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알게 된 상대로부터 은밀한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빌미로 돈을 요구받았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한 번만 주면 끝나겠지”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이 요구하는 돈을 조용히 보내고 넘어가려 하십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번 돈을 보낸 순간부터 상대방은 요구 금액을 계속 올리거나, “한 번 더 주지 않으면 정말로 사진을 뿌리겠다”며 협박 강도를 높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갈죄의 수단이 되는 협박, 즉 해악의 고지가 반드시 명시적인 말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떤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은근히 언급하며 “돈을 안 주면 어떻게 될지 알지?”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공갈죄의 협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약점이 될 만한 사진을 빌미로 돈을 요구받는 상황이 어떤 경우에 공갈죄로 고소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고소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약점이 될 사진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면 공갈죄에 해당합니다
사진을 직접 유포하지 않아도, 해악을 인식시켜 돈을 요구했다면 그 자체로 공갈입니다.
형법 제350조는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갈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을 고지하고, 그 해악의 고지로 상대방이 실제로 겁을 먹은 상태에서, 그 공포심에 기하여 재물을 교부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처분했다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은 “뿌리겠다”는 말을 직접 하지 않았으니 협박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이라 함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다(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
즉 사진을 은근히 보여주거나 “아직 아무한테도 말 안 했는데”, “가족이 이 사진 보면 어떨까” 같은 식으로 넌지시 암시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이해하고 겁을 먹었다면 협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메신저로 사진을 언급하며 계좌번호를 보낸 경우라면 더더욱 해악의 고지로 인정되기 쉽습니다.
사진을 실제로 유포하지 않았어도, 그것을 빌미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켜 돈을 요구한 시점에 이미 공갈죄의 협박은 성립합니다.
2. 아직 돈을 주지 않았어도 공갈미수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협박행위 자체만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형법 제352조는 공갈죄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돈을 요구하며 협박했지만 아직 돈을 보내지 않았거나, 신고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상황이라도 공갈미수죄로 고소가 가능합니다. “아직 돈을 준 것도 아닌데 신고해봐야 소용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다가 오히려 요구 금액이 커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협박을 받은 시점에 바로 대응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협박이 공갈의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 그 협박행위는 별도의 협박죄가 아니라 공갈죄 또는 공갈미수죄 하나로 포섭됩니다. 대법원도 공갈죄의 수단으로 한 협박은 공갈죄에 흡수될 뿐 별도로 협박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1996. 9. 24. 선고 96도2151 판결).
따라서 고소장을 작성할 때 죄명을 협박으로 할지 공갈로 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사실관계 그대로 “돈을 요구하며 사진 유포를 암시했다”는 정황을 상세히 적으면 수사기관이 공갈 또는 공갈미수 혐의로 검토하게 됩니다.
3. “원래 받을 돈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는 주장도 공갈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정당한 채권이 있어도 협박이라는 수단이 사회통념상 용인되지 않으면 공갈죄가 성립합니다.
공갈로 고소하려 하면 상대방이 “빌려준 돈을 받으려 한 것뿐”이라거나 “원래 내 돈이었다”는 식으로 방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채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협박을 통한 추심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피해자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권리를 실현하는 수단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협박에 해당한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6. 9. 24. 선고 96도2151 판결).
즉 실제로 돈을 빌려줬거나 정산받을 몫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진을 뿌리겠다”는 말로 갚을 것을 강요했다면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니라 공갈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채권 회수의 목적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수단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원래 네가 빌려간 돈 아니냐”, “너도 잘못한 게 있지 않냐”는 식으로 반박하더라도, 협박의 수단으로 사진을 언급했다는 사실관계만 명확하다면 그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정당한 채권이 있다는 사정은 협박이라는 수단 자체를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4. 요구 금액이 커지거나 반복되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집니다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반복해서 요구하면 형이 대폭 가중됩니다.
기본 공갈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지만, 상대방이 혼자 협박한 것이 아니라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했다면 형법 제350조의2(특수공갈)가 적용되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여러 명이 함께 사진을 빌미로 압박하거나, 조직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요구했다면 이 조항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상습적으로 이런 방식의 공갈을 저지른 것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51조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요구 금액이 누적되어 5억원 이상에 이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미 몇 차례 돈을 보낸 상태라면, 그 금액들을 모두 합산해 이득액을 산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금까지 보낸 금액의 송금 내역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증거 정리가 사건 해결의 속도를 좌우합니다.
약점 사진을 빌미로 한 공갈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 진술 및 상대방 특정을 위한 수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상대방이 계좌나 연락처만 알고 신원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라도, 수사기관이 계좌 추적이나 접속 기록 조회 등을 통해 특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원을 모른다는 이유로 고소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협박을 받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통화 녹음 등 협박 정황을 원본 그대로 캡처·저장하고, 삭제되지 않도록 별도로 백업해 둡니다.
요구받은 계좌번호나 이미 송금한 내역이 있다면 은행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시점과 금액을 정리합니다.
사진이 어떤 경위로 촬영·유출됐는지, 상대방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정보(대화 프로필, 전화번호, SNS 계정 등)를 함께 확보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갈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함께 사진 추가 유포를 막기 위한 대응 방안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약점이 될 만한 사진을 빌미로 돈을 요구받으면,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 자체가 더 두렵다”는 생각에 신고를 망설이다가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협박을 당해 돈을 뜯기고 있는 입장에서는 두려움 때문에 일단 돈을 보내고 상황을 무마하려는 경우가 많지만, 한 번의 송금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돈이 통한다”는 확신을 줘 요구를 반복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실제로는 빌려준 돈을 받으려 했을 뿐인데 표현 방식 때문에 공갈로 고소당해 억울한 입장에 놓인 분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협박의 수단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였는지를 사실관계로 꼼꼼히 다퉈야 합니다.
저는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빌미로 한 협박·공갈 사건에서 실제로 협박을 당한 쪽과 반대로 공갈 혐의로 고소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혼자 참고 돈을 보내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지금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을 찾고 계시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캡처 화면만으로도 고소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다만 캡처본이 조작됐다는 의심을 피하려면 원본 대화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화면 전체가 보이도록 캡처하고, 가능하면 원본 파일이나 대화 내용 전체를 함께 보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상대방이 익명 계정으로 연락해서 신원을 모르는데도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고소장에는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는 계좌번호, 전화번호, SNS 프로필 등 확보한 정보를 기재하면 되고, 수사기관이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신원을 특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이미 몇 차례 돈을 보냈는데, 그 부분도 고소 대상이 되나요?
A. 됩니다. 이미 송금한 금액은 공갈 기수로, 아직 응하지 않은 요구는 공갈미수로 함께 고소할 수 있고, 반복된 요구는 하나의 사건으로 합산해 이득액을 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사진이 실제로 유포되지 않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됩니다. 협박행위 자체로 공갈죄 또는 공갈미수죄가 성립할 수 있어, 사진이 실제로 유포됐는지 여부는 처벌 여부를 좌우하는 요건이 아닙니다.
Q. 상대방이 “원래 빌려준 돈을 받으려던 것뿐”이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협박이라는 수단이 사회통념상 용인되기 어려운 정도였다면 공갈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채권의 존재 여부는 사실관계 다툼에서 함께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Q. 신고했다가 오히려 제가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당할 수도 있나요?
A. 실제 있었던 사실관계 그대로 고소한 경우라면 무고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협박 메시지, 송금 내역 등 객관적 증거를 함께 제출하면 역고소 위험은 크게 낮아집니다.
Q.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나요?
A.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어떤 사실관계와 증거를 어떤 순서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수사 방향과 처리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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