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을 열 때 본부가 정해준 영업지역을 믿고 상권을 분석해 자리를 잡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근처에 같은 브랜드의 직영점이나 다른 가맹점이 새로 문을 여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데도 본부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거나 "영업지역 밖"이라고 답하면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아무 제한 없이 인근에 매장을 늘릴 수 있도록 두지 않고, 영업지역 침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경우에 영업지역 침해가 성립하는지, 본부의 "정당한 사유" 주장을 어떻게 따져봐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영업지역, 가맹계약서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
가맹사업법 제12조의4 제1항은 가맹본부가 가맹계약을 체결할 때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을 설정해 가맹계약서에 이를 기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영업지역은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비와 인테리어 비용, 매달 나가는 로열티를 부담하는 대가로 확보하는 상권 보호 장치입니다. 본부 입장에서는 그 지역 안에서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든, 계열회사나 다른 가맹점사업자를 통한 가맹점이든 함부로 추가로 내지 못하도록 스스로 제약을 지는 셈입니다.
문제는 계약서에 영업지역 조항이 아예 없거나, "반경 500m" 식으로 적혀 있어도 실제 상권과 맞지 않게 좁게 설정된 경우입니다. 조항이 없다고 해서 본부가 인근에 자유롭게 출점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영업지역을 설정·기재하지 않은 것 자체가 제12조의4 제1항 위반이 될 수 있어, 계약서를 다시 확인하고 조항이 불명확하다면 그 자체를 먼저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반경이 지나치게 좁게 잡혀 있다면 계약 체결 당시 설명이 충분했는지,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예상 상권과 어긋나지 않는지도 함께 살펴볼 부분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는 낼 수 없다 — 침해 성립요건
가맹사업법 제12조의4 제3항은 가맹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계약기간 중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 안에서, 가맹점사업자와 동일한 업종의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 조문이 성립하려면 크게 세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계약이 아직 유효한 기간 중일 것, 새로 생긴 매장이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 안에 있을 것, 그리고 그 매장이 기존 가맹점과 동일한 업종으로 인정될 것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다툼이 가장 많은 부분이 "동일한 업종"의 범위입니다. 법은 이를 "수요층의 지역적·인적 범위, 취급품목, 영업형태 및 방식 등에 비추어 동일하다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의 업종"으로 규정합니다. 같은 브랜드 간판을 그대로 쓰지 않았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같은 상품·서비스를 파는 것으로 인식된다면 동일업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본부가 같은 상권에 메뉴 구성만 살짝 바꾼 세컨드 브랜드 직영점을 낸 경우, 간판 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침해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취급품목과 영업방식이 뚜렷이 다른 별개 업종이라면 같은 자리에 매장이 생겨도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은 아닙니다.
또한 이 조항은 계약기간 중의 침해만을 규율하므로, 계약이 이미 종료되거나 갱신을 거부한 이후에 본부가 같은 자리에 매장을 낸 경우는 원칙적으로 이 조항이 정한 요건 밖에 있습니다. 다만 계약 종료 직전에 의도적으로 시기를 맞춰 매장을 준비한 정황이 뚜렷하다면, 그 자체를 별도의 신의칙 위반이나 부당한 갱신거절 문제로 다툴 여지는 남습니다. 영업지역 조항의 보호는 계약이 살아있는 동안에만 작동한다는 점을 전제로, 갱신 시점을 앞두고 있다면 갱신 협상 단계에서부터 이 문제를 함께 짚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영업지역 침해인지는 간판이나 브랜드명이 아니라,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같은 상품·서비스로 인식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배달·온라인 채널도 영업지역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영업지역 침해가 오프라인 매장의 물리적 거리 문제로만 다뤄졌지만, 배달앱 비중이 커지면서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본부가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 안에 새 매장을 내지 않더라도, 인근 지역에 배달 전문 매장을 열어 배달 반경이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과 겹치면 실질적으로 같은 상권 소비자를 두고 매출을 나눠 갖는 결과가 됩니다. 이런 경우 물리적 출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침해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고, 실제 배달 주문이 이뤄지는 지역이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과 얼마나 겹치는지가 판단의 핵심이 됩니다.
다만 배달 반경이 일부 겹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겹치는 비중과 실제 매출 영향, 본부가 배달 전용 매장을 낸 경위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배달앱 주문 데이터, 두 매장의 배달 가능 반경을 비교한 자료를 확보해두면 나중에 침해 여부를 다툴 때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계약 갱신기 영업지역 변경 — 합의 없이는 안 된다
계약을 갱신하는 시점에 본부가 "상권이 바뀌었으니 영업지역을 줄이겠다"고 통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맹사업법 제12조의4 제2항은 가맹계약 갱신과정에서 상권의 급격한 변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해 기존 영업지역을 변경하려는 경우,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와 합의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일방적인 통보나 갱신계약서에 서명을 요구하며 사실상 강요하는 방식은 이 조항이 예정한 절차가 아닙니다.
변경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13조의4가 정하고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이나 신도시 건설 등으로 상권이 급격히 바뀐 경우, 해당 상권의 거주인구나 유동인구가 현저히 변동된 경우, 소비자 기호 변화로 상품·용역에 대한 수요가 현저히 변동된 경우, 그리고 이에 준하는 사유로 기존 영업지역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재건축·재개발·신도시 건설 등으로 상권이 급격히 변화한 경우
해당 상권의 거주인구·유동인구가 현저히 변동된 경우
소비자 기호 변화로 수요가 현저히 변동된 경우
위 사유에 준해 기존 영업지역 유지가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 네 가지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데 본부가 막연히 "매출이 늘었으니" 또는 "다른 가맹점과 형평을 맞추려" 영업지역을 줄이려 한다면, 갱신 서명 전에 그 사유가 시행령이 정한 요건에 실제로 해당하는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침해당했을 때 밟는 절차 — 신고부터 소송까지
영업지역 침해가 의심된다면 순서 있게 대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먼저 신규 매장의 위치와 개점 사실, 취급품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사업자등록 현황, 간판·전단·배달앱 등록 화면 캡처 등)를 모으고, 본부에 내용증명으로 영업지역 침해 사실을 알리며 계약서상 근거와 함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본부가 정당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소명하지 못한 채 넘어가려 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 위반 사실이 인정될 경우 시정조치나 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공정위 절차는 본부에 대한 행정 제재이지 가맹점사업자 개인의 손해를 직접 배상해주는 절차는 아닙니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 개별 분쟁을 조정받고 싶다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어 소송보다 빠르게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조정이 결렬되거나 처음부터 확실한 손해배상을 구하고 싶다면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침해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직영점·가맹점 설치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 발송 — 침해 사실과 계약서 근거를 정리해 시정 요구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 시정조치·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조정신청 — 소송보다 신속한 분쟁 해결
민사소송 — 손해배상청구, 필요시 매장 설치금지 가처분
손해배상은 어디까지 인정되나 — 판례로 본 범위
가맹사업법 제37조의2는 일부 위반행위에 대해 가맹본부가 고의 또는 과실로 손해를 끼친 경우 실제 손해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두고 있고, 영업지역 침해도 이 규정이 적용되는 위반행위에 포함됩니다. 실손해만 배상받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본부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조항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 8. 16. 선고 2018나2060411 판결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 안에 직영매장을 내기 위해 계약을 해지한 사안에서, 그 계약해지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가맹본부의 채무불이행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에서 법원이 인정한 손해의 범위에는 단순히 줄어든 매출뿐 아니라 앞으로 얻을 수 있었던 미실현 영업수익, 권리금, 시설의 잔존가치까지 포함됐습니다. 영업지역 침해로 인한 손해가 당장의 매출 감소분에만 그치지 않고, 폐업에 이르는 경우라면 권리금이나 시설 투자 손실까지 배상 범위에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물론 손해배상의 구체적인 범위와 금액은 사안마다 매장 규모, 침해 기간, 매출 감소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실무적으로 손해액을 산정할 때는 침해가 시작되기 전 일정 기간의 평균 매출과 침해 이후 매출을 비교하는 방식이 많이 쓰이지만, 계절적 요인이나 상권 전체의 경기 변동처럼 침해와 무관한 요인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그 차액 전부가 그대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감정을 통해 침해로 인한 매출 감소분만을 분리해내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침해 전후 카드매출 자료,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 동일 상권 내 유사 업종의 매출 추이 등을 함께 제출할수록 인정받는 손해액의 신뢰도가 높아집니다.
영업지역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은 매출 감소분에 그치지 않고, 사안에 따라 미실현 영업수익과 권리금, 시설 잔존가치까지 포함될 수 있다.
반복되는 침해라면 계약해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
본부가 시정 요구에도 같은 방식의 침해를 반복한다면, 가맹점사업자 쪽에서 계약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본부의 반복적인 영업지역 침해는 가맹계약상 중대한 의무위반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 가맹점사업자가 이를 이유로 계약해지와 함께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함께 구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됩니다. 다만 계약해지는 이후 영업을 접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침해의 정도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 다른 구제수단으로 상권을 지킬 여지가 있는지를 먼저 따져본 뒤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입니다.
실무적으로는 계약해지까지 가기 전에 공정위 신고나 조정 절차를 통해 본부가 신규 매장을 철수하거나 영업지역을 다시 존중하도록 압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해지는 협상이 전혀 통하지 않거나 침해가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경우에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본부가 직접 낸 매장이 아니라 다른 가맹점사업자가 낸 매장이어도 침해인가요?
A. 가맹사업법 제12조의4 제3항은 본부 자신이나 계열회사의 직영점·가맹점을 대상으로 합니다. 본부와 무관한 제3자가 유사 브랜드를 만들어 연 경우라면 이 조항이 아니라 상표권 침해나 부정경쟁행위 등 별개의 문제로 다뤄야 할 수 있습니다.
Q. 계약서에 영업지역 조항 자체가 없다면 어떻게 하나요?
A. 영업지역을 설정해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은 본부의 법정 의무이므로, 조항이 없거나 지나치게 불명확하다면 그 자체가 제12조의4 제1항 위반 소지가 있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본부가 자유롭게 인근에 출점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Q. 배달앱으로만 판매해도 영업지역 침해가 될 수 있나요?
A. 물리적 매장이 없어도 배달 가능 지역이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과 실질적으로 겹쳐 같은 소비자층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면 침해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겹치는 정도와 매출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하므로 배달 반경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본부가 "정당한 사유"라고 주장하면 그냥 받아들여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시행령이 정한 사유(재건축·재개발, 인구 변동, 수요 변동 등)에 실제로 해당하는지 구체적 자료로 확인해야 하고, 막연한 주장만으로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공정위 신고나 조정 절차에서 본부 측에 소명자료를 요구해 검증할 수 있습니다.
Q.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영업지역 조항이 담긴 가맹계약서, 신규 매장의 개점 시점과 위치를 뒷받침하는 자료, 침해 전후 매출 변동을 보여주는 카드매출·부가세 신고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손해 범위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수록 인정받는 금액도 달라집니다.
Q.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손해배상 소송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정위 신고는 시정조치·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를 구하는 절차이고 손해배상은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진행해야 하는 절차라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두 절차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맺음말
가맹본부가 영업지역 안에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새로 냈다고 해서 무조건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일업종에 해당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가맹사업법 제12조의4 위반으로 시정조치와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핵심은 계약서상 영업지역 조항을 먼저 확인하고, 신규 매장이 동일업종인지, 본부가 내세우는 사유가 시행령이 정한 요건에 실제로 해당하는지를 자료로 따져보는 데 있습니다.
매출 감소를 체감하고서도 "본부와 척을 지면 곤란해질까봐" 문제 제기를 미루는 가맹점사업자가 많지만, 침해가 방치될수록 손해는 누적되고 나중에 입증할 자료도 흩어지기 쉽습니다. 수원·경기남부에서 가맹점을 운영하며 인근 신규 출점으로 상권 침해를 겪고 있다면, 계약서와 매출 자료부터 정리해 침해 여부와 대응 방법을 검토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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