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건축주 명의만 빌려줬다가 뜻하지 않게 위반건축물 시정명령서나 이행강제금 부과통지서를 받고 놀라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이름만 빌려준 거지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 “실제 건축주가 따로 있으니 문제가 생기면 그쪽이 책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명의를 빌려주신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행정청은 건축허가서에 기재된 명의자에게 곧바로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실제 건축주가 잠적하거나 책임을 미루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위반건축물에 대한 행정 책임을 판단할 때 건축허가서에 기재된 명의자를 원칙적으로 그 건축물의 건축주로 보고, 명의만 빌려줬다는 사정만으로는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형사처벌 영역에서는 실제로 위반행위에 가담했는지, 고의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따지고 있어 행정 책임과 형사 책임이 항상 같은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건축주 명의만 빌려준 경우 어디까지 책임을 지게 되는지, 행정 책임과 형사 책임이 어떻게 다르게 판단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명의만 빌려줘도 건축법상 건축주로 취급됩니다
건축허가서에 이름을 올린 이상, 실제 공사 관여 여부와 무관하게 건축주 지위가 인정됩니다.
건축법은 건축물의 건축에 관한 공사를 발주하거나 스스로 그 공사를 하는 자를 건축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실제로 자금을 대고 공사를 지휘한 사람뿐 아니라, 건축허가나 건축신고 서류에 건축주로 이름을 올린 사람도 원칙적으로 포함됩니다.
실무에서는 대출 한도나 신용 문제, 세금 문제 등으로 실제 사업을 하는 사람이 가족이나 지인의 명의를 빌려 건축허가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름을 빌려준 쪽은 “서류상으로만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건축법은 그런 내부 사정을 별도로 심사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명의만 빌려준 상태에서 실제 건축주가 허가 내용과 다르게 무단으로 증축하거나, 건폐율·용적률을 초과해 건물을 짓거나, 허가받지 않은 용도로 건물을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위반건축물로 적발되면, 행정청과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이름은 건축허가서에 기재된 명의자입니다.
건축허가서에 건축주로 이름을 올린 이상, 실제 공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건축주 지위 자체를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2.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행정 책임까지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행정청은 명의상 건축주에게도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을 그대로 부과할 수 있습니다.
건축법 제79조 제1항은 허가권자가 위반건축물에 대해 건축주, 공사시공자, 현장관리인, 소유자, 관리자, 점유자 등에게 공사 중지, 철거, 개축, 증축, 용도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같은 법 제80조에 따라 위반면적과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이행강제금이 시정될 때까지 반복해서 부과됩니다.
실제로 건축허가나 신고 당시 이름을 올린 사람이 진짜 건축주인지, 명의만 빌려준 것인지는 행정청이 접수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심사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건축허가 또는 건축신고 시 관할 행정청에 명의상 건축주가 실제 건축주인지 여부에 관하여 형식적 심사권한을 넘어서는 실질적 심사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명목상 건축주라도 그것이 명의대여라면 당해 위반 건축물에 대한 직접 원인행위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명의대여자로서 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므로, 위반 건축물에 대하여 건축주 명의를 갖는 자는 명의가 도용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축법 제79조 제1항이 정한 시정명령의 상대방인 건축주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두13340 판결).
즉 “이름만 빌려줬을 뿐 실제로는 모른다”는 사정은 그 자체로 시정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취소할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명의가 도용된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한, 명의자는 행정법상 건축주로서 책임을 계속 부담하게 됩니다.
행정청은 “몰랐다”는 해명보다 건축허가서에 기재된 이름을 기준으로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합니다.
3. 형사처벌은 실제로 가담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름만 빌려줬을 뿐 위반 사실을 몰랐다면 형사책임은 별도로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행정 책임과 달리 형사처벌은 원칙적으로 고의범을 전제로 합니다. 건축법이 정한 처벌 대상에 건축주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명의만 빌려준 사람이 자동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명의대여 관련 형사사건에서 실제로 위반행위를 지시했는지, 공사 진행 상황이나 설계 변경 내용을 보고받고도 묵인했는지, 공사비 지급이나 시공 결정에 관여했는지 등 실질적 가담 정도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봅니다. 서류에 이름만 올렸을 뿐 위반 내용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연락 기록, 현장 방문 여부, 공사비 흐름 등)가 있다면 무죄 판단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위반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거나, 시정명령이 나온 뒤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실제 건축주와 손발을 맞췄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형사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여부는 명의를 빌려줬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위반 사실에 대한 인식과 가담 정도로 갈립니다.
4. 위반 유형과 지역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도시지역 여부와 위반 항목에 따라 벌금과 징역 상한이 달라집니다.
건축법 제108조는 도시지역에서 건축허가(제11조 제1항), 건폐율(제55조), 용적률(제56조) 규정을 위반해 건축물을 건축한 건축주와 공사시공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징역과 벌금을 함께 선고하는 병과도 가능합니다.
같은 위반이라도 도시지역 밖에서 이뤄졌다면 건축법 제110조가 적용되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한이 낮아집니다. 다만 형량이 낮다고 해서 사안이 가볍게 처리되는 것은 아니며, 위반 면적이나 반복 여부에 따라 실무상 처벌 수위는 크게 달라집니다.
여기에 더해 이행강제금은 형사처벌과 별도로 부과됩니다. 위반면적에 시가표준액의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한 금액이 시정될 때까지 매년 반복 부과될 수 있어, 형사처벌을 피하더라도 행정상 부담은 계속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시정명령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이후 형사 절차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건축주 명의대여로 인한 위반건축물 문제는 통상 ①관할 시·군·구청 건축과의 현장 조사 및 위반 확인 → ②건축주 등에 대한 시정명령 통지 → ③기간 내 미이행 시 이행강제금 반복 부과 및 형사 고발 → ④고발이 이뤄지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와 수원지방검찰청의 수사를 거쳐 수원지방법원 재판으로 이어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시정명령서나 이행강제금 통지서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축허가·신고 서류와 명의대여 당시 주고받은 계약서·문자·통화 기록을 확보해 실제 건축주가 누구인지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시정명령서에 기재된 위반 내용과 이행 기한, 부과된 이행강제금 산정 근거를 정확히 확인합니다.
실제 건축주와의 연락이 가능하다면 시정 조치(원상복구·용도변경 등) 이행 여부와 비용 부담을 신속히 협의합니다.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건축·부동산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행정 책임과 형사 책임을 분리해서 대응하고 실제 건축주에 대한 구상권 행사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건축주 명의를 빌려준 분들은 “설마 나한테까지 책임이 오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시정명령서를 받고도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만 빌려준 명의자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는 감정보다, 실제 건축주가 누구인지·위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래야 행정 책임은 별개로 하더라도 형사 책임에서는 고의 없음을 다퉈볼 수 있고, 실제 건축주를 상대로 한 구상권 행사도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명의를 빌려 실제 공사를 진행한 건축주 입장에서도 명의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문제가 끝나지 않습니다. 시정명령 불이행이 길어질수록 이행강제금이 누적되고, 명의자와의 분쟁까지 겹치면 해결이 더 복잡해집니다.
저는 건축주 명의대여로 인한 시정명령·이행강제금 분쟁에서 명의를 빌려준 쪽과 실제 공사를 진행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시정명령서나 이행강제금 통지서를 받은 지금이 바로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름만 빌려줬는데 시정명령서를 받았습니다. 취소할 수 있나요?
A. 대법원은 명의가 도용된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상 건축주도 건축법 제79조 제1항의 건축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어, 명의대여 사실만으로는 시정명령을 취소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명의도용 등 특별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면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Q. 이행강제금도 제가 다 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건축허가서상 명의자에게 부과되고, 시정될 때까지 반복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실제 건축주에게 부담분을 구상하는 것은 행정 처분과는 별개의 민사 문제로 다뤄야 합니다.
Q. 형사처벌도 명의자가 똑같이 받나요?
A. 아닙니다. 형사처벌은 위반 사실에 대한 고의·가담 여부가 핵심 쟁점이므로, 이름만 빌려줬을 뿐 위반 내용을 몰랐다는 사정이 증명되면 무죄 판단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행정 책임과 형사 책임은 별도로 판단됩니다.
Q. 계약서에 “책임은 실제 건축주가 진다”고 써두면 안전한가요?
A. 당사자 사이의 내부 약정일 뿐이어서 행정청이나 수사기관을 구속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이후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형사 고의를 다투는 데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어 작성해 두는 것 자체는 유용합니다.
Q. 위반건축물을 매매한 뒤에도 명의자가 책임지나요?
A. 소유권을 넘긴 뒤에도 등기 명의가 남아 있거나 건축주 명의변경 절차를 마치지 않았다면 이행강제금 등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 명의변경·소유권이전 절차를 명확히 마쳐야 합니다.
Q. 건폐율·용적률 위반은 어느 정도면 형사처벌까지 가나요?
A. 도시지역은 건축법 제108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 도시지역 밖은 제11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위반 정도와 고의성에 따라 기소 여부가 갈립니다.
Q. 지금이라도 명의를 실제 건축주로 바꾸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A. 명의변경 시점 이후의 책임은 줄어들 수 있지만, 그 전까지 발생한 위반 사실과 이미 부과된 시정명령·이행강제금에 대한 책임까지 소급해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변경 전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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