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포기하면 나중에 다시 청구할 수 있을까?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포기하면 나중에 다시 청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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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포기하면 나중에 다시 청구할 수 있을까? 

김빛나 변호사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포기하면 나중에 다시 청구할 수 있을까?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포기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다시 청구할 수 있을까요?”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상대방과 빨리 이혼하기 위해 “재산분할은 포기하겠다”고 말하거나, 별도의 각서까지 작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산분할을 포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나중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이혼 후 2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시점에, 어떤 내용으로, 어떤 상황에서 재산분할을 포기했는지입니다.

1. 이혼 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2년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르면 협의이혼을 한 배우자는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므로 단순히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 기간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기간 내에 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혼한 날’은 이혼의 방식에 따라 기준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 협의이혼: 이혼신고일

  • 재판상 이혼: 이혼판결이 확정된 날

따라서 이혼 후 재산분할을 생각하고 있다면 “아직 2년이 안 됐다”는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정확한 날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 후 재산분할을 하지 않은 경우, 이혼 후 2년 이내에 최초로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했다면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2. 그런데 이혼 전에 재산분할을 포기했다면 어떨까요?

여기서 중요한 법리가 있습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 비로소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따라서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래에 발생할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2016. 1. 28. 선고 2015스451 결정에서 이 점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한 재산분할 포기 서면은, 실제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기여도, 분할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단순한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혼인 중이거나 이혼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작성한 ‘재산분할 포기 각서’라면 그 자체만으로 재산분할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단순히

“향후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겠습니다.”

라는 문구 하나만 작성했다고 해서 무조건 유효한 재산분할 포기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3. 이혼에 합의하면서 포기한 경우에도 무조건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혼하면서 재산분할을 포기한다”고 합의한 경우에는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혼을 앞두고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서면을 작성한 경우에도, 단순히 서면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유효한 포기약정이라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의 규모와 내용, 각자의 기여도, 재산분할 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협의한 결과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한 것인지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즉,

“재산분할을 포기한다는 각서가 있다”

는 사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포기했는가, 무엇을 알고 포기했는가”

를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4. 상대방이 재산을 숨긴 상태에서 포기했다면?

예를 들어 이런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남편이 상당한 예금과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아내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재산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 상태에서 빨리 이혼하기 위해 “재산분할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이혼한 후 남편에게 상당한 재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단순히 “각서를 썼으니 끝났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의 규모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작성한 것인지, 상대방이 재산을 숨기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했는지, 재산분할을 포기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액이나 각자의 기여도, 분할방법 등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없었고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할 합리적인 이유도 없었던 사안에서, 이혼 과정에서 작성한 포기 서면을 유효한 재산분할 협의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재산 전체의 규모를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작성한 포기 각서라면 그 효력에 대해 다시 검토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5. 재산분할 포기 합의의 효력은 ‘합의 과정’이 중요합니다

결국 재산분할 포기 여부를 판단할 때는 문서의 문구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부부가 당시 보유하고 있던 재산의 규모를 서로 알고 있었는지

  • 부동산, 예금, 주식, 퇴직금 등 주요 재산이 제대로 공개되었는지

  • 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대한 각자의 기여도를 논의했는지

  • 재산분할의 대상과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협의를 했는지

  • 재산분할을 포기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 상대방이 재산을 숨기거나 허위로 설명하지는 않았는지

  • 포기 각서가 이혼에 이르는 전체 과정에서 어떤 의미로 작성되었는지

대법원 2015스451 결정 역시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단순한 사전포기인지 아니면 실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유효한 포기약정인지를 구별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6. “재산분할을 포기했다”는 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이혼 당시 “재산분할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바로 포기한 재산을 다시 청구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각서에 재산분할을 포기한다고 적혀 있지만 아직 이혼 후 2년이 지나지 않았으니 당연히 청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실제로 유효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혼 당시 재산분할을 포기하게 된 경위와 상대방의 재산 공개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포기했다고 해서 언제나 재산분할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이혼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래의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포기한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을 수 있고, 이혼을 앞두고 포기 각서를 작성했더라도 실제 재산의 규모와 기여도, 분할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가 있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또한 상대방이 재산을 숨긴 상태에서 포기 각서를 작성했거나, 부부의 전체 재산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작성한 경우라면 그 합의의 효력을 다시 검토해볼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므로, 재산분할을 포기한 것이 맞는지 다투어볼 필요가 있다면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혼 당시 작성한 각서나 합의서가 있다면 단순히 문구만 확인하기보다는, 그 문서가 작성된 경위와 당시 부부의 재산관계까지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재산분할을 포기한 경위와 합의서의 내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상담을 통해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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