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소액 사기 신고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피해 금액이 몇 만원에서 몇 십만원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경찰서와 사이버수사팀에 접수되는 사건 수 자체는 오히려 고액 사기보다 많은 편입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 중 상당수는 “겨우 몇 만원짜리인데 신고까지 하겠어”, “금액이 적으니 경찰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다가, 뒤늦게 고소장이 접수되고 출석 요구서를 받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피해자 쪽에서도 “금액이 적어서 신고해도 처리가 안 될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넘어가다가 같은 상대에게 반복해서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피해 금액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기망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상 손해라는 사기죄 구성요건이 실제로 충족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금액이 소액이라는 사정은 수사기관의 처리 우선순위나 양형 단계에서 고려될 뿐, 애초에 범죄 성립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몇 만원 단위의 인터넷 사기도 실제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지, 어떤 경우에 처벌 수위가 더 무거워지는지, 그리고 고소나 조사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피해 금액이 몇 만원이라도 사기죄 성립 요건만 갖추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형법상 사기죄는 피해 금액의 하한선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피해 금액이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는 하한선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즉 편취한 금액이 만원이든 십만원이든, 기망행위·착오·처분행위·재산상 손해라는 구성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사기죄는 성립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물건을 판매한다고 올려놓고 대금을 입금받은 뒤 물건을 보내지 않거나, 처음부터 보낼 물건이나 능력이 없었으면서 있는 것처럼 속여 대금을 받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편취한 금액이 몇 만원에 불과하더라도, 애초에 대금을 받을 때부터 물건을 보낼 생각이나 능력이 없었다면 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가 모두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리는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대법원은 이 기망행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폭넓게 보고 있습니다.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도8468 판결).
이 법리에 비추어 보면, 판매자가 재고나 물건이 없다는 사실, 또는 대금을 받아도 발송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숨기고 정상 거래인 것처럼 꾸며 대금을 받았다면, 그 금액이 몇 만원이라 하더라도 기망행위와 재산상 손해라는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형법상 사기죄에는 피해 금액의 하한선이 없고, 기망행위와 재산상 손해라는 구성요건만 충족되면 몇 만원짜리 거래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2. 몇 만원짜리 사기라도 법정형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소액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기죄의 법정형을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은 편취한 금액의 많고 적음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리는 것이 아니라, 사기죄가 성립하는 모든 사안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본 법정형입니다.
물론 실무에서 몇 만원짜리 단건 사기가 법정형 상한에 가깝게 처벌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초범이고 피해 금액이 적으며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일 뿐, 애초에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특히 사기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에 따라 기소되거나 유죄가 선고될 수 있고, 다만 합의 사실이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될 뿐입니다.
편취의 고의, 즉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 있었는지는 결국 정황으로 증명해야 하는데, 실무에서 자백이 없는 이상 다음과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거래 당시 판매자의 재고·자금 상태, 거래가 이루어진 경위, 대금을 받은 뒤 실제로 이행하려 한 노력이 있었는지, 연락 두절이나 계정 삭제 등 이행을 회피한 정황이 있었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입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편취 금액이 적다는 사정은 성립 여부가 아니라 양형 단계에서만 고려됩니다.
3. 소액 거래가 반복되면 상습사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같은 수법을 반복하면 이종의 거래라도 하나의 상습사기로 묶여 이득액이 합산됩니다.
몇 만원짜리 사기 한 건은 소액에 그치더라도, 같은 수법으로 여러 피해자에게 반복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집니다. 형법 제351조는 상습으로 사기죄를 범한 자에 대해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습성은 단순히 여러 번 범행했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되지 않고, 반복하여 사기행위를 하는 습벽이 행위자에게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이 습벽의 범위를 좁게 보지 않습니다.
상습사기죄에 있어서의 상습성은 반복하여 사기행위를 하는 습벽으로서 행위자의 속성을 말하는 것이므로, 행위자의 사기습벽의 발현으로 인정되는 한 동종의 수법에 의한 사기범행의 습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종의 수법에 의한 사기범행을 포괄하는 사기의 습벽도 포함한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797 판결).
즉 중고거래 사기, 대여금 명목 사기, 결제대행 사기 등 겉보기에 수법이 다르더라도 같은 사기 습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정되면 하나의 상습사기로 묶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개별 피해액은 몇 만원씩이라도 전체 이득액이 합산되어,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물론 몇 만원짜리 거래 몇 건만으로 곧바로 특경법 구간에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같은 방식의 온라인 사기를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반복한 사건에서는 피해자 수와 합산 이득액이 예상보다 커지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확인됩니다.
소액 사기라도 같은 습벽에서 반복되면 상습사기로 묶여 형이 가중되고, 합산 이득액에 따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4. 벌금형으로 끝나더라도 전과는 남고, 합의 여부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기소유예나 벌금형도 결국 형사절차의 산물이며, 초범 여부와 합의 여부가 갈림길이 됩니다.
실무적으로 몇 만원짜리 단건 사기에서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로 종결되거나, 기소되더라도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기소유예는 전과 기록으로 남지 않지만, 벌금형이 확정되면 그 자체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남습니다.
반대로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동일한 수법의 신고가 여러 건 누적된 경우에는 정식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재판 단계에서 뒤늦게 합의를 시도하더라도 기소 전 합의만큼의 감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 쪽에서도 “금액이 적어서 처벌까지 안 될 것”이라 넘기기보다는, 거래 대화 내역·계좌이체 내역·상대방 계정 정보를 빠짐없이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같은 수법으로 다수에게 피해를 입힌 정황이 있다면,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공동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이득액 합산과 상습성 입증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증거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인터넷 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거래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최근에는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신고도 늘고 있어, 관할이 다른 여러 지역 피해자가 한 사건으로 병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몇 만원짜리 피해라 하더라도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에 증거를 미리 정리해두면 수사 진행 속도와 결과에 큰 차이가 생깁니다. 다음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 당시 주고받은 대화 내역(채팅·문자·통화 녹음)과 계좌이체·결제 내역을 날짜순으로 정리합니다.
상대방의 계정 정보(아이디·전화번호·계좌번호)를 캡처해 확보하고, 동일 정보로 피해를 입은 다른 신고 사례가 있는지 검색해봅니다.
물건 미발송·환불 거부 등 이행 회피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배송조회·연락 두절 시점 등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기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병행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혐의를 받는 입장이라면 초기 진술 방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조사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몇 만원짜리 사기 문제는 “이 정도 금액으로 뭘 어떻게 하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금액이 적다고 넘기기보다, 거래 내역과 상대방 정보를 빠짐없이 확보해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소액이라도 자료가 쌓이면 동일 수법의 다른 피해자와 함께 상습성을 입증하는 데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사기 혐의를 받는 쪽에서도 “금액이 적으니 별일 없을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거래 당시 실제로 이행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이행이 늦어진 사정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소액 인터넷 사기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몇 만원이라는 금액에 결과까지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 금액이 3만원인데도 경찰이 수사해주나요?
A. 네, 금액과 관계없이 사기죄 구성요건이 인정되면 정식 수사 대상입니다. 다만 소액 단건 사건은 수사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어, 증거를 최대한 명확히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상대방이 “나중에 환불해주겠다”고 하면 사기가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판례는 사후에 반환·변상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편취의 범의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물건을 보낼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Q. 여러 명에게 몇 만원씩 받았는데, 합쳐서 처벌받나요?
A. 같은 수법이 반복되고 사기 습벽이 인정되면 상습사기로 묶여 형이 가중될 수 있고, 이득액도 합산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사기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공소 자체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초범이고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상대방 계정이 삭제되고 연락이 끊겼는데 신원을 알 방법이 있나요?
A. 계좌번호나 결제 정보를 통해 수사기관이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고 시 계좌이체 내역과 대화 캡처본을 함께 제출하면 신원 특정에 도움이 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편취의 고의 인정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고, 반복 거래가 있었다면 상습성 판단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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