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인 줄 몰랐다고 하면 운반책 처벌 피할 수 있나요
마약인 줄 몰랐다고 하면 운반책 처벌 피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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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인 줄 몰랐다고 하면 운반책 처벌 피할 수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마약인 줄 몰랐다고 하면 운반책 처벌 피할 수 있나요


사건 개요


"물건 하나 맡아서 다른 곳에 전달만 해주면 하루에 몇십만 원을 드립니다." SNS나 구인 사이트에 올라온 이런 문구를 보고 연락했다가, 지정된 물품보관함이나 택배함에서 물건을 찾아 낯선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을 몇 차례 한 뒤 경찰에 붙잡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본인은 "서류나 건강기능식품인 줄 알았다", "안에 뭐가 들었는지 전혀 몰랐다"고 항변하지만, 실제로 그 물건은 필로폰이나 대마 등 마약류였고, 결국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운반) 혐의로 입건됩니다.

이런 상담을 오는 분들의 공통된 하소연은 "내가 마약을 판 것도, 투약한 것도 아니고 그냥 심부름을 한 것뿐인데 왜 마약사범 취급을 받느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본인이 마약류 자체를 사용하거나 유통 이익을 얻은 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법은 마약류를 운반한 행위 자체를 별도의 범죄로 처벌합니다. 문제는 그 순간 "정말 몰랐다"는 말 한마디로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말로 몰랐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무죄가 될 수 있지만, 법원은 그 '몰랐다'는 진술을 그대로 믿어주지 않습니다. 대가의 수준, 지시받은 방식, 체포 당시의 행동 같은 객관적 정황을 통해 실제로 몰랐는지를 거꾸로 따져 묻기 때문에, 무엇을 근거로 몰랐음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사건의 승패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마약류를 소지·수수·운반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제4조 제1항), 이를 위반하면 마약류의 종류와 행위 유형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부터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처벌합니다(제58조~제60조). 그런데 이 법을 포함한 모든 형사법은 원칙적으로 고의범만 처벌합니다(형법 제13조). 즉 자신이 운반하는 물건이 마약류라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면, 이론적으로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고의에는 "틀림없이 마약이다"라고 확신한 경우(확정적 고의)뿐 아니라, "마약일 수도 있겠다고 인식하면서도 개의치 않고 운반한 경우(미필적 고의)까지 포함됩니다. 법원은 이 미필적 고의를 피고인의 진술이 아니라 ①통상적인 수준을 현저히 넘는 보수·경비 지급 여부 ②신원을 밝히지 않는 의뢰인이 텔레그램 등 추적이 어려운 수단으로만 연락했는지 ③물품보관함·노상 전달처럼 은밀한 방식으로 인계가 이루어졌는지 ④포장을 열어보지 말라는 등 구체적 지시가 있었는지 ⑤체포 당시 도주·물건 폐기를 시도했는지, 이 다섯 가지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이 조각들이 여러 개 겹칠수록 "정상적인 심부름이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워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미필적 고의 자체를 정면으로 다투기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은 이 사건이 애초에 고의를 다툴 여지가 있는 사안인지입니다. 정황이 실제로 의심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면, 진술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로 그 사실을 재구성해야 설득력을 갖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보수와 경비가 실제로 '통상적인 수준'이었는지 계산해 제시합니다.

단순 배송·운반 아르바이트의 시세와 비교해, 받은 대가가 유별나게 높지 않았다는 점을 구인 공고 캡처, 유사 아르바이트의 통상 수당 자료 등으로 뒷받침합니다. 반대로 왕복 교통비를 훨씬 웃도는 현금이 오갔다면 이 부분은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실제 지급 내역을 먼저 냉정하게 확인하고 방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2) 의뢰를 받은 경위와 대화 내용을 그대로 복원합니다.

구인 공고, 메신저 대화 전체, 상대방이 물건의 성격에 대해 설명한 내용(예: "샘플", "서류", "선물")을 삭제 전에 확보해 제출합니다. 상대방이 애초에 그럴듯한 명목을 대며 접근했고 그 설명이 일견 합리적이었다면, 의심하지 못한 것이 일반인의 기준에서 부주의라 보기 어렵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3) 체포 전후의 행동이 '몰랐던 사람'의 행동과 일치하는지 정리합니다.

검문 시 도주하거나 물건을 버리려 한 정황이 없었는지, 오히려 경찰의 개봉 요청에 순순히 응하고 조사에 협조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법원은 체포 당시의 태도를 고의 판단의 중요한 간접증거로 보므로, 초기 대응이 실제로 어떠했는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고의를 완전히 부정하기 어려울 때 책임의 무게를 낮추기


정황상 미필적 고의를 완전히 부정하기 어려운 사건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무죄만을 고집하기보다, 가담의 정도와 역할에 초점을 맞춰 죄책과 형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조직의 구성원인지, 일회성 노무 제공자인지를 구분해 주장합니다.

유통 이익을 배분받거나 물건의 종류·수량·거래처를 스스로 정할 권한이 있었는지, 아니면 지시받은 장소에서 지시받은 물건을 옮기고 정해진 수고비만 받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후자에 가까울수록 조직 내 지위와 기여도가 낮다는 점을 계좌 내역, 메신저 지시 이력 등으로 입증해 양형에 반영시킵니다.

2) 정범이 아닌 방조(종범)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합니다.

운반 행위가 마약류 유통이라는 전체 범행에서 부수적·보조적 역할에 그쳤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방조범(종범)으로 형이 감경될 여지가 있습니다(형법 제32조). 다만 이는 사건마다 관여 정도에 대한 구체적 평가가 갈리는 영역이라, 초기 진술 단계에서부터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3) 진술 관리와 절차적 방어를 함께 챙깁니다.

수사 초기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진술이 이후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인 조력 없이 서둘러 자백성 진술을 하기보다, 압수수색과 통신조회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도 함께 점검해 불리한 증거의 능력을 다툴 여지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결론


"몰랐다"는 말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형사재판에서는 그 말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결과를 결정합니다. 대가의 수준, 의뢰받은 경위, 체포 당시의 태도라는 세 갈래의 정황이 어느 쪽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무죄와 실형이 갈릴 수 있습니다.

이미 조사를 받았거나 곧 출석을 앞두고 있다면, 스스로 판단해 진술하기 전에 정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그리고 고의를 다툴 사안인지 역할과 가담 정도를 다툴 사안인지부터 냉정하게 짚어보는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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