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이혼할 때 배우자의 연금도 나눠받을 수 있을까?
[이혼] 이혼할 때 배우자의 연금도 나눠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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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이혼할 때 배우자의 연금도 나눠받을 수 있을까? 

노서령 변호사

📌 "그 사람 퇴직하면 받을 연금, 저는 아무 상관 없는 건가요?"

재산분할 상담을 하다 보면 부동산이나 예금, 주식 얘기는 다들 신경 쓰시는데, 유독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연금'입니다.

특히 혼인 기간이 긴 부부일수록 연금은 부동산 못지않게 큰 자산입니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 통계를 보면 2026년 2월 기준 분할연금 수급자가 11만 명을 넘어섰고, 10년 사이 9배 넘게 늘었습니다. 황혼이혼이 늘면서 연금 분할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연금의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절차, 청구 시한이 전부 다르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이 부분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 가장 많이 혼동하는 지점 - '분할연금'과 '연금 재산분할'은 다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이것입니다. "이혼하면서 재산분할로 연금도 정리했으니 끝났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연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 공적연금의 분할연금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은 각 연금법에 별도로 규정된 '분할연금' 제도가 있습니다. 이혼 후 본인이 직접 해당 연금공단에 청구하는 고유한 권리입니다.

✔ 퇴직연금·퇴직급여의 재산분할

회사에서 받는 퇴직연금(DB형·DC형)이나 퇴직금은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의 대상으로,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서 정리해야 합니다. 즉, 이혼소송시 재산분할대상으로 산입하여야 합니다.

이 둘은 근거 법률도, 청구 대상 기관도, 시한도 전혀 다릅니다. 하나만 처리하고 나머지를 놓치면, 상당한 금액을 그대로 날리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자주 발생합니다.


📌 ① 국민연금 분할연금

가장 많은 분들에게 해당되는 영역입니다. 근거 조항은 국민연금법 제64조(분할연금 수급권자 등)입니다.

✔ 요건 (제64조 제1항)

ⅰ) 혼인 기간(배우자의 가입 기간 중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일 것, ⅱ)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ⅲ) 본인이 60세(1969년 이후 출생자는 단계적으로 65세)에 도달할 것 —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때부터 분할연금수급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비율 (제64조 제2항)

원칙적으로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액(부양가족연금액 제외)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50%) 나눕니다. 다만 제64조의2에 따라 협의상·재판상 이혼의 재산분할 절차에서 당사자 협의나 법원 심판으로 분할 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

✔ 청구 시기 (제64조의3, 분할연금 청구의 특례)

60세 도달 후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60세 이전에 이혼했다면 이혼일로부터 3년 이내에 미리 '선청구'를 해둘 수 있습니다.

✔ 청구 시한 (제64조 제3항)

수급 요건을 모두 갖춘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하지 않으면 청구권이 소멸합니다. (참고로 이 기간은 2016. 5. 29. 개정 전에는 3년이었다가 5년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 재혼해도 유지, 다만 포기도 가능

유족연금과 달리 분할연금은 재혼하더라도 당연히 감액·정지되지 않습니다. 다만 제64조의4에 따라 분할연금 수급권자가 '배우자였던 사람'과 다시 재혼한 경우에는 본인이 원하면 분할연금 수급권의 포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혼인기간 산정 시 주의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혼인 기간에서 제외됩니다. 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5헌바182 결정에 따라 관련 규정이 개정되어, 지금은 실질적 혼인관계 부존재 기간을 신고하면 이를 빼고 계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이혼 조정조서나 판결문에 "재산분할을 이것으로 모두 정리하고 향후 추가 청구하지 않는다"는 청산조항만 있고 '국민연금', '분할연금' 같은 명확한 용어가 없는 경우입니다.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판결은 이런 경우 국민연금법상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한 것으로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분쟁의 소지를 없애려면, 이혼 시 작성하는 서류에 연금 분할에 관한 내용을 명확한 용어로 못박아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 ②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분할연금

원리는 국민연금과 비슷하지만 세부 요건이 다릅니다. 공무원연금법 제45조,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공무원연금법 준용), 군인연금법 제22조·제25조·제26조에 각각 분할연금 제도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 요건

역시 혼인 기간 중 재직(가입)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0년을 결혼 생활했더라도 그중 3년만 배우자가 공무원으로 재직했다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 청구 시기

본인이 65세(군인연금은 본인 연령 요건 없음)에 도달한 후 청구할 수 있고, 3년 이내에 선청구도 가능합니다.

✔ 연금 수급 개시 전이면 대기

전 배우자가 이미 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본인이 수급 연령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그때까지는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 개정 이전 이혼은 소급 적용 안 됨

각 연금법의 분할연금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이혼했다면, 원칙적으로 소급해서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 일단 취득하면 독립적 권리

앞서 설명드린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공무원연금법 제47조 제1항에 따라 수급권을 일단 취득한 뒤에는 전 배우자의 퇴직연금 수급권에 생기는 소멸·정지 사유(사망 포함)가 이미 취득한 분할연금수급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 ③ 퇴직연금·퇴직급여의 재산분할

민간 기업에 다니는 배우자의 퇴직연금(DB형·DC형)이나 퇴직금은 앞서 말씀드린 공적연금과는 완전히 다른 트랙입니다. 근거 조항은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입니다.

과거에는 이혼 당시 아직 퇴직하지 않아 실제로 받지 않은 퇴직급여는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 퇴직할 경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는 법리가 확립되었습니다. 즉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어 실제로 손에 쥔 돈이 없더라도, '장래에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라는 잠재적 권리 자체가 재산분할의 계산에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하셔야 할 것이 청구 시한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재산분할청구권을 이혼일로부터 2년 이내에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 2022. 6. 30.자 2020스561 결정은 이 2년을 단순히 시효가 정지·중단될 수 있는 소멸시효가 아니라, 그 기간 안에 반드시 소를 제기해야 하는 '출소기간'으로 해석했습니다. 즉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과 같은 재판 외의 방법으로는 기간을 지킨 것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반드시 2년 안에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협의이혼이든 재판이혼이든 이혼이 확정된 날부터 기산됩니다.


📌 핵심 요건 정리 요약

📌 실무적으로 이렇게 준비하세요

✔ 연금 종류부터 파악하기

배우자가 국민연금 가입자인지,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대상자인지, 퇴직연금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각각에 맞는 절차를 놓치지 않습니다.

✔ 이혼 서류에 연금 분할을 명확한 용어로 기재하기

협의서나 조정조서에 '국민연금', '분할연금' 등 객관적으로 명확한 용어를 써야 나중에 연금공단에서 분할 비율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선청구 제도 활용하기

국민연금이든 공무원연금이든, 수급 연령이 한참 남았더라도 이혼 후 3년 이내에 선청구를 해두면 나중에 놓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마치며

연금은 눈에 보이는 부동산이나 예금과 달리 '지금 당장 손에 쥐어지는 돈'이 아니다 보니 재산분할 협상에서 뒷전으로 밀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혼인 기간이 길수록 연금이 전체 재산분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공적연금의 분할연금과 퇴직연금의 재산분할은 완전히 다른 절차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처리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되돌리기 어려운 손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혼을 앞두고 계시거나 이미 이혼하셨는데 연금 분할을 미처 챙기지 못하셨다면, 본인이 해당하는 연금의 종류와 시한부터 정확히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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