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나 SNS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인 대화를 시도했지만 상대가 답을 하지 않거나 대화방을 나가버렸다면, 그것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요. 2025년 10월 23일부터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에 미수범 처벌 조항이 새로 들어오면서, 대화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에 끊기더라도 실행에 착수한 시점부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대화가 지속·반복되는 수준까지 이르러야 완성된 범죄로 처벌됐지만, 이제는 시도 단계에서 이미 수사와 기소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착취 목적 대화죄의 기본 구조와 함께 2025년 개정으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어떤 경우가 '미수'로 인정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성착취 목적 대화죄란 — 정보통신망으로 유인·권유하면 성립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 제1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위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런 대화에 지속적·반복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법 제2조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것입니다.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제2조제4호 각 목이 가리키는 행위는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개념이라 미리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채팅 앱이나 SNS 메시지에서 인사 몇 마디만 주고받은 정도가 아니라, 성적인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보내거나 특정 행위를 하도록 계속 요구하는 정황이 쌓이면 이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커집니다. 단발성 발언 한 번으로는 '지속적·반복적' 요건을 채우기 어렵지만, 뒤에서 살펴볼 미수범 조항이 신설된 뒤에는 이 문턱을 다 채우지 못해도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변화입니다.
성교 행위 — 실제 성관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경우.
구강·항문 등을 이용한 유사 성교 행위.
신체의 전부·일부를 접촉·노출해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자위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그 장면을 전송하게 하는 행위.
성착취 목적 대화죄는 실제 만남이나 신체 접촉 없이도, 정보통신망을 통한 대화 그 자체만으로 성립할 수 있는 범죄다.
16세 미만이면 다르다 — 목적을 따지지 않는 제2항의 특례
제1항은 '성적 착취 목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검사가 입증해야 성립합니다. 그런데 상대가 16세 미만인 경우에는 이 목적 요건이 별도로 요구되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정보통신망을 통해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에게 제1항 각 호의 행위를 하면, 성적 착취 목적을 따로 증명하지 않아도 제1항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16세 미만은 판단능력이나 자기결정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보아 입증 부담을 완화한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특례 때문에 "성적인 의도가 아니었다"는 항변의 실익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적을 다툴 필요가 없어진 만큼, 남는 쟁점은 상대가 실제로 16세 미만이었는지, 그리고 행위자가 그 나이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로 좁혀집니다. 프로필 사진이나 대화 중 드러난 학년·생년 정보 등으로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었다면,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책임을 벗기는 쉽지 않습니다.
16세 미만을 상대로 한 경우 성적 착취 목적은 별도로 입증하지 않아도 되므로, 다툼의 무게중심은 '나이를 알 수 있었는지'로 옮겨간다.
2025년 10월 23일부터 달라졌다 — 미수범도 처벌하는 제3항
형법 제29조는 미수범을 처벌하려면 각 범죄마다 별도의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15조의2가 처음 신설된 2021년부터 2025년 이전까지는 이 조항에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대화가 지속적·반복적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중간에 끊기면 처벌하기 어려운 공백이 있었습니다. 이 공백을 메운 것이 2025년 4월 22일 공포되어 2025년 10월 23일부터 시행된 개정으로, 제15조의2에 제3항이 신설되어 제1항과 제2항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이 개정의 실무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예전에는 성적인 메시지를 보냈더라도 상대가 곧바로 응답을 끊거나 대화를 거부해 '지속적·반복적'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기수(완성된 범죄)로 보기 어려워 처벌이 갈렸습니다. 지금은 그 단계까지 가지 못했더라도 실행에 착수한 사실이 인정되면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초기 단계에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넓어진 셈이고, 행위자 입장에서는 대화가 짧게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게 된 셈입니다.
예전에는 대화가 '완성'돼야 처벌됐지만, 2025년 10월 23일 이후에는 시도만으로도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어디까지가 '미수'인가 — 실행의 착수와 예비의 경계
미수범이 성립하려면 형법 제25조가 정한 대로 범죄의 '실행에 착수'한 사실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대화 상대를 물색하거나 여러 계정의 프로필을 훑어보는 단계, 마음속으로 접근할 계획을 세우는 단계는 아직 실행의 착수로 보기 어려운 예비 단계에 머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실제로 성적 착취 목적을 갖고 성적인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상대에게 전송했거나, 제2조제4호 각 목의 행위를 하도록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발언을 시작했다면 그 시점에 실행의 착수가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실제로 문제 되는 상황들은 다양합니다. 첫 메시지에 성적인 표현을 담아 보냈는데 상대가 바로 차단한 경우, 대화 중 부모나 학교가 개입해 연락이 끊긴 경우, 대화방 자체가 삭제되거나 계정이 정지된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우들은 '지속적·반복적' 요건까지 채우지 못해 예전 같으면 처벌이 어려웠지만, 미수범 조항이 생긴 지금은 최초 접근 메시지의 내용과 의도가 무엇이었는지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첫 메시지 전송 직후 상대방이 차단·신고한 경우 — 착수 인정 가능성 높음.
프로필 열람·검색만 하고 접촉을 시도하지 않은 경우 — 예비 단계에 가까움.
대화 중 보호자가 개입해 강제로 종료된 경우 — 의도·내용에 따라 착수 인정 여지.
계정 정지·삭제로 대화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진 경우 — 이전 메시지 내용이 쟁점.
실행의 착수는 '무엇을 시도했는가'로 판단되지, '얼마나 오래 이어졌는가'로만 판단되지 않는다.
신분비공개·신분위장수사와 미수범 처벌의 결합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제15조의2 신설과 함께 제25조의2부터 제25조의9에 걸쳐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신분비공개수사·신분위장수사 특례도 두고 있습니다. 신분비공개수사는 사법경찰관리가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개시하며 기간은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신분위장수사는 검사에게 허가를 신청해 검사가 법원에 허가를 청구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긴급한 경우에는 먼저 신분위장수사를 개시하되 48시간 안에 법원 허가를 받지 못하면 즉시 중지해야 합니다.
이 제도는 실제로는 아동·청소년이 아닌 수사관이 미성년자인 것처럼 신분을 감추고 대화 상대가 되는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상대가 실제로는 아동·청소년이 아니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형법 제27조는 결과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경우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는 불능범 법리를 두고 있고, 행위자가 상대를 아동·청소년으로 믿고 성적 착취 목적으로 접근한 이상 이 법리에 따라 미수범으로 처벌될 여지가 남기 때문입니다. 미수범 조항 신설로 이 함정수사의 실효성은 한층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벌 수위를 가르는 요소들 — 반복성·노골성·피해자 연령
같은 미수범이라도 실제 처분과 형량은 사안마다 크게 갈립니다. 대화가 몇 차례나 반복됐는지, 메시지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노골적이었는지, 피해자가 16세 미만이었는지 여부, 실제 만남이나 사진·영상 전송으로 이어질 뻔했는지 등이 실무에서 감안되는 대표적 요소입니다. 형법 제25조 제2항은 미수범의 형을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미수에 그쳤다는 사정 자체는 유리한 정상이 될 수 있지만 임의적 감경이라 자동으로 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이 함께 따라붙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법 제56조는 성범죄로 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에 대해 학교·어린이집·학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을 최대 10년까지 제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실제 제한 기간은 법원이 재범 위험성 등을 살펴 개별적으로 정합니다. 미수에 그쳐 형이 가벼워지더라도 이런 부수처분까지 함께 감경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미수범 처벌 조항이 워낙 최근에 시행된 만큼, 아직 축적된 실무 기준이 두텁지 않아 초기 사건일수록 변호인의 조력에 따라 결과가 갈릴 여지가 상대적으로 큰 시기이기도 합니다. 벌금형에 그친 사안이라도 부수처분 여부까지 함께 다투어야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수라는 사정은 유리한 정상은 될 수 있어도, 처벌 자체를 피하게 해주는 사유는 아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 초기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
수사기관으로부터 출석 요구나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관계부터 차분히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대화가 어느 시점에서 끊겼는지, 최초 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상대의 나이를 알 수 있는 정황이 있었는지, 성적 착취의 목적이 실제로 있었는지 등을 기록으로 정리해 두면 미수인지 예비 단계에 불과한지를 다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대화기록·캡처가 남아 있는지, 삭제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
최초 접촉 경위와 대화가 끊긴 시점을 시간순으로 정리.
상대의 신원(실제 아동·청소년인지, 수사관인지)이 확인됐는지 파악.
성적 착취 목적 유무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정황을 함께 정리.
신설 조항이 적용되는 초기 사건인 만큼, 어떤 정황을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여지가 큽니다.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 가능하면 변호인과 함께 진술 방향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화가 몇 마디 만에 끝났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2025년 10월 23일 이후에는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면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프로필을 열람하거나 대화 상대를 물색하는 데 그쳤다면 착수 이전 단계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실제로 성적 착취 목적의 메시지를 전송했는지,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Q. 상대가 실제로는 미성년자가 아니라 수사관이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청소년성보호법은 신분비공개수사·신분위장수사 특례를 두어 수사관이 아동·청소년인 것처럼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실제로는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 셈이지만, 형법 제27조의 불능범 법리상 결과 발생이 애초에 불가능했더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행위자가 상대를 아동·청소년으로 믿고 성적 착취 목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면, 이 법리에 따라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Q. 상대방 나이를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16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경우에는 성적 착취 목적을 별도로 증명하지 않아도 처벌되는 특례가 적용됩니다.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도 미필적으로라도 미성년자임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사진이나 대화 중 드러난 학년·생년 정보 등으로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몰랐다는 항변만으로 책임을 벗기는 어렵습니다.
Q. 미수범 처벌이 생기기 전에 있었던 대화도 처벌되나요?
A. 형법 제1조가 정한 행위시법주의에 따라, 2025년 10월 23일 이전에 완성에 이르지 못한 채 끝난 대화는 그 시점에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었으므로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그 이전에는 대화가 지속적·반복적 수준까지 이르러야만 기수로 처벌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행일 이후의 행위라면 최초 접근이 언제 이루어졌는지, 그 시점에 이미 미수범 처벌 규정이 시행 중이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Q. 대화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있었던 일도 이 조항이 적용되나요?
A. 제15조의2 제1항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이루어진 대화를 전제로 하므로, 원칙적으로 온라인·비대면 대화를 규율하는 조항입니다. 채팅 앱이나 SNS 메시지, 메신저 등을 통한 접근이 대표적인 적용 대상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실제 만남이나 신체 접촉·추행이 있었다면 이 조항과는 별개로 다른 성범죄 조항이 적용될 수 있어 사안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미수범으로 처벌돼도 초범이면 선처를 받을 수 있나요?
A. 형법 제25조 제2항에 따라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될 수 있고, 초범이라는 사정과 재범 방지 노력 등이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감경은 법원의 재량에 맡겨진 임의적 감경이라 자동으로 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신설 조항이 적용되는 초기 사건일수록 아직 실무 기준이 두텁지 않아 사안마다 결과 편차가 클 수 있어, 소명 자료를 충실히 준비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맺음말
2025년 10월 23일 시행된 미수범 처벌 조항으로, 성착취 목적 대화죄는 대화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아도 실행에 착수한 시점부터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범죄로 바뀌었습니다. 대화가 짧게 끝났다거나 상대가 곧바로 연락을 끊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반대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도, 최초 접근의 경위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면 예비 단계에 불과했음을 다툴 여지도 함께 넓어졌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탄경찰서나 안산단원경찰서 등 경기남부 관할 경찰서에서 이 조항으로 조사 통보를 받아 문의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 사실관계와 대화 경위부터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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