 것 —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선 담보물권이어야 함.

  • 등기부 기재만으로 배당표에 반영되므로 별도의 배당요구서 제출은 불요.

담보물권자는 판결이 아니라 등기부 그 자체가 우선변제의 근거가 되므로, 집행권원 없이도 순위대로 배당금을 곧바로 지급받는다.

가압류채권자 — 배당요구 없이 배당받는 또 하나의 통로

담보가 없는 일반채권자에게도 집행권원 없이 배당에 참여하는 길이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3호는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등기된 가압류채권자를 배당요구 여부와 무관하게 당연히 배당받는 채권자로 규정합니다. 가압류는 본안소송에서 승소하기 전에 채무자 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보전처분이어서, 법원의 가압류결정만 있으면 되고 확정판결 같은 집행권원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물건을 빼돌리기 전에 서둘러 가압류부터 걸어두면, 나중에 그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별도로 배당요구서를 낼 필요 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배당표에 반영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그 가압류등기가 첫 경매개시결정등기보다 앞서 이뤄져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채무자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소송이나 강제집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채무자의 다른 재산 상태가 불안하다고 느껴진다면, 판결을 기다리기보다 가압류부터 신속하게 신청해 순위를 확보해 두는 것이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방법입니다. 가압류 신청은 소명자료와 담보제공만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결정이 나기 때문에, 소송 진행 속도와 무관하게 재산 확보의 순위만큼은 앞당길 수 있습니다.

우선변제권과 가압류가 갈리는 지점 — 순위배당과 안분배당

두 유형 모두 집행권원 없이 배당표에 이름을 올린다는 점은 같지만, 실제로 받는 금액을 정하는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담보물권자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처럼 법률상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채권자는 순위배당을 받습니다. 등기 순위나 확정일자 순서에 따라 앞선 채권자부터 채권 전액을 채워가고, 남는 금액이 있어야 다음 순위로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반면 가압류채권자는 대부분 이런 법률상 우선순위가 없는 일반채권이므로, 배당재원을 다른 일반채권자들과 채권액 비율대로 나누어 갖는 안분배당(평등배당) 대상이 됩니다. 순위 없는 채권자들끼리 먼저 낸 사람이 임자가 아니라 채권액에 비례해 나눠 갖도록 하는 이 원리는, 민법상 채권자평등의 원칙에서 비롯된 배당의 기본 틀입니다.

예를 들어 배당할 금액이 1억 원 남았는데, 우선변제권 없는 일반채권자 갑(채권액 6,000만 원)과 을(채권액 4,000만 원)이 함께 배당에 참여한다면, 이 둘 사이에는 순위가 없으므로 채권액 비율인 6:4로 나눠 갑은 6,000만 원, 을은 4,000만 원을 각각 배당받는 방식입니다. 만약 저당권자처럼 우선변제권 있는 채권자가 앞서 있었다면, 그 채권자가 먼저 채권 전액을 채운 뒤 남은 금액만을 가지고 나서야 이런 안분 계산이 이뤄집니다. 담보를 잡아두었는지 여부가 배당 순서 자체를 바꾸는 셈입니다.

우선변제권자는 순위대로 먼저 전액을 받고, 가압류채권자는 순위 없는 채권끼리 채권액 비율로 나눠 받는다 — 같은 '집행권원 없는 배당'이라도 실제로 받는 몫의 크기가 이렇게 갈린다.

가압류채권자에게 붙는 조건 — 배당액은 곧바로 지급되지 않는다

가압류채권자는 안분배당까지는 받지만, 그 돈을 배당기일에 곧바로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160조 제1항 제2호는 가압류채권자에게 배당할 금액은 우선 공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가압류는 본안소송 승소를 전제로 한 잠정적 보전처분일 뿐이어서, 배당 시점에는 아직 그 채권의 존재 자체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배당표에 이름이 올라가고 금액이 산정되더라도, 실제 지급은 뒤로 미뤄지는 구조입니다.

이후 가압류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해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받아 이를 법원에 제출하면, 그때 비로소 공탁된 배당액을 지급받습니다(민사집행법 제161조). 반대로 본안소송에서 패소하거나 가압류가 취소되면 그 몫은 다른 채권자들에게 다시 나눠주는 추가배당 절차로 넘어갑니다. 결국 가압류채권자에게는 배당표에 이름이 오르는 것과 실제로 돈을 받는 것 사이에, 본안소송이라는 관문이 하나 더 남아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채무자 쪽에서 민사집행법 제287조에 따른 본안의 제소명령을 신청하면, 법원은 가압류채권자에게 상당한 기간 안에 본안소송을 제기하고 그 증명서류를 내라고 명합니다. 법원이 정하는 그 기간은 통상 2주 이상으로 정해지는데, 이 기간 안에 소제기 증명을 내지 못하면 채무자는 가압류 취소를 신청할 수 있고, 가압류가 취소되면 배당 자체가 무너질 위험이 생깁니다. 가압류만 걸어두고 본안소송을 미루는 것은 안전한 전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타이밍의 함정 — 경매개시결정등기 이후 가압류라면

가압류를 걸어두었다고 무조건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3호가 당연배당 대상으로 인정하는 것은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이뤄진 가압류에 한정됩니다. 다른 채권자의 경매신청으로 이미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마쳐진 뒤에 가압류를 했다면, 이 조항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다만 한 번 유찰되거나 낙찰 후 대금 미납으로 재경매에 부쳐지더라도, 기준이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최초의 경매개시결정등기 시점입니다. 절차가 여러 차례 반복된다고 해서 가압류와의 선후관계가 새로 계산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제148조가 아니라 제88조 제1항이 정한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된 뒤에 가압류를 한 채권자'에 해당해, 별도로 배당요구를 해야만 배당받을 자격이 생깁니다. 배당요구 종기를 넘기면 가압류를 걸어두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배당을 받을 수 없습니다. 채무자 재산에 경매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가압류 등기일과 경매개시결정등기일 중 어느 쪽이 먼저인지부터 확인하고, 늦었다면 배당요구 종기 안에 별도로 배당요구서를 접수해야 합니다.

  • 등기부등본에서 경매개시결정등기일과 자신의 가압류등기일을 직접 대조할 것.

  • 가압류가 경매개시결정등기보다 늦었다면 배당요구 종기 안에 별도로 배당요구서를 제출할 것.

  • 배당요구 종기는 매각물건명세서·경매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음.

아무 조치도 없었다면 — 배당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

가장 불리한 경우는 집행권원도 없고, 담보물권도 없고,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 가압류도 없는 채권자입니다. 민사집행법 제88조 제1항이 정한 배당요구 자격 세 유형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면, 그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서를 낼 자격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준 사실이 아무리 명백해도, 이런 상태로는 그 경매의 배당절차에 끼어들 방법이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뒤늦게 배당요구 종기 안에 소송을 걸어 판결을 받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당요구 종기는 경매개시결정 이후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정해지는 반면, 확정판결을 받기까지는 통상 그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채무자에게 아직 다른 재산이 남아 있는 단계, 즉 특정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가기 전에 미리 가압류로 순위를 확보하거나, 애초에 대여금 계약을 체결할 때 공정증서(집행증서)를 함께 작성해 두는 방식을 권합니다. 공정증서는 별도의 소송 없이도 곧바로 집행력 있는 정본으로 강제집행에 나설 수 있게 해 주는 문서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판결을 받지 않고도 경매에서 배당받을 수 있나요?

A. 저당권·전세권 같은 담보물권을 등기해 두었거나,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가압류를 해두었다면 판결 없이도 배당절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담보물권자는 순위대로 전액을 배당받는 반면, 가압류채권자는 다른 일반채권자와 채권액 비율로 나눠 받는 안분배당에 그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Q. 가압류만 해두면 배당요구서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나요?

A. 그 가압류가 첫 경매개시결정등기보다 먼저 이뤄졌다면 별도의 배당요구 없이도 당연히 배당받을 채권자에 포함됩니다. 다만 경매개시결정등기 이후에 가압류를 했다면 배당요구 종기 안에 직접 배당요구서를 접수해야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

Q. 가압류로 배당받은 돈은 언제 실제로 받을 수 있나요?

A. 배당표에 반영된 금액은 바로 지급되지 않고 우선 공탁되며, 본안소송에서 승소해 확정판결 등을 받아 제출해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본안소송에서 패소하거나 가압류가 취소되면 그 금액은 다른 채권자에게 추가배당됩니다.

Q. 담보물권과 가압류를 둘 다 갖춘 채권자는 어떻게 되나요?

A. 담보물권으로 이미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면 그 순위대로 우선 배당받고, 가압류는 순위 확보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크게 줄어듭니다. 다만 담보물권으로 채권 전액을 회수하지 못한 잔액이 있다면, 그 잔액에 대해서는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공정증서를 작성해 두면 어떤 점이 유리한가요?

A.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가 담긴 공정증서는 그 자체로 집행권원이 되어, 별도의 소송 없이도 곧바로 강제집행이나 배당요구가 가능합니다. 대여금 계약처럼 향후 분쟁 가능성이 있는 거래라면 계약 체결 단계에서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아무 조치 없이 경매개시결정을 통보받았다면 지금이라도 방법이 있나요?

A. 배당요구 종기 안에 판결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채무자에게 남은 다른 재산이 있다면 그 재산에 대해 서둘러 가압류를 신청해 다음 기회의 순위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이미 진행 중인 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먼저 인지해야 합니다.

맺음말

집행권원이 없어도 경매 배당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지만, 그 길은 두 갈래로 나뉘고 결과도 다릅니다. 담보물권으로 우선변제권을 확보해 두었다면 순위대로 전액을,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가압류만 해두었다면 다른 채권자와 나눈 안분배당액을 본안소송 승소 후에야 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도 준비해 두지 못했다면 그 경매절차에서는 배당요구 자격 자체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판결을 미리 받아 두었는지보다, 담보를 설정받았는지 혹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가압류를 마쳤는지가 실제 배당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특히 배당요구 자격이 있는지, 자신이 순위배당과 안분배당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판단이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고, 배당요구 종기나 본안의 제소명령처럼 기한이 걸린 절차를 놓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수원지방법원을 비롯한 관할 법원의 경매·배당 절차는 진행 속도가 빨라 대응 시점을 놓치기 쉬우므로, 채무자의 재산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초기 단계에서 자신의 채권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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