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로직 모르고 서버만 관리한 개발자, 처벌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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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팅로직 모르고 서버만 관리한 개발자, 처벌될까요 

김강희 변호사


베팅로직 모르고 서버만 관리한 개발자, 처벌될까요


사건 개요


프리랜서 개발자나 소규모 IT 용역업체는 위시켓, 크몽 같은 플랫폼이나 지인 소개를 통해 "커뮤니티 플랫폼 서버 운영 대행", "쇼핑몰 인프라 유지보수" 같은 명목으로 일감을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계약 범위는 서버 가동 상태 점검, 보안 패치, 데이터베이스 백업, 트래픽 장애 대응처럼 시스템을 돌아가게 만드는 인프라 계층에 한정되고, 실제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화면이나 베팅·정산 로직에는 접근 권한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유지보수해 온 서버가 알고 보니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였고, 운영진 검거와 함께 수사기관이 서버 접속 IP와 관리자 계정 이력을 추적해 인프라 담당자에게까지 출석요구서를 보내면서 시작됩니다. 본인은 "나는 서버가 죽지 않게 관리만 했을 뿐, 그 안에서 무슨 게임이 돌아가는지조차 볼 권한이 없었다"고 항변하지만, 수사기관은 서버가 없으면 사이트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논리로 관여를 넓게 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서버를 관리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도 홈페이지 제작이나 서버 유지관리 같은 기술적 토대를 제공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동정범으로 의율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다투어진 사례들이 있습니다. 관건은 그 관여가 도박사이트 운영의 본질적 부분을 이루는 '핵심 기능'에까지 미쳤는지, 그리고 도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그 관여를 계속했는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판단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담당 업무가 서버·네트워크 등 인프라 계층에 그쳤는지, 아니면 베팅 로직·정산·회원 포인트 같은 애플리케이션 계층의 설계·구현까지 미쳤는지입니다. 둘째, 그 관여가 형법 제30조가 정한 공동정범의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에 이를 정도인지, 아니면 형법 제32조의 방조(종범)에 그치는지입니다. 셋째, 담당자가 그 사이트가 도박에 쓰인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관여를 계속했는지입니다. 넷째, 보수의 성격 — 정액 유지보수료인지 매출·배팅액에 연동된 수익배분인지입니다.

대법원은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타인의 범행을 알면서 단순히 제지하지 않고 용인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해 자신의 의사를 실행에 옮긴다는 실질적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필요하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18도20415 판결 참조). 인프라 유지보수만 담당한 사람에게는 이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많다는 점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업무범위를 인프라 계층으로 확정해 '정범성'을 차단하기


정범과 방조범을 가르는 첫 관문은 관여의 '질'입니다. 서버가 죽지 않게 지키는 일과, 베팅 확률과 환전 로직을 설계하는 일은 도박사이트 운영에서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집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업무의 실질을 재구성합니다.

1) 용역계약서와 업무 티켓 기록으로 접근 권한의 경계를 특정합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업무 범위(서버 점검·보안 패치·백업·장애 대응)와 실제 사용한 관리자 계정의 권한 등급을 대조합니다. 베팅·정산 모듈, 회원 포인트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 로그가 없었다면, 이는 애플리케이션 계층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객관적 증거가 됩니다. 유지보수 티켓 시스템이나 소스 저장소 커밋 이력에 인프라 관련 작업만 남아 있다는 점도 함께 확보합니다.

2) 발주 경위와 최초 계약 명목을 확인합니다.

최초 계약 체결 시 '쇼핑몰', '커뮤니티 플랫폼', '게임 포털' 등 중립적 명칭으로 소개받았는지, 도박 관련 표현이 계약서·업무 지시에 등장한 시점이 언제인지를 카카오톡·이메일 기록으로 재구성합니다. 계약 초기에는 통상적인 서비스로 소개받았다는 정황이 확인되면, 처음부터 도박사이트임을 전제로 관여했다는 주장을 무너뜨리는 근거가 됩니다.

3) 인지 이후의 대응을 정리합니다.

실제 콘텐츠를 인지한 시점 이후에도 계약을 유지하며 관여를 계속했는지는 고의를 강화하는 핵심 정황으로 쓰입니다. 인지 즉시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거나 실제 업무를 중단한 시점과 그 경위를 담은 대화 기록을 확보해 두면, 그 이전까지의 관여와 이후를 분리해 판단받을 여지가 커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고의 없음과 대가 구조로 방조 성립 자체를 다투기


업무범위가 인프라 계층에 그쳤다는 사실이 정리되어도, 수사기관은 흔히 "IT 업무 특성상 몰랐을 리 없다"는 정황증거로 미필적 고의를 추정하려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추정을 정면으로 깨는 작업을 함께 진행합니다.

1) 화면 접근 가능성 자체를 사실관계로 반박합니다.

인프라 담당자의 관리자 권한이 서버 콘솔·데이터베이스 접속에 한정되고, 실제 이용자 화면이나 베팅 인터페이스에 접근할 수 없는 계정 구조였다면, 콘텐츠를 눈으로 확인할 기회 자체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시스템 권한 설정 자료로 뒷받침합니다. 이는 "몰랐을 리 없다"는 막연한 추정을 구체적 사실로 반박하는 근거가 됩니다.

2) 보수 구조를 대조해 수익 공유 여부를 밝힙니다.

정액의 월 유지보수료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받았는지, 아니면 매출이나 배팅액에 연동된 수수료를 약정했는지를 확인합니다. 고정 보수만 받았고 도박장 운영 수익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계약서와 입금 내역으로 확인되면, 설령 방조가 인정되더라도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되는 종범으로 평가받을 근거가 두터워집니다.

3) 추징 범위를 실제 수령액으로 제한합니다.

운영진에게 부과되는 몰수·추징은 도박 자금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인프라 담당자가 지급받은 것은 그와 무관한 정액의 용역대금입니다. 세금계산서 발행과 소득 신고를 마친 정상적인 용역대금이라는 점을 밝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추징 범위가 실제 수령액을 넘지 않도록 다투는 것도 방어의 한 축입니다.


결론


"서버만 관리했을 뿐"이라는 항변은, 그 관여의 실질이 무엇이었는지를 자료로 보여주지 못하면 수사기관 앞에서 힘을 갖기 어렵습니다. 인프라 계층과 애플리케이션 계층의 경계, 그리고 도박이라는 사실을 언제 어떻게 인식했는지가 정범인지 방조범인지, 나아가 처벌 대상이 되는지 자체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계약서, 업무 티켓, 접근 권한 기록, 입금 내역처럼 시간이 지나면 흩어지기 쉬운 자료는 수사 초기에 확보해 둘수록 유리합니다. 인프라 유지보수 업무 중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조사에 응하기 전에 본인이 실제로 어디까지 관여했는지와 남아 있는 자료를 먼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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